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12. 11. 1. 선고 2011구합16194 판결 [국립묘지안장비대상자결정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김○● 서울 영등포구 00동 __-__ ★☆빌 __-__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엘에스 담당변호사 박상호
- 피고
- 국립□■◇◆ 소송수행자 김상일 변론 종결 2012. 10. 11.
- 판결 선고
- 2012. 11. 1.
1. 피고가 2011. 9. 28. 원고에 대하여 한 국립묘지안장비대상자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아버지 김△▲는 1949. 1. 5. 육군에 입대하여 12연대에 복무한 자로서 2002. 10. 14. 참전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참전유공자로 등록되었다.
나. 김△▲가 2011. 9. 2. 사망하자,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11. 9. 3. 피고에게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묘지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4호 나목에 근거하여 망 김△▲(이하 '망인'이라 한다)를 국립□■◇◆에 안장해 달라는 내용의 신청을 하였다.
다. 위 신청과 관련하여 피고는 육군본부로부터 망인의 전역사유 및 일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고서, 국가보훈처 산하 안장대상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라 한다)에 망인이 국립묘지법 제5조 제4항 제5호에서 정하는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심의를 요청하였는데, 심의위원회는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보아 국립묘지안장비대상자에 해당한다고 심의·의결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11. 9. 28. 원고에 대하여, 망인이 국립묘지법 제5조 제4항 제5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립묘지안장비대장자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망인이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2012. 7. 24. 국가보훈처 훈령 제10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안장대상심의규정'이라 한다) 제4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하는 '전역사유 미확인자 등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여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판단한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근거한 것인바,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다.
1)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정하고 있는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는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심의위원회가 위 규정만을 근거로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망인은 국립묘지의 존엄 및 경건함을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적이 없고 6·25전쟁이 종료된 후 다시 해군으로 입대하여 복무하다가 정상적으로 전역한 반면, 망인이 육군으로 복무하다가 전역한 사유와 일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병적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잘못일 뿐 망인의 잘못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
2) 한편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가 적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병적부에 기재된 "제대, 1954.1) 2. (◇◆경찰서)" 부분에 의하면 당시 관할청이 망인의 병역의무 이행을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망인은 위 규정에서 말하는 '전역사유 미확인자 등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나아가 망인이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2008. 6. 23. 신설된 것으로서, 망인은 위 규정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약 60년 동안 국립묘지안장대상자에 해당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뒤늦게 신설된 위 규정을 근거로 망인이 국립묘지안장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이 1949. 1. 25.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한 12연대는 한국전쟁 발발 전에 비포리 지구 전투, 옹진 지구 전투, 개성 송악산 지구 전투 등을 전개한 바 있다. 그런데 망인의 병적부에는 망인이 1950. 4. 1. 행방불명되었다가 1954. 2. 제대한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제대 일시의 기재 옆에는 '(◇◆경찰서)'라고 부기되어 있다.
2) 한편 망인은 1955. 5. 9. 다시 해군에 입대하여 1958. 1. 24. 명예전역하였다.2)
3) 망인은 군복무와 관련하여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호증, 을 제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방부 육군본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의 성격과 그 적용에 관하여
가) 국립묘지법 제5조 제4항 제5호는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을 국립묘지안장대상 제외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은 불확정개념으로서 관할행정청은 어떤 사안이 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재량권을 가지고, 한편 국립묘지법이나 그 하위법령이 국가보훈처장에게 위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의 의미·판단기준에 관한 입법권한을 부여한 바가 없으므로, 국가보훈처 훈령으로 제정된 안장대상심의규정 중 제4조 제4항 제2호와 같이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의 의미·판단기준을 정하고 있는 규정은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으로서 재량준칙에 해당한다. 이러한 재량준칙은 행정청이 재량권 행사에 관한 기준을 스스로 설정한 것으로서, 그 설정된 기준에 따른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될 필요가 있으나, 그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 기준에 따라서만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귀결될 여지가 많을 것이다.
