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2319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훈종 외 4인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1992.5.8. 선고 91나30493 판결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상고이유 제1점, 제2점을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1989.6.26. 원고에게 피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 및 그 1층에 있는 음식점 ‘○○가든’의 비품과 시설물일체를 대금 320,000,000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양인은 (1) 위 매매대금 중 ① 계약금 33,500,000원은 계약 당일에, 중도금 50,000,000원 중 금 30,000,000원은 1989.7.20.에 각 지급하고, ② 나머지 중도금 20,000,000원은,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자(명의신탁자)인 소외 1로 하여금 위 음식점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건물 1층을 임대하고 그 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과 상계하며, ③ 잔금은 같은 해 8.13.까지 지급하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와 가압류채무 및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임차인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임대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하는 반면 위 채무액을 공제한 나머지만을 지급하고, (2) 피고는 원고에게 위 잔금지급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요서류를 교부하고 위 부동산을 인도하며, (3) 피고는 잔금지급기일까지 원고에게 위 채무의 범위를 기재한 채무명세서를 제시하고, (4) 만일 원고가 잔금지급기일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되, 미지급 잔금에 대하여는 월 2푼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할 것을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① 계약금 전액 및 중도금 중 금 30,000,000원을 각 약정일에 지급하였고, ② 같은 해 6.30. 위 소외 1의 요청에 따라 그의 딸인 소외 2와 임대보증금을 금 20,000,000원으로 하여 위 ‘○○가든’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위 임대보증금반환채무와 위 중도금 중 20,000,000원의 지급채무를 상계하였으며, ③ 잔금으로서 같은 해 9.12.부터 11.15.까지 합계 금 9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는 1989.8.12. 원고에게 위에서 약정한 채무명세서를 제시하였는데, 동일 현재의 채무 내역은 근저당채무가 합계 금 129,400,000원, 가압류채무가 금 5,600,000원, 임대보증금반환채무가 합계 금 24,5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항변 즉, "위 매매계약에서 ‘잔금은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이 타인에게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부담하고 나머지를 지급한다.’고 약정한 뜻은, 이 사건 잔금지급기일 또는 늦어도 그 유예기간까지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그 채권자들에게 현실로 변제하든가, 적어도 원고가 피고의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다는 것이었는데,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1989.11.15. 근저당권자인 소외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의 경매신청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으므로, 피고는 부득이 그 채무를 변제하고 같은 해 12.3.과 12.18. 원고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통고를 함으로써 이는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위 매매계약의 존재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의 청구는 이유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딸린 근저당채무, 가압류채무 또는 임대보증금반환채무를 매수인이 인수(부담)하기로 하고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은 매매대금에서 그 인수채무금을 공제한 잔액을 매도인에게 지급함으로써 매매대금지급의무를 다하였다 할 것이고, 설사 매수인이 그 인수채무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하지 않아서 채권자가 그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이는 매매계약의 이행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인바(원래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하나, 이는 채권자에 대한 대항요건에 불과하고 당사자 사이에서는 채권자의 승낙이 없어도 채무인수의 효력이 있다고 못 볼 바 아니다), 이와 달리 피고의 주장대로 위 약정의 뜻이 채무의 현실적 변제 또는 면책적 채무인수라고 해석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에서 위 채무 합계 금 159,500,000원을 공제한 잔액 금 140,500,000원을 훨씬 상회하는 금 153,500,000원을 피고가 주장하는 매매계약해제 통고일 이전에 지급함으로써 원고의 대금지급의무는 지급유예된 잔금의 이자까지 포함하여 모두 이행되었으므로, 원고가 위 매매잔대금지급의무를 불이행하였음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해제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사건과 같이 부동산의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에 관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가압류채무,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하는 한편 그 채무액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다른 특별한 약정이 없는 이상 이는 매도인을 면책시키는 채무인수가 아니라 이행인수로 보아야 하고, 매수인이 위 채무를 현실적으로 변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도 해석할 수는 없으며(당원 1990.1.25. 선고 88다카29467 판결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이 매매대금에서 위 채무액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함으로써 잔금지급의무를 다하였다 할 것이고(당원 1957.6.29. 선고 4290민상18 판결 참조), 또한 위 약정의 내용은 매도인과 매수인의 계약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의 채무를 변제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매수인은 제3자의 지위에서 매도인에 대하여만 그의 채무를 변제할 의무를 부담함에 그치므로, 채권자의 승낙이 없으면 그에게 대항하지 못할 뿐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하게 성립한다 할 것이다(위 당원 1957.6.29. 선고 4290민상1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원심의 판단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은 없으므로 이 부분 논지는 이유 없다.
