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10. 23. 선고 2025헌바52 결정 [소액사건심판법 제2조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하○○
- 대리인
- 변호사 하여울
- 당해사건
- 대법원 2024다311297(본소) 용역비, 2024다311303(반소) 용역비
- 선고일
- 2025. 10. 23.
1.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3조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알루미늄 제품의 가공을 도급받아 납품하는 자이다. 청구인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은 박○○은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청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47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소액사건으로 진행된 제1심에서는 청구인의 배우자이자 변호사가 아닌 조○○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청구인의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하였고, 제1심은 2023. 7. 19. 박○○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가소100754).
나. 위 판결에 대해 박○○이 항소하였고, 청구인은 항소심 진행 중 변호사 하여울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고 박○○에게 납품한 제품에 대한 대금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항소심은 2024. 10. 31. 제1심 판결 중 2,056,90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해당하는 박○○ 패소 부분을 취소한 뒤 이를 인용하였고, 청구인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3나57685(본소), 2024나53246(반소)]. 청구인은 상고하였으나 상고심은 2025. 2. 27. 청구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내용이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에서 정하는 상고이유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상고 기각 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당해 사건).
다.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소액사건심판법 제2조, 제3조 및 민사소송법 제88조 제1항 중 ‘단독판사’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5. 1. 14. 기각되자(대법원 2024카기1084), 2025. 2. 7. 위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소액사건의 적용범위를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민사사건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제1항이고, 제2항은 소액사건에 대해 소액사건심판법에서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며,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별도의 위헌성을 주장하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이하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이라 한다), ②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3조(이하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이라 한다), ③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8조 제1항 중 ‘단독판사’에 관한 부분(이하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적용 범위 등) ① 이 법은 지방법원 및 그 지원의 관할사건 중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민사사건(이하 "소액사건"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제3조(상고 및 재항고) 소액사건에 대한 지방법원 본원(本院) 합의부의 제2심 판결이나 결정ㆍ명령에 대해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대법원에 상고(上告) 또는 재항고(再抗告)를 할 수 있다.
1.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헌법 위반 여부와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한 경우
2.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8조(소송대리인의 자격의 예외) ① 단독판사가 심리ㆍ재판하는 사건 가운데 그 소송목적의 값이 일정한 금액 이하인 사건에서, 당사자와 밀접한 생활관계를 맺고 있고 일정한 범위안의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당사자와 고용계약 등으로 그 사건에 관한 통상사무를 처리ㆍ보조하여 오는 등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법원의 허가를 받은 때에는 제87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소액사건심판법(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적용 범위 등) ① 생략 ② 소액사건에 대해서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의 규정을 적용한다. 소액사건심판규칙(2016. 11. 29. 대법원규칙 제2694호로 개정된 것) 제1조의2(소액사건의 범위) 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소액사건은 제소한 때의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기타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제1심의 민사사건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사건은 이를 제외한다.
1. 소의 변경으로 본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사건
2. 당사자참가, 중간확인의 소 또는 반소의 제기 및 변론의 병합으로 인하여 본문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과 병합심리하게 된 사건 민사소송규칙(2002. 6. 28. 대법원규칙 제176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5조(단독사건에서 소송대리의 허가) ② 제1항과 법 제8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야 한다.
1. 당사자의 배우자 또는 4촌 안의 친족으로서 당사자와의 생활관계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7조(소송대리인의 자격)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은 상고가 제한될 수 있는 소액사건의 구체적인 범위와 기준을 대법원규칙에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이는 재판청구권 제한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하위 규정에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는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나.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
3천만 원 이하의 소액사건이라 하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사건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민사소송법과 소액사건심판법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통해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당사자의 권리 구제라는 공익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은 3천만 원 이하의 모든 사건에 대하여 상고가 가능한 사유를 일률적으로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행복추구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다.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
지방법원 합의부가 심리하는 소액사건 항소심의 경우, 제1심에서 소송을 대리해오던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사건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소송을 대리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신속ㆍ간편ㆍ저렴하게 처리되어야 할 소액사건에서도 고액의 수임료를 지급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할 수 없게 하므로, 소액사건의 항소심에 대하여 소송대리인 특칙을 도입하지 않은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4.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한다. 이 경우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03. 5. 15. 2001헌바90 참조). 청구인은 당해 사건 항소심에서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에 근거한 소송대리허가신청을 한 바 없고,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소송을 진행하였으므로 소송대리인의 예외에 관한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심판청구 중 소송대리인 자격 예외조항에 대한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5.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이 상고가 제한될 수 있는 소액사건의 구체적인 범위를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은 재판청구권 제한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을 하위 규정에 위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는지가 문제된다.
나.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되고 있다.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으나,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는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18. 4. 26. 2015헌가13). 입법자는 법원의 과도한 사건 부담을 방지하고 당사자간의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소액사건심판법을 제정하여 소송가액이 낮은 민사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사건을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다만 소액사건이 될 수 있는 지방법원 및 그 지원 관할 민사사건의 범위에 대해서는 법률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을 통해 대법원규칙으로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소액사건이 될 수 있는 금액의 기준은 당시의 물가나 국민소득, 접수되는 민사사건의 평균 소가, 사법자원의 합리적 분배 필요성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소액사건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위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액사건의 상고가 제한되는 것은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으로 인한 것이고,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은 간이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소액사건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조항이 오로지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소액사건의 적용범위가 반드시 법률에서 직접 정해야 하는 본질적인 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를 대법원규칙에 위임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6.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소액사건에 대해 상고 및 재항고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하고 있는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이 행복추구권 또한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의 침해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헌재 2011. 6. 30. 2010헌바395 참조).
(3) 청구인은 ‘소송목적의 값이 3천만 원 이하의 소액사건이라 하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사건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민사소송법과 소액사건심판법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소송목적의 값이 3천만 원 이하인 경우 소액사건에 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소액사건심판규칙 조항(제1조의2)에 의한 것이지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은 다른 조항에 대한 위헌 주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의 위헌 여부와는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피지 아니한다.
나.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과 사실상 내용이 동일한 구 소액사건심판법(1973. 2. 24. 법률 제2547호로 제정되고, 2023. 3. 28. 법률 제192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및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 이미 수차례에 걸쳐 합헌 내지 기각 결정을 하여 왔는데(헌재 1992. 6. 26. 90헌바25; 헌재 1995. 10. 26. 94헌바28; 헌재 2001. 9. 27. 2000헌바93; 헌재 2005. 3. 31. 2004헌마933; 헌재 2009. 2. 26. 2007헌마1388; 헌재 2009. 2. 26. 2007헌마1433; 헌재 2011. 6. 30. 2010헌바395; 헌재 2012. 12. 27. 2011헌마161; 헌재 2025. 7. 17. 2023헌바196),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물적 독립과 인적 독립이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일 뿐,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아니하고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되, 절차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실체법이 정한 내용대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취지이며, 여기서 곧바로 상고심재판을 받을 권리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상고심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명문화한 규정이 없고 상고문제가 일반 법률에 맡겨진 것이 우리 법제라면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모든 사건에 대해 상고법원의 구성법관에 의한, 상고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모든 사건에 대해 획일적으로 상고할 수 있게 하느냐 않느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재량의 문제라고 할 것이므로,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이 소액사건에 대하여 상고의 이유를 제한하였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선례들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재판청구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7. 결론
그렇다면 소액사건 적용범위조항 및 소액사건 상고제한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