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1989. 6. 14. 선고 87나3933 판결 [손해배상]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피고, 피항소인
- 대한민국
- 원심판결
- 제1심 서울민사지방법원(87가합2774판결)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6,482,81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제1, 2심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 선고.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 1호증의 1 내지 4(판결), 갑 제2호증(판결확정증명원), 갑 제6호증(운전사취업등록증), 갑 제9호증(사실조회에 대한 회신), 갑 제10호증(질의회신), 을 제1호증의 1,2(운전면허대장), 을 제2호증(도로교통관계업무요집)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당원의 서울특별시 경찰국장 및 교통부 운수지도과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소외 대진운수중식회사 소속 경기 5아3359호 시외버스를 운전하던 자인 바, 1983.8.14. 16:30경 서울 도봉구 번2동 219앞길에서 도로우측변을 따라 위 버스와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소외 2의 좌측어깨 부분을 위 버스의 우측부분으로 충격하여 넘어뜨림으로써 소외 2에게 전치 6주의 견갑골골절, 뇌좌상 및 측두부열상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도주하였다는 혐의로 같은 달 16. 서울북부경찰서에 구속되어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기소되었으나 같은 해 12.23. 같은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실, 그 뒤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서울고등법원은 1984.5.28. 원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에 대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이에 대해 원고가 다시 상고하여 대법원이 1984.9.11.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으며 1986.7.11. 같은 법원에서 원고에 대한 무죄 판결이 선고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한편 위 사고당시 시행중이던 도로교통법 제65조 및 동법시행규칙 제55조에 의하면 교통관계법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대하여는 서울특별시장, 직할시장, 또는 도지사가 법규위반의 태양과 사고의 경중에 따라 정하여진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에 의하여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일정한 벌점을 부과하여 그 벌점에 해당하는 일수동안 운전면허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같은 법 제70조에서는 서울특별시장 등은 동법에 의한 직권의 일부를 관할경찰서자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위 시행규칙 조항에 따른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무처리를 위하여 서울특별시자동차운전면허사무처리규칙, 운전면허점수제행정처분사무처리요강 등이 마련되어 있는바, 이들 규정에 의하면 교통사고의 경우 면허정지등 행정처분은 사고 발생운전자가 면허증을 제시하여 보관한 날부터 기산토록 하고, 사고운전자에 대하여 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거나 검사의 무혐의 불기소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그 운전면허행정처분을 철회하도록 되어 있으며 또한 당시 시행되던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3조의 4에 의하면 자동차운송사업자는 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 한하여 사업용자동차운전에 종사하게 하여야 하도록 규정하고 교통부령인 자동차운수규칙(1982.7.20. 교통부령 제740호) 제30조 4호에 의하면 과거 1년간 도로교통법시행 규칙에 의한 운전면허행정처분의 기준에 의하여 산출된 점수가 82점 이상인 자는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로서의 자격을 제한하여 운수업체에 운전자로서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바, 원고의 위 교통사고 사실을 인지한 서울북부경찰서장은 위 도로교통법시행규칙 및 관련행정사무처리지침에서 정하여진 배점기준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운전면허정지처분 등 행정사무처리권한에 의하여 원고에 대하여 105점의 벌점을 부과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위 사고일인 1983.8.14.부터 105일째가 되는 같은 해 11.26.까지 운전면허가 정지됨과 아울러 위 자동차운수규칙상 취업제한규정에 의하여 원고의 벌점이 81점이 되는 1983.9.6.부터(위 사고일로부터 25일째) 1년이 되는 1984.9.5.까지 운수업체의 운전수로 취업할 수 없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이에 원고는, 위 교통사고는 피해자인 소외 2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스스로 넘어진 것으로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들이 조금만 주의깊게 사건을 취급하였으면 쉽게 이를 밝혀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위 사고를 수사하던 위 경찰서 경찰관들이 피의자이던 원고에 대하여 가혹행위를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참여도 없이 실황조사서를 작성하였으며 피의자신문조서도 원고의 진술과 달리 작성하는 등 편파적이고도 불합리한 수사를 한 업무상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가 위 사고를 야기한 양 사실을 오인하였고 더우기 헌법상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을 선고받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그릇된 사실인정에 기초하여 또한 위 무죄추정의 법리에 위반하여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벌점을 부과하는 위법한 행정처분을 함으로써 원고가 무죄석방된 다음날인 1983.12.24.