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21. 1. 15. 선고 2020고단3057, 2020고단4634(병합) 판결 [가. 수산업법위반 나.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 김대장, 65년생, 남, 대○호 선장 (주거 포항시) 2. 김혜장, 74년생, 남, 혜○호 선장 (주거 울산) 3. 권대원, 60년생, 남, 대○호 선원 (주거 포항시) 4. 신광원, 54년생, 남, 대○호 선원 (주거 울산) 5. 김수원, 72년생, 남, 대○호 선원 (주거 울산) 6. 정주원, 78년생, 남, 대○호 선원 (주거 울산) 7. 김동원, 71년생, 남, 혜○호 선원 (주거 울산) 8. 홍윤원, 59년생, 남, 혜○호 선원 (주거 울산) 9. 지정원, 78년생, 남, 혜○호 선원 (주거 울산)
- 검사
- 장송이(기소), 박효정(공판)
- 변호인
- 1. 변호사 (피고인 김대장을 위하여) 2. 법무법인 (피고인 김혜장, 지정원을 위하여) 3. 변호사 (피고인 권대원, 신광원을 위한 국선) 4. 변호사 (피고인 김수원, 정주원, 김동원, 홍윤원을 위한 국선)
- 판결선고
- 2021. 1. 15.
1. 피고인 김대장을 징역 2년에 처한다.
피고인 김대장으로부터 압수된 울산지방검찰청 2020년 압제968호 증 제3, 4, 7 내지 10, 15 내지 18호증을 각 몰수한다.
2. 피고인 김혜장을 징역 1년 3월에 처한다.
피고인 김혜장으로부터 압수된 울산지방검찰청 2020년 압제969호 증 제1, 4 내지 10, 15 내지 17호증을 각 몰수한다.
3. 피고인 권대원을 징역 1년 10월에 처한다.
4. 피고인 신광원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5. 피고인 김수원, 정주원을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6. 피고인 김동원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7. 피고인 홍윤원을 징역 8월에 처한다.
8. 피고인 지정원을 징역 1년 3월에 처한다.
범죄사실(『2020고단3057』, 『2020고단4634』1))
【범죄전력】2)
피고인 김대장은 2016. 9. 22.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6. 12. 15. 울산지방법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은 사람이다. 피고인 권대원은 2010. 11. 10.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5. 2. 10.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2016. 12. 15. 울산지방법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고, 2019. 11. 7. 같은 법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2020. 1. 13. 포항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한 사람이다. 피고인 신광원은 2007. 10. 10.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11. 9. 29.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2015. 2. 10. 울산지방법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8월을 선고받은 사람이다. 피고인 김동원은 2008. 4. 25. 울산지방법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고, 2015. 5. 13.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수산업법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람이다. 피고인 지정원은 2018. 11. 21. 울산지방법원에서 수산자원관리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8. 11. 29. 위 판결이 확정되고, 2019. 11. 7. 같은 법원에서 같은 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9. 11. 15. 위 판결이 확정되어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이다.
누구든지 수산업법 또는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른 어업 외의 어업의 방법으로 수산 동식물을 포획하여서는 아니 되며,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그 가공품을 포획, 채취, 구입하거나 양도·양수, 양도·양수의 알선·중개, 소유, 점유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 된다. 