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9. 26. 선고 2021헌마1591 결정 [근로기준법 제13조 위헌확인 등]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권○○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최병일
- 선고일
- 2023. 9. 26.
1.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 중 ‘해고’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 주식회사(이하 ‘○○’라 한다)의 지배인이자 실질적인 대표자로서, 2021. 8. 13.경 위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유○○에게 근로계약 해지 통보를 하였다. 유○○는 2021. 11. 11. 위 해지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근로기준법 제13조, 제23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항 및 제116조 제2항이 무죄추정의 원칙, 명확성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의 근로계약 해지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 재판청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1. 12. 2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7. 청구인이 유○○에게 행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서울2021부해2272, 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에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2022. 2. 9.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판정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는 한편, 2022. 2. 11. 헌법재판소에 청구취지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주위적으로 이 사건 판정의 취소를 구하고, 예비적으로 근로기준법 제13조, 제23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5항 및 제116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추가·변경하였다.
라. 한편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가 2022. 3. 7.까지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자 같은 달 10. ○○에 1차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를 한 다음 같은 해 4. 20. ○○에 5백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라 한다). 그러자 청구인은 2022. 7. 20.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주위적 청구에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의 취소청구를, 예비적 청구에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중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부분 및 제30조를 심판대상으로 추가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이 사건 판정 및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예비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중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부분, 제13조, 제23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30조, 제33조 제1항, 제5항 및 제116조 제2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는 서로 양립 불가능한 관계에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청구들을 주위적·예비적 청구가 아닌 단순병합 청구로 본다(헌재 2023. 2. 23. 2019헌마1404등 참조).
나. 청구인은 근로기준법 제13조 전부 및 제116조 제2항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청구인은 사용자로서 보고·출석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는 것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사용자’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그 위헌성을 주장하는 부분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중 ‘해고’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이 사건 판정, ②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③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2호 중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부분(이하 ‘정의조항’이라 한다), ④ 근로기준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중 ‘사용자’에 관한 부분(이하 ‘보고·출석의무조항’이라 한다), ⑤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 중 ‘해고’에 관한 부분(이하 ‘부당해고제한조항’이라 한다), ⑥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8조 제1항(이하 ‘구제신청조항’이라 한다), ⑦ 근로기준법(2021. 5. 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된 것) 제30조(이하 ‘구제명령조항’이라 한다), ⑧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5. 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3조 제5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행강제금조항’이라 한다), ⑨ 근로기준법(2021. 4. 13. 법률 제18037호로 개정된 것) 제116조 제2항 제1호 중 ‘사용자’에 관한 부분(이하 ‘과태료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보고, 출석의 의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이 법의 시행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장관·"노동위원회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이하 "노동위원회"라 한다) 또는 근로감독관의 요구가 있으면 지체 없이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보고하거나 출석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제28조(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2021. 5. 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된 것) 제30조(구제명령 등) ① 노동위원회는 제29조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며, 부당해고등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판정, 구제명령 및 기각결정은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각각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③ 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만을 말한다)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 ④ 노동위원회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정년의 도래 등으로 근로자가 원직복직(해고 이외의 경우는 원상회복을 말한다)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해고 이외의 경우에는 원상회복에 준하는 금품을 말한다)을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고, 2021. 5. 18. 법률 제181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이행강제금) ①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3조(이행강제금) ⑤ 노동위원회는 최초의 구제명령을 한 날을 기준으로 매년 2회의 범위에서 구제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하여 제1항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이 경우 이행강제금은 2년을 초과하여 부과·징수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2021. 4. 13. 법률 제18037호로 개정된 것) 제116조(과태료)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 제13조에 따른 고용노동부장관, 노동위원회 또는 근로감독관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 보고 또는 출석을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된 보고를 한 자
3. 청구인의 주장
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맺은 당사자인 사용자는 경영자가 아니라 회사이다. 그런데 정의조항은 사용자의 범위에 경영자를 포함하여, 회사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경우에도 경영자가 처벌되도록 함으로써 경영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준수를 강제하고 있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보고·출석의무조항과 과태료조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고용노동부장관, 노동위원회, 근로감독관 등(이하 ‘노동위원회 등’이라 한다)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노동위원회 등에 출석할 것을 강제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되고,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하며, 사법경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과태료 등을 받지 않고 체포영장 없이는 출석이 강제되지 않는 형사사건 피의자에 비하여 사용자인 청구인을 불합리하게 차별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과태료조항은 보고·출석의무조항에 의한 보고·출석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해당 절차에서 단순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넘어 과태료라는 제재까지 부과하여 체계정당성에 어긋나며 그 액수 또한 과다하다.
다. 부당해고제한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없도록 하여 계약자유의 원칙을 침해하고, 부당해고제한조항 중 ‘사용자’ 부분은 그 의미가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부당해고제한조항에서 규정한 ‘정당한 이유’는 형사처벌의 기준이 되는데, 이를 사용자가 입증하게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판정은 위와 같이 위헌인 부당해고제한조항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부당하다.
