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07. 1. 23. 선고 2006가단83274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000
- 피고
- 대한민국
- 변론종결
- 2007. 1. 9.
- 판결선고
- 2007. 1. 23.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3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11. 20.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1. 쟁점과 관련된 사실관계의 요약
다음의 사실은 갑 1호증 내지 갑 6호증, 을 1호증의 1 내지 을 9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⑴ 원고는 2003. 6. 12.경 징역 4년의 형이 확정되어 피고 산하 대구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3. 11. 19. 06:30경 대구교도소 7사동 11실에서 같은 거실 수용자인 소외 000와 화장실 면도 문제로 시비가 되어 서로 욕설을 하면서 언쟁을 하던 중 위 소외인이 그곳 근무자인 소외 000 교도관의 지시로 자리에 앉은 원고에게 다가가 갑자기 주먹으로 옆구리, 가슴부위, 안면부 등을 수회 때려 원고는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제7, 8 늑골골절상을 입었다. ⑵ 위 폭행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하여 원고는 조사기간인 2003. 11. 19.부터 2003. 12. 2.까지 조사거실에 다른 수용자 1-2명과 함께 수용되어 조사를 받았는데 ‘훈계’처분을 받았고, 한편 위 소외인은 금치 40일의 징벌처분 외에 형사입건되어 대구지방법원에서 벌금 1,000,000원의 형이 확정되었다. ⑶ 원고가 위 폭행사고 직후 가슴 통증을 호소해 옴에 따라 대구교도소 의무관은 사고 당일인 2003. 11. 19.과 11. 26. 2회에 걸쳐 늑골부위에 대하여 X-레이 촬영을 실시하였으나, 특이증상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2003. 11. 28. 외부병원인 가야기독병원에서 늑골 X-레이 촬영을 한 결과 우측 제7, 8번 늑골골절이 발견되었다. 한편, 원고에 대한 1차 조사기간은 2003. 11. 25.까지이나 2003. 12. 2.까지로 1차 연장되었고, 2003. 12. 3.부터 2003. 12. 10.까지 원고는 병사사동에 일시 수용되었다. ⑷ 그 후, 원고는 부산교도소로 이송되었고, 2007. 1. 5. 형기종료로 만기 출소하였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아래와 같은 대구교도소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행위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각 쟁점별로 이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폭행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교도관의 과실 여부
원고는, 위 교도관은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언쟁을 발견하고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원고만 자리에 앉히는 부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결국 소외인의 폭행으로 원고가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폭행은 교도관이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언쟁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서 위 교도관으로서도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보이므로, 위 교도관에게 수용자인 원고에 대한 어떠한 보호의무 위반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조사거실 수용조치의 위법 여부
원고는, 자신은 위 폭행사고의 피해자이므로 대구교도소로서는 마땅히 원고를 병사사동에 수용하여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폭행사고 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병사사동이나 일반거실보다 환경이 더 열악한 조사사동에 2주 동안 수용하였고, 더욱이 2003. 11. 28. 늑골골절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조사사동에 수용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⑴ 관련 규정 ㈎ 행형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26조(병실수용) : 소장은 질병에 걸린 수용자에 대하여 병실수용 기타 적당한 치료를 하여야 한다. ㈏ 위 같은 법 제143조(징벌혐의자의 수용) : 소장은 징벌혐의자로서 조사중에 있는 수용자에 대하여는 조사실에 수용하여야 한다. ㈐ 구 수용자규율및징벌에관한규칙(2004. 6. 29. 부령 제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규칙’이라고 한다) 제3조(규율) 제6호 : 소란
난동을 부리거나 이를 예비 또는 음모하여서는 아니된다. 제7호 : 다른 수용자와 싸움을 하거나 폭행
