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99 결정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의6 제1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주식회사 ○○ 대표이사 이○근
- 대리인
- 변호사 하경철, 추연식
- 당해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가단250570 부당이득금
구 주택건설촉진법(2000. 1. 28. 법률 제6250호로 개정되었다가 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의6 제1항 본문 및 제6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1.경 김해 ○○ 33-1B/L 지상에 김해시장으로부터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주택건설촉진법(2000. 1. 28. 법률 제6250호로 개정되었다가 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주촉법’이라 한다)에 따른 사업시행계획승인을 얻어 ○○아파트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진행하였다.
(2) 사업계획승인권자인 김해시장은 2001. 8. 3. 주촉법 및 같은 법 시행령과 주택건설공사 감리자 지정기준(건설교통부 고시 2001-7호)에 따라 주택건설공사 감리자 모집공고를 하였고, 이에 따른 절차에서 주식회사 건축사사무소 ○○엔지니어링(이하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을 감리인으로 지정하였다.
(3) 청구인은 2001. 9. 21. ○○엔지니어링과 이 사건 공사 감리업무에 관하여 감리비 626,348,8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한 공사감리계약을 체결하고 2003. 6. 11.까지 위 감리비 전액을 ○○엔지니어링에게 지급하였다.
(4) 그 후 청구인은 ○○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주촉법 제33조의6 제1항 본문 및 제6항이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위 각 법률 조항에 근거하여 체결된 위 감리계약도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일반관리비 및 이윤에 대한 감리비 상당액인 39,858,560원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중앙지방법원 2006가단250570호)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 계속 중 주촉법 제33조의6 제1항 본문 및 제6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위 법원 2006카기8325)하였다.
(5) 그런데 위 법원이 2007. 8. 23.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청구인은 2007. 9. 20.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주촉법 제33조의6 제1항 본문 및 제6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심판대상 조문 및 관련 법령은 다음과 같다.
○ 구 주택건설촉진법(2000. 1. 28. 법률 제6250호로 개정되었다가 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의6 (주택의 감리 등) ① 건설교통부장관은 제3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주택건설공사를 감리할 자를 지정하여야 한다. 다만, 사업주체가 대한주택공사·지방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⑥ 사업주체는 감리자에게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감리비를 지급하여야 한다. [관련 법률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1) 계약의 자유 및 재산권, 평등권의 침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리계약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감리자와 감리비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근거한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건설교통부 고시 1998-216) 제4조는 일반관리비 및 이윤을 총공사비에 포함시켜 감리대가를 산출하게 함으로써 사업주체로 하여금 부당한 감리비를 지급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사적 자치의 원칙(계약의 자유)에 위반되고,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헌법 원리에 반하며, 청구인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함으로써 무효이다.
(2)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위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리자의 지정기준 및 감리비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대통령령 및 건설교통부령으로 규정될 내용의 범위를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백지위임하여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반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이유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업계획승인권자로 하여금 일방적으로 감리자를 지정하거나 감리대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 아니라 감리대가를 기준으로 하여 공개경쟁입찰을 통하여 공사감리자 및 공사감리비를 지정하여 공사감리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사업승인권자에게 순수한 감리대상 공사비만을 기준으로 감리대가를 결정하도록 한다면 감리자는 자신의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일반관리비 및 이윤을 계상할 기회를 잃게 되고, 사업승인권자가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감리대가의 비율을 높인다면 일반관리비 및 이윤을 감리대가 기준공사비에서 공제하는 실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업주체의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포함한 총공사비를 대상으로 감리대가를 결정함으로써 감리자가 과도한 일반관리비 및 이윤을 계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은 보다 철저한 감리로 공동주택공사의 부실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감리자 지정절차나 감리대가 결정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로 인하여 사업주체의 기본권이 과다하게 침해된다고 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의 제한으로서 불가피하고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으므로,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헌법 원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승인대상이 되는 주택은 애초부터 다수의 수분양자에게 분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바가 크고, 다수의 수분양자는 하자 없는 주택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감리에 대하여 보다 직접적이고, 최종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감리자를 지정하거나 이를 관리, 감독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계획승인권자는 보다 많은 이윤의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주체나 시공비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시공자부터 독립된 지위를 가진 감리인을 지정하여 그로 하여금 적정한 감리대가를 받으면서 주택공사의 감리를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사용하는 "공사감리비"라는 용어의 함의, 감리계약 체결시 순수한 감리대가 외에 감리자의 일반관리비 내지 이윤을 포함하여 대금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주촉법 제33조의6 제6항에 의하여 제정된 지급기준에서 감리대가 결정기준이 되는 총공사비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누구라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 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건설교통부장관의 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감리의 공익성과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입주예정자의 재산 및 생명을 보호하여 공공복리에 이바지하고 기술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공동주택의 입주자를 대신하여 시공회사를 철저하게 감독·관리하기 위하여 건축사 또는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감리전문업체가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사적자치에 반하거나 청구인의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라. 당해사건의 피고 ○○엔지니어링의 의견 요지
(1) 당해사건의 쟁점은 감리대가의 산출기준이 되는 공사원가금액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포함시키는 것이 위법부당한지 여부이고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와 관계가 없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 부적법하다.
