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4. 25. 선고 2020헌바600 결정 [형법 제137조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대리인
- 법무법인 어울림담당변호사 이담 외 2인
- 당해사건
- 대법원 2020도3887 위계공무집행방해등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7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환경분야 시험ㆍ검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환경시험검사법’이라 한다)상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 주식회사(구 □□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이다. 청구인은 위 회사가 2006. 3.경 ○○제련소로부터 위탁받은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 대행업무와 관련하여, 2016. 8. 1.경부터 2019. 5. 13.경까지 사이에 거짓으로 기록한 대기측정기록부를 발행하고, 위 대기측정기록부상의 조작된 측정분석값을 이용하여 대기환경보전법상 기본부과금 산정을 위한 자료인 확정배출량명세서를 작성하여, 위계로써 담당 공무원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자에 대한 관리ㆍ감독 및 기본부과금 부과ㆍ징수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고단2007).
나. 항소심 법원은 2020. 2. 14. 청구인에 대하여 일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이하 ‘위계공무집행방해죄’라 한다)와 일부 환경시험검사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 5월을, 나머지 환경시험검사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 3월을, 나머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9노4634). 청구인은 위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2020. 11. 12. 상고기각판결을 받았다(당해 사건).
다.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한 형법 제137조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0. 11. 12. 기각되자(대법원 2020초기681), 2020. 12. 2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7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무원에 대하여 그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조지하거나 그 직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의 ‘위계’, ‘직무집행’, ‘방해’는 모두 불확실성을 지닌 용어이고, 특히 ‘위계’의 의미가 모호하여 일관된 해석기준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조차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 것인지를 알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위계는 그 위법성이나 죄질, 비난가능성이 폭행 또는 협박보다 현저히 가볍고, 공무원에게는 자기의 직무집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계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 그 책임을 전적으로 행위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 또한 외국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많은 국가들이 위계로써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도 심판대상조항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성립하는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 제1항, 이하 ‘일반 공무집행방해죄’라 한다)와 동일한 법정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은 전체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었거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것으로서, 비례원칙 내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을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과 동일하게 규정함으로써 비례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의 법정형이 절대적으로도 과중하고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와의 관계에서도 균형이 맞지 않다는 취지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이때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은 형벌과 관련된 과잉금지원칙의 특화된 표현이므로(헌재 2013. 9. 26. 2012헌바262등 참조), 청구인이 주장하고 있는 과잉금지원칙 위반의 여부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 포함하여 판단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침해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명확성원칙은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하므로,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한지 여부는 수범자의 입장에서 예측가능성이 있는지 및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참조). 따라서 처벌법규가 가치개념을 포함한 일반적, 규범적 개념을 사용하더라도,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당해 법률의 체계 및 다른 규정들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하거나 이미 확립된 판례를 통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규정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신뢰성 있는 원칙을 도출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그 법률조항의 취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그 범위 내에서 명확성원칙은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한 법문의 해석으로 처벌법규의 의미내용을 확인해낼 수 있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21. 12. 23. 2019헌바87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위계’, ‘직무집행’, ‘방해’라는 불확실성을 지닌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각 용어의 명확성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행위수단으로서의 ‘위계’
우선 심판대상조항의 문언 중 ‘위계(僞計)’의 의미에 관하여 살펴보면, 사전적으로 위계는 ‘거짓으로 계책을 꾸밈. 또는 그 계책.’이라는 의미이고, ‘계책’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꾀나 방법을 생각해 냄. 또는 그 꾀나 방법.’으로 정의된다. 한편 대법원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계’는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그 오인, 착각, 부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대법원 1983. 9. 27. 선고 83도1864 판결; 대법원 1995. 5. 9. 선고 94도2990 판결 등 참조)이라고 판시하였고, 행위수단으로 ‘위계’를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다른 범죄들과 관련하여서도 그 속성을 ‘목적성 내지 의도성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성’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사전적 의미와 상통한다. 이상과 같은 ‘위계’의 사전적 의미와 이에 대한 법원의 일관된 해석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에 사용된 ‘위계’라는 개념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나) 구성요건적 결과로서의 ‘직무집행’의 ‘방해’
