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13. 5. 1. 선고 2011가합463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1. 주식회사 A, 2. B 주식회사
- 원고들 소송대리인
- 변호사 정원식, 이정락
- 피고
- **광역시
- 피고 소송대리인
- 법무법인 동행, 담당변호사 정선명 변 론 종 결 2013. 3. 20. 판 결 선 고 2013. 5. 1.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9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4. 7. 1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 사실
가. 원고들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1) 소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2001. 4. 25. 피고 시장으로부터 울산 북구 토지 외 3필지 위에 D아파트 1단지 360세대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승인받고, 2001. 8. 17. **광역시 **청장으로부터 같은 동 토지 위에 같은 아파트 3단지 298세대의 임대아파트 건설하는 사업을 승인받았다.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A’이라 한다)은 2001. 4. 25. 피고 시장으로부터 같은 동 토지 위에 D아파트 2단지 357세대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승인받고, 2001. 12. 19. **광역시 **청장으로부터 위 토지 위에 같은 아파트 4단지 260세대(이하 1 ~ 4단지를 통틀어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승인받았다. 위 각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은 아래와 같은 조건(이하 ‘이 사건 승인조건’이라 한다)으로 이루어졌다. 승인조건(1, 2단지)
26. 진입로 개설도로(B=20m)와 구도가 접하는 구간(삼거리) 등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부분에 교통개선계획을 이행하기 바람.
27. 공동주택 사용검사 신청 전까지 공동주택에 필요한 기반시설(진입도로, 상·하수도) 설치 완료하기 바람. 승인조건(3, 4단지) 19(13). 공동주택 사용검사 시까지 공동주택에 필요한 기반시설(진입도로, 상하수도) 설치 완료하기 바람.
2) 이후 원고 B 주식회사(이하 ‘원고 B’이라 한다)는 C로부터 사업을 양수받아 **광역시 **청에 사업주체변경신고를 하였으며, 위 **청은 2002. 1. 11. 건설사업주체를 C에서 원고 B로 변경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3) 원고들은 위 사업을 진행하던 중 2002. 1.경 E 주식회사(이하 ‘E’이라고만 한다)에게 그 사업시행을 위탁하였다.
나.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
1) E은 2002. 7.경 **광역시 **청장에게 ‘임대아파트 건설사업’을 ‘분양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요청을 하였고, 위 **청장은 2002. 10. 30. 피고 시장에게 이 사건 사업의 사업계획변경승인신청서를 전달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 협의부서 | 협의내용 | 협의결과 |
|---|---|---|
| **광역시 교 통기획과 | 대도시교통관리에 관한 특례 법에 의한 광역교통시설부담 금 부과대상 여부 |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부칙 제2조(부과에 관한 적용례)에 의거 주택건설 사업 등 주택관련 건설사업의 경우 원고들은 2002. 1. 11. 이전에 사업을 승인, 허가 받아 이후에 동 사업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광역시 설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며, 변경된 사 |

2) 피고는 E의 위 사업계획변경승인요청과 관련하여 부서별 협의를 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교통기획과 :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부칙 제2조(부과에 관한 적용례)에 의거 주택건설사업 등 주택관련 건설사업을 할 경우 우리 시에서는 2002. 1. 11.이전에 사업승인 내지 허가를 받아 이후에 동 사업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광역시설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며, 변경된 사업계획이 부과대상 사업규모(20세대) 이상으로 증가되는 경우에는 그 증가된 연면적에 대하여는 부과 대상이 되나 본 변경승인 건은 세대수가 감소하므로 해당 없음.
3) 이에 따라 **광역시 **청장은 2002. 11. 7. 이 사건 아파트 2, 3, 4단지에 대하여, 피고 시장은 2002. 11. 8. 이 사건 아파트 1단지에 대하여, 당초 부가한 승인조건을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E의 주택건설사업계획변경신청을 승인하였다(이하 위 가. 1)항의 주택건설사업과 통틀어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4) E은 위 주택건설사업계획변경승인에 따라 **광역시 **청장에게 공동주택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하여 2002. 11. 21. 분양승인을 받아 일반 분양희망자를 대상으로 분양을 실시하였으며, 그 무렵 주식회사 F을 건설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였다.