(2) 본안과 관련해서는 법원의 제청신청기각 이유와 같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엔지니어링과 감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감리비를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사건에 적용됨과 동시에 그 위헌여부에 따라 지급해야 할 감리비의 수액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당해사건의 주문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경우라 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였고, 그밖에 적법요건의 흠결이 없으므로 적법요건을 갖추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 여부
(1) 계약의 자유 침해 여부
(가) 이른바 사적 자치의 원칙이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고 행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원치 않으면 하지 않을 자유로서 우리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하나이다. 이런 사적 자치의 원칙은 법률행위의 영역에서는 계약자유의 원칙으로 나타나는데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에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내용, 이행의 상대방 및 방법의 변경뿐만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전이나 폐기도 당사자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약의 자유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고, 다만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사적 자치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헌재 2003. 5. 15. 2001헌바98, 판례집 15-1, 534, 546-547),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기본권 제한입법의 원칙을 지킨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건축주가 임의로 계약을 체결한 감리자에게 감리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감리자가 사업주체로부터 독립하여 실질적으로 감리를 행하기 어렵고, 이는 부실공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부실공사는 건축물 붕괴사고, 하자분쟁, 유지보수비의 급증, 건축물 수명단축에 의한 재건축 등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대상인 주택{구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2000. 2. 14. 대통령령 제16709호로 개정된 후 2003. 11. 29. 대통령령 제18146호 주택법 시행령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제1항에 따라 단독주택의 경우는 20호,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 이상}의 경우에는 사업주체가 아닌 중립적인 국가기관이 감리자를 지정하고 상당한 감리비의 액수까지 정하도록 한 것이다. 승인대상이 되는 주택은 다수의 수분양자에게 분양되어 공공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바가 크고, 부실공사로 인한 손해는 생명·신체의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업주체가 아닌 중립적인 국가기관이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을 대신하여 감리단계에서 사업주체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적정한 감리대가를 받으면서 주택공사의 감리를 수행할 감리자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의 대상인 20호 내지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수요자는 공사가 완성된 후에야 소유자로서 부실 여부를 발견할 수 있을 뿐, 사전에 부실공사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기가 힘든 점을 감안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다) 청구인은 사업주체가 경쟁입찰제도를 통해 감리자를 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업계획의 승인권자가 감리자를 지정하고, 감리비 결정방식을 용역대가의 산정방식인 실비정액가산방식, 공사비 비례방식, 인건비 승수방식 중 다른 방식을 선택할 여지가 없이 공사비 비례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업주체가 경쟁입찰제도를 통해 감리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기 어렵다. 사업주체가 평가의 주체로서 감리자 선정의 기준을 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공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주체가 아닌 중립적인 제3자가 감리자 선정의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무가 있어(헌법 제34조 제6항), 건축허가부터 준공허가까지 건축사업에 관여하여 감독할 권한이 있으므로 국가가 감리자를 선정하는 것은 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실질적 감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입법자는 사업계획의 승인권자가 사업주체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주택공사의 감리를 수행할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함으로써 감리부실로 인한 재해를 방지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는바, 사업주체가 감리자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한 방법과 동일하게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감리자 선정방법이 침해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감리비 결정방식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업주체는 감리자에게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감리비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특정한 방식을 정하고 있지 않는바, 청구인이 주장하는 감리비 결정방식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른 하위법령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 설사, 공사감리비의 산정방식이나 액수를 사업주체와 감리자 간의 계약에 의하지 아니하고 건설교통부령에 의하여 정하도록 하는 것이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선해하더라도, 감리비의 산정은 감리자가 사업주체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감리를 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것이므로 그 산정방식이나 액수를 사업주체와 감리자 간의 계약에 맡기지 않고 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이 침해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최소성의 원칙을 충족하였다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은 보다 철저한 감리로 공동주택공사의 부실을 방지하고 이로 인하여 공동주택 입주자등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것으로서 이로 인한 공익이 사업주체가 침해받는 계약의 자유보다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위 법률조항은 법익균형성의 요건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마)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기본권 제한의 입법원칙을 벗어나 사업주체인 청구인의 사적 자치권, 즉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자유시장경제질서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헌법 제119조 제1항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이상 헌법상 자유시장경제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3) 재산권 및 평등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재산권과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리자의 지정과 감리비의 지급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을 뿐이고, 그 자체로 청구인의 재산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심판대상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법률이지, 대통령령, 부령 또는 행정규칙 등 하위 법규는 이에 해당되지 않고, 설사 청구인 주장대로 주택건설촉진법의 위임을 받은 시행령의 내용 중에 위헌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수권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당연히 위헌으로 되는 것도 아니므로(헌재 2006. 2. 23. 2004헌바32등, 판례집 18-1상, 128, 157; 헌재 2008. 7. 31. 2006헌바2, 공보 제142호, 1042, 1048등 참조),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위반 여부
