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8. 6. 28. 선고 2016헌마59 결정 [기소유예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강○숙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창열
- 피청구인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피청구인이 2015. 9. 23.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3876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9. 23. 피청구인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3876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유○자, 김○도와 함께 2014. 9. 1. 10:00경 서울 종로구 ○○로 ○○에 있는 주식회사 ○○교육(이하 ‘피해회사’라 한다) 본사 앞 노상(이하 ‘이 사건 집회장소’라 한다)에서, 자신들이 설치한 현수막 및 피켓을 피해회사의 직원들이 철거(이하 ‘이 사건 철거행위’라 한다)하자 이를 방해할 목적으로 위 직원들을 각목으로 위협하고 몸을 밀치는 등 위력으로써 피해회사의 현수막 및 피켓 철거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1.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설령 청구인의 현수막과 피켓 설치행위가 위법한 행위라 하더라도 피해회사 직원들이 이를 임의로 철거한 행위는 법에 의하여 보호받아야 할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청구인의 행위를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다.
3.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피해회사는 학습지 회원관리 및 회비수납에 관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한 학습지교사들을 통하여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력평가 및 평가컨설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학습지교사들로 구성된 단체이며, 청구인은 주식회사 □□의 학습지교사로서, 2007. 12.경부터 2012. 12.경까지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의 위원장이었다. (2)피해회사는 2007. 5. 17.경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산하 ○○교육지부(이하 ‘○○교육지부’라 한다)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교육지부에서는 위 단체협약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개정을 위한 교섭을 수차례 요구하였고, 피해회사에서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청구인 및 ○○교육지부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2007. 12. 21.경부터 이 사건 집행장소에서 집회를 하여왔다.
(3) 피해회사는 2008. 1. 11. 청구인을 비롯한 집회참가자들을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같은 해 3. 10. 법원으로부터 ‘집회참가자들은 피해회사 건물과 부지 및 반경 100m 이내에서 피해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특정 내용을 담은 유인물, 피켓, 현수막을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각 집회참가자별로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카합135). 그 후에도 집회가 계속되자, 피해회사는 2010. 10. 8. 재차 집회금지등가처분을 신청하여, 2011. 2. 7. 법원으로부터 ‘집회참가자들은 피해회사의 건물 부지 및 반경 100m 이내에서 앞서 가처분결정에서 인용된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서 피해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특정 내용 또는 동일한 취지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 피켓, 현수막을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한 유인물, 피켓, 현수막에 대하여 피해회사의 제거요구에 세 차례 이상 불응할 경우 피해회사는 집행관에게 위임하여 집회참가자들의 비용으로 이들을 제거한 후 건물 부지로부터 반경 100m 밖에서 집회참가자들에게 인도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카합3039).
(4) 피해회사는 2013. 8. 26. ○○교육지부와 ‘피해회사는 해직교사들을 즉시 복귀시키고, 상호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취하하며, 합의문 체결 전에 발생한 사안에 대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피해회사는 ○○교육지부에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으로 2억 2천만 원을 지급하며, 2013. 12. 31.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취지의 합의문을 작성하였고, 위 합의문에 따라 2014. 7. 15.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5)유○자와 박○선은 피해회사의 학습지교사이자 ○○교육지부의 조합원인바(그 중 유○자는 ○○교육지부의 전임 지부장이었다), 청구인과 유○자, 박○선(이하 이들을 합쳐 ‘청구인 등’이라 한다)은 위 합의문 및 단체협약이 합법적으로 선출된 집행부가 아닌 사람들에 의하여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14. 3. 6.경부 터 피해회사 본사 건물 앞 이 사건 집회장소에서 집회를 계속하였다.
(6) 피해회사는 2014. 8. 8. 종로구청으로부터 본사 건물 대수선 및 증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받은 후 같은 해 8. 27. 건물 보수공사를 위해 건물 앞 대지와 인도의 경계선에 펜스를 설치하고자 하였으나, 그곳에서 집회를 하고 있던 집회참가자들의 방해로 철골지지대(이하 ‘이 사건 철골지지대’라 한다)만 설치하였는데, 그 후 집회참가자들은 이 사건 철골지지대에 피해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내용의 현수막 3개와 피켓 10개(이하 ‘이 사건 현수막과 피켓’이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7)청구인 등은 2014. 9. 1. 08:00경 이 사건 집회장소에서 집회를 개최하였다. 피해회사의 직원들인 김○태와 전○호, 김○균, 조○건(이하 ‘김○태 등’이라 한다)은 같은 날 10:30경 칼과 가위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철골지지대에 연결되어 있는 줄을 잘라 이 사건 현수막과 피켓을 직접 떼어내었으며, 청구인과 유○자, 김○도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김○태 등과의 사이에 서로 현수막과 피켓을 빼앗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현수막과 피켓이 찢어지고 서로 몸을 밀치는 등의 몸싸움도 발생하였다.
(8) 피해회사는 2015. 1. 22. 청구인 등을 상대로 방해금지등가처분을 신청하여 같은 해 4. 17. 법원으로부터 ‘청구인 등은 피해회사 건물과 부지 및 그 반경 100m 이내에 설치한 피해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특정 내용의 현수막, 피켓, 부착물을 제거하여야 하고, 피해회사의 제거 요구에 세 차례 이상 불응하는 경우 피해회사는 집행관에게 위임하여 청구인 등의 비용으로 이를 제거한 후 건물 부지로부터 반경 100m 밖에서 청구인 등에게 인도하게 할 수 있으며, 청구인 등은 위 특정 내용 또는 동일한 취지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 피켓, 현수막을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위반행위 1일당 100만 원씩을 피해회사에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카합78).
(9) 청구인은 2015. 9. 23. 위 2014. 9. 1.자 집회와 관련하여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폭행 및 협박 혐의에 대하여는 처벌불원을 이유로 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피해회사의 직원인 김○태 등의 이 사건 철거행위가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업무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지 여부이다.
다. 검토
(1)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나, 정당한 업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위력으로 배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도935 판결). (2)이 사건 철골지지대는 피해회사가 건물 보수공사를 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서 피해회사가 사실상 지배하고 관리하는 시설물로 볼 수 있고, 피해회사 및 그 직원들과 청구인을 비롯한 집회참가자들 사이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집회 관련하여 많은 분쟁이 있어왔으며, 이 사건 현수막과 피켓에는 피해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현수막과 피켓 설치행위가 피해회사의 이 사건 철골지지대에 대한 관리 기타 사용을 방해하고 피해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침해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만으로 피해회사가 이를 자력으로 철거할 수는 없는 것이다. 피해회사로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철거를 명하는 가처분결정을 받거나(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민사판결을 받아(민법 제205조, 제214조) 집행하는 방법으로 이를 철거하여야 했다. 따라서 피해회사가 이 사건 현수막과 피켓을 자력으로 철거하는 것은 형법상 보호가치 있는 업무가 아니어서 이를 정당한 업무집행이라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이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위력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라. 소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철거행위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임을 전제로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위 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법리오해에 기인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으며,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 불능)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