라. 구제신청조항과 구제명령조항은 사용자가 법관이 아닌 노동위원회로부터 판정을 받도록 강제하여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또한 구제신청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에 출석하여 해고 등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하므로 진술거부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등을 침해하며, 근로자에게 특별히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사용자인 청구인을 일반 형사사건 피의자에 비하여 더 불리한 지위에 놓이도록 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
마. 이행강제금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불이행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이행되도록 강제하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이행강제금은 형벌인 벌금과 성격이 같은데 이행강제금조항은 이를 법관이 아닌 노동위원회가 부과하도록 규정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은 위와 같이 위헌인 이행강제금조항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판정 및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한 판단
헌법소원은 그 본질상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예비적이고 보충적인 최후의 수단이므로, 공권력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다른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청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이 사건 판정에 대하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하여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 제2항), 이 사건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의 불복절차를 거칠 수 있는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제기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정의조항 및 구제명령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청구취지변경이 이루어진 경우 청구기간의 준수 여부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및 민사소송법 제265조에 의하여 변경된 청구서가 제출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22. 3. 31. 2020헌마211 등 참조). 청구인이 주장하는 정의조항 및 구제명령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있었던 2022. 1. 7.경 발생하였고 청구인은 늦어도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2022. 2. 9.에는 기본권 침해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청구인은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2022. 7. 20.에 이르러 위 조항들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위 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다. 보고·출석의무조항, 과태료조항, 이행강제금조항에 대한 판단
법령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그 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현재·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헌재 2016. 4. 28. 2015헌마98 등 참조). 청구인은 보고·출석의무조항에 의하여 자료 제출이나 출석이 강제되어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등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기본권 침해는 보고·출석의무조항에 따른 ‘노동위원회 등의 보고·출석 요구’라는 별도의 공권력의 행사에 의한 것이지 위 조항에 의하여 직접 초래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과태료조항 역시 ‘노동위원회 등의 보고·출석요구’가 있는 경우 이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 보고를 하는 자에 대하여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이므로, 위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는 노동위원회 등의 보고·출석요구 및 그에 따른 과태료 부과처분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 위 조항만으로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이행강제금은 노동위원회가 근로자의 구제신청에 따라 조사·심문 등을 마친 후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여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한 뒤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부과하는 것이다. 즉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및 그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 위 조항 자체로 직접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 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라. 구제신청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가 그 침해를 구제받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인 공권력행사가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15. 5. 28. 2014헌마926 등 참조). 구제신청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구제신청조항은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 법원에 의한 사법적인 구제방법 외에 노동위원회에 의한 행정적인 구제제도를 마련하고 근로자에게 구제신청의 권리를 부여하는 규정에 불과하며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은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다. 청구인은 구제신청조항으로 인하여 진술거부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구제신청조항만으로 청구인이 노동위원회 조사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거나 형사사건 피의자에 비하여 불리하게 취급되는 것이 아니고, 청구인이 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는 경우 법원에서 행정소송을 통하여 구제명령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으므로, 구제신청조항으로 인하여 사용자인 청구인의 위 기본권들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청구인이 위 조항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어떠한 부담이나 제약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실상 내지 반사적 불이익에 불과한 것이고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구제신청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5. 부당해고제한조항에 대한 본안 판단
가.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명확성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인바, 명확성원칙을 요구하는 이유는 만일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법규범의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당해 법률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14. 7. 24. 2012헌바104 등 참조). 부당해고제한조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한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를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정의한다(제2조 제1항 제2호). 사업주는 일반적으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의미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의미하며(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의미하는바(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참조), 부당해고제한조항 중 ‘사용자’의 문언상 의미는 비교적 명확하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의 범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법원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을 통하여 보충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점, 근로기준법이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 점(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부당해고제한조항 중 ‘사용자’의 의미가 해석자의 자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부당해고제한조항 중 ‘사용자’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계약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해고는 근로관계의 존속 그 자체를 좌우하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이고 근로자 보호의 본질적 부분과 관련되어 있다(헌재 2015. 12. 23. 2014헌바3 참조). 부당해고제한조항은 사회통념상 근로자의 책임 있는 사유가 없음에도 그를 해고하는 경우를 방지하여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헌재 2005. 3. 31. 2003헌바12 등 참조) 위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부당해고제한조항은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고용의 유지는 근로자들의 경제적 생활의 기반이 되므로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노동관계를 종식시키는 해고는 근로자의 생활에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여전히 실업보험, 사회부조 등 실업에 대비한 강력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 사전적·예방적 조치로서 근로관계의 존속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로부터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방지하는 것은 근로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것으로서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부당해고제한조항은 헌법 제32조의 근로의 권리, 사회국가원리 등에 근거하여 부당한 해고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에 그 바탕을 둔 것이다(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참조). 사적 자치의 원칙,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의 자유 등을 관철하여 사용자가 사유를 불문하고 근로자를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가 근로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를 외면하는 결과가 되고,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다) 부당해고제한조항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만을 제한하는 것이지 해고의 자유를 일절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2두9063 판결 참조)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든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그에 따른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로서 유효하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누5884 판결 참조). 더욱이 근로기준법은 종전에는 부당해고제한조항을 위반하면 징역 5년 또는 벌금 3천만 원 이하로 처벌하였으나, 민사상 분쟁이 형사사건화되고 사용자의 정당한 해고권을 제약한다는 비판으로 2007. 4. 11. 전부개정 이후 벌칙조항이 삭제되고 대신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불이행에 대하여 이행강제금을 도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라)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부당해고제한조항이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해고제한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3) 법익의 균형성
부당해고제한조항은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없는 경우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여 근로관계의 존속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자유가 완전히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만 해고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로 인한 사익의 침해는 크지 않다. 따라서 부당해고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소결
부당해고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부당해고제한조항이 형사처벌의 기준이 되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부담시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어 부당해고제한조항을 위반하더라도 형사처벌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부당해고제한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