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5헌마105 결정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서○완(2015헌마105)
- 국선대리인
- 변호사 권광중 2. 김○립(2016헌바36)
- 국선대리인
- 변호사 정해영
- 당해사건
- 부산고등법원 2015라5079 소송구조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2016헌바36)
1. 청구인 서○완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2.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2015헌마105
청구인 서○완은 2014. 8. 20. 3건의 행정소송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4구합191 금치처분취소, 2014구합238 처우등급하향조정취소, 2014구합221 교도소이송처분취소). 위 청구인은 위 각 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2014. 9. 11. 소송구조신청을 하였으나, 소송기록이 1심법원에 있어 1심법원이 2014. 10. 25. 소송구조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4아1094, 2014아1093, 2014아1095). 이에 위 청구인은 2014. 12. 9.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하도록 하여 상소와 동시에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에는 이미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이 소송구조 여부를 심사하도록 한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 국선대리인선임을 신청하여 국선대리인이 선임되자, 2015. 2.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6헌바36
청구인 김○립은 2015. 7. 14. 광주광역시 광산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받고(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4가소20017), 2015. 8. 4. 항소하였다. 위 청구인은 항소장 제출 이후인 2015. 8. 17. 소송구조신청을 하였는데, 소송기록이 1심법원에 있어 1심법원은 2015. 8. 27.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하였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5카구79). 이에 위 청구인은 즉시항고(부산고등법원 2015라5079)하면서, 항고심 계속 중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소송구조에 대해 재판을 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이 2015. 10. 15. 기각되자(부산고등법원 2015카기5013), 위 조항이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5. 10. 27.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하였고, 위 신청이 인용되자, 2016. 1.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 서○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및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8조(구조의 요건) ③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하도록 하여, 상소하였더라도 상소심으로 기록이 송부되기 전에 소송구조신청을 한 경우에는 기록이 있는 법원인 원심법원이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때 원심법원의 패소판결에 대해 불복하여 상소하면서 소송구조신청을 할 경우, 이를 판단하는 원심법원은 이미 패소판결을 선고한 적이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패소할 것이 분명하다’는 선입견에 따라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하게 된다. 이러한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상소심 재판부가 소송구조신청사건을 담당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미 패소판결을 한 법원이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2015헌마105, 2016헌바36). 또한 민사소송에서 소송구조제도와 형사소송에서 국선변호인제도는 법률분야의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모르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법적 조력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 취지가 같음에도 형사소송에서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관한 판단을 상소심에서 하는 것과 달리 민사소송에서 상소와 동시에 소송구조신청을 할 경우 원심법원이 소송구조재판을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취급에 해당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2016헌바36).
4. 판단
가. 쟁점
이 사건 쟁점은, 소송구조신청사건의 관할법원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송구조 신청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한편, 청구인 김○립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재판청구권 또는 평등권 침해에 관한 주장에 포섭되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도입취지
2002년 개정 전 민사소송법은 소송구조신청사건의 관할에 대해서 명문 규정이 없어 원심재판장이 인지를 붙이지 않거나 부족하게 붙인 상소인에 대하여 인지보정명령을 내렸을 때 상소인이 인지첩부의 유예를 구하는 소송구조신청을 한 경우, 원심재판장은 상소장각하명령을 하지 못하고 기록을 상소법원에 송부하여 상소법원이 소송구조신청에 대한 재판과 상소장의 심사를 담당하게 되었다(대법원 1994. 6. 20.자 94마812 결정 참조). 이에 따라 소송구조신청이 소송 지연책으로 악용되거나 원심재판장의 상소장 심사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이용될 수 있었는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되었다.
다.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송구조에 대한 재판은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하도록 규정하여 소송구조신청사건의 관할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소하여 상소와 함께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원심법원이라면, 원심법원이 소송구조신청사건을 판단할 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것’으로 선입견을 갖고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27조 제1항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원심법원이 소송구조요건 중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할 경우에는 원심법원의 패소판결이 소송구조신청사건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므로, 이 경우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가 문제되지 아니한다.
