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2021. 8. 20. 선고 2020노702 판결 [[형사]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사건 판결(춘천지방법원 2019고단668, 2020노702)]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사건 2020노702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ㆍ방임)
피고인 A (45-1)
항소인 피고인
검 사
변호인
원 심 판 결 춘천지방법원 2020. 8. 19. 선고 2019고단668 판결
판 결 선 고 2021. 8. 20.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아동 C으로 하여금 의무교육을 받지 못하게
한 적이 없고, 불결한 환경에서 피해아동들을 양육하거나, 피해아동들에게 필수적인 예
방접종을 하지 아니하거나, 치과 질환이 발생하였음에도 피해아동들을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한 적이 없다.
나. 설령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의 양육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인의 행위가 신체적, 정서적 학대행위에 준하는 행위로서 아동복지법상 방임행위에 이
르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녀들을 보호, 양
육, 치료하고 있다고 확신해 왔고 자녀들을 방임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으므
로, 피고인에게는 아동학대의 고의가 없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임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ㆍ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
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피해자들을 방임한 사실을 충분
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해아동 C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는데, 2017. 11. 14.부터
2018. 5. 23.까지 등교하지 않았다. 학교와 주민센터 등 관계기관이 방문과 전화연락
등의 방법으로 계속해서 피고인에게 피해아동의 등교를 권고하였으나, 피고인은 학교
교육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거부하였다.
② □□동 주민센터 맞춤형복지팀장은 2016. 9. 20., 2017. 3. 17., 2018. 2. 9. 피고
인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는데, 집에서 냄새가 많이 나고 지저분한 상태였고, 이에 피고
인에게 ‘주민센터에서 청소를 해 주겠다’고 제안하였으나 피고인은 거부하였다. 위 직
원은 이후 피해아동들과 마트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들의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났
으며 그 악취가 마트 전체에 날 정도로 심했다. 경찰관들과 서울시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들이 2018. 2. 1. 피고인의 주거지에 방문하였는데, 복도에서 창문을 통해 내부를
확인한 결과 청소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 벽지는 다 뜯어져 있어 시멘트가 그대로 보
이는 상태였다. 2018. 5. 23.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임시보호명령을 집행할 당시 촬영한
사진에 의하더라도 집 안은 매우 지저분하고 바닥 일부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③ □□동 주민센터 직원 등이 피고인에게 피해아동들의 예방접종에 관하여 지속적
으로 안내하였고, 국가필수 예방접종을 위한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함에도, 피고인은 피
해아동들에게 원심 판시 범죄사실 별지 1 기재와 같이 국가필수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
다. 피해아동 C, D, E의 경우 2014. 5. 19.부터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고, 피해아동 F,
G은 출생 이후 아무런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④ □□동 주민센터 직원이 2012. 11. 2. 피고인의 주거에 방문하였을 당시 피해아
동 C의 앞니 4개가 심하게 썩어 있었다. 피해아동의 학교 보건교사가 피해아동이 초등
학교 1학년 당시 치아 상태를 확인한 결과 다수의 치아가 썩어 있었고,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피해아동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양치질을 하였는데, 당시
‘태어나서 양치질을 처음 해봤다’고 말했다. 피고인은 피해아동들에게 치약이 건강에
해롭다면서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 양치질을 하도록 하였다.
피해아동들은 2018. 6. 5. 치과에서 치아를 진단하였는데, 원심 판시 범죄사실 별
지 2 기재와 같이 치아가 손상된 상태였다. 피해아동 C은 제일 안쪽 영구치 어금니에
충치가 생겼고, 유치 어금니 부위의 충치가 오랫동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뿌리까
지 감염되어 있었으며, 발치와 신경치료가 필요했다. 피해아동 D, E은 영구치가 썩어
서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일부 유치 어금니를 발치해야 했고, 신경치료도 필요했다. 피
해아동 F은 다발성 우식으로 일부 치아에 대하여 치료가 필요했고, 피해아동 G도 당시
만 1세에 불과했으나 급성 치관주위염 등이 발견되었다.