다. 교통영향평가결과 및 원고들의 대응
1) E은 주식회사 G을 교통영향 평가대행기관으로 선정하여 2003. 2. 그로부터 교통영향평가서를 제출받아 2003. 2. 20.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면서 교통영향평가 협의요청을 하였다. **광역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는 이를 검토한 후, 2003. 3. 14. E에게 위 교통영향평가서에 대한 사전검토의견서를 송부하였고, E은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03. 3. 24. 이에 대한 보완의견서를 제출하였는바 위 검토의견 및 보완의견의 각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검토의견 | 개선·보완내용 |
|---|---|
| 동천서로 **교에서부터 사업지 주변은 공동 주택 예정지이므로, 편도 1차로인 **농공단 지 진입로가 협소하여 교통정체가 예상되므 로 사업지 구간까지 진입도로에 좌회전 대기 차로를 설치할 수 있도록 4차로로 확장 | ■ 수용여부: 미수용 도시계획도로인 대로 2-33호선의 경우 장래 주변지역 토지이용 감안시 조기 개설이 필요 하나, 본 사업시행과 관련된 개설은 현실적 으로 어려움이 있음. |
2) **광역시교통영향심의위원회는 2003. 3. 27.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심의 및 유관부서의 사전검토를 거쳐, ‘이 사건 사업지 진출입 교통문제 해결을 위하여 **교에서 이 사건 사업지까지의 도시계획도로(대로 2-33호선) 개설비용 부담문제는 피고(도로개설 부서)와 2003. 4.말까지 협의하여 심의의결 보완서에 반영하여 제출할 것’등을 조건으로 하여 가결하였고, 피고 시장은 2003. 3. 29. E에게 이와 같은 교통영향평가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3) 그런데, E이 이러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이행하지 않자, 피고는 2003. 5. 6. 및 같은 달 15. E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교통영향평가 심의결과사항 이행촉구서를 보내는 등 그 이행을 촉구하였다. 귀 사에서 **광역시 북구 일원의 4개 단지에 공동주택사업승인을 득하여 시행중인 사업에 대하여 2003. 3. 27. **광역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사항 중 사업지 진·출입 교통문제해결을 위해 **교에서 사업지까지의 도시계획도로(대로 2-33호선)개설비용 부담문제를 **광역시 (도로과, 교통관리과)와 협의 후 결과를 2003. 4. 30.까지 심의의결 보완서에 반영토록하였으나 기한 내 제출되지 않아 촉구하오니 조속한 시일 내 심의의결사항을 이행하여 주시기 바라며, 만약 동 사안에 대하여 시일만 지체하고 협의가 지연될 시에는 공사 중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수도 있음을 아시고 적극적인 협의가 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이에 E 및 원고들은 피고와의 협의에 응하였고, 2003. 6. 19.경 피고 시장에 대하여 도시계획도로(대로 2-33호선, 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 개설비용 부담문제와 관련하여, 이 사건 도로 개설비용 분담금 935,000,000원 중 인근사업부지 분담금 납부시 3억 원을 1차로 납부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 2억 원을 2차로 납부하고, 2005. 5. 30. 435,000,000원을 3차로 납부하겠다는 내용으로 업무 협의를 요청하였다.
5) 피고는 2003. 6. 20. E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교통영향평가 협의사항 회신을 하였다. 귀사에서 공동주택사업 시행 중에 있는 북구 **동 일원은 도시기반시설(도로) 확충·정비가 미흡한 실정에 있어 본 사업이 준공 될 시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되어 차량통행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진·출입로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므로 신**교~사업지로 연결되는 대로 2류 33호선 폭 30m 중 4차로를 우선 개설하는데 소요되는 공사비(보상비 제외)는 인근 지역에 사업계획 중에 있는 **아파트 사업주와 공동으로 도로 개설 공사비용을 부담하여야 합니다. 본 도로 개설 비용 중 귀사가 부담할 금액은 935,000,000원으로서 본 금액을 피고에게 납부하여 주시기 바라며, 납부시기 및 분할방법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도로개설에 차질이 없도록 인근 **동 일원 **아파트 교통영향평가 심의 협의내용과 같이 도로개설 공사비납부시기(사업차공전 전액납부협의)와 때를 같이 하여 일괄 납부됨이 바람직하오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교통영향평가심의사항을 반영한 공동주택사업 변경승인시 승인권자와 협의하여 처리될 사항입니다.