박OO은 불법 고래포획 어선인 대○호(9.77톤, 연안자망업, 여수선적) 및 혜○호(9.77톤, 연안자망어업, 여수선적)의 실제 선주로서, 피고인 김혜장을 혜○호의 선장으로, 피고인 지정원 및 이중지(각 같은 날 기소중지), 피고인 김동원, 피고인 홍윤원(대○호 및 혜○호 교차 승선)을 혜○호의 선원으로 각 고용하고, 피고인 김대장을 대○호의 선장으로, 피고인 권대원, 피고인 신광원, 피고인 김수원, 피고인 정주원(대○호 및 혜○호 교차 승선)을 대○호의 선원으로 각 고용한 후 고래 불법 포획을 위한 선박 및 유류비, 작살대와 작살촉 등 도구를 지급한 사람으로, 피고인들은 이중지, 박OO 등과 공모하여 '대○호', '혜○호'로 선단을 구성하여 함께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하고, 그 수익금을 정해진 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이중지와 위와 같이 대○호와 혜○호에 나누어 승선한 후 위 대○호·혜○호의 조업구역은 '전남 연안 일원'임에도, 2020. 5. 28.경 부산 연안으로 동시 입·출항하며 종일 고래를 물색하고, 2020. 5. 29., 같은 달 30., 같은 달 31., 2020. 6. 1., 같은 달 2., 같은 달 5., 같은 달 6., 같은 달 7.경에는 매일 동시 입·출항하며 어업허가가 없어 조업활동을 할 수 없는 동해 일대로 나가 계속하여 고래를 함께 물색하였다. 피고인들은 이중지와 2020. 6. 8. 03:56경 각각 위 대○호와 혜○호에 나누어 승선한 뒤 포항시 구룡포항에서 출항하여 조업장비를 배에 싣지 아니하고, 고래 포획 도구만 준비한 채 어업허가도 없는 포항 연근해 해상을 돌면서 고래를 물색하며 울산 방면으로 남하하던 중 같은 날 11:00경 울산 울주군 간절곶 남동방 18.5해리 해상(북위 35도 16분, 동경 129도 47분)에서 유영 중인 밍크고래 2마리를 발견하고 피고인 김혜장은 혜○호를, 피고인 김대장은 대○호를 각 조종하여 고래를 추적하고, 나머지 위 대○호와 혜○호에 선원으로 각 승선한 피고인들 및 이중지는 선박이 고래와 근접한 위치에 이르면 미리 준비한 작살을 투척하여 고래를 찌르고, 대○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대장, 피고인 권대원, 피고인 신광원, 피고인 김수원, 피고인 정주원은 고래가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배에 싣고 있던 부이를 줄에 매달아 던져 고래가 도망하거나 가라앉는 것을 막으면서 작살에 연결된 로프를 이용하여 고래를 배로 끌고 다니며 실혈사 시킨 후 로프를 끌어 올려 위 대○호에 매달고, 계속하여 대○호, 혜○호에 승선한 피고인들 및 이중지는 함께 나머지 고래를 쫓으며, 한 배는 고래를 몰고, 한 배는 고래의 퇴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호와 혜○호 사이로 고래를 유인한 후 함께 고래에 작살을 던져 꽂고, 혜○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혜장, 피고인 김동원, 피고인 홍윤원, 피고인 지정원 및 이중지는 고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줄에 부이를 매달아 던지고, 작살과 연결된 로프를 통해 고래를 배로 끌고 다니며 실혈사 시킨 후 로프로 끌어 올려 위 혜○호에 매다는 방법으로 위 고래를 포획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이중지, 박OO 등과 공모하여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로 수산업법 또는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른 어업 외의 방법으로 수산동물이자 국제 멸종위기종인 마리 당 시가 7,000 ~ 8,000만 원 상당인 밍크고래 2마리를 포획하였다.
(생략)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피고인들 : 각 수산업법 제97조 제1항 제4호, 제66조, 형법 제30조(어업 외 방법에 기한 밍크고래 포획의 점), 각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9조 제1항 제5호, 제16조 제4항, 형법 제30조(국제위기종 밍크고래 포획의 점)
1. 상상적 경합
○ 피고인들 : 각 형법 제40조, 제50조(판시 수산업법위반죄 및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죄 상호간)
1. 형의 선택
○ 피고인들 : 각 징역형 선택
1. 누범가중
○ 피고인 권대원 : 형법 제35조
1. 경합범가중
○ 피고인들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몰수
○ 피고인 김대장, 김혜장 : 각 수산업법 제100조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① 대○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대장, 권대원, 신광원, 김수원, 정주원은 고래 포획 행위를 하거나 혜○호의 고래 포획 행위에 가담한 적이 없고, 단지 누군가의 작살에 꽂혀 죽은 밍크고래 사체 1마리를 잠시 인양하였다가 다시 바다에 투기하였을 뿐이므로, 판시 범죄사실이 인정될 수 없다. ② 밍크고래 2마리를 불법 포획한 행위는 혜○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혜장, 김동원, 홍윤원, 지정원의 범행일 뿐이고, 위 피고인들이 대○호에 승선한 김대장 등 다른 공동피고인들과 위 고래 포획에 관하여 공모·가담한 사실이 없다.
