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9. 26. 선고 2023헌마785 결정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조○○(2023헌마785) 2. 진○○(2023헌마786)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유지영
- 선고일
- 2023. 9. 26.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 개요
가. 경기도지사는 2015. 11. 4. 광명시 (주소 생략) 일대를 광명 ○○지구(이후 □□지구로 명칭이 변경됨)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시행자: 광명시장’, ‘시행방법: 환지방식’으로 고시하였다(경기도 고시 제2015-217호, 이하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이라 한다). 이후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에 대해서는 2019. 4. 24. 광명 □□지구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 및 지형도면 고시(경기도 고시 제2019-101호), 2021. 3. 2. 환지계획 수립 고시(광명시 고시 제2021-28호), 2021. 8. 25. 지장물 보상계획 열람 공고(광명시 공고 제2021-1552호), 2022. 4. 27. 환지예정지 지정 공고(광명시 공고 제2022-872호)가 이루어졌다.
나. 청구인 조○○(2023헌마785)은 2000. 8. 9. 경기도 광명시 (주소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권을, 청구인 진○○(2023헌마786)는 1983. 8. 31. 경기도 광명시 (주소 생략)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권을 각 취득하여 거주하여 왔다. 위 토지들은 이 사건 도시개발구역에 포함되었고, 이에 청구인들은 집단환지를 신청하였다.
다. 사업시행자인 광명시장(이하 ‘광명시장’이라고만 한다)은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 구역 내 지장물에 대한 손실보상 협의를 위하여 청구인들을 비롯한 소유자들과 협의를 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자 손실보상재결을 신청하였다.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23. 2. 27. "손실보상금 2,716,324,620원", "지장물 이전 또는 제거 개시일 2023. 4. 13."로 정하여 재결하고, 다만 이주대책 등에 관한 사항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 한다).
라. 광명시장은 2023. 3. 17. 청구인들을 비롯한 소유자 등에 대하여 지장물 철거 통보를 하면서 "지장물 이전(제거) 개시일: 2023. 4. 13.", "퇴거(이전) 기한: 2023. 5. 31.", "□□지구 부지조성공사 시행을 위해 2023. 6. 1.부터 도시개발법 제38조 제1항 및 제3항 규정에 따라 사업구역 내 건축물 및 장애물 등(경작물 포함)을 제거할 예정임을 사전 통보합니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여 통지하고, 2023. 4. 25. 청구인들의 각 토지 지상 건물들에 대하여 2023. 4. 13.자 수용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마. 청구인들은 광명시장에게 임시거주시설이나 이주대책의 마련을 촉구하였으나 광명시장이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 등에 의하면 집단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서는 이주대책 수립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하면서,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 중 제38조 제1항 가운데 집단환지에 관한 부분이 집단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서 이주대책이나 이주정착금 제공을 의무화하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23. 6. 14. 각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이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이주대책 및 이주정착금을 의무화하지 않은 부작위를 법령소원의 형태로 다투고 있다.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은 시행자가 도시개발구역의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하는 방식이나 환지 방식 또는 이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제21조 제1항), 수용 또는 사용의 방식에 따른 사업 시행의 경우에는 제22조 내지 제27조가 적용되고, 환지 방식에 의한 사업 시행의 경우에는 제28조 내지 제49조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도시개발법 제24조는 "시행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토지 등의 제공으로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에 관한 이주대책 등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수용 또는 사용의 방식에 따른 사업 시행에만 적용되고, 환지 방식에 의한 사업 시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환지 방식에 의한 사업의 경우, 도시개발법 제38조 제1항 및 제65조 제1항에 따라 시행자는 환지 예정지를 지정하는 경우 필요하면 도시개발구역에 있는 건축물과 그 밖의 공작물이나 물건 및 죽목, 토석, 울타리 등의 장애물을 이전하거나 제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손실을 입은 자가 있으면 시행자가 그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은 제38조 제1항에 따른 손실보상의 기준에 관하여, ‘주거이전비, 이사비’에 관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78조 제6항을 준용하고 있는 반면, ‘이주대책, 이주정착금’에 관한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은 준용하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입법 내용 및 청구인들의 주장 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은 환지 방식을 포함하여 도시개발사업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손실보상의 기준을 정하려는 규정이므로 특별히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대하여 이주대책의 수립·시행을 의무화하려는 내용이 아니며, 청구인들이 다투는 내용과 같은 입법적 규율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은 실질적으로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이주대책, 이주정착금’에 관하여 아무런 입법이 존재하지 않는 진정입법부작위를 다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이주대책 및 이주정착금을 의무화하지 않은 입법부작위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관련조항] 도시개발법(2008. 3. 21. 법률 제897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4조(이주대책 등) 시행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에 필요한 토지등의 제공으로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에 관한 이주대책 등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제35조(환지 예정지의 지정) ① 시행자는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필요하면 도시개발구역의 토지에 대하여 환지 예정지를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종전의 토지에 대한 임차권자등이 있으면 해당 환지 예정지에 대하여 해당 권리의 목적인 토지 또는 그 부분을 아울러 지정하여야 한다. 