6) 그 후 E은 2003. 8. 22.경 피고 시장에게 이 사건 아파트공사와 관련하여 이 사건 도로 우선개설비용 중 분담금 935,000,000원의 납부 및 납부시기에 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분담금 확약서’를 공증 받아 제출하였다. 교통영향평가 심의결과 신**교에서 이 사건 사업지로 연결되는 대로 2류 33호선 폭 30m 중 4차도로 우선개설비용 중 H 사업장에서 분담해야 할 금액 935,000,000원의 납부시기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확약하고 공증 후 제출하기로 한다. 도시계획도로 (대로 2-33호선) 개설분담금 : 935,000,000원 1차 납부[인근사업부지(성우개발)분담금 납부 시 : 300,000,000원 2차 납부(1차 납부 6개월 후) : 200,000,000원 3차 납부(2004. 6. 30.) : 435,000,000원
7) 피고는 2003. 6. 20. E에게 이 사건 도로의 도로시설분담금 935,000,000원을 기타 일반 부담금 명목으로 부과하였고(이하 ‘이 사건 분담금 부과’라 한다), 원고들은 2003. 10. 3. 3억 원, 2004. 5. 14. 2억 원, 2004. 7. 9. 435,000,000원 등 총 935,000,000원을 납부하였다.
8) 한편, E은 2004. 1. 14. 피고에게 교통영향평가 심의의결보완서 및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수용여부 : 수용 - 사업지 진출입 교통문제 해결을 위하여 **교에서 사업지까지의 도시계획도로(대로 2-33호선) 개설비용 부담문제는 **시와 2003. 4. 말까지 협의 완료토록 하였으나, 공사비 분담금액의 결정과 납입방법에 대한 조율 관계로 협의가 미진하여 교통영향평가 심의의결(2003. 3. 27.)된 2003. 4. 말까지의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음. - 그러나, 개설도로 관련 주무부서(도로과)와 계속적으로 협의하여 분담금에 대한 확약공증서를 제출하였고, 이후 분담금 납부시기 및 분납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 협의 완료하여 교통영향평가 심의사항을 반영한 공동주택 변경 승인시 승인권자와 협의 처리토록 회신 받음. - 따라서, **교에서 사업지까지의 도시계획도로(대로 2-33호선) 개설비용 분담 문제는 관련부서(도로과)와 협의된 대로 반드시 시행토록 하겠음. 이를 제출받은 피고 교통관리과는 2004. 1. 15. E에게 교통영향평가 협의내용을 통보함으로써 교통영향평가절차를 완료하였음을 통보하였다.
9) 원고들은 2005. 1. 31. 1,090세대의 이 사건 아파트를 준공한 후 사용허가를 받아 분양자들의 입주를 완료하였다.
라. 피고의 **시대로 2-33 도로 준공 과정
피고는 2005. 2. 16. 이 사건 도로의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이 사건 도로 개설 사업비를 총 195억 900만 원으로 정한 후 피고 165억 900만 원, E 9억 3,500만 원, I 20억 6,500만 원으로 각각 분담하기로 하고, 2006. 12. 28. 실시계획 고시를 거친 후, 2007. 3. 23. 도로공사를 시작하여 2009. 2. 20. 이 사건 도로를 준공하였다.
마. 위 일련의 과정은 다음과 표와 같다.

| 2001. 12. 19. | 원고 A | 4단지 260세대 임대주택건설 사업승인 및 건축허가 |
|---|---|---|
| 2002. 11. 7. | E | 2단지 298세대 분양아파트 사업계획변경승인 및 건축허가 |
| 3단지 233세대 분양아파트 사업계획변경승인 및 건축허가 | ||
| 4단지 236세대 분양아파트 사업계획변경승인 및 건축허가 | ||
| 20022. 11. 8. | E | 1단지 323세대 분양아파트 사업계획변경승인 및 건축허가 |
| 2002. 11. 21. | E |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분양개시 |
| 2003. 3. 27. | 피고 | **광역시교통영향심의위원회 교통영향평가 심의 (**시대로 2-33 도로개설비용 부담 의결) |
| 2003. 6. 20. | 피고 | 대로 2-33 도로시설분담금 935,000,000원 책정 통보 |
| 2009. 2. 20. | 피고 | 대로 2-33호선 준공 |

| 일자 | 내용 |
|---|---|
| 2005. 2. 17. | **광역시 도시계획시설(도로 : 대로 2-33호선)결정 (**광역시 고시 제2005-82호) |
| 2006. 12. 28. |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인가 고시(**광역시 북구 고시 제2006-69호) 대로 2-33호 : 도로개설 L=220m, B=30m 사업시행자 : J 주식회사 착수예정일 : 실시계획 인가일 준공예정일 : 인가일로부터 30개월간 |
| 2007. 7. 19. | 도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인가 고시(**광역시 북구 고시 제2007-58호) 대로 2-33호 : 도로개설 L=457.6m, B=30m 사업시행자 : I 주식회사 사업기간 변경 : 2006. 8. 7. ~ 2008. 3. 31. |
| 2008. 1. 24. | 도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인가 고시(**광역시 북구 고시 제2008-27호) 대로 2-33호 : 도로개설 L=220m, B=30m 사업시행자 : J 주식회사 사업기간 : 2006. 12. 21. ~ 2009. 5. 21. |
| 2009. 2. 20. | **시 대로 2-33호선 준공 |

| 일자 | 행위자 | 내용 |
|---|---|---|
| 2001. 4. 25. | C | 1단지 360세대 임대주택건설 사업승인 및 건축허가 |
| 원고 A | 2단지 357세대 임대주택건설 사업승인 및 건축허가 | |
| 2001. 8. 17. | C | 3단지 298세대 임대주택건설 사업승인 및 건축허가 |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 4, 6, 7, 9, 11, 12, 14호증, 을 제1 ~ 19, 21 ~ 2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분담금 부과처분은 법령에 근거 없는 위법한 사후부담이며, 이 사건 분담금 납부는 피고의 강박행위에 의한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업 승인 당시 진입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를 완료할 것을 조건으로 하였으므로 부담의 유보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 사건 분담금은 교통영향평가 심의 및 의결에 따라 E과의 협의에 의하여 부과한 것으로서 원고들이 동의하였으므로 적법하다.
3. 사후부관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분담금 부과의 성격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구 주택건설촉진법(2002. 8. 26. 법률 제67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에 의한 이 사건 사업승인은 상대방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효과가 수반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서 법령에 그 요건이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고, 따라서 그에 부가하여 원고들에게 납부의무를 부과한 이 사건 승인조건은 부담이라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분담금 부과는 이 사건 승인조건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인 점, ②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이 사건 분담금을 납부받기에 앞서 분담금 확약서를 제출받기는 하였으나, 위 확약서는 원고들이 피고가 요청한 도로개설 분담금을 납부한다는 일방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 중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사실상 분담금 납부를 강제하였는데, 이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적 자치로서 이루어진 계약의 체결이 아니라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구체적인 의무를 부담시키는 처분이라 할 것인 점, ③ 이 사건 승인조건은 진입로 개설도로와 구도가 접하는 구간의 교통개선계획을 이행하고, 공동주택에 필요한 진입도로를 설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분담금은 이 사건 아파트의 주된 출입구로부터 200m가 훨씬 넘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 사건 도로 개설비용을 분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 분담금 부과는 피고가 이 사건 사업승인 당시에 원고들에게 부가하였던 이 사건 승인조건의 내용 또는 범위를 변경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강학상의 사후부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판단
