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6. 27. 선고 2020헌바514 결정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의2 제3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차○○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강남담당변호사 정종식 외 3인
- 당해사건
- 수원지방법원 2020노582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1호 중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같은 법 제84조의2 제3호 중 제21조 제4항 제1호의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4조 제4항 제2호 중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을 조합 임원이 따르도록 한 부분,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6. 12. 법률 제156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제6호 중 제124조 제4항 제2호를 위반하여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조합 임원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1. 21.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장으로 취임한 사람이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합의 2017. 1. 21.자 임시총회에서 조합장으로 선출되었는데, 그 의결이 있기 전날인 2017. 1. 20. 18:00경부터 19:33경까지 ○○시 ○○동에 있는 식당에서, 조합장 선출에 관여한 이 사건 조합의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선거관리위원, 조합원, 홍보업체 부장, 홍보요원 등에게 14만 원 상당의 식사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 임원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였다(이하 ‘이 사건 향응제공사실’이라 한다). 또한 청구인은 2018. 3. 12.경 이 사건 조합 사무실에서 조합원 박○○으로부터 조합원 명부를 복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15일 이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요청불응사실’이라 한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향응제공사실과 이 사건 요청불응사실로 공소제기되어 제1심에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되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0. 1. 21. 선고 2019고단322, 763(병합) 판결], 청구인이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수원지방법원 2020. 7. 20. 선고 2020노582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1007 판결).
라.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이 사건 향응제공사실에 대하여 적용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의2 제3호, 제21조 제4항 제1호, 이 사건 요청불응사실에 대하여 적용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8조 제6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24조 제4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20초기1645), 2020. 7. 23. 기각되고 2020. 9. 18. 그 결정 정본을 송달받자, 2020. 10.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향응제공사실과 관련하여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4조의2 제3호, 제21조 제4항 제1호 전체에 대한 심판을 구하였으나, 당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면 청구인이 조합 임원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한 행위가 문제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이 사건 요청불응사실과 관련하여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8조 제6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24조 제4항 전체에 대한 심판을 구하였으나, 당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면 청구인이 조합원으로부터 조합원 명부를 복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15일 이내에 응하지 아니한 행위가 문제되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4항 제1호 중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 같은 법 제84조의2 제3호 중 제21조 제4항 제1호의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한 부분(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제1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4조 제4항 제2호 중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을 조합 임원이 따르도록 한 부분,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6. 12. 법률 제156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제6호 중 제124조 제4항 제2호를 위반하여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조합 임원에 관한 부분(이하 두 조항을 합하여 ‘제2심판대상조항’이라 하고, 제1심판대상조항과 제2심판대상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조합의 임원) ④ 누구든지 추진위원회 위원 또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1.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제84조의2(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 제21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를 위반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거나, 제공을 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한 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4조(관련 자료의 공개 등) ④ 조합원, 토지등소유자가 제1항에 따른 서류 및 다음 각 호를 포함하여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대하여 열람·복사 요청을 한 경우 추진위원장이나 사업시행자는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2. 조합원 명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고, 2018. 6. 12. 법률 제156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6. 제12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비사업시행과 관련한 서류 및 자료를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조 제4항을 위반하여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열람·복사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추진위원장, 전문조합관리인 또는 조합임원(조합의 청산인 및 토지등소유자가 시행하는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그 대표자, 제27조에 따른 지정개발자가 사업시행자인 경우 그 대표자를 말한다) [관련조항]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조합의 임원) ④ 누구든지 추진위원회 위원 또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2.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의사 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3. 제3자를 통하여 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행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4조(관련 자료의 공개 등) ④ 조합원, 토지등소유자가 제1항에 따른 서류 및 다음 각 호를 포함하여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대하여 열람·복사 요청을 한 경우 추진위원장이나 사업시행자는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1. 토지등소유자 명부
3.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류 및 관련 자료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4조(관련 자료의 공개 등) ① 추진위원장 또는 사업시행자(조합의 경우 청산인을 포함한 조합 임원, 토지등소유자가 단독으로 시행하는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서류 및 관련 자료가 작성되거나 변경된 후 15일 이내에 이를 조합원, 토지등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하여야 한다.