제38조(장애물 등의 이전과 제거) ① 시행자는 제35조 제1항에 따라 환지 예정지를 지정하거나 제37조 제1항에 따라 종전의 토지에 관한 사용 또는 수익을 정지시키는 경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변경·폐지에 관한 공사를 시행하는 경우 필요하면 도시개발구역에 있는 건축물과 그 밖의 공작물이나 물건(이하 "건축물등"이라 한다) 및 죽목(竹木), 토석, 울타리 등의 장애물(이하 "장애물등"이라 한다)을 이전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이 경우 시행자(행정청이 아닌 시행자만 해당한다)는 미리 관할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65조(손실보상) ① 제38조 제1항("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을 위반한 건축물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나 제64조 제1항에 따른 행위로 손실을 입은 자가 있으면 시행자가 그 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손실보상에 관하여는 그 손실을 보상할 자와 손실을 입은 자가 협의하여야 한다. ③ 손실을 보상할 자나 손실을 입은 자는 제2항에 따른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거나 협의를 할 수 없으면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다. ④ 제3항에 따른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3조부터 제87조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⑤ 제1항에 따른 보상의 기준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8조, 제61조, 제63조부터 제65조까지, 제67조, 제68조, 제71조부터 제73조까지, 제75조, 제75조의2, 제76조, 제77조 및 제78조 제5항·제6항·제9항을 준용한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22. 2. 3. 법률 제18828호로 개정된 것) 제78조(이주대책의 수립 등) ① 사업시행자는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이하 "이주대책대상자"라 한다)를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⑥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에 대하여는 주거 이전에 필요한 비용과 가재도구 등 동산의 운반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하여 보상하여야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도시개발사업과 주택재개발사업 모두 도시환경 개선이라는 공익목적사업이고, 집단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의 토지 소유자는 사업 완료 후 건설될 주택에 대하여 어떠한 권리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택개발사업의 현금청산대상자와 그 지위가 실질적으로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주택재개발사업에서는 현금청산대상자에 대하여도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에 따른 이주대책 또는 이주정착금이 제공되는 반면 집단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의 토지 소유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집단환지방식으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경우, 해당 토지 소유자들은 사실상 주택건설사업자에게 공유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어 실질적으로 토지를 수용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용의 경우와 달리 이주대책 또는 이주정착금이 제공되지 않는다.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청구인들에게 이주대책이나 이주정착금이 제공되지 않음에 따라 청구인들이 대체 주거지 마련을 위한 추가 재원을 부담하여야 하므로, 이는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다. 이주대책 및 이주정착금은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생활의 근거지를 상실하게 되는 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청구인들은 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
4. 판단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에서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법률에 명시적으로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헌법 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헌재 2022. 5. 26. 2016헌마95; 헌재 2023. 2. 23. 2020헌바1030 참조). 살피건대, 헌법에서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서 이주대책 마련 또는 이주정착금 지급의무를 법률로 제정할 것을 명시적으로 위임한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입법부작위에 대하여, 헌법해석상 입법을 하여야 할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그런데 개발사업에서의 이주대책은 이주자들에 대한 생활보호차원의 시혜적 조치에 불과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당한 보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주대책의 실시여부는 입법정책적 재량의 영역에 속한다(헌재 2006. 2. 23. 2004헌마19 등 참조). 따라서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이주대책 마련 또는 이주정착금 지급을 의무로 정할 헌법해석상 입법의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입법부작위에 대한 심판청구이다(헌재 2023. 5. 16. 2023헌마596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의 아래 6.과 같은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6.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김형두의 별개의견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한다는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한다. 우선, 법정의견은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이주대책 및 이주정착금을 의무화하지 않은 진정입법부작위’를 심판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시개발법 제65조 제5항 중 제38조 제1항 가운데 집단환지에 관한 부분은 집단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에서 손실의 보상기준을 규정하면서도, 이주대책이나 이주정착금 제공에 관하여는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는 손실의 보상기준에 관하여 불완전, 불충분, 불공정하게 규율함으로써 입법행위에 결함이 있는 ‘부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시개발법(2008. 3. 21. 법률 제897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5조 제5항 중 제38조 제1항 가운데 집단환지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라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가 적법한지 본다. 살피건대, 법령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령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지위의 박탈이 생겨야 한다(헌재 2005. 5. 26. 2004헌마571 참조). 그런데 협의불성립에 따른 재결에 의하여 소유권 이전 및 보상금 지급이 이루어진 이 사건의 경우, 손실보상액 및 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업시행자인 광명시장의 신청에 의하여 2023. 2. 27.자로 한 이 사건 재결에 의하여 정해지는데, 재결 내용은 사업시행자가 청구인들 소유 토지의 지장물을 이전하게 하며, 손실보상금을 일정액으로 정하고, 이전 또는 제거의 개시일은 2023. 4. 13.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직접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재결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에 의하여 제한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되어야 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