2. 판단
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 즉,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 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3483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대○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대장, 권대원, 신광원, 김수원, 정주원은 실제 고래 포획 행위를 하는 데 가담하였고, 혜○호가 고래 포획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서 그 혜○호의 행위를 이용하여 고래를 포획하는 행위에 나아갔음이 충분히 인정되며, 혜○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혜장, 김동원, 홍윤원, 지정원은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서 판시와 같은 고래 포획 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판시 고래 포획 행위 및 공모·가담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되므로, 피고인들과 그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판시 범죄사실 일시경 해양경찰 서해지방청 항공단 소속 경찰관 백기일, 최승이, 윤정삼이 B-***호 항공기에 탑승하여 순찰 활동을 하던 중 대○호와 혜○호의 모습을 관찰하게 되었고, 당시 경찰관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즉, 대○호와 혜○호 모두 고래 포획 용의선박 리스트에 올라 있었고, 위 일시 이전인 2020. 6. 2.경에도 같은 항적을 그리며 항해를 한 사실이 있어 위 두 선박의 동태를 유심히 관찰하던 중 위 일시경 대○호와 혜○호가 급격히 변침·회전을 하고, 두 선박 모두 선수쪽에 2명이 작살을 들고 고래를 추적하는 모습과 잡힌 고래의 꼬리를 밧줄로 묶어 선수 우현 쪽에 매달아 놓은 모습, 특히 대○호에서 고래를 향해 작살을 투척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적외선열영상장비를 이용하여 위와 같은 목격 내용을 촬영하였다는 것이다. 위 경찰관들의 진술은 고래포획 용의선박 리스트, 항적(V-PASS) 자료, 당시 촬영 영상 등에 의하여 그 신빙성이 충분히 뒷받침된다.
② 당시 촬영된 동영상 내용을 보면, 상부 조타실 지붕이 타원형 모양으로 되어 있고, 갑판에서 상부 조타실로 올라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선박(대○호)이 급격히 회전을 하고 속력을 올리면서 운행하던 중 선수 쪽에 있던 신원미상의 두 사람이 헤엄치는 고래를 향해 작살을 투척하였고, 이에 따라 파도가 강하게 튀어오르는 장면이 확인되며, 이후 선수 쪽에 1명의 선원이 더 이동하여 고래를 추적하는 장면이 확인되고, 또한 위 선박에서 2명의 선원이 우현 선수부에 고래를 매단 후 배가 항해하는 장면도 확인된다. 그리고 상부 조타실 지붕이 네모 모양이고, 선미 쪽 상부난간대가 길게 나와 있는 모습의 선박(혜○호)의 경우 붙잡은 고래를 끄는 장면, 위 선박 우현 선수부에 고래를 매달고 운행 중인 장면, 해상에 떠 있는 부이 근처를 항해하고, 위 선박의 선원이 그 부이를 건지는 장면이 확인된다.
③ 위와 같이 촬영된 영상 내용에 의하면, 대○호와 혜○호 사이에 구별되는 선박 구조상의 특징들이 확인되어 어떠한 선박이 고래 포획과 관련하여 어떠한 행위들을 하였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위 선박들이 정박하였을 때 출동한 해양경찰관에 의하여 촬영된 두 선박에 대한 사진들에 의하여 그러한 구별점이나 특징들이 더욱 명확하게 확인되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당시 두 선박의 행위를 육안으로 목격한 항공기 탑승 경찰관들의 진술 및 촬영 영상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대○호가 작살을 투척하고, 밧줄을 통해 고래를 묶는 등으로 포획 활동을 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된다고 보아야 한다.3) 게다가 피해 밍크고래 2마리를 발견, 인양한 결과 사체에서 포획도구인 촉과 작살봉 및 빨간 무늬, 주황색 무늬가 칠해져 있는 로프 등이 발견되었는데, 대○호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위 사체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작살봉 및 로프가 발견된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대○호에서 밍크고래 포획 행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④ 피고인 김대장, 권대원, 신광원, 김수원, 정주원은 모두 대○호에서 고래 포획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당시 원래 위 선박의 선적항인 '여수 국동항'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지만, 대○호의 항적이 간절곶 부근에서 갑자기 동쪽으로 향하고, 급격히 회전·변침하는 항로 궤적을 그리는 이유에 대하여 수사기관이나 이 법정에서 제대로 설명한 바가 없다. 그리고 위 피고인들은 이미 사살된 고래를 건졌다가 다시 바다에 버리게 된 경위나 내용 등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각자 조금씩 다르게 진술하고 있으며4), 위와 같은 영상 촬영 내용에 관하여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리고 대○호의 선적이 '전남 연안 일원'으로 되어 있고, 연안자망어업을 하는 것으로 허가되어 있음에도 원래 어업지역인 서해안에서 거의 조업 활동을 하지 않아 위판실적도 없었던 사실, 서해안에서 동해안에 진출하여 아무런 조업 활동 없이 여러 차례 동해안에서 항해를 한 사실5)에 대해서도 그 경위나 동기에 관하여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수긍되지 않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대○호가 연안자망어선임에도 그물 등 자망어업에 필요한 기본적 도구도 갖추지 아니한 채 로프, 장낫대, 작살봉 등 고래 포획 도구로 보이는 물건들만 적재하고 있었던 사실 등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의 주장이나 변소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⑤ 대○호와 혜○호에 대한 항적을 비교하여 보면, 대○호와 혜○호는 2020. 6. 8. 