행정처분에 이미 부담이 부가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 의무의 범위 또는 내용 등을 변경하는 부관의 사후변경은, 원칙적으로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그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누2627 판결, 대법원 2006.9.22. 선고 2004두1332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2003. 12. 30. 법률 제70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피고가 이 사건 사업을 승인하는 데 있어 교통영향평가를 실시, 사업자와 협의 후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 근거규정이 될 뿐, 사업계획과는 별도로 원고들에게 처분을 행할 수 있는 독자적인 법률상 근거가 될 수는 없고, 동법 시행령(2003. 6. 13. 대통령령 제179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 및 별표 1에 의하면 협의요청 시기 역시 사업계획 승인 전으로 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승인조건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부담을 부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률의 규정은 없다. ② 다만,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승인조건은 ‘공동주택에 필요한 기반시설(진입도로, 상하수도) 설치 완료하기 바람’이라고 되어 있어 원고들이 일정한 도로의 설치 의무가 있음을 예정하고는 있으나, 진입도로 외의 도로에 대한 개설 분담금을 부담할 것을 유보하고 있지는 않다. ③ 또한, ㉠ 이 사건 사업의 변경승인이 이루어질 당시 피고의 내부 의견은 ‘원고들이 광역시설부담금을 분담할 지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었고, 원고들 역시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 36조, 동 시행령(2002. 12. 5. 대통령령 제1779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및 별표 6은 주택단지 경계선의 주출입구로부터 200m를 초과하는 진입도로 부분의 설치의무자를 지방자치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도로가 이 사건 아파트의 진입에 필요한 도로라는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승인조건에 묵시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주출입구로부터 200m를 초과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 사건 도로에 대한 분담금 납부의무가 포함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이 사건 분담금을 납부하기에 앞서 분담금 확약서를 제출한 것은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을 실시하여 아파트의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상태에서 피고가 일방적으로 분담금 부과를 결정하고, 이에 대한 협의에 불응할 시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경고함으로써 강제한 데에 따른 것에 불과하여, 이를 들어 이 사건 승인조건의 변경에 동의한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분담금 부과는 근거 없이 이 사건 승인조건을 변경하여 부가한 사후부담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4.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부당이득반환청구
행정행위는 공정력이 인정되는 결과 행정행위에 하자가 있어 위법한 경우에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여 당연무효로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심판절차 또는 행정소송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는 한 그 행정행위는 유효한 것이라고 승인되므로 그로 인하여 객관적으로는 부당한 이득이 존재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이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이득이라고 할 수는 없어 부당이득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행정행위의 하자가 무효사유로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행정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행정심판절차 또는 행정소송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더라도 누구나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 경우 막바로 민사소송에 의해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고, 또한 행정행위의 하자가 무효사유로는 되지 아니하고 취소사유로 됨에 불과한 경우에 있어서도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위법함을 전제로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을 갖추고 있음을 주장, 입증하여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에 의해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상치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가능하다(서울고법 1988. 3. 18. 선고 87나2968 판결). 