울산지방법원 2015. 12. 9. 선고 2014가합5247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1. A 2. B
- 피고
- 한국철도공사
- 대표자 사장
- ○○○
- 변론종결
- 2015. 11. 18.
- 판결선고
- 2015. 12. 9.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18,659,69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5. 23.부터 2015. 12.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들이, 나머지 3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9, 11, 13, 14, 21,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검증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1) 원고들은 망 C(1993. 12. 4.생,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부모이고, 피고는 노량진역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책임이 있는 공기업이다.
2) 망인은 2014. 5. 22. 20:00경 친구들과 함께 회기역에서 인천행 1호선 열차를 타고 노량진역에 도착하여 하차한 후,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승강장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우연히 3번 승강장(망인이 내린 인천행 열차는 4번 선로와 4번 승강장을 이용하는데, 3번 승강장은 4번 승강장에서 바로 돌아서면 있는 승강장으로, 3, 4번 승강장의 양쪽에 3, 4번 선로가 있다, 이하 위 3번 승강장을 ‘이 사건 승강장’이라고 한다)에 정차 중인 화물열차(이하 ‘이 사건 열차’라고 한다)를 발견하였다.
3) 위 열차가 있던 3번 선로는 주로 화물열차 전용이고, 화물열차는 보통 위 역에 정차하지 않으나 간혹 다른 열차와의 통행 관계로 인하여 이 사건 승강장과 연결된 위 선로에 일시 정차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날 그러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노량진역에 정차 중이었다.
4) 이 사건 열차 위에는 25,000V의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는 선이 있고, 위 전류는 사람이 닿는 즉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정도이다.
5) 망인은 이 사건 열차 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생각으로 열차 측면에 붙어 있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열차 위로 올라갔고, 망인의 친구는 승강장에서 망인을 촬영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었다.
6) 그 순간 망인은 열차 위 고압전류선에 닿아 감전되어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7) 노량진역은 국철 및 광역전철 업무를 취급하는 역으로 200m가 넘는 승강장이 선로별로 5개 있으며, 위 역에서 근무하는 공식적인 원은 총 16명으로 교대로 근무하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관제실의 관제원 2명, 역무원실의 역무원 3명이 실제 근무 중이었고 역무원이 승강장을 순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8) 이 사건 승강장에는 길이 2m, 높이 1m 정도의 안전펜스가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있고, 노량진역에는 승강장마다 기둥에 ‘전기위험’이라는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열차 사다리 중간 부분에 적색 글씨로 “전차선 위험, 이 선 이상 올라가면 고압선에 닿아 즉사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9) 이 사건 열차가 정차하고 있던 이 사건 승강장의 이용 실태는 다음과 같다. 2010년에는 서울-천안 간 급행 전동열차에 대해서 철로 노선 수리 공사 진행을 위하여 4일간 이 사건 승강장에서 정차하여 승객을 승하차시키도록 운행한 바 있다. 회송 전동차의 경우 3번 선로를 통하여 이 사건 승강장을 통과하거나 정차할 수 있다. 피고는 2012년 소래포구 직통열차를 운행하였는데, 위 열차는 이 사건 승강장에서 승객을 탑승시켰다.
나. 책임의 인정
철도를 설치하고 보존·관리하는 자는 그 설치 또는 보존·관리의 하자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 민법 제758조 제1항(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또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에 따라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민법 제758조 제1항 또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공작물·공공영조물의 설치 또는 보존·관리의 하자라 함은 해당 공작물 또는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 등의 설치·보존자가 그 시설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바, 구체적으로는 공작물 또는 영조물 등의 이용 목적과 실제 이용 상황, 방호조치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과 그로 인한 사고 방지의 가능성, 기타 관련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승강장은 평소 화물열차만이 3번 선로를 이용하는 관계로 사실상 승강장으로 이용되지 않다가 특별한 경우에만 이용되는바, 그렇게 이용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는 안전펜스 사이에 굳이 승객의 출입을 위한 공간을 유지할 필요가 없으므로, 승객의 낙하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걸었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쇠줄 등을 설치하는 등으로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볼 것인 점, ② 위와 같은 용도의 쇠줄 등을 설치하는 데는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지 아니하고, 피고는 실제로 이 사건 승강장과 용도가 비슷한 상봉역 승강장의 안전펜스 사이에 쇠줄을 2단으로 설치하여 전철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는 점(을 제19호증), ③ 그 당시 정차 중이던 이 사건 열차에는 지붕에 손쉽게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만약 그 사다리로 사람이 지붕에 올라가게 되면 신체의 일부가 고압선에 닿아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태인 반면, 이 사건 승강장은 다른 승강장 이용 관계로 전철 승객이 빈번하게 지나가는 곳임에도 앞서 인정한 정도의 차단시설만 두고 있어 전철 이용객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던 점, ④ 이러한 인체에 치명적인 화물열차 위의 감전사고가 이 사건 사고 전부터 수차례 있었고, 그에 관하여 피고의 책임이 인정된 판결이 몇 차례 있었음에도 피고는 노량진역과 같이 국철과 수도권 지하철이 모두 정차하여 이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은 역 조차 여전히 그 정도의 안전시설을 둔 채 자신의 시설 관리 책임을 다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⑤ 이 사건 승강장에서 화물열차가 정차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그때만이라도 인력을 배치하거나 폐쇄회로 화면 감시, 경고 방송을 하는 방법, 위험을 충분히 