1. 제34조 제1항에 따른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및 정관등
2. 설계자·시공자·철거업자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 용역업체의 선정계약서
3. 추진위원회·주민총회·조합총회 및 조합의 이사회·대의원회의 의사록
4. 사업시행계획서
5. 관리처분계획서
6. 해당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공문서
7. 회계감사보고서
8. 월별 자금의 입금·출금 세부내역
9. 결산보고서
10. 청산인의 업무 처리 현황
11. 그 밖에 정비사업 시행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류 및 관련 자료
3. 청구인의 주장
가. 제1심판대상조항은 단순히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라고만 규정하여, 수범자 입장에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고 지나치게 추상적·포괄적으로 금지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나. 제2심판대상조항의 ‘조합원 명부’에는 조합원의 성명, 휴대전화 번호, 실거주지 등 조합원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포함되는바, 제2심판대상조항은 요청자의 알 권리 보호에 치중하여, 조합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조합장인 청구인에게 복사 요청에 따를 것을 강제하고 형사처벌까지 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제1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판단
제1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헌법 제12조 및 제13조가 보장하는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 해석이 필요하더라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여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헌재 2024. 4. 25. 2022헌바204). 2002. 12. 30. 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은 도시기능의 회복이 필요하거나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을 효율적으로 개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참조). 조합의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는 계약체결과 관련한 공정성이 중요하므로, 계약체결을 주도하는 조합 임원의 선임에 있어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이 엄격히 유지될 필요가 있다. 이에 조합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하기 위하여 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된 구 도시정비법 제21조 제4항에서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같은 법 제84조의2 제3호에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헌재 2022. 10. 27. 2019헌바324 참조). 도시정비법상 ‘조합 임원’은 조합장 1명과 이사, 감사를 말하고(제41조 제1항), 조합 임원의 수 및 업무의 범위, 조합 임원의 권리·의무·보수·선임방법·변경 및 해임에 관한 사항은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40조 제1항 제5호, 제6호). 조합장은 조합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며, 총회 또는 같은 법 제46조에 따른 대의원회의 의장이 된다(도시정비법 제42조 제1항). 도시정비법의 입법목적, 조합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통한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이라는 제1심판대상조항의 도입 취지, 조합의 의사결정 과정에 금전이 결부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여야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1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는 ‘조합 임원의 선출에 즈음하여’, ‘조합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여’라는 의미로 봄이 타당하고, 대법원 역시 같은 관점에서 위 요건을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11007 판결 참조). 법원의 위와 같은 제한적인 해석을 고려하면, 개별사건에서 피고인이 조합 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향응을 제공한 것인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행위 동기 및 경위, 행위 내용과 태양, 행위 시기와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관의 제1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보충적 해석·적용을 통해 가려질 수 있다(헌재 2022. 10. 27. 2019헌바324 참조). 따라서 제1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제2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의 정리
제2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는 조합장 등 조합 임원이고, 조합 임원은 해당 의무를 직무 수행의 차원에서 부담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조항은 조합 임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한편, 제2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조합 임원이 조합원 명부의 복사 요청에 응하는 경우, 이를 요청한 조합원이 조합원 명부에 기재된 다른 조합원의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되므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제한된다. 따라서 제2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조합 임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조합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청구인은 제2심판대상조항이 조합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가장 밀접한 기본권인 조합 임원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조합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살펴보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17. 10. 26. 2016헌바301 참조).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조합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금을 운용하면서 시공사 등 정비사업과 관련한 여러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각종 권한을 보유하기 때문에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과 관련된 비리로 부당하게 공사비가 증액되거나 불공정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 해당 조합 및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고, 이는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치므로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이 조합의 업무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헌재 2011. 4. 28. 2009헌바90 참조). ‘조합원 명부’는 해당 정비사업조합에 속해 있는 조합원을 특정·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열거하여 조합원의 현황을 정리한 자료로, 일반적으로 여기에는 조합원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조합의 정관에는 조합원의 자격과 제명, 탈퇴 및 교체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고(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3호 참조), 그에 따라 조합원의 현황은 계속하여 변동될 수 있는 것이므로, 조합원은 자신의 권리행사나 의무부담과 관련하여 자신이 속한 조합의 조합원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제2심판대상조항은 정비사업이 공정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조합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고 조합의 운영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 조합 임원으로 하여금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에 응하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제2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조합 임원은 조합원 명부의 복사 요청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요청에 따라 별도의 검토를 하여야 하거나 새로운 문건을 작성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조합 임원은 조합이 이미 작성하여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 명부’를 그대로 복사할 수 있도록 하면 족하므로 그 업무 부담은 제한적이다. 또한 제2심판대상조항은 그 요청에 대하여 15일 이내에 응하도록 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업무 부담의 정도를 고려할 때 ‘15일 이내’라는 기간이 과도하게 짧게 설정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조합 임원이 조합원의 복사 요청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가 과태료 등 행정상 제재로 충분한 것인지, 아니면 형벌이라는 제재를 동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볼 것인지는 일차적으로 입법자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헌재 2011. 4. 28. 2009헌바90 참조). 또한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이 조합의 업무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조합의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조합원들로 구성되는 총회의 의결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도시정비법 제44조 및 제45조 참조) ‘조합원 명부’는 조합원들이 조합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감시·통제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 필요하다. 따라서 조합원의 조합원 명부 복사 요청에 불응한 행위를 강하게 제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형사처벌보다 경한 행정청의 과태료처분 등으로 제2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제2심판대상조항이 조합 임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2) 한편, 제2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조합 임원이 조합원 명부의 복사 요청에 응하는 경우, 그 조합원 명부에 포함된 조합원의 개인정보가 제공되므로 해당 조합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제한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조합원 명부’에 포함되는 개인정보는 일반적으로 조합원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 등으로, 조합원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여지가 적다. 조합원이 제2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조합원 명부를 복사하는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하도록 하고 있고(도시정비법 제124조 제3항), 복사를 요청한 사람은 제공받은 서류와 자료를 사용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활용하여서는 안 되므로(같은 조 제6항), 조합원 명부를 복사하여 준 경우에 조합원의 개인정보가 오용 또는 남용될 여지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제2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여 조합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법익의 균형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제2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조합 임원이 부담하게 되는 직무 수행상의 의무는 그 내용이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조합원 명부에 포함된 개인정보 역시 주로 조합원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 등으로서 일반적으로 조합 운영과 관련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정보에 해당하므로, 조합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은 낮으며 제공된 개인정보가 오·남용될 우려 역시 제한적이다. 따라서 제2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조합 임원이나 조합원의 사익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조합원 명부는 조합원이 조합의 업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에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로 기능하며, 이를 통하여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제고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제2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소결
제2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조합 임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조합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