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0. 8. 13. 선고 2019구합82950 판결 [국립묘지 합장거부처분 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서울행정법원
- 제7부
- 판결
- 원고
- A
- 피고
- 국립서울현충원장
- 변론종결
- 2020. 7. 16.
- 판결선고
- 2020. 8. 13.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8. 7. 원고에게 한 망 조◯◯의 국립묘지 배우자 합장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조○○과 혼인한 민○○는 한국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1951. 6. 27. 전사하였고, 국립묘지에 안장되었다. 원고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다.
조○○은 1962. 4. 6. 이○○(1989. 12. 6. 사망)과 재혼하여 살다가 2004. 12. 30. 사망하였다.
피고 국립서울현충원장은 2019. 8. 7. 원고에게 ‘법령에 따라 유공자 사망 후에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혼인하면 합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은 민○○ 사망 후에 다른 사람과 재혼하였으므로 합장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원고의 배우자 합장 신청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헌법에 반한다.
- 재혼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합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수절을 강요하는 전근대적인 것으로 국가의 혼인 보장 의무를 정한 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한다. - 전후 한국의 경제상황에서는 조○○ 홀로 자식들과 생계를 꾸리기 어려웠다. 조○○의 재혼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조○○을 합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조○○의 행복추구권 및 유족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민○○의 행복추구권 모두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 제10조에 반한다.
3. 판단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1호 단서 중 ‘안장 대상자가 사망한 후에 다른 사람과 혼인한 배우자는 제외한다’ 부분(이하 ‘이 사건 근거법령’이라 한다)이 헌법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근거법령에 따른 것으로 위법하지 아니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혼인과 가족생활을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할 수 있는 자유를 기본권으로서 보장하고, 혼인과 가족에 대한 제도를 보장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2. 8. 29. 선고 2001헌바8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조○○의 혼인은 민○○와의 초혼과 이○○과의 재혼 모두이다. 혼인의 본질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에 있는 것인데(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므574 판결 참조), 조○○이 두 번의 혼인을 결정·형성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의사를 결정할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근거 법령이 조○○의 재혼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장차 국립묘지에 배우자로서 합장될 수 있는 지위를 잃게 된다는 사정이 재혼과 그에 따른 새로운 가족생활을 결정하고 형성하고자 하는 당사자의 의사를 왜곡시킬 정도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재혼으로 인해 초혼에서의 지위를 일부 상실한다 하더라도 이는 자유의사에 기한 비교형량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다. 이 사건 근거법령이 재혼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헌법재판소 2012. 5. 31. 선고 2011헌마24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국립묘지의 안장 범위를 정하는 것은 국가보훈적인 예우의 방법과 내용, 범위 등에 관한 것으로 이는 입법자가 국가의 경제수준, 재정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국민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입법정책의 문제에 해당하고 이는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영역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11. 10. 25. 선고 2010헌바27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 근거 법령은 국립묘지 안장대상자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국가보훈적인 예우의 대상범위는 입법자가 앞에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영역에서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누군가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는 조○○, 민○○의 행복추구권 침해를 주장하나 이미 사망한 이들의 사망 전 행위 중 어떠한 부분이 제한되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조○○, 민○○는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혼인하였을 뿐이다).
이상의 이유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