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1. 25. 선고 2021헌마1028 결정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대리인
- 변호사 현지훈
- 선고일
- 2024. 1. 25.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1998. 3. 1. 육군 소위로 입대하여 2016. 11. 1. 중령으로 진급한 사람이다. 청구인은 2019. 10. 10. 회식자리에서 피해자 7급 군무원을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0. 9. 9.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보통군사법원 2020고11), 2021. 4. 15.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고등군사법원 2020노309), 상고심에서 2021. 6. 10. 상고기각결정을 받아 2021. 6. 23.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1도5132). 이에 따라 청구인은 2021. 6. 23. 제적되었고, 이후 2분의 1 감액된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을 지급받게 되었다.
나. 이에 청구인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장교, 준사관, 부사관(이하 ‘장교 등’이라 한다)의 당연제적을 규정한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군인의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을 감액하도록 규정한 군인연금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8.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청구인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로서 당연제적이 되었으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군인사법(2019. 1. 15 법률 제16224호로 개정된 것) 제40조 제1항 제4호 본문 중 ‘제10조 제2항 제5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제적조항’이라 한다), 군인연금법(2019. 12. 10. 법률 제1676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8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감액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제적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군인사법(2019. 1. 15 법률 제16224호로 개정된 것) 제40조(제적) ①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제적된다.
4.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었을 때. 다만, 제10조 제2항 제6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한다. (각 목 생략) 군인연금법(2019. 12. 10. 법률 제1676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8조(형벌 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 ①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급여액은 이미 낸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 제379조에 따른 이자를 가산한 금액 이하로 감액할 수 없다.
1. 복무 중의 사유(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 또는 소속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따르다가 생긴 과실로 인한 사유는 제외한다)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관련조항] 군인사법(2011. 5. 24. 법률 제1070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결격사유 등)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
5.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거나 그 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군인연금법 시행령(2020. 6. 9. 대통령령 제3075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1조(형벌 등에 의한 급여의 제한) ① 군인 또는 군인이었던 사람이 법 제38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급여액을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그 급여가 퇴역연금인 경우에는 그 사유에 해당하게 된 날이 속하는 달까지는 감액하지 않는다.
1. 복무 중의 사유(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 또는 소속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따르다가 생긴 과실로 인한 사유는 제외한다)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급여액의 2분의 1
3. 청구인의 주장
가. 군인등 강제추행죄에서는 법정형으로 벌금형을 정하고 있지 않아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군인등 강제추행죄의 죄질과 상관없이 군인신분을 당연히 박탈하고 군인연금을 감액함으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군인은 군인등 강제추행죄를 범하면,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금고 이상의 형만 선고받을 수 있어 군인신분이 박탈되고 군인연금이 감액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제적조항에 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1997. 11. 27. 95헌바14등 결정, 2003. 12. 18. 2003헌마409 결정, 2004. 4. 29. 2003헌마866 결정, 2011. 6. 30. 2010헌바478 결정, 2015. 10. 21. 2015헌바215 결정, 2022. 9. 29. 2021헌바294 결정에서, 지방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에 해당하게 되면 당연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중 제31조 제4호 부분에 대하여 지방공무원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공무원은 직무의 내용인 공무수행 그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라는 근무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공적 사무를 수행할 권리와 이에 따른 신분상·재산상의 부수적 권리를 향유함과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고도의 윤리적·도덕적 의무를 부담한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고도의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그가 수행하는 직무 그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공무원 개개인이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공무원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당해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어 원활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공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과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고 공무원에게 공무를 위임한 국민의 일반의사에도 부합할 것이다. 그런데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를 이유로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내려지도록 법률에 규정하는 방법과 별도의 징계 절차를 거쳐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 것으로서 그 중 어느 방법만이 헌법에 합치하고 다른 방법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별도의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에 따라 공무원에 대하여 부과되는 신분상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이 합리적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헌법적 제약이 따른다. 법관은 범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형종, 형량을 선택하게 된다. 범정이 매우 무거운 범죄 또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 대하여는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법원이 범죄의 모든 정황을 고려하여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의 판결을 하였다면 그와 같은 사실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으로서 당해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지 아니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사정은 당해 공무원이 저지른 범죄행위가 직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거나 과실에 의한 것이거나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에 내포된 사회적 비난가능성과 공무원에게는 직무의 성질상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여 공공의 이익을 해할 우려 또한 적지 아니하다. 그렇다면 공무원에게 가해지는 신분상 불이익과 보호하려는 공익을 비교할 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을 공무원의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 제적조항은 그 규율대상이 지방공무원이 아닌 장교 등이라는 점에서 위 선례들의 심판대상조항과 다르지만, 실질적인 규율내용이 동일하고 장교 등 역시 공무원으로서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므로 고도의 윤리,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직무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임은 지방공무원과 다를 바 없다. 청구인은 이 사건 제적조항으로 인하여 다른 공무원보다 불합리한 차별취급을 받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제적조항이 부과하는 제재의 내용은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 등 다른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법령에서 정한 신분상 제재와 다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제적조항에서 비롯되는 차별취급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제적조항에 대하여도 위 선례들의 취지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고, 이 사건에서 그 판단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선례들의 결정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적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감액조항에 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3. 