나. 피고인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방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피고인에게 고
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아동복지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
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
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제2조 제2항).
아동복지법상 아동의 보호자란 친권자, 후견인, 아동을 보호ㆍ양육ㆍ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또는 업무ㆍ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ㆍ감독하는
자를 말하는데(제3조 제3호),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을 가정에서 그의 성장시기에 맞추
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하고,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되는 책무를 부담한다(제5조 제1항, 제2항).
이와 함께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의 의미를 정의하면서 아동의 보호자와 그 외의
성인을 구분하여, 아동의 보호자가 아닌 성인에 관해서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
이나 가혹행위를 아동학대행위로 규정하는 것에 비하여 아동의 보호자에 관해서는 위
행위들에 더하여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까지 포함시키고 있다(제3조 제7호).
자신의 보호ㆍ감독을 받는 아동에 대하여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제17조 제6호),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71조 제1항 제2호).
따라서 보호자가 아동을 방임함으로써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하
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에서 본 아동복지법의 입법 목적과 더불어 아동의 보
호자가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정한 책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여
보호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피해아동의 나이, 방임행위의 경위와 그 태양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호자가 친권자 또는 이에 준하는 주양
육자인 경우에는 피해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할 1차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20도7625 판결 참조).
2) 피고인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피해아동 C으로 하여금 장기간 학교에 가지 않도
록 하였다. 초등교육은 의무교육으로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아동이 초등교육을 끝까지
받도록 할 법률상 의무가 있었다(초ㆍ중등교육법 제12조 제1항).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최초에 등교를 중단한 것이 피해아동의 의사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당시 만
8∼9세에 불과한 피해아동의 의사에 그대로 따를 것이 아니고 피해아동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게 된 구체적인 원인을 살피고 적절한 훈육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문제의 원인을 피해아동과 학교 측에만 돌리고, 자신의 독자
적인 교육철학만 강조하면서 학교 측의 거듭된 등교 요청을 완강히 거부하였다. 이러
한 등교 거부로 인해 피해아동은 성장 시기에 맞추어 기초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
해당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청소를 하지 않아 악취가 나는 비위생적인 환경에
서 피해아동들을 양육하였다. 피해아동들은 적절한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여 아직 어
린 나이임에도 치아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고, 장기간 동안 필수적인 예방접종조차 받
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당시 만 72세의 고령이었고, 피고인의 처는 한국어 의사소통능
력이 부족하였으며 5자녀를 연달아 출산한 후 다시 6째를 임신한 상태였던 점, 피고인
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았고, 좁은 집 안에 어린 자녀 5명을 양
육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의 필요와 욕구를 제때 온전히 충
족시켜 주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이러한 사정은 원심
에서 적절히 양형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민센터 측이 피고인 가족의 어려
움을 인지하고 여러 차례 집 청소를 대신 해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자녀들의 치료나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안내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도움을 차단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피해아동들을 양육하겠다는 입장을 고집하였다. 이로 인해 피해아동
들은 장기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생활해
야 했고, 피해아동들의 건강과 복리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하며, 국가기관에서 적시에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그 피해는 더욱 크고 오래 지속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앞서 본 법리와, 아동복지법 제2조 제3항은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살
펴보면, 피해아동들의 친권자인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호
에서 규정하는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ㆍ양육ㆍ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에게 나름대로의 교육을 하면서 돌보았고
일부 가사노동을 해 왔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의 친권자로서 피
해자의 건강과 안전, 행복을 위하여 필요한 책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
이 피해아동들에게 행한 양육 등의 수준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상의 평균 수준에 미치는
못하는 것인 점, 피해아동들의 방임된 기간과 방임 태양,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의 교육,
양육 등에 관한 학교나 주민센터 측의 요청과 안내를 계속해서 거부해온 점 등에 비추
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다. 소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
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