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2024. 7. 17. 선고 2024노1006 판결 [특수협박, 특수주거침입,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
- 항 소 인
- 쌍방
- 검 사
- 한지혁(기소, 보호관찰명령청구), 이윤희, 김정호(공판)
- 변 호 인
- 변호사 정명숙(국선)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3. 28. 선고 2023고합972, 2023보고28(병합) 판결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3페이지에 걸쳐서 범죄전력 및 기초사실을 기재한 부분은 법원에 예단이 생기게 할 수 있는 내용을 적시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장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였고, 원심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어야 한다.
나) 피고인은 당시 호신용으로 과도를 가져간 것이고, 칼집에 들어있는 상태의 과도와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의 점화용 라이터를 피해자의 현관문 앞에 놓고 온 것은 ‘다시는 피해자를 미워하지 않고,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 않으며,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오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정리를 한 행동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할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를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고 볼 수도 없다.
다) 결국 이 사건 특수협박 및 특수주거침입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① 피고인의 특수주거침입 범행이 피해자의 실내 주거공간에는 이르지 못하여 주거 등 평온의 침해 정도가 경미한 수준이고, 특수협박 범행의 경우 피해자의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점, ③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이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원만하고,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치료 및 교화를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피고사건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이 2차례 피해자의 주거지 및 그 주변을 방문하여 머물렀던 행위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의 "상대방 등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또는 같은 호 가목의 "상대방 등에게 접근하는 행위"로서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
(2) 피고인이 5일 사이에 3차례(위 행위들 및 원심판결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 과도와 점화용 라이터를 놓고 온 행위)에 걸쳐 스토킹행위를 한 점, 범행장소가 동일한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불만을 표시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려는 마음을 먹고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를 한 것으로 그 범의가 단일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피고인은 스토킹범죄를 저질렀다.
(3) 따라서 이 사건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피고인의 재범위험성 및 성행 개선의 필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보호관찰명령청구를 기각한 것은 위법하다.
2. 피고사건 부분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된 공소제기라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한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소장 기재의 방식에 관하여 피고인 측으로부터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아니하였고 법원 역시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대로 공판절차를 진행한 결과 증거조사절차가 마무리되어 법관의 심증형성이 이루어진 단계에서는 더 이상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주장하여 이미 진행된 소송절차의 효력을 다툴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522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공판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장 중 "범죄전력" 및 "기초사실" 부분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으로부터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는 상태로 원심에서 공판절차가 진행되어 증거조사가 마쳐졌고, 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이 법원에 이르러 비로소 이에 관한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다) 이러한 경우에는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더 이상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을 내세워 공소제기 절차의 위법을 다툴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된 것인지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고의 및 해악의 고지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특수협박의 범의로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위 행위는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로서 특수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로 삼은 사정들(원심판결문 제5~6쪽 참조)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등에게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로 삼은 사정들(원심판결문 제12~15쪽 참조)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관련법리 포함)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참조).
나) ①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과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고 어떠한 연락, 접촉도 없는 사이인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지 인근으로 2차례 사전 답사를 간 시간대는 ‘2023. 10. 6. 자정 무렵부터 같은 날 05:42경까지’ 및 ‘2023. 10. 8. 새벽경’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애초부터 피해자가 위 시간대에 피고인과 마주치거나 피고인의 당시 행위를 인식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2차례 사전 답사 당시 과도 및 점화용 라이터를 소지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은 2차례 사전 답사 당시 주로 피해자의 주거지가 위치한 아파트 건물의 주변이나 인근 상가 등을 배회하였을 뿐 피해자의 주거지 가까이 접근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피고인의 2차례 사전 답사 당시의 행위가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결국 피고인의 2차례 사전 답사 행위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의 나머지 행위인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 과도와 점화용 라이터를 놓고 온 행위’만으로는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① ㉠ 이 사건 범행은 국가의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흉기를 이용해 저지른 범행이라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동기의 비난가능성도 높은 점, ㉡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위해 사전에 2차례 피해자의 주거지 근처를 답사하는 등 계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특수주거침입 범행이 야간에 이루어져 범행수법도 불량한 점, ㉢ 피고인은 징역형의 실형을 포함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수차례 있고,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는 등 개전의 정이 부족한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보아 피고인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② ㉠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 이 사건 범행 당시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점, ㉢ 피고인의 특수주거침입 범행이 피해자의 실내 주거공간에는 이르지 못하여 주거 등 평온의 침해 정도가 경미한 수준이고, 특수협박 범행의 경우 피해자의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결국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1년으로 정하였다.
2)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들 및 피고인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은 모두 수긍할 수 있다. 이 법원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은 상당 부분 원심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반영된 것으로 여겨지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한편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 및 유리한 정상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까지 보기도 어렵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 정도로 의미 있는 새로운 양형조건의 변경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검사 주장의 사정들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적정하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보호관찰명령청구사건 부분에 대한 판단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 2 제5호는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스토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정당하여 이 사건 보호관찰명령청구는 기각되어야 하므로, 결국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