협박 또는 금품을 요구하거나 가혹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4호 : 실내에서는 정숙을 유지하여야 하며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하는 등 다른 수용자의 생활에 불편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위 같은 규칙 제4조(징벌양정기준) : ① 수용자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규율을 위반하였을 때에 과하는 징벌의 양정은 다음의 기준에 의한다.(이하 생략) ㈒ 위 같은 규칙 제7조(조사절차) : ③ 조사기간은 수용자의 규율위반사실이 있었음을 알게 되어 조사에 착수한 날부터 7일 이내로 한다. 다만, 소장은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회에 한하여 7일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의 연장을 허가할 수 있다. ⑵ 판단 아래의 몇 가지 점을 중심으로 원고에 대한 조사거실수용조치의 위법성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도록 한다. ㈎ 1차 조사거실수용의 위법성 여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면, ① 원고와 소외인은 머리핀 작업거실인 7하11실에서 화장실 면도 문제로 인하여 서로 시비가 되어 욕설을 하면서 말다툼을 벌였고, 다투는 소리를 들은 교도관이 위 거실로 와 싸움을 제지하던 중 소외인이 원고를 폭행하는 사고가 생긴 사실, ② 대구교도소는 위 사건의 진상 및 징벌혐의의 유무를 밝히기 위하여 원고와 소외인을 모두 조사거실에 수용하여 조사하였고, 2003. 12. 1. 원고에 대한 진술조서 및 소외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이 이루어진 사실, ③ 대구교도소는 조사를 마치고, 원고에게는 ‘훈계’ 처분을 하였고, 소외인에게는 ‘금치 40일’의 징벌처분을 함과 동시에 대구지방검찰청에 위 사건을 입건송치하여 결국 소외인은 벌금 1,000,000원의 형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폭행과 이로 인한 상해에 대하여는 원고가 비록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원고 역시 소외인과 서로 시비가 되어 욕설을 하는 등 소외인의 폭행을 야기한 데 대한 과실이 전혀 없다 할 수 없고, 원고에게도 소외인과 서로 욕설을 하고 싸우면서 소란을 야기시켜 규칙 제6, 7, 24호 등의 규율위반의 혐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이와 같이 폭행사고 당시 원고에게 징벌혐의가 전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교도소가 우선 원고와 소외인을 모두 징벌혐의자로 보아 위 법 143조에 따라 원고를 조사거실에 수용하였다면, 결코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 ㈏ 조사기간 연장의 위법성 여부 위 규칙에 의하면, 조사기간은 수용자의 규율위반사실이 있었음을 알게 되어 조사를 착수한 날부터 7일 이내로 하되,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회에 한하여 7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갑 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대구교도소가 2003. 11. 26. 원고에 대한 조사기간을 1차 연장하면서 ‘싸움과정에서 생긴 상처 경과 관찰’을 주된 사유로 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폭행 피해자인 원고의 상해 정도가 중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교도소측의 징벌처분 외에 별도의 형사입건절차가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이 된다는 점에서 싸움, 폭행 경위에 대하여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소외인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하여도 그 조사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면, 그 연장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 ㈐ 반드시 병사사동에 수용하여야 하는가? 법 제26조에 의하면, 질병에 걸린 수용자에 대하여 병실수용 기타 적당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즉, 위 법 규정의 취지는, 모든 환자를 예외 없이 반드시 병실수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질병의 정도나 경과 등을 종합하여 적당한 치료(병실수용은 그 치료의 한 형태이다)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된다. 앞서 든 증거를 종합하면, ① 대구교도소는 이 사건 폭행 사고 당일 및 11. 26. 각 늑골 X-레이 촬영을 실시하였고, 목 부분 X-레이 촬영까지 실시한 점, ② 위 각 X-레이 촬영 결과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원고의 통증 호소에 의하여 원고를 매일 진료하면서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하는 조치를 계속적으로 취하여 온 점, ③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2003. 11. 28. 외부병원인 가야기독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였고, 진료 결과 ‘우측 제7, 8번 늑골골절’의 진단이 나오자 외부병원 약 복용 및 대구교도소 담당 의무관의 지속적 진료가 있었던 점, ④ 조사기간이 끝난 직후인 2003. 12. 3.부터 같은 달 10.까지 의무관의 판단에 따라 원고를 병사사동에 일시 수용하고 지속적으로 진료하였던 점, ⑤ 대구교도소에는 적정수용인원을 초과한 인원이 수용되어 있고 다수의 수용자가 병사사동에 수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모든 환자들을 일시에 병사에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의무관 및 의무과장이 병실수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을 ‘소장 시찰’ 판정에 의하여 병사수용을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대구교도소로서는 법이 요구하는 정도의 환자 진료 및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보이고, 게다가 교정당국의 재소자에 대한 보호
배려의무는 어느 정도 인적