새벽에 거의 동시에 포항시 구룡포항을 출발하여(대○호 03:57경, 혜○호 03:56경) 간절곶 부근 바다에 이르기까지 거의 동일한 항로 궤적을 기록하였고, 특히 간절곶 부근 바다에서 방향을 남쪽에서 동쪽으로 급격히 틀어 이동하는 항적까지 거의 일치하며, 밍크고래가 발견된 지점에 이르러서는 두 선박이 급격한 회전과 이동을 하는 등으로 항로가 매우 어지러우면서도 그 지점 부근에 모여 있는 궤적이 기록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게다가 두 선박의 거의 일치하는 항적은 판시 범죄사실 일시경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본건 범행 이전인 같은 달 5일, 6일, 7일에도 나타나며, 두 선박의 출입항 내역을 보면, 2020. 1. 1.경부터 판시 범죄사실 일시경까지 총 23회나 같이 출입항을 한 기록이 존재하고, 특히 2020. 5. 27.부터는 거의 매일 같이 출입항을 한 내역이 드러난다. 더욱이 혜○호 선원인 피고인 김동원, 홍윤원이 대○호에 탑승한 전력도 상당수 존재하며(피고인 김동원은 주로 2018년 대○호에 탑승하였고, 2020. 1. 1.경 이후에는 1회 탑승전력이 있으며, 피고인 홍윤원은 위 기간 동안 대○호에 20회 탑승한 전력이 있음), 반대로 대○호 선원인 피고인 정주원이 혜○호에 탑승한 전력도 있다(위 기간 동안 총 4회). 그리고 피고인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보면, 피고인 권대원, 지정원은 이미 그 전에 2018년 고래 포획 범행에 같이 가담한 사실로 2019. 11. 7.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은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로 보이고, 피고인 권대원은 혜○호 선원 김동원도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적도 있으며, 피고인 신광원은 혜○호 선원 홍윤원을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적도 있다.
⑥ 대○호와 혜○호의 소유 및 임대차관계를 보면, 선주는 이선주로 확인되나, 실질적인 선주는 이선주의 동거인인 박실질로 추정되며, 피고인 김대장과 김혜장 모두 비슷한 계약 조건(보증금 1,000만 원, 차임 월 200만 원 내지 300만 원)에 위 선박을 임차하였고, 대○호의 경우 2020. 4.경 이전에는 박실질이 실제 선장으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또한 박실질은 대○호와 혜○호가 출항하기 전날인 2020. 6. 7. 포항시 구룡포항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해양경찰의 단속 이후에 대○호의 선원 피고인 김수원, 혜○호의 선장인 김혜장과 선원 지정원이 이사무(두 선박의 사무장으로 추측됨)에게 전화를 걸면, 이사무가 박실질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는 내역이 확인되기도 한다(만일 두 선박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각자 공모 없이 알아서 고래 포획을 하였다면 실질적 선주 측에 위 두 선박 승선원들이 비슷한 시간에 계속하여 전화를 걸 이유가 없어 보이고, 이는 선주의 의사결정을 받아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 등에 있어 지침이나 기준 등을 제시받기 위함으로 보인다). 결국 위와 같이 인정되는 여러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대○호 선원들과 혜○호 선원들 사이에는 출항의 목적과 내용, 항로 등의 구체적 사항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공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두 선박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은 오히려 경험칙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
⑦ 당시 대○호와 혜○호를 목격한 위 경찰관들에 의하면, 대○호와 혜○호 주변에 상선을 제외한 어선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고, 당시 대○호와 혜○호 사이의 거리는 약 1해리(1,852미터) 이내로서 매우 가까운 거리 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호와 혜○호의 항적을 비교해 보았을 때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설령 대○호 선원들의 위와 같은 주장 내용을 사실이라고 가정해 보더라도 대○호에서 본 죽은 고래 사체는 혜○호의 포획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대○호에서는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이며, 피고인 김대장 등 대○호 선원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내용에 의하더라도 그들이 혜○호의 사냥으로 죽은 고래 사체가 보이자 이를 처분하여 돈을 벌고 있는 욕구가 발생하여 고래 사체를 건져서 배에 묶여 놓았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그들이 혜○호 선원들의 포획 행위를 인식한 상태에서 이에 편승하여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는 순차적·암묵적 의사연락에 기한 실행행위에 나아간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대○호 선원들의 판시 고래 포획 행위에 대한 공모·가담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⑧ 혜○호에 승선하였던 피고인 지정원은 도주하였다가 2020. 10. 20.경 체포되었는데, 체포된 이후 경찰에서 제1회, 제2회 피의자신문조사를 받았을 당시 혜○호가 고래잡이배임을 알고도 승선하였고, 혜○호 선원들 모두 이 사실을 인지하고 승선하였으며, 이 사건 이전에 혜○호와 대○호가 같이 선단을 이루어 3차례 고래를 포획한 사실이 있고, 판시 범죄사실 일시경에도 대○호와 공모하여 고래 포획을 위하여 출항하였고, 대○호도 당시 고래 포획을 위한 추적 활동을 하였으며, 대○호가 선박 우측에 고래를 잡고 있었다면 대○호도 고래를 포획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지정원의 경우 이 사건 이후 다른 혜○호 선원들과 접촉하지 않고 혼자 도피하던 중 체포를 당하게 되었고, 체포 직후 누군가와의 접촉 없이 조사를 받으면서 위와 같이 진술을 한 것이므로, 이러한 진술내용은 임의성이 담보된다고 보이고, 주요 부분에 있어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에 해당하여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인 지정원의 진술은 판시 고래 포획 행위에 대한 대○호와 혜○호의 공모사실을 더욱 뒷받침한다6).