(1)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또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다른 것으로 다양한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될 수밖에 없고, 위임의 구체적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해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위임조항의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다면 이를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백지위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4. 10. 28. 2003헌가18, 판례집 16-2하, 86, 98 참조).
(2) 위임입법의 필요성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리자 지정과 관련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감리할 자를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감리비 산정과 관련하여, 사업주체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감리비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사회가 발전·변화함에 따라 공사의 규모·내용·방법 등 공사를 둘러싼 환경과 제반 사정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공동주택의 건설과정에서 입주자를 대신하여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감리자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독립적이고 내실 있는 감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감리자의 지정 및 감리비에 관한 내용 역시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응하여 변하여야 하고, 그 내용 또한 전문적이고 기술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처럼 다양하게 변화하는 전문적·기술적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법률이 그 구체적·세부적 사항을 모두 규정하기 보다는 행정입법이 이를 탄력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위임입법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예측가능성
건축주가 임의로 지정한 설계자 겸 감리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감리가 행해지기 어렵고 감리자가 건축주에게 예속되어 부실공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중립적인 감리자가 감독단체나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을 대신하여 감독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주체가 아닌 중립적인 국가기관이 감리자를 지정하고 감리비의 산정방식까지 정하도록 한 것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리자 지정절차의 내용에 관하여 하위법령에 위임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업주체가 감리자를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 아님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명백하다. 그리고 주촉법 제33조의6 제2항은 시공자가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는지 여부, 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법령에 의한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 주택건설공사에 대한 건설기술관리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품질시험의 실시 여부를 각 확인하는 등 감리자가 행할 감리업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내용에 비추어 건설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감리자는 위 업무를 수행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지정되는 것임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주촉법 시행령 제34조의6 제1항 참조). 또한 입법자는 중립적인 감리자의 철저한 감리에 의해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면 감리자의 지정절차는 위 목적 달성을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 역시 예측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국가기관이 계약당사자로서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에 부쳐야 하고 그 경우 공개경쟁 입찰방식에 따라야 하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의 감리자를 선정하는 방식 역시 감리자의 중립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와 유사한 투명한 절차가 하위법령에 규율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감리비 지급과 관련하여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사업주체가 감리비를 임의로 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고, 하위법령의 내용은 감리자가 주촉법 제33조의6 제2항이 정하고 있는 감리업무를 수행함에 적합한 감리비를 정하는 기술적인 내용이 될 것임은 명백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하여 적정한 감리비를 산정하는 절차라는 점도 예측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4)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의 부실공사를 막기 위하여 적정한 감리를 목적으로 사업주체가 감리자와 감리비를 임의로 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면서 단지 절차적인 사항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한 것이라 할 것이고 그 위임될 내용과 범위가 예측가능하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이강국,이공현,조대현,김희옥,김종대,민형기,이동흡,목영준,송두환
[별지] 관련 법률조항 ○ 구 주택건설촉진법(2000. 1. 28. 법률 제6250호로 개정되었다가 2003. 5. 29. 법률 제6916호 ‘주택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사업계획의 승인 및 건축허가 등)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이상의 주택을 건설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이상의 대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자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사업계획을 변경(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을 제외한다)할 때에도 또한 같다. 제33조의6 (주택의 감리 등)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감리할 자로 지정받은 자(이하 "감리자"라 한다)는 주택건설공사에 관한 다음 각호의 감리업무를 행한다. 이 경우 공사에 대한 감리업무를 총괄하는 감리원 1인은 주택건설공사의 전 기간에 배치하고, 도배·조경·도장 기타 경미한 공사를 제외한 공사의 감리원 배치에 관한 사항은 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한다.
