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07405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태영)
- 원심판결
- 부산고법 2011. 11. 22. 선고 2011나3930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이 사건 공장의 임대인인 피고가 임차인인 원고에게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에 임대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에 관하여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아래와 같이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09. 7. 9.에 발생한 이 사건 제1차 집중호우(이하 ‘제1차 호우’라고 한다) 및 같은 달 16일에 발생한 이 사건 제2차 집중호우(이하 ‘제2차 호우’라고 한다)로 이 사건 공장에 인접한 이 사건 임야의 일부가 각각 붕괴되면서 밀려 내려온 토사류가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일부 파손하고 공장 내부에까지 들어와 원고 소유의 원자재, 기계 및 완제품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힌 데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즉, 이 사건 공장은 경사가 심한 이 사건 임야에 맞닿은 곳에 설치되어 있었고, 집중호우시 이 사건 임야의 토사가 이 사건 공장 쪽으로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임대인인 피고로서는 집중호우시 이 사건 임야의 토사가 이 사건 공장 쪽으로 무너져 내리더라도 이 사건 공장에 피해가 생기지 아니하도록 이 사건 임야에 맞닿은 쪽에 견고한 담장을 설치하거나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견고한 자재로 시공할 의무가 있다. 또한 제1차 호우에 따른 이 사건 임야의 일부 붕괴로 밀려 내려온 토사를 이기지 못하고 이 사건 공장의 패널 벽체가 파손되었고, 이를 수선하지 아니하면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이 사건 공장을 사용·수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임대인인 피고로서는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수선함에 있어서 다시 집중호우가 있을 경우에 대비하여 이 사건 임야에 맞닿은 쪽에 견고한 담장을 설치하거나 또는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견고한 자재로 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평소 이 사건 임야에 맞닿은 쪽에 견고한 담장을 설치하거나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견고한 자재로 교체하지 아니한 채 제1차 호우에 따른 이 사건 임야의 붕괴사고로 파손된 이 사건 공장의 벽체 부분만을 종전과 같은 재질의 패널로 수선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임대차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이하 ‘임대인의 수선의무’라고 한다)를 부담한다(민법 제623조). 그리하여 그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에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것을 방해받을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의 목적에 따른 용도대로 임차인으로 하여금 그 목적물을 사용·수익시키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되는 것으로서,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발생시키는 사용·수익의 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목적물의 종류 및 용도, 파손 또는 장해의 규모와 부위, 이로 인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그 수선이 용이한지 여부와 이에 소요되는 비용, 임대차계약 당시 목적물의 상태와 차임의 액수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원심이 채택한 증거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제1차 호우 당시 이 사건 임야의 일부 사면이 붕괴된 데 따른 피해를 입기 전까지 원고가 임대차 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 및 그 부지를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함에 있어서 어떠한 지장이나 방해를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② 제1차 호우 당시 이 사건 공장의 임차인인 원고가 피해를 입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예전에 없던 집중호우가 계속된 데 따른 강수량의 누적과 이 사건 임야의 상부에 위치한 ○○중공업 공장의 야적장에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아니하여 그 토지에 설치된 옹벽을 타고 이 사건 임야로 빗물이 추가로 유입되었고(제1심에서의 원고측 증인 소외인의 증언에 의하면, ○○중공업 내에 배수가 안 되어서 조그만 계곡물의 폭포수처럼 이 사건 임야로 물이 떨어져 내렸다는 것이다. 기록 163면 참조) 그로 말미암아 이 사건 임야의 일부 사면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발생한 토사류가 이 사건 공장으로 밀려 내려오는 등 피고로서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외부의 사정 또는 외력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공장구조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부위에 결함이 있는 등으로 이 사건 공장이나 그 부지가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차 호우에 따른 이 사건 임야의 일부 붕괴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임대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 건물 및 그 부지는 계약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갖추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제1차 호우에 따른 이 사건 임야의 일부 붕괴 사고로 말미암아 이 사건 공장의 벽체가 일부 파손되면서 그 내부로 토사류가 밀려들어옴으로써 원고가 임대목적물인 이 사건 공장 및 그 부지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 있어서도, ④ 통상의 임대차관계에 있어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하여 임차인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수익하게 함에 그치고, 더 나아가 임차인의 신체나 재산상 이익의 안전을 배려하여 주는 등의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0004 판결 등 참조),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함에 있어서 목적물의 주위 환경이나 그 밖의 제반 사정으로 그 안전에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계약에서 정한 목적과 용도대로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에게 그러한 위해로부터 임차인의 다른 재산상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까지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이 사건 공장 내부에 유입된 토사를 제거하고 파손된 벽체 부분을 복구하는 등의 조치를 통하여 이 사건 공장 및 그 부지는 그 계약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일단 회복함으로써 원고가 이를 사용·수익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인 점, ⑥ 이 사건 임야가 제1차 호우 당시 붕괴된 이후에 약화된 이 사건 임야의 지반과 불안정하게 된 사면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임야가 추가로 붕괴될 만한 구체적이고 객관적 위험에 처하였다는 사정이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공장 및 그 부지의 사용·수익에 직접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거나 이를 방해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하는 점, ⑦ 한편 제2차 호우 역시 이 사건 공장이 위치한 지역 일대에 있어서 예전에 없었던 현상으로서(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제1차 호우 당일의 누적강수량이 191.5mm이었던 데 반하여 제2차 호우 때는 222mm에 이르렀고,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제1차 호우 때의 34.5mm보다 훨씬 많은 53.5mm이었다) 제1차 호우가 있은 지 불과 9일 만에 발생하여 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가 쉽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임대인인 피고가 부담하는 수선의무의 범위에 다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에 이 사건 임야가 추가로 붕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공장에 피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방호조치를 취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임대인인 피고에게 이 사건 공장의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제1차 호우가 발생하기 전후에 걸쳐 이 사건 임야에 맞닿은 쪽에 담장을 설치하거나 또는 견고한 재질에 의하여 이 사건 공장의 벽체를 시공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