9. 26. 2011헌바100 결정에서, 이 사건 감액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군인연금법(2009. 12. 31. 법률 제9904호로 개정되고, 2013. 3. 22. 법률 제1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제1호(이하 ‘구 군인연금법조항’이라 한다)가 군인의 재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구 군인연금법조항은 군인이 퇴직한 뒤 그 복무 중의 근무에 대한 보상을 함에 있어 군인으로서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군인과 성실히 근무한 군인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측면과 아울러 위와 같이 보상액에 차이를 둠으로써 군인범죄를 예방하고 군인이 복무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군인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당해 군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어 원활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군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비록 군인의 직무와는 관련이 없는 사유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법률적 혹은 사회적 비난가능성, 군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 가능성은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유보다 더욱 큰 경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지급제한 사유를 직무관련사유로 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군인의 신분이나 직무와 관련 없는 범죄’의 범주에 어떠한 범죄들은 포함시키고 어떠한 범죄들은 제외할 것인지를 입법적으로 규율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어, 범죄의 유형에 따른 입법을 하는 경우에는 당해 법률조항에 포함된 범죄를 저지른 군인과 그 유형에 포함되지 아니한 범죄를 저지른 다른 군인 사이에 평등원칙이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범죄의 유형에 따른 구분만으로는 군인범죄에 대한 연금 수급권 조절 문제를 온전히 합리적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나아가 구 군인연금법조항은 급여의 감액사유를 위와 같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감액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본인이 납부한 기여금과 그에 대한 이자의 합산액 부분만큼은 감액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그 침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군인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는 군인 개개인이나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 구 군인연금법조항에서 규정한 퇴직급여 감액사유는 결국 군인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서 비롯된 것인 점, 특히 구 군인연금법조항은 과거 군인연금법조항과 달리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범,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범죄의 경우는 퇴직급여 등의 감액 사유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여 침해되는 사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구 군인연금법조항으로 인하여 퇴역군인들이 침해받는 사익에 비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더욱 크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구 군인연금법조항은 군인의 재산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2) 선례 변경 필요성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감액조항으로 인하여 다른 공무원보다 불합리한 차별취급을 받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감액조항이 부과하는 제재의 내용은 공무원연금법 등 다른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법령에서 정한 경제적 제재와 다르지 않으므로, 이 사건 감액조항에서 비롯되는 차별취급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감액조항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감액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이영진의 이 사건 감액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이 사건 감액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재 2013. 9. 26. 2011헌바100 결정에서의 반대의견과 그 뜻을 같이 하며, 이에 더하여 아래와 같이 견해를 밝히는 바이다.
가. 먼저 위 2011헌바100 결정에서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의 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직무와 관련 없는 범죄의 경우는 그로 인하여 실추되는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의 손상이 직무관련 범죄에 비하여 없거나 그 정도가 약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고의범이라 하더라도 죄질의 경중, 파렴치 범죄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모든 범죄는 법령에 위반되는 행위를 전제로 하는바, 이를 군인의 법령준수의무와 연관 짓는다면 결국 군인이 저지르는 모든 범죄는 고의, 과실을 막론하고 군인의 신분상 의무 위반으로 귀결되고, 이러한 결과는 구 군인연금법조항을 개정한 취지와도 어긋나게 된다. 직무와 관련 없는 고의범의 경우 퇴직급여 등의 감액 대상이 되는 범죄의 선고형 하한을 높여 침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독일도 퇴직 공무원이 퇴직급여 청구권을 상실하게 되는 선고형의 기준을 범죄 종류에 따라 달리 규정한다. 우리 법원 실무상 비교적 중한 죄를 저지른 때에야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하는 점을 고려하면,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을 받은 경우’에야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도록 정할 수도 있다. 일반직장인과 군인은 같은 직업인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는 추세이고 특히 오늘날 급여에 관한 한 공익과 사익의 질적 구분은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공직에서 퇴출당할 군인에게 더 나아가 일률적으로 그 생존의 기초가 될 퇴직급여 등까지 반드시 감액하도록 규정한다면 그 법률조항은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지나치게 공익만을 강조한 입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구 군인연금법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군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감액조항의 입법목적은 군인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아니한 군인에 대하여 보상을 달리함으로써 군인 범죄를 예방하고 군인이 재직 중 직무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도모하려는 것이다. 입법자는 헌재 2009. 7. 30. 2008헌가1등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 또는 소속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따르다가 생긴 과실로 인한 사유는 제외한다"는 예외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직무관련성이 없는 과실범을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의 감액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 고의범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외규정을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고의범 중에서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고 범죄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와 직무관련 범죄, 반국가적 범죄 등으로서 군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손상시키는 범죄의 경우는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다르다. 즉, 군인이 직무와 전혀 무관하게 폭행이나 명예훼손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뇌물죄 등을 저지른 경우를 동일하게 평가해서는 아니 된다. 군인이 직무와 관련 없는 고의범죄를 저질러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직무에서 배제하거나 일정한 경우 해당 군인의 지위를 박탈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퇴직과 동시에 생활안정을 위해 당연히 지급될 것으로 기대되는 퇴직급여 등까지도 필요적으로 감액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 사건 감액조항의 입법목적이 군인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면 퇴직급여 등의 감액 대상이나 범위 또한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고의범에 대해서도 직무 관련성 여부, 반국가적 범죄 여부, 살인, 성폭력 범죄 여부, 죄질의 경중 등을 고려하여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 퇴직급여 등의 감액사유로 삼는 것이 적절하고, 나아가 감액의 범위와 관련하여서도 이를 일률적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징역형의 실형 선고 여부 등 선고받은 형의 경중을 고려하여 차등적으로 규정하는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그리고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고, 구체적인 범죄행위의 유형과 내용, 죄질의 경중에 비추어 국민의 신뢰가 크게 실추되었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까지도, 형사처벌을 하는 외에 군인의 지위를 박탈하여 더 이상 급여소득을 얻을 수 없게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군인 본인과 가족의 생존의 기초가 될 퇴직급여와 퇴직수당까지 일률적으로 반드시 감액하는 것은 침해되는 사익에 비해 지나치게 공익만을 강조한 입법으로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감액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재판장,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