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2013. 4. 26. 선고 2012고합293 판결 [수도불통(인정된 죄명 : 재물손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검사
- 정유미(기소), 오민재(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A', 담당변호사 A''
- 판결선고
- 2013. 4. 26.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은 2011. 12. 12. 13:00경 부산 사상구 B(구 B) 2동 601호 출입문 앞에서, 위 601호 거주자인 C가 매월 관리비 명목으로 57만 원을 납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 D 소유인 수도계량기의 수도배관 안쪽을 나무막대기로 막아 수도를 불통하게 하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여 손괴하였다.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C,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건물명도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1. 사진(수사기록 제128면 내지 제130면)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66조(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및변호인의주장에대한판단
1. 주장
피고인은 2010. 11. 23. 부산 사상구 B(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 9세대와 이 사건 아파트 부지를 낙찰받아 이 사건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고 있었고,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수도 및 전기요금 등도 피고인 명의로 부과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 601호 거주자인 C는 피고인의 거듭된 독촉에도 불구하고 수도세를 연체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위 601호의 수도세 연체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위 601호 수도계량기의 수도배관 안쪽을 나무막대기로 막은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2. 판단
가.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수도를 막은 이 사건 아파트 601호는 D의 소유인데, D은 2009. 11. 10. C에게 위 601호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6,000,000원, 차임 월 580,000원(관리비 등 40,000원 포함)으로 정하여 임대하여, C가 그 때부터 2010. 12. 6.까지 D에게 차임을 지급해온 사실, ② 그러던 중 이 사건 아파트 9세대와 그 대지 전체를 경락받은 피고인과 위 각 부동산의 공유자인 E, 그리고 위 601호를 포함하여 이 사건 아파트 나머지 9세대의 소유자인 D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에 관한 사항(제세공과금 수납과 납부, 관리비, 수도 · 전기요금, 차임 등 징수, 시건장치 변동 등)을 누가 수행할 것인지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한 사실, ③ D은 C가 위와 같은 분쟁을 이유로 D이 아닌 피고인에게 위 601호에 대한 차임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3개월 이상 차임을 연체하자 C를 상대로 건물명도 및 차임지급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부산지방법원은 2011. 12. 5. ‘C가 2012. 1. 6.까지 D에게 위 601호를 명도하고, 2011. 12. 6.까지의 연체 차임 48만 원 및 2011. 12. 7.부터 위 601호의 인도 완료일까지 월 52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2011나11716)을 한 사실, ④ 그 후 피고인이 C에게 2011년 11월분 수도세 등 관리비로 57만 원을 요구하였으나 C는 위 강제조정결정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C가 사용하는 위 601호 수도배관을 막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권에 관한 분쟁 현황, C와 D 사이의 차임 정산 과정 등의 사정 외에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C에게 요구하였다는 57만 원에는 수도세뿐만 아니라 D이 지급받을 차임 등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C로부터 차임, 관리비 등을 징수할 권한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C가 수도세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D 소유의 수도배관 안쪽을 막아 수도를 이용할 수 없게 한 행위는 그 수단이나 방법이 상당하다고 할 수 없고, 또한 다른 구제수단이나 방법이 없이 불가피하게 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이유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 601호에 물이 나오지 않아 그 거주자들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이 초래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은 가볍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아파트 전체에 대한 수도요금이 피고인 명의로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자로부터 수도요금 상당액을 징수할 마땅한 방법이 없자 위 601호의 수도 사용을 막아 수도요금의 자발적 납부를 유도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하여 위 601호 거주자들이 수도를 사용할 수 없었던 기간은 하루 정도에 불과한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수도불통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일시, 장소에서 피해자 C 및 그의 남편과 아들 3인이 사용하는 수도계량기의 수도배관(이하 ‘이 사건 수도’라고 한다) 안쪽을 나무막대기로 막아 수도를 불통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형법은 공중의 건강 · 위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형법 제192조 내지 제197조를 음용수에 관한 죄로 규율하여 공중의 건강 · 위생상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인 음용수에 오물 또는 건강유해물을 혼입한다든가 수도를 불통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그 중 형법 제195조의 수도불통죄는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을 손괴 기타 방법으로 불통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위 조항은 객체의 특성, 즉 공중에 의하여 이용되는 수도는 공급의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음용성에 대한 신뢰도 강하므로 그 이용방해행위는 공공위험성이 특히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음용수사용방해죄(형법 제192조)에 비하여 그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다(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이와 같은 형법 제195조의 입법취지, 규율대상 시설의 특성, 법정형의 수준 등에 비추어 보면, 형법 제195조에서 말하는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라 함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음용수를 공급하는 시설로서 그 불통으로 인하여 일반 공중의 음용수 이용방해라는 공공의 위험이 초래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나 구조를 갖춘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수도배관은 각 전유세대에 개별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는 전용수도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고, 이 사건 수도 역시 이 사건 아파트 601호에만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인 사실,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위 601호에 거주하는 C, C의 남편과 아들이 하루 정도 이 사건 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음용수를 사용하지 못하였으나, 위 601호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의 경우 평소처럼 각 전용수도를 통해 음용수를 공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위 601호에 거주하는 C를 비롯한 C의 남편과 아들 3인만이 이용하는 수도를 불통하게 하였다면, 이는 위 601호 한 세대에 대한 음용수의 공급을 막은 것일 뿐 이로써 피고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 대한 음용수의 공급을 불가능하게 하여 일반 공중의 음용수 이용방해라는 공공의 위험을 야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를 불통하게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예비적 공소사실인 재물손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