1. 시공자가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는지 여부의 확인
2. 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법령에 의한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의 확인
3. 주택건설공사에 대한 건설기술관리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품질시험의 실시 여부의 확인
4. 기타 주택건설공사의 시공감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 ③ 감리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감리업무의 수행사항을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 및 사업주체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④ 감리자는 제2항 각호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위반사항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없이 시공자 및 사업주체에게 위반사항을 시정할 것을 통지하고, 7일이내에 건설교통부장관에게 그 내용을 보고하여야 한다. ⑤ 시공자 및 사업주체는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시정통지를 받은 때에는 즉시 당해 공사를 중지하고, 위반사항을 시정한 후 감리자의 확인을 받아야 하며, 감리자의 시정통지에 이의가 있는 때에는 즉시 당해 공사를 중지하고 건설교통부장관에게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⑦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감리자의 자격과 감리의 방법·절차, 제5항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의 처리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⑧ 건설교통부장관은 감리자가 업무수행중 위반사항을 묵인하는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감리자를 교체하고, 당해 감리자에 대하여는 1년의 범위안에서 감리업무의 지정을 제한할 수 있다.
○ 구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2000. 2. 14. 대통령령 제16709호로 개정된 후 2003. 11. 29. 대통령령 제18146호 주택법 시행령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사업계획의 승인대상 등) ①법 제33조 제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이상의 주택"이라 함은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20호,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이상의 주택을 말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이상의 대지"라 함은 1만제곱미터 이상의 일단의 대지를 말한다. 제34조의6 (감리자의 자격 등) ① 법 제33조의6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은 다음 각호의 1에 적합한 자를 감리자로 지정하여야 한다.
1. 300세대미만의 주택건설공사 : 건축사법에 의하여 감리자격이 있는 자
2. 300세대이상의 주택건설공사 :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건축감리전문회사 및 종합감리전문회사
○ 건설교통부고시 제2001-7호(주택건설공사 감리자 지정기준)
제7조(적격심사) ① 감리자지정권자는 제6조의 규정에 의하여 감리자 지정신청을 한 자에 대하여 적격심사를 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적격심사대상에서 제외한다.
1. 입찰가격이 제3조제4호의 규정에 의한 예정가격을 초과한 자
2. 제4조의 규정에 의한 감리자(감리원을 포함한다)의 자격이 없는 자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적격심사의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은 별표와 같다. 제8조(감리자의 지정) ① 감리자지정권자는 제7조의 규정에 의한 종합평점 85점 이상인 자 중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감리자로 지정하여야 한다. 다만, 적격심사의 종합평점 85점 이상인 자가 없는 경우에는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자를 감리자로 지정하여야 한다.
1. 제7조의 규정에 의한 적격심사의 종합평점 85점 이상인 자가 없는 경우에는 종합평점 85점에 가장 근접한 가격으로 입찰한 자
2. 제6조의 규정에 의한 감리자 지정 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당해 설계용역을 수행한 자
3. 제1호 및 제2호에 해당하는 자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주체가 추천한 자
〔 별표 〕감리자의 적격심사항목 및 배점기준(제7조 제2항 관련)
1. 총 괄
구분 300세대 미만 300세대 이상 500세대 미만 500세대 이상 1천세대 미만 1천세대 이상 당해용역 기술능력 20점 30점 50점 70점 입찰가격 80점 70점 50점 30점
○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건설교통부 고시 1998-216)
제2조(계약) 사업주체는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지정한 감리자와 이 기준에 의하여 감리계약서를 작성하고, 동법 시행규칙 제22조의7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감리비용을 지정된 금융기관에 예치한 후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착공신고시 사업계획승인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제3조(감리대가 등) ①감리대가는 당해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운영하는 감리자지정기준에 의한 경쟁입찰방식으로 결정하며 입찰기준금액은 총공사비의 2.5%로 한다. 제4조(총공사비의 산출)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감리대가를 산출함에 있어서 적용하는 총공사비는 사업계획승인신청시 제출하는 사업비에서 대지구입비, 부가가치세액 등을 제외한 공사원가금액(당해 공사에 필요한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의 합계액)으로 하되 입주자모집공고승인시 공사비가 변경된 경우에는 이에 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