양형의 이유
1.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
○ 혜○호 탑승원들인 피고인 김혜장, 김동원, 홍윤원, 지정원은 고래 포획 사실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 피고인들의 판시 고래 포획 행위가 해양경찰의 단속에 적발됨에 따라 피고인들이 실제 고래고기 처분 및 유통에 기한 경제적 이득을 획득·분배받지는 못하였다.
○ 피고인들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다른 어업에 비하여 상당한 돈벌이가 되는 본건 고래 포획 행위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 김혜장은 초범이고, 피고인 김수원, 정주원은 그 전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2.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
○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공모하여 국제적으로 포획이 금지되어 있는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 2마리를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불법 포획한 것이다. 특히 작살로 밍크고래를 찔러 치명상을 입힌 후 부이를 단 로프로 고래의 꼬리 등 부위를 선박 우현에 묶어 놓은 후 고래가 실혈사에 이르기까지 고래를 매달고 가는 방법을 사용하였고, 더 나아가 고래의 복부에 깊은 작살흔이 있는 것으로 보아 1차로 잡은 고래의 복부에 추가로 작살을 꽂아 확인사살을 하는 방법으로 고래를 포획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범행수법이 매우 잔혹해 보여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
○ 해양경찰이 피고인들의 판시 고래 포획 범행을 적발하면서 채증한 각종 촬영 영상, 사진 및 대○호, 혜○호에서 압수된 작살촉을 비롯한 각종 고래 포획 및 해체에 사용되는 도구들 등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판시 범죄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됨에도 불구하고, 대○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대장, 권대원, 신광원, 김수원, 정주원은 무조건적으로 범죄사실에 대하여 부인과 변명 등의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고, 그 변명이나 거짓말도 경험칙이나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정도이며, 특히 판시 범행이 해양경찰에 적발된 이후에는 시내 모처 모텔에 모여 경찰 수사에 대한 대응과 진술할 내용을 미리 맞추는 등의 증거인멸 시도까지 한 것으로 보여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고, 개전의 정 또한 없다고 판단된다.
○ 혜○호에 승선한 피고인 김혜장, 김동원, 홍윤원, 지정원은 비록 자신들의 고래 포획 범행을 인정하기는 하나, 대○호와의 공모에 기한 판시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피고인 지정원은 경찰 수사 초기에 대○호와의 공모사실을 인정하였다가 이후 갑자기 그 진술을 번복하였음), 위와 같이 인정되는 객관적인 물증 및 여러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위 피고인들의 부인 주장 역시 쉽게 수긍될 수 없는 수준이며, 이러한 태도 역시 증거인멸 및 실체진실 발견 저해 시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서 범행 후의 정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된다.
○ 피고인 김대장, 권대원, 신광원은 동종 범행으로 징역형의 실형을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또 다시 본건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갔고, 특히 피고인 권대원의 경우 동종 범행으로 실형 복역 후 출소한 이후에 누범기간 중에 본건 고래 포획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 김동원 역시 본건 범행 전 동종 범행으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 지정원은 동종 범행으로 두 차례나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집행유예기간 중에 또 다시 본건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갔다. 그리고 피고인 김수원, 정주원의 경우 2015년 고래 포획 혐의에 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받기는 하였으나, 당시 고래잡이배인 청*호, 시*호(대○호의 선박이름 변경 전 이름)에 탑승한 전력이 있다. 이러한 위 피고인들의 과거 범행 전력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들의 경우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 보이고, 불법 고래 포획 범행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7).