부터 위 벌점에 따른 취업제한일인 1984.10.3.까지 약 9개월간 종전에 일하던 운전사로서 일할 수 없게 하였고 이로써 원고로 하여금 그간 얻을 수 있었던 합계 금4,482,810원(498,090원×9개월)의 수입을 상실케 하였으며 그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 또한 적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위 일실수입금과 위자료 2,000,000원 등 합계금 6,482,810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실체적 진실발견과 아울러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엄격한 형사사법원리에 의하여 지배되는 사법절차와는 달리 행정절차에서는 공익성, 합목적성, 편의성, 효율성 등이 중시되어야 할 것이고 만약 개개의 행정행위가 관련된 형사사법절차의 결과를 기다려 그에 따라서만 행해져야 한다면 이는 본래의 행정목적의 달성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이를 심히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과 같이 어느 행위가 형사소추의 대상이 됨과 아울러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경우 그 행정처분은 사법절차에서의 무죄추정의 법리에 구애됨이 없이 그 처분권한 있는 행정청은 처분 당시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그에 대한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볼 것이고, 이 경우 수사공무원의 수사활동 그 자체가 특히 위법 또는 부당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졌다거나 고의 또는 과실로 그 수사결과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였다는 등의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후 당해 형사사건이 무죄로 확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된 당해 행정처분이 관계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원고는 무죄판결을 받은 자로서 129일 동안 미결구금을 당하였다 하여 형사보상법 제1조 제1항에 의한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서 1986.12.22. 위 기간동안 원고가 받은 재산상손실 및 정신적고통에 대하여 형사 보상금으로 903,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결정이 내려져 국가로부터 위 보상금을 수령한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 바이며, 앞에서 본 각 판결(갑 제1호증의 1 내지 4)과 위 교통사고에 관한 수사 기록 및 공판기록(갑 제7호증 1 내지 12, 갑 제8호증의 1 내지 25)을 정사해 보아도 원고의 주장과 같이 수사경찰관이 원고에 대해 가혹행위를 하였다거나 원고에게 불리하게 편파적인 수사를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흔적이 보이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경찰수사기록(갑 제7호증의 1 내지 9)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는 당시 현장부근 지하철공사장에서 일하던 소외 3이 "딱"하는 나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원고가 운전하던 버스가 급정거하였다가 얼마 뒤 버스가 떠난 후 그곳 차도에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 피를 흘리고 있던 소외 2를 발견하고 교통사고에 인한 것으로 생각하여 위 버스번호를 경찰관에게 신고하고 이어 위 경찰서에서 위 버스회사에 연락하여 같은 날 원고가 자진출석함으로써 수사가 개시된 사실, 수사개시후 위 수사경찰관은 원고로부터 위 사고가 버스에 부딪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위 피해자 스스로 넘어져 일어난 사고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당시 원고는 그의 버스에 피해자가 부딪친 것이 아니라 생각하였고 승객들도 아무일 없을 것이니 가자고 재촉하므로 피해자를 구호치 아니하고 가버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들었으나, 피해자인 소외 2가 위 버스의 옆부분에 부딪쳐 중상을 입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목격자인 소외 3도 위 신고내용과 같은 진술을 하므로 현장을 조사한 후(그 결과를 기재한 실황조서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과는 달리 현장조사에 원고도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위 사고가 원고의 버스에 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와 같은 수사자료들을 토대로 앞서 본 바와 같은 관련법규 및 행정지침등에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원고에 대한 벌점을 부과하였다면 그후에 진행된 형사사건에서 결과적으로 위 수사공무원의 사실판단이 잘못 된 것으로 결말지어졌다 해서 수사공무원의 위 사실판단이 그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인한 것이라고 인정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위 교통사고에 대한 수사공무원의 수사과정이 위법 또는 부당하였다거나, 위 교통사고의 원인을 잘못 판단한 것이 수사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인한 것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것도 없이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였으므로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