다. 그러나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인수채무의 일부인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변제를 게을리 함으로써 이 사건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위 근저당권의 실행으로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고 피고가 위 경매절차의 진행을 막기 위하여 부득이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였다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는 이외에, 이 사유를 들어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겠다(당원 1992.7.24. 선고 91다38341 판결 참조). 왜냐하면 (1) 원고가 이 사건 인수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가 이를 변제하였다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매매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데다가, (2) 원래 원고는 이행을 인수한 채무의 내용에 따라 이행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에서 ‘원고는 이 사건 매매대금에서 그 인수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을 피고에게 지급함으로써 매매대금지급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한 취지는, 원고가 위 인수채무를 그 내용에 따라 성실하게 이행함을(즉, 원고의 인수채무불이행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아니함을) 당연히 그 전제로 삼은 것인바, 만약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피고가 부득이 그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였다면, 원고가 아직 자기의 매매대금지급의무를 전부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설사 매수인이 그 인수채무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하지 않아서 채권자가 그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이는 매매계약의 이행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또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을 피고가 주장하는 매매계약해제통고일 이전에 지급함으로써 원고의 대금지급의무는 지급유예된 잔금에 대한 이자까지 포함하여 모두 이행되었다고 판시한 데에는, 위에서 설시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경우는 원심이 설시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해석되므로 원심판결에는 이유모순의 위법도 있다고 하겠다.
라. 그러나 이와 같이 피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권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은 해제통고를 할 때 자기의 반대의무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 또는 그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자료를 전혀 찾아볼 수 없으니, 원심이 피고의 해제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옳고, 따라서 원심의 이러한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결국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가. 원심은 이어서 피고의 다음과 같은 항변 즉, "원고가 잔대금의 지급을 지체하여 근저당권자인 소외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가 1989.11.15.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무렵 부득이 위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였고, 1989.11.25. 소외 3에 대한 근저당채무도 변제하였으며, 임대차보증금채무도 피고가 일부 변제하였는바, 이들은 모두 원고가 인수하기로 약정한 채무이므로, 원고로부터 위 금액을 변제받기 전에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위 각 채무를 변제한 것은 원고가 그 대금지급채무를 모두 이행한 후일 뿐만 아니라, 원래 원고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었던 위 각 채무를 피고가 임의로 대위변제하였다 하여, 피고의 위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원고의 대위변제자인 피고에 대한 구상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나.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입각하여, 쌍무계약의 당사자들이 부담하는 각각의 채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는 경우 그 내용의 실행인 이행에 견련관계를 인정함으로써, 당사자 중 일방이 자기 채무의 이행 또는 그 이행의 제공을 아니한 채 상대방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바, 이러한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각 채무가 고유의 대가관계에 서는 쌍무계약상 채무가 아니라 하더라도, 구체적 계약 관계에서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채무 사이에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당원 1992.8.18. 선고 91다30927 판결 참조).
다. 부동산매매계약과 함께 이 사건과 같은 이행인수계약이 이루어진 경우, 매수인이 인수한 채무는 매매대금지급채무에 갈음한 것으로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인수채무불이행으로 말미암아(소외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또는 임의로 원고를 대신하여(소외 3 및 임차인에 대한 관계에서) 위 인수채무를 변제하였다면, 그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또는 구상채무는 위 인수채무의 변형으로서 매매대금지급채무에 갈음한 것의 변형이므로,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무 또는 구상채무와 피고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 견련관계에 있다고 인정되고, 따라서 양자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해석함이 공평의 관념 및 신의칙에 합당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의 위 항변이 이유 있는지 여부를 더 나아가 심리하였어야 했는데도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라. 그러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자기의 출연으로 원고가 인수한 채무를 변제한 게 아니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 주식회사 동해상호신용금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고서 위 소외 회사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이를 변제하였을 뿐더러 그 피담보채무액이 위 변제액보다 훨씬 많음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다면 위 피담보채무액은 원고의 부담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는바, 그렇다면 원고는 자기가 인수하기로 한 채무를 아직 그대로 부담하고 있는 반면에, 피고는 원고의 인수채무를 전혀 변제하지 아니한 결과로 되므로, 결국 피고로서는 위 변제로 인한 구상채권이 있음을 내세워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동시이행 주장을 배척하였음은 결과적으로 옳고,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에 전혀 영향이 없다 할 것이어서, 논지 역시 이유 없다.
3.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