그런데, 이 사건 분담금 부과에 존재하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가 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기 납부한 이 사건 분담금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그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국민에 대하여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의무 내지 국민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직무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 근거되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공무원에게 부과된 의무 가운데 국민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순전히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또는 그 직무상 의무가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도 개개의 국민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조장하기 위한 경우에 불과할 때에는, 공무원이 그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여 국민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관하여 그 공무원이 소속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반면에, 이와는 달리 그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라도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 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30877 판결,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분담금 부과 처분은 위법하고, 이는 원고들의 재산상 이익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손해의 배상으로서 원고들이 기 납부한 분담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위에서 인정한 부당이득반환의무와 경합 관계에 있다(원고들은 이 사건 분담금 부과가 원고들에 대한 강박행위로서도 위법하다고 아울러 주장하나, 피고가 E에 대하여 도로 개설비용 부담을 협의하지 않을 시 이 사건 아파트 공사를 중지시키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2회에 걸쳐 통지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위 행위가 강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어렵다).
5.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소멸시효기간의 도과
피고는 원고들의 위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권리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데(지방재정법 제82조 제2항), 원고들이 2004. 7. 9. 이 사건 분담금을 마지막으로 납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5년이 경과된 이후인 2011. 1. 24.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위 각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인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들은, I이 이 사건 도로를 피고에게 기부채납한 날인 2008. 8. 21. 또는 이 사건 도로가 준공된 날인 2009. 2. 20.에서야 피고가 이 사건 분담금을 이 사건 도로의 개설에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게 됨으로써 피고의 불법행위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위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위 일시 경부터 기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I이 이 사건 도로의 일부 구간을 준공하여 피고에게 기부채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을 제4, 5,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기부채납 받은 이외의 부분은 피고가 비용을 지출하여 완성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이 사건 분담금을 이 사건 도로의 개설에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분담금 부과 처분 전인 2002. 11.경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업이 광역시설부담금 부과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그 이후인 2002. 6. 20. 다시 이 사건 분담금을 정하여 통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위 2002. 6. 20. 무렵에는 위 처분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인바, 피고가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사업의 승인을 취소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그로 인한 취소처분에 대하여 소송 등으로 다툴 수도 있었을 것이며 달리 이 사건 도로의 준공 시까지 원고들의 권리행사에 어떠한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권리남용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재항변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①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②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③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④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718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국가에게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사유만으로 국가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또한 위와 같은 일반적 원칙을 적용하여 법이 두고 있는 구체적인 제도의 운용을 배제하는 것은 법해석에 있어 또 하나의 대원칙인 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그 적용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다3346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는지 여부를 차례로 살펴본다. ㉠ 먼저, 이 사건에서 피고가 시효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한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한다. ㉡ 다음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 나아가, 이 사건이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국민권익위원회의 2007. 10. 1.자 결정에 따라 K에 대하여 부과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전액 반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사건과 이 사건은 사실관계가 상이할 뿐만 아니라, 부과처분이 있은 지 1년 만에 그 효력을 적극적으로 다툰 K의 경우와 원고들의 경우를 같게 취급할 수도 없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은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와 법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권리남용의 인정은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를 거절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재항변은 이유 없다.
7.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