물적 한계 내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측면과, 원고와 같은 징벌혐의자의 경우, 징벌 유무에 대한 조사의무와 환자에 대한 보호의무가 어느 정도 충돌될 수밖에 없고, 그러한 경우 사안의 중대성 여부 및 상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사사동에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 병사사동에 수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를 그 상해에도 불구하고 조사기간 내에 조사사동에 계속 수용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 ㈑ 원고의 상해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과실의 인정 여부 원고는, 당시 대구교도소에서 자신의 X-레이 촬영을 실시한 000 교위는 촬영기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자로서 그 촬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늑골 골절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치료가 충분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000는 당시 대구교도소 의무과에 근무하면서 방사선 담당 업무 등을 보조하였는데, 000에게는 촬영기사 자격증은 없었던 사실은 피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교도소에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방사선 촬영기사가 없어 주로 의무관(의사 3명, 공중보건의 1명)의 지도 아래 소속 직원이 사진촬영보조 및 필름관리 등의 업무를 해 온 것으로 보이는바, 담당 의무관의 지도나 관리 없이 위 000가 전적으로 권한 없이 방사선 촬영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당시 위 000에게 촬영기사 자격증이 없었다는 점만으로는 대구교도소 측에 어떠한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산하 대구교도소의 담당 공무원에게 원고에 대한 폭행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거나 원고를 불법적으로 조사사동에 수용하고 원고에 대한 진료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그들에게 어떠한 불법행위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당사자에게 덧붙이는 글] 이 사건을 심리하고 판결문을 작성하면서, 원고 및 대구교도소를 비롯한 교정당국에 대하여 느낀 바가 적지 않았다. 이 사건의 담당 재판관으로서, 이 사건의 결론과는 별도로, 개인적인 바램을 당사자들에게 덧붙여 전달하고자 한다.
1. 원고에게 :
원고도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교정당국의 목적은 수형자를 사회에서 격리하여 교정교화하고 형기 종료 후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데 있지 결코 수형자의 인권을 박탈하는 데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수의 수형자들이 제한된 인적
물적시설을 갖춘 교도소 내에서 그 시설을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수형자들의 인권보호라는 문제와 원활한 교정질서의 유지라는 다소 상반된 가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수형자로 하여금 애초에 법이 의도한 교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선진국형 교정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충분한 인적
물적시설을 확보한다면, 원고가 교도소 내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치료를 받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느꼈던 아쉬움과 섭섭함이 애시당초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이 법원 역시 어느 정도 그 아쉬움에 동감한다. 그러나, 그 아쉬움과 섭섭함이 이 판결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반드시 대구교도소측의 위법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 아쉬움과 섭섭함 역시 사실 그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원고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원고 스스로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원고는 만기 출소하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하였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 동안 있었던 위 아쉬움과 섭섭함을 이 사건을 끝으로 완전히 털어 버리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잃어 버렸던 시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행복하게 사회인으로 다시금 활동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2. 대구교도소를 비롯한 교정당국에게 :
제한된 인적
물적 시설 내에서 정원보다 훨씬 많은 수형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현실의 사정에서, 모든 수용자들이 만족한 만한 정도의 교정행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든 서로 상반된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인권보호와 교정질서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노고 역시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관으로서, 비록 법이 요구하는 정도 이상이라고 할지라도 수용자 개개인이 처한 사정, 특히 환자의 경우 그들에 대한 배려에 좀 더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징벌혐의자에 대한 조사실 수용시 그 혐의의 유무 및 정도에 대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아울러 신속한 조사절차를 통하여 조사기간 연장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실시함은 어떨지...하는 제안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