알려주는 경고판을 설치하는 방법이 피고에게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이 사건 승강장에는 이용객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다 할 것이어서, 피고는 고압선이나 위 승강장의 설치·관리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열차의 지붕에 올라가는 행위 자체는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의 일반적인 행동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철도안전법 제48조 제5호, 제81조 제1항 제12호는 선로 또는 철도시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하거나 통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승낙 없이 이를 어긴 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정 위험 표시는 있었으므로 망인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 사건 열차 위로 고압선이 흐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점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원고들이 입은 손해의 40% 정도로 제한한다. 피고의 책임비율을 정함에 있어, 망인이 사리분별력이 있는 대학생으로서 무모한 행동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피고의 책임을 감경할 요소가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설치할 안전시설물이 그다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설치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안전시설임에도 피고가 이를 설치하지 아니한 점, 실제로 그러한 시설물이 설치되었다면 망인의 지력이나 인성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은 점, 만약 피고의 사정에 의하여 이러한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화물열차가 선행 열차를 기다리기 위하여 정차하는 경우 반드시 승강장에서 정차할 필요가 없고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상 위험이 없는 승강장 외의 선로에 정차하여 위험을 회피할 수도 있었던 점, 세월호 사고에서도 확인하였듯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안전불감증은 시민 사회의 안전을 침해하는 안전사고의 근원이라 할 것인데, 이러한 안전불감증을 유발하는 편의, 비용, 압축성장의 가치 대신에 이제는 안전, 배려, 지속 가능한 성장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시점으로 보이고, 더욱이 시민의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피고라면 더욱더 시민의 안전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인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였다.
2.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재산상 손해
1) 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대학교 한의예과 2학년 재학 중 사고로 사망하였으나, 사망하지 않았으면 위 대학 졸업 후 한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한의사의 수입을 올렸을 것이 분명하므로 한의사 초봉을 기초로 이 사건 사고일인 2014. 5. 22.부터 2053. 12. 4.(만 60세가 되는 날)까지 일실수익을 산정해야 한다.
2) 판단
① 군복무 기간의 고려: 망인은 성인 남자로서 군복무를 마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망인이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23개월 동안 군복무를 함을 전제로 위 23개월 동안의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나, 군복무 시 얻을 수입을 알 수 있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23개월까지의 소득은 인정하지 아니한다. 원고들은 망인이 군의관 복무를 할 것을 전제로 망인의 수입을 계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 주장은 아래 ②와 같은 이유에서 군의관 복무를 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확실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② 그 이후 일실소득 산정 기초 소득: 망인이 한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망인의 대학교 한의학과가 한의사 자격시험 합격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망인이 만 2년이 더 남은 위 학교를 졸업하고 한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한의사 자격을 취득한 후 한의사로서 종사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상당한 정도로 확실시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 7. 23. 선고 91다16129 판결 참조). 따라서 일반 도시 일용 노동자의 수입을 기초로 일실소득을 산정하기로 한다. ③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시 일반 도시 보통인부의 시중 노임 단가가 일 84,166원이고 월 가동일수는 통상 22일이므로, 망인이 만 60세가 될 날인 2053. 12. 3.까지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이 사건 사고일로 현가하여 계산(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 할인법에 따르되,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고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의 금액은 버린다)하면 443,298,450원이고, 여기에 앞서 본 피고의 책임비율을 곱하면 177,319,380원(= 위 443,298,450원 × 0.4)이다.
나. 정신적 손해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앞서 본 피고의 책임 인정 및 제한에서 본 각 사정들, 망인의 나이, 망인은 한의사 자격을 취득할 가능성은 있으나 취득이 확실하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여 일반 도시 보통인부를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 점 등을 고려하여 망인의 위자료를 40,000,000원으로 정하고, 원고들은 망인의 직계존속으로서 망인의 생명 침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원고들의 위자료를 각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상속비율의 적용과 소결
망인이 미혼이고 직계비속이 없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어 망인의 직계존속인 원고들이 망인의 재산을 각 1/2 비율로 상속하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18,659,690원[= 망인의 손해배상 217,319,380원(= 177,319,380원 + 40,000,000원) / 2 + 유족의 위자료 10,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4. 5. 23.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5. 12.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