3.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의 필요성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특히 촬영 영상, 고래 포획 도구들 등 객관적인 물증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판시 범죄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명확하게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대○호의 공모·가담 사실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부인과 변명 등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나 동기에 관하여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고 판단되고, 이에 따를 때 피고인들에게는 다른 유사사건에서보다 더욱 엄중하고 높은 형벌을 부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 야생 밍크고래를 포획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수산업법 제97조 제1항 제4호 및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9조 제1항 제5호가 적용되고, 위반행위자에 대하여 수산업법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각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 자들에 대하여 동종 범행 전력이 없는 경우 벌금형 내지 징역 1년 미만의 집행유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이고, 동종 범행 전력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징역 1년 이상 선고되는 경우를 찾기 어려워 처벌수위가 높은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2) 그에 반해 불법 고래 포획 범행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따져보면, 밍크고래 잡이는 이른바 '바다의 로또'라고 불리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혼획 등의 방법으로 잡혀 합법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밍크고래에 대한 위판장 가격은 신선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대 1억 원대까지 이르기도 한다.8) 울산, 포항 등 동해안 지역에서 여전히 고래고기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존재하는 반면 혼획 등 합법적 방법으로 잡혀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수는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불법으로 고래를 포획하여 유통하는 경우 정식 유통 과정이나 일반적 어업활동에 기하여 얻는 수익보다 더욱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 하에 일부 어민들이 불법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법 고래 포획 범행에 대한 다른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들에 비추어 보면, 불법 고래 포획은 고래잡이배의 선주를 필두로 포획책, 운반책, 유통책 등으로 여러 사람들이 그 역할을 분담하여 이루어지는 특성을 보이기도 하는데9), 이러한 모습은 사실상 범행에 가담하는 자들이 계획적·조직적으로 점 조직 형태의 단체를 구성하여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써, 이 경우 범행 가담 대가를 선주 등 총책으로부터 수수료 형태로 지급받는 구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3) 결국 불법 고래 포획 범행에 가담할 경우 정상적인 어업활동에 비하여 많은 수익이 예상되는 반면 나중에 적발되어 처벌이 이루어지더라도 대부분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형에 그친다는 현실은 일부 어민들에게 불법 고래 포획 범행을 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동기 내지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고래 포획 범행 가담자 중 여러 번의 동종 범행으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존재하더라도 이들에게 징역 1년 미만의 형벌은 불법 고래 포획 범행으로 인한 경제적 유인이나 목적에 비추어 이를 주저하게 하거나 중단하게 할 만한 정도의 형벌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게다가 사실상 조직 형태로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갈 경우에는 마약 내지 폭력조직 등 다른 범죄조직에서 하는 일들과 마찬가지로 선주 등 총책으로부터 생활비를 보조받거나 지원받는 것을 조건으로 그 실형 복역을 감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보인다10).
4) 이 사건에서 피고인 김혜장, 김수원, 정주원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그 전 밍크고래 포획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존재하고, 그 범행에 대한 일반적인 양형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위에서 본 것처럼 과거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후에 다시 본건 범행에 나아갔다. 그렇다면 위 피고인들의 경우 직접 자신들의 범행에 대한 양형을 경험한 후 그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고 체감하고, 그에 비하여 다시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가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 된다는 생각 하에 다시 같은 내용의 범행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판단된다. 피고인 김혜장, 김수원, 정주원은 동종 범행 처벌 전력은 없지만 그 전 고래잡이배나 그것으로 추정되는 배에 승선한 전력이 있으며, 위와 같은 처벌전력이 있는 다른 공동피고인들과 친분관계가 있는 점, 고래 포획 과정에 있어서 분업적인 활동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고, 보통 2개의 배가 짝을 지어 고래 포획에 나아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김혜장, 김수원, 정주원 역시 다른 공동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고래 포획 범행에 대한 처벌 수위를 인식하고 본건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5) 어떠한 범행으로 부과받을 형벌과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이 적은 반면 그에 비하여 그 범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 목적이 더 많거나 막대하다고 판단되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법을 위반한 채 그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렇게 되면 공익을 위한 국가의 법령에 기한 행정권 및 형벌권 행사가 무시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법치주의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현재 불법 고래 포획 범행에 대한 형벌이나 일반적인 양형이 계속하여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적정하거나 위하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거나 예측하고서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은 주장과 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6) 결국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범행에 대한 일반적이고 예상가능한 양형을 전제하고, 그 전제에 기하여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개전의 정이 없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위법성 인식이 결여된 주장과 행동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에게 그동안의 예상이나 예측대로의 형벌을 부과하게 되면, 이는 피고인들의 위법행위를 제지하고 이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의도에 부합하여 장차 또 다른 고래 포획 범행을 할 수 있는 유인과 동기를 제공해 주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고래 포획 행위가 중대하고 심각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이들이 본건으로 처벌받은 후 재차 고래 포획 범행에 나아가려는 의사나 의도를 확실하게 제지하여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피고인들에게는 다른 사건에서의 일반적인 양형을 뛰어 넘어 