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
(1) 판단기준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인 형성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는 단지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형식적인 권리나 이론적인 가능성만을 허용하는 것이어서는 아니되며, 상당한 정도로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가1 참조). 따라서 재판절차가 국민에게 개설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에 필요한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법원에의 접근이 합리적인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는 방법으로 어렵게 된다면, 재판청구권은 사실상 형해화될 수 있으므로, 바로 여기에 입법형성권의 한계가 있다(헌재 2002. 10. 31. 2001헌바40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27조 제1항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법원이 소송구조신청사건을 본안사건의 재판결과와 결부하여 판단하도록 하는 즉,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입법형성을 함으로써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입법형성권의 한계 준수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판결 선고 후 상소심 법원으로 소송기록이 송부되기 전에 소송구조를 신청할 경우에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이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여 소송의 신속과 경제를 보장하고 있다. 즉, 상소가 제기되었으나 아직 소송기록이 상소심으로 송부되지 아니하여 본안 패소판결을 한 원심법원이 소송구조신청 사건을 판단하는 것은 그에 대한 심리가 상소장 심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송구조 여부에 관한 재판의 심리는 비교적 용이한 것이므로 원심법원이 이를 담당하여도 무리가 없고 오히려 이로써 신속한 소송구조를 촉진할 수 있다.
(나)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본안 패소판결을 한 원심법원은 선입견을 갖고 상소심의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하여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은 있다. 이는 원심법원이 본안에서 고도의 법적 판단을 한 결과 신청인 패소판결을 선고한 것이므로, 원심법원은 상소심에서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패소판결이 바뀔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심에서 패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소장을 제출하면서 원심에 제출하지 아니한 증거를 새로 제출하는 경우, 상급심에서 다투어 볼 만한 법리가 문제된 경우 등에는 원심법원이 ‘패소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하여 소송구조신청을 기각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한편, 소송구조신청이 기각된 경우, 원심법원의 기각결정에 불복한 신청인으로서는 즉시항고, 재항고를 통하여 심급제도에 따라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라) 또한, 대법원은 ‘소송구조제도의 운영에 관한 예규’(2014. 7. 17. 재판예규 제147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의2에서 “각급 법원장 및 지원장은 사건의 수, 업무량, 소속 법관의 수, 사무분담의 편의 기타 각 법원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소송구조신청사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다.”라고 하여 소송구조 전담재판부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본안사건의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소송구조 전담재판부에서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원심법원에 소송구조 전담재판부가 설치되어 있을 경우, 상소제기와 동시에 소송구조를 신청하더라도, 이러한 소송구조신청사건은 소송구조 전담재판부가 처리할 수도 있도록 하여 원심법원의 선입견을 배제하면서도 원심재판장의 상소장심사권이 형해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한편, 소송구조 전담재판부가 설치되지 아니한 경우 원심법원의 원심재판부에서 소송구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각급 법원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위하여 소송구조신청을 다른 재판부가 판단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3) 소결
그렇다면 신속한 재판과 소송경제를 위하여 ‘패소할 것이 분명한지 여부’에 관하여 법관의 고도의 전문적 판단에 맡기고, 이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항고제도, 소송구조 전담재판부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심법원이 아닌 상소심법원이 소송구조신청사건을 판단하도록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마. 평등권의 침해 여부
청구인 김○립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상소와 함께 소송구조를 신청한 당사자는 원심법원이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함에 반하여, 형사소송에서 상소와 함께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한 경우에는 상소심법원이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를 판단하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민사소송은 대등한 당사자의 분쟁을 해결해 주는 수동적인 작용으로서, 이른바 ‘재판유상주의’를 취하면서 소송의 지연을 방지하고 상소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소장에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경우에 원심재판장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도록 명하여야 하고, 상소인이 그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지 아니하면 명령으로 상소장을 각하하도록 하였다(민사소송법 제399조 제1항 및 제2항, 제425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송구조신청이 소송 지연책으로 악용되거나 원심재판장의 상소장 심사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되자, 이를 막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된 것이다. 형사소송에서도 상소의 제기가 법률상의 방식에 위반하거나 상소권 소멸 후인 것이 명백한 때에는 원심법원은 결정으로 상소를 기각하여야 하도록 하여 원심법원의 상소기각 결정권을 부여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60조, 제376조).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 사건의 관할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상소와 동시에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가 있더라도, 상소심법원이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 사건을 관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국가는 형벌권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형벌권을 행사할 책임이 있어 원칙적으로 그에 소요되는 비용, 예컨대 수사비용, 검증비용, 공판비용 등을 부담하여야 하므로,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도입취지에서 나타난 것처럼 소송 지연책이나 원심재판장의 상소장심사권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원심재판장의 상소장심사권을 존중하여 신속한 재판과 소송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민사소송에서 원심재판장의 상소장심사권과 소송구조신청이 갖는 의미, 형사소송에서 원심법원의 상소장심사권과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가 갖는 의미 등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민사소송에서 상소와 함께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 원심법원에서 소송구조 여부를 판단함에 반하여, 형사소송에서 상소와 함께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한 경우에는 상소심에서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를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민사소송에서의 소송구조 신청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 서○완의 헌법소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2015헌마105),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2016헌바36)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