한편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방해’가 발생함으로써 성립하는데, 사전적으로 ‘직무’는 ‘직책이나 직업상에서 책임을 지고 담당하여 맡은 사무’로, ‘집행’은 ‘실제로 시행함’ 내지 ‘법률, 명령, 재판, 처분 따위의 내용을 실행하는 일’로, ‘방해’는 ‘남의 일을 간섭하고 막아 해를 끼침’으로 각 정의된다. 대법원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란 법령의 위임에 따른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집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공권력의 행사를 내용으로 하는 권력적 작용뿐만 아니라 사경제주체로서의 활동을 비롯한 비권력적 작용도 포함된다고 일찍이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6349 판결 참조). 한편 어떠한 상황에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볼 것인지에 관하여도 다수의 판례가 축적되어 있다. 판례는 공무원에게 실체적 진실을 밝힐 의무(법관이나 수사관의 경우) 내지 직무집행의 바탕이 되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행위자가 허위 진술을 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며(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1도7045 판결 등 참조), 행정관청 등이 나름대로 충실한 심사를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행위자의 위계로 인하여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 경우에 비로소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7297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직무집행’ 및 ‘방해’의 의미가 다소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미 확립된 판례를 통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충분히 보완될 수 있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
(다)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범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 및 범위의 선택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는 등 헌법상의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5. 11. 26. 2014헌바436 참조). 다만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형성권은 무제한적인 것일 수 없다. 따라서 형벌규정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구체적 판단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기능으로서의 공무 그 자체, 즉 공무원에 의하여 수행되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도9049 판결;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도10402 판결 참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작용이 원활하고 공정하게 행해지는 것은 국민 전체에게 이익이 되고, 그 반대의 경우 국가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도 저해될 것이므로, 공무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일반예방적 효과가 있는 형벌로써 제재할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물론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지므로(국가공무원법 제56조), 공무의 집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인바, 위계에 의하여 공무집행이 방해되는 경우 그 책임을 전적으로 행위자에게 부담시킬 수만은 없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형법 해석론상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행위자가 단순히 허위진술을 하거나 사실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 정도로는 성립하지 아니하고, 수사기관이나 행정관청이 나름대로 충실한 수사 또는 심사를 하였음에도 행위자의 위계로 인하여 잘못된 결론을 내림으로써 구체적인 직무집행이 저지되거나 현실적으로 곤란해지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비로소 성립하므로(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7297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도18646 판결 등 참조),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는 행위가 끼치는 해악 및 그 행위자의 책임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앞서 살펴본 공무집행방해죄의 보호법익,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행위를 처벌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공무집행의 방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여러 행위수단 중 ‘폭행’, ‘협박’뿐 아니라 ‘위계’ 역시 처벌하기로 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여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징역형과 더불어 벌금형을 선택형으로 규정하고 있고 징역형의 하한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법관에게 양형재량권을 발휘할 여지를 허용하고 있는바, 법원이 구체적 사안에서 행위의 동기, 위계가 사용된 방식,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에 따른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죄질이 경미하고 비난가능성이 작은 경우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을 하지 않더라도 양형단계에서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형벌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라. 형벌체계의 균형성 및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헌재 2017. 8. 31. 2015헌가30 참조).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보호법익이나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2) 구체적 판단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위계를 수단으로 하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와 폭행, 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은 동일하다. 비록 위계의 행위반가치가 폭행이나 협박과 견주었을 때 경우에 따라 작을 수 있기는 하나, 아래에서 보듯이 심판대상조항이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와의 관계에서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우선 일반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 또는 협박 행위로써 바로 기수에 이르고 구체적인 직무집행이 방해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는 반면(대법원 2018. 3. 29. 선고 2017도21537 판결 참조)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실적인 방해의 결과가 발생해야 비로소 기수에 이른다고 해석되므로(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도18582 판결 참조),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와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범행 수단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구성요건으로서 공무집행의 방해라는 결과발생을 요하는지 여부에서도 차이가 있다. 또한 일반 공무집행방해죄와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모두 공무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아니라 공무원에 의하여 집행되는 공무 그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범죄로서, 위계가 폭행ㆍ협박과 달리 공무원의 신체침해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양태의 위계가 가능하므로 그 행위반가치가 반드시 폭행ㆍ협박보다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과반가치의 면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교묘한 위계에 의하여 공무집행이 방해되는 정도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하여 공무집행이 방해되는 정도보다 한층 더 심각할 수 있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