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7. 17. 선고 2022헌마774 결정 [공직선거법 제190조 제2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임태호
1.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75조 중 지역구도의원 선거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여수시 ○○면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2022. 6. 1.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 전라남도의원 선거에서 여수시 제○○선거구(이하 ‘이 사건 선거구’라 한다)의 선거인이었다. 그런데 후보자등록마감시각을 기준으로 이 사건 선거구에 후보자 1명만이 등록함에 따라,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가 당선인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도의원 선거에 있어 무투표당선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90조 제2항이 자신의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2. 5.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다.
나. 그 후 선정된 국선대리인은 2022. 8. 9. 보충서를 제출하면서, 청구인의 헌법소원심판청구서의 내용을 추인하는 외에도 공직선거법 제275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내용의 청구취지를 추가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지역구도의원 선거의 유권자이고, 공직선거법 제190조 제2항에 있어서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부분은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하였을 때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90조 제2항 중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한 때에는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부분’ 가운데 지역구도의원 선거에 관한 부분(이하 ‘무투표당선조항’이라 한다) 및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75조 중 지역구도의원 선거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운동중지조항’이라 하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90조(지역구지방의회의원당선인의 결정·공고·통지) ②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하거나 후보자등록마감후 선거일 투표개시시각까지 후보자가 사퇴·사망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되어 후보자수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75조(선거운동의 제한·중지)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에서 후보자등록마감후 후보자가 사퇴·사망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된 경우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가 그 선거구에서 선거할 정수범위를 넘지 아니하게 되어 투표를 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그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이 법에 의한 해당 지역구국회의원선거, 해당 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의 선거운동은 이를 중지한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조(지방의회의원선거구의 획정) ① 시·도의회의원지역선거구(이하 “시·도의원지역구”라 한다)는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그 밖의 조건을 고려하여 자치구·시·군(하나의 자치구·시·군이 2 이상의 국회의원지역구로 된 경우에는 국회의원지역구를 말하며, 행정구역의 변경으로 국회의원지역구와 행정구역이 합치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행정구역을 말한다)을 구역으로 하거나 분할하여 이를 획정하되, 하나의 시·도의원지역구에서 선출할 지역구시·도의원정수는 1명으로 하며, 그 시·도의원지역구의 명칭과 관할구역은 별표 2와 같이 한다.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90조(지역구지방의회의원당선인의 결정·공고·통지) ① 지역구시·도의원 및 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의 선거에 있어서는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당해 선거구에서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지역구자치구·시·군의원선거에 있어서는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 순으로 의원정수에 이르는 자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다만,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연장자순에 의하여 당선인을 결정한다.
3. 청구인의 주장
무투표당선조항은 지역구도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1명인 경우 청구인이 해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무투표당선조항은 보통선거원칙, 평등선거원칙, 직접선거원칙, 헌법 제37조 제2항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지방의회의원 선거권을 침해한다. 무투표당선조항은 지방의회의원 선거제도의 본질적 내용도 침해한다. 선거운동중지조항은 지역구도의원 선거에서 후보자가 1명이어서 투표를 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선거운동을 중지하도록 하는바, 이는 유권자인 청구인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한다.
4. 선거운동중지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자신의 기본권을 현재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사람이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법령으로 인한 기본권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당해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여야 한다(헌재 1999. 5. 27. 97헌마368 참조). 선거운동중지조항은 ‘후보자등록마감후 후보자가 사퇴·사망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된 경우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가 그 선거구에서 선거할 정수범위를 넘지 아니하게 되어 투표를 하지 않게 된 때’에 선거운동을 중지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적용의 시적 범위를 후보자등록마감시점이 지난 시기로 명확히 규율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언상 선거운동중지조항은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이미 후보자가 선거구에서 선거할 정수범위를 넘지 않아 투표를 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헌재 2024. 3. 28. 2022헌마885 참조). 청구인이 문제 삼고 있는 이 사건 선거구에는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이미 후보자 1명만이 등록하여 투표가 실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선거운동중지조항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운동중지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무투표당선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18조 제2항은 지방의회의 의원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하여 지방의회의원의 선출은 선거를 통해야 함을 천명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이나 내용은 법률에 유보하여, 지방의회의원 선거권이 헌법 제24조가 보장하는 기본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797 참조). 무투표당선조항은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지역구도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한 때에는 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게 하므로, 청구인의 선거권을 제한한다. 무투표당선조항이 보통선거원칙, 평등선거원칙, 직접선거원칙에 위배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유권자의 의사 확인 없이 해당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것이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인데, 이에 대한 판단은 무투표당선조항이 청구인의 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함께 판단할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무투표당선조항이 지방의회의원 선거제도에 위배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헌법의 기본원리 혹은 헌법상 보장된 제도의 본질이 훼손되었다고 하여 이러한 점만으로 바로 국민의 기본권이 직접 현실적으로 침해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데다가(헌재 2016. 3. 31. 2014헌마581등 참조), 무투표당선조항에 대하여는 앞서 본 선거권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무투표당선조항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선거권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무투표당선조항의 입법목적은 선거에 소요되는 여러 가지 절차를 간소화하고 선거비용을 절감하는 등 선거제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후보자등록마감시각에 후보자가 당해 선거구에서 선거할 지역구도의원정수를 넘지 아니한 경우 투표를 생략하고 해당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수단이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797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지역구도의원의 선거에 있어서는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가 당선인으로 결정되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음이 원칙이다(제190조 제1항). 하나의 도의원지역구에서 선출할 지역구도의원정수는 1명인바(제26조 제1항), 후보자가 1인일 경우에는 투표절차를 거친다 해도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유권자 중 누구도 해당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 1표를 얻더라도 출마한 1인의 후보가 당선인이 되는 것은 확실시된다. 이처럼 한 명의 후보만이 출마하여 당선인이 확정적인 경우에는 선거를 치루는 것이 요식적인 행위에 불과하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투표를 생략하고 해당 후보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선거운동, 투표관리 및 참관, 개표 등에 소요되는 선거비용을 절감하고 행정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797 참조). 물론 입법자는 후보자가 1명일 경우에도 투표를 실시하여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할 경우에만 당선인으로 인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선거권을 보다 폭넓게 보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선인의 결정방식은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여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부분이며, 당선인이 반드시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해야 민주적 정당성이나 대표성을 획득한다고 볼 수도 없다. 투표가 행해지는 선거구에서는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하지 않더라도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기만 하면 당선인으로 결정되는데, 후보자가 1명인 선거구에서만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요구한다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처럼 선거권 행사의 보장이 기본권 보장에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무투표 당선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입법자의 결단은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후보자가 1인일 경우에도 투표를 실시하여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할 경우에만 당선인으로 인정하게 되면, 해당 비율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당선인이 없게 되어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선거 실시에 따르는 새로운 후보자 확보 가능성의 문제, 행정적인 번거로움과 시간·비용의 낭비가 초래된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797 참조). 또한, 도의원은 주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를 구성하므로, 도의원이 장기간 선출되지 않을 경우 도의회의 운영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 입법자가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등록마감일까지 후보자가 1인일 경우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해당 후보자를 지역구도의원의 선거의 당선인으로 정하도록 결단한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은 과도한 제한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무투표당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3) 법익의 균형성
당선인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투표에 소요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선거비용을 절감하여 선거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공익은 중대하다. 반면 후보자가 1인인 경우에는 투표를 실시하더라도 결국 해당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것이 명백하므로, 무투표당선조항이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1인 후보자라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무투표 당선을 규정한 것은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비교적 크지 않다. 따라서 무투표당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소결
무투표당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선거운동중지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