더 엄한 처벌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래야만 피고인들이 예상한 전제사항에서 벗어나서 이들에게 강한 위하적 효과를 부과하여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단념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나아가 고래 포획 범행을 하여 벌금형이나 집행유예형을 받고 현재 다시 고래 포획 행위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에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도 엄중한 경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다음으로, 수산업법 및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밍크고래 포획을 금지하고 있고, 밍크고래는 야생생물이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해당하며,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는 밍크고래를 비롯한 대형고래 12종에 대하여 상업포경을 금지하였고, 우리나라도 여기에 가입하여 혼획를 제외하고 포획을 통한 밍크고래 잡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2018년 아예 IWC를 탈퇴함),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여전히 상업포경을 지속하는 나라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나라들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상업포경 금지의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고래 포획 행위 금지의 위법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는 견해나 입장이 있다. 이러한 견해나 입장을 반박하고, 밍크고래 포획을 금지해야 할 필요성 및 당위성과 더불어 그 위법성을 가볍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혀 본다.
1) 고래는 포유류에 속하는 바다상의 거대 동물로서 약 2,500만 년 전에 인간보다 먼저 지구상에 출현하였고,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생태계의 정점이 있는 동물은 최고이자 최종의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며, 생태계의 균형이 잘 유지된다는 것은 곧 건강한 생태계가 보존되어 있다는 것으로써 생물 다양성, 다시 말해 다양한 생물종들이 먹이사슬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 역시 이러한 생태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고, 어쩌면 생태계의 최고 우두머리 지위에 있는 것이 인간이라고 본다면, 인간에게도 이러한 생태계의 균형 유지 및 생물 다양성의 보존은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그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즉, "야생생물과 그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함으로써 야생생물의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2) 그런데 해양생태계의 최고 포식자로서 생태계 균형 유지 및 생물 다양성 보존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는 고래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것은 곧 해양생태계의 균형 유지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바다에 있어 생물 다양성의 보존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고래의 경우 다른 해양생물에 비하여 수명이 긴 반면 재생산율이 낮아 자원 감소가 일어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멸종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특정 생물 종이 멸종되거나 그 개체수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소하게 되면 먹이사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생태계의 균형이 훼손되어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게 되며 이는 필연적으로 생태계 내 생물자원의 크나큰 감소로 이어진다. 생물자원의 감소는 그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인간에게도 상당한 손해가 될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 자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더 멀리 볼 것도 없이 현재 전 세계에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발생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아니하였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인간에 의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로 인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 증가와 야생동물 밀렵·밀거래·밀식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11), 서식지 파괴, 야생동물 밀렵 등은 생태계 파괴 및 생물 다양성 훼손의 원인이 된다. 생태계의 파괴 및 생물 다양성 훼손은 자연재해의 증가, 물부족 내지 식량난 유발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며,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처럼 예상하지 못한 병균이나 바이러스의 출현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결국 인류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3) 더 나아가 해양생태계의 중요성에 관하여 보면, 해양생태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 생태계 내에 있는 어류들을 식량으로 사용한다는 전통적인 부분 외에도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여러 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폭풍과 강한 파도로부터 육지의 침식을 예방하는 역할, 식물성 플랑크톤 등 일차 생산자의 광합성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흡수하고, 지구에서 필요한 산소의 약 50% 정도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 결과12)에 의하면, 고래는 이러한 부분에서도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고래가 몸에 탄소를 축적한다는 것이다. 즉, 큰 고래 한 마리는 일생 동안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하며, 그와 같이 고래에게 흡수된 탄소는 고래가 죽더라도 수백년간 고래 사체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고래 개체 수는 전 세계적으로 합쳐 130만 마리로 추산되는데, 상업포경 이전 개체수로 추산되는 약 400만 ~ 500만 마리가 현재에도 있다고 전제한다면 연간 17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더 포집할 수 있고, 이는 나무 한 그루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약 22㎏)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러한 큰 고래 한 마리의 가치를 200만 달러 이상으로, 현재 바다에 생존하는 고래 전체의 가치를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4) 또한 고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고래의 배설물에는 엄청난 양의 인과 질소, 철분이 함유되어 있고, 이러한 영양요소들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번성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또한 고래는 '고래 펌프'라고 하는 수직 운동과 '고래 컨베이어 벨트'라고 불리는 대양을 가로지르는 활동을 통해 바다 표면으로 미네랄을 가져 오는데, 그 미네랄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위에서 본 것처럼 식물성 플랑크톤은 지구에 필요한 산소를 생산하는 중요한 일차 생산자이고, 동물성 플랑크톤을 비롯한 조개, 게 등 갑각류나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크릴새우의 먹이가 되어 해양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생명체에 해당한다. 결국 고래는 그 스스로 대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산소 생산자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에 기여하는 생명체이므로, 현재 지구에서 큰 문제가 되는 지구온난화, 기후위기를 저지하거나 낮추어 줄 수 있는 중요한 동물인 것이다.
