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6. 20. 선고 2024고정406 판결 [퇴거불응]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박○○ (63년생, 남) 요양보호사
- 검사
- 송*(검사직무대리, 기소), 정**(공판)
- 변호인
- 변호사 전**(국선)
- 판결선고
- 2025. 6. 20.
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4. 1. 10. 17:00경부터 같은 날 18:57경까지 서울 구로구에 있는 'A병원' *층에서, 허용된 환자 면회시간이 지나 위 병원에 입원 중인 피고인의 딸을 만날 수 없게 되자 피고인의 딸을 당장 퇴원을 시켜 달라고 하였고, 직원인 피해자 이○○ 병원 규정상 면회 및 퇴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회에 걸쳐 안내하고 나가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의 딸을 퇴원시켜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며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약 2시간 동안 정당한 이유 없이 피해자의 정당한 퇴거 요구에 불응하였다.
2. 판단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도6243 판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A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에서 면회시간이 지나 딸을 만날 수 없게 되자, 병원 측 직원이 병원 규정상 면회 및 퇴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내하였음에도 딸을 퇴원시켜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며 피해자의 퇴거 요청에 불응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관리하는 병원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이 침해될 수 있었던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퇴거 요구에 불응한 행위는 그 행위의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그와 같은 조치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딸이 정신병원에 입원이 되어 있었고, 딸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를 알게 되었으며, 딸과의 면회를 위하여 이 사건 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다른 보호의무자인 모의 동의만 받고 피고인의 딸이 입원되어있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였고, 딸의 퇴원 요청에 대하여 보호의무자인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했음에도 병원 측에서 다른 보호의무자의 동의가 없으니 퇴원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병원에서 나가라 요청하였으나 이에 불응하여 체포되었다'라고 진술하여, 퇴거요청에 불응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② 피고인의 딸인 박□□은 2024. 1. 8. 보호의무자인 모 고○○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병원에 동의입원하였는데(위 박□□은 2022년 초까지는 피고인과 동거하다가 독립하였다), 동의입원의 경우 "정신질환자가 퇴원 등을 신청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퇴원 등을 시켜야 한다. 다만, 정신질환자가 보호의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퇴원등을 신청한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진단 결과 환자의 치료와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정신의료기관등의 장은 퇴원등의 신청을 받은 때부터 72시간까지 퇴원등을 거부할 수 있고, 퇴원등을 거부하는 기간 동안 제43조 또는 제44조에 따른 입원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항, 이하 '정신건강복지법'). 이 법원의 A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2024. 1. 10. 사건 당일 위 박□□이 퇴원 신청을 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이에 대하여 동의입원 신청 당시 보호의무자로 기재된 모가 별도의 퇴원에 동의한 사실은 없는 점 등이 확인되어 병원 측으로서는 환자의 치료와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72시간까지는 퇴원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한편 피고인의 딸 박□□은 성년으로 별도의 성년후견이 개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피고인의 이혼한 전처 모두 직계혈족으로서 민법 제974조 제1호, 제975조에 따라 부양의무를 전제로 한 정신건강복지법에서 정한 보호의무자1)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부양의무자의 순위 등이 정하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의 전처인 모 고○○가 보호의무자로 동의하여 피고인의 딸이 입원하게 되었고, 피고인은 그동안 딸의 입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점,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딸이 입원하였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간 상황에서 피고인으로서는 다른 보호의무자의 자격으로 병원 측에게 입원의 경위 및 피고인의 딸이 퇴원을 원할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보이는 점, 동의입원의 경우 입원할 정신질환자와 보호의무자 1인의 동의로 입원이 가능하지만, 퇴원의 경우에는 정신질환자가 퇴원하려고 하여도 동의한 보호의무자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퇴원이 제한되는 점, 사건 이후 병원에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고려하였으나 다른 보호의무자(피고인)의 동의가 되지 않아 보호입원으로 전환이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병원 측에게 퇴원을 요청한 것이 상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④ 병원 측에서 피고인의 퇴원 요청을 거부한 것에 위법이 없었고 비록 피고인이 소란을 피우기는 했으나, 병원 업무시간인 17:00경부터 18:57경까지 약 2시간 정도 머물렀고, 자신이 신고하여 출동한 경찰관에 의하여 순순히 연행되었으며(병원 측이 경찰을 부른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피고인의 방문이 1회성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병원 업무가 방해될 정도로 과도하다거나 병원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할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