나)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인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는 제3항에서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는 "과실의 경중 또는 우발적인 행위여부, 상대방이 입은 피해의 경중 또는 생계형 범죄여부, 피해자와 합의 및 변제 등 적극적인 피해구제 노력여부, 입대 전 또는 기타 안장대상자 자격요건 취득 전 범행여부"와 같은 참작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의·의결하도록 정하면서도, 그 제4항에서는 위와 같은 제3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특수폭행 등의 반사회적 범죄나 공·사문서위조 등 공공질서를 크게 해치는 범죄로 큰 피해를 발생시킨 자'(제1호), '누범이나 상습적 범죄행위자'(제3호)와 함께 '병적말소, 불명예 제대, 행방불명 및 전역사유 미확인 등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사람'(제2호)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보아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는 제3항에서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는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을 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의 판단재량을 비교적 폭넓게 허용하는 반면, 그 제4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제반사정의 종합적 고려 없이 원칙적으로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그 판단재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특수폭행 등의 반사회적 범죄나 공·사문서 위조 등 공공질서를 크게 해치는 범죄로 큰 피해를 발생시킨 자'나 그 제3호에서 규정하는 '누범이나 상습적 범죄행위자'의 경우는 그 범죄의 종류나 태양 등을 감안할 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자체로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또한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에서 규정하는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자' 중 '병적이 말소되거나 불명예 제대한 자'의 경우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자체로 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안장대상심의규정이 위와 같은 자들을 원칙적으로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그 기준을 정한 것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반면에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에서 규정하는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자' 중 '행방불명이 되거나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자'의 경우는 행방불명이나 전역사유 미확인이 다양한 사유나 원인으로 발생하고 그 중에는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하는 것도 있지만 그와 무관한 것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들을 원칙적으로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거나 타당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단순히 행방불명이라거나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는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2012. 7. 24. 국가보훈처 훈령 제1001호로 개정된 안장대상심의규정에서 위와 같은 제4조 제4항 제2호의 규정을 삭제하고 대신 제4조 제3항 제7호로 '병적말소, 불명예 제대, 행방불명 및 전역사유 미확인 등 병적사항 이상 여부'를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를 판단하는 데 고려할 정상참작 사유 중의 하나로만 규정한 것도 위와 같은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4호 중 '행방불명 및 전역사유 미확인자 등 병적사항에 이상이 있는 사람' 부분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이거나 타당한 재량준칙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안장대상심의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에 근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적법성이 인정될 수는 없다.
2)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하는 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가) 국립묘지법 제5조 제4항 제5호에서 정하는 '국립묘지의 영예성'은 안장대상자가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점뿐만 아니라 그러한 희생·공헌의 점들이 그 전후에 행해진 국가나 사회에 대한 범죄 또는 비행들로 인하여 훼손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국립묘지에 안장됨으로써 국립묘지 자체의 존엄을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 및 후손들에게도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고 선양하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11. 10. 25. 선고 2010헌바272).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망인은 당초의 육군복무와 관련하여 병적기록상 1950. 4. 1. 이후 행방불명되었다가 1954. 2. 제대한 것으로만 되어 있을 뿐 그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되나, 망인이 행방불명된 시점은 한국전쟁 직전의 사회혼란기로서 망인이 그 소속 제12연대의 전투 과정에서 행방불명으로 처리되었을 개연성이 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이 발발함으로써 그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망인의 부대복귀나 그에 대한 병적사무처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망인은 위와 같은 행방불명으로 인하여 어떠한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를 받은 바 없고(위 행방불명이 망인의 탈영에 따른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도 물론 없다), 오히려 그 뒤인 1955. 5. 9. 다시 해군에 입대하여 1958. 1. 24. 명예전역함으로써 앞서의 육군복무와 아울러 전체적으로 적법하게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정상적으로 전역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망인의 병적기록에 전역사유가 기록되지 아니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그 관할 행정청의 잘못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또한 망인이 생전에 국가나 사회에 대한 범죄나 비행을 저질러 제재를 받았다는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병적사항의 이상만으로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그 영예성 훼손의 점을 인정할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3) 소결
따라서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에는 그 판단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