5) 이렇듯 고래는 해양생태계 및 지구의 기후 유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러한 고래가 멸종하거나 대부분이 사라진다고 가정하면, 이는 결과적으로 해양생태계 파괴 및 지구온난화 가속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으며, 그것이 장차 인류의 생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음은 명백하다. 게다가 고래가 포획으로 죽음을 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몸 바깥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방출하게 된다고 한다. 2010년 미국 메인대학 앤드루 존 퍼싱 교수의 연구 결과13)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포획으로 고래가 사살되면서 약 1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되었는데, 이는 온대림 130,000㎡가 소훼되거나 미군의 지프 험비 12만 8,000만 대가 100년 동안 쉬지 않고 주행하면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다고 한다. 결국 누군가의 경제적 탐욕으로 고래를 포획하는 행위가 지구온난화, 이상 기후 변화를 유발하여 전체 인류의 생존에 큰 위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6) 상업포경 허용에 찬성하는 견해의 근거 중 하나는 현재 고래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아졌고, 이로 인하여 어족자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IWC의 포경 금지 후 고래의 개체수가 약간 회복되기는 하였지만 그 개채수가 상업포경 이전 수준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상업포경 금지가 풀릴 경우 고래 개체수의 대량 감소가 뻔해 보이고, 이는 위에서 본 것처럼 해양생태계 파괴 및 지구온난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어족자원의 감소는 고래보다는 인류의 남획에 기인한 요인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하므로, 어족자원의 감소가 고래 개체수 증가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7) 다만 울산 반구대암각화에 그려진 선사시대 그림처럼 과거 우리 조상을 비롯하여 인류가 고래를 사냥하여 그 고기를 취식하고, 고래의 여러 부위를 생활에 이용한 사실은 존재한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나 북극에 사는 이누이트족이 자신들의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고래를 사냥하는 것과 상업포경을 허용하는 것은 아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과거 몇 백년 동안 상업포경을 하여 개체수가 약 400만 ~ 500만 마리에서 130만 마리로 줄어든 것만 봐도 약 60 ~ 70%의 고래가 그동안 사라졌다는 것이므로, 이 정도의 비율 감소는 사실상 고래종이 멸종 위기에 직면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상업포경 허용은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가 된 고래종에 대하여 다시 크나큰 위협을 가하는 행동이 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8) 위와 같이 적시한 여러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고래를 보호해야 할 이유는 단지 고래가 멸종위기종으로써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도덕적 가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변화 및 위기를 저지하여 미래 세대의 인류 생존에 기여하고, 인간이 고래를 비롯한 다른 생명체와 같이 지구에서 공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고래를 포함하여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들이 멸종 위험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인간만 독야청정 살아갈 수는 없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구의 자원은 유한하며, 인간 역시 다른 생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지구를 공유하고 있는 존재라고 여겨야 한다. 지구에서 여러 생물체들이 살아가기에 위험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면 생명체인 인간도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해양환경은 넘쳐나는 플라스틱, 화학물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고래 등 해양동물들의 생존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고래 포획이 허용된다면 고래 개체수의 회복 불가능한 감소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고래가 바다에게 사라지게 된다면, 그 바다는 여전히 인간에게 쓸모 있고, 유용할 것인지 의문이다. 누군가가 계속하여 고래를 포획하여 현금을 만지는 일이 발생함과 동시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생태계 균형 훼손, 지구온난화 증가에 따른 이상 기후변화도 같이 발생할 것이며, 그것이 계속 누적되면, 언젠가 우리 미래 세대의 불특정 다수의 인류에게 큰 재난과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현재의 우리 세대에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래 포획의 위법성을 과소평가하여서는 아니 되며, 고래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고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고래를 보호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문구로 요약해 본다.
「고래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간 역시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4. 결론
위와 같은 여러 제반 양형 정상들을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그 전 범행전력,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및 이 사건에서 고래 포획 행위의 가담 정도와 역할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정상들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