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0. 9. 18. 선고 2019구합81353 판결 [과징금부과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 주식회사
- 피고
- 금융위원회
- 판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가 2019. 6. 26. 원고에 대하여 한 3,215,0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원고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등 금융투자업무를 영위하는 금융투자업자로서 2013. 10. 30.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77조의2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은 자이다.
피고는 구 자본시장법 제428조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계열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행정청이다.
원고는 2016. 11. 7. ○○○ 현지 자회사인 A(이하 ‘이 사건 해외법인’이라 한다)에게 미화 35,000,000달러(한화 약 400억 원)를 대여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용공여’라 한다).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가 구 자본시장법 제77조의3 제7항, 같은 법 시행령(2017. 10. 17. 대통령령 제283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77조의5 제5항(이하 위 각 규정을 ‘이 사건 금지규정’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19. 6. 26. 원고에게 3,215,0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판단
1) 적용 법령의 오류
원고 주장
원고와 같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기업에 대한 대출이 허용되고, 예외적으로 계열회사에 대한 신용공여가 금지된다. 그런데 2016. 6. 28. 대통령령 제27291호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가 개정되면서 자본시장법 제34조 제2항에 의하여 허용되는 신용공여의 내용이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채무보증’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로 개정되었다. 이러한 개정은 금융투자업자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하여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금융투자업자의 직접 대출을 허용하기 위한 취지이다. 이 사건 금지규정보다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가 나중에 개정되었고, 신법・특별법 우선의 원칙 및 금융투자업자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전반을 허용하고자 하는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지규정보다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가 우선 적용되어 이 사건 신용공여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이 사건 금지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구 자본시장법 제77조의2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은 자이다. 구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업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다(제77조의3 제3항 제1호). 이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기업인수자금을 제공하고 신생기업에 대한 융자 및 보증을 가능하게 하도록 하기 위하여 기업여신업무를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영위할 수 있는 신용공여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출이 포함된다(제77조의5 제1항 제1호). 그러나 구 자본시장법 제77조의3 제4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의 총액의 한도를 정하고 있고, 제5항은 동일인의 한도를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금지규정은 이 사건 해외법인과 같이 계열회사의 관계에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나아가 이를 위반하여 계열회사의 관계에 있는 해외법인에게 신용공여를 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그로부터 신용공여를 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제444조 8의4호). 이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의 허용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회사의 자금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입법된 것이다.
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금융투자업자에 대하여 신용공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구 자본시장법 제34조 제2항 단서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가 우선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들고 있는 구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의 규정은 금융투자업자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규정이다. 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에 대하여 피고의 인가를 받거나 피고에 등록하여 영위하는 자를 의미하는 반면(구 자본시장법 제8조 제1항),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위 금융투자업자 중 투자매매업자, 투자중개업자 중에서 일정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지정된 자를 말하는 것이다(구 자본시장법 제8조 제8항 및 제77조의2 제1항). 이와 같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는 미래 산업과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선진형 투자은행의 발전을 위하여 특별히 마련된 제도로, 그 지정에 있어 자본시장법령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규율에 있어서도 이 사건 금지규정을 포함하여 자본시장법상의 특별한 규율이 적용된다.
2) 고의, 중과실의 존부
원고 주장
원고는 피고 측에게 이 사건 신용공여가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질의하였는데, 피고 측 업무담당자는 이 사건 신용공여가 이 사건 금지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언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원고는 금융감독원장에게 이 사건 신용공여에 관한 투자신고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위 신고를 수리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신용공여는 모회사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행위가 아니라 금융투자업자의 해외진출 활성화라는 피고의 정책기조에 부합하여 이루어진 행위이다. 원고는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해외직접투자신고 및 수리, 신용공여의 실시 및 회수 보고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모두 적법하게 이행하였다. 이 사건 신용공여는 만기가 1년에 불과한 1회성 대출에 불과하고 원고나 계열회사가 취득한 부당한 이득이 전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자본시장법 제430조 제1항이 정한 고의・중과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아래와 같은 원고의 이 사건 신용공여의 구체적인 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용공여에 있어 원고에게 고의・중과실이 존재한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신용공여로 이 사건 해외법인이 받은 대출금은 궁극적으로 원고의 유상증자대금으로 사용되었고, 이는 자회사의 자금을 융통하여 모회사의 자본을 확충하는 결과가 되었으며, 원고 역시 그러한 사정을 사전에 논의한 후 이 사건 신용공여를 행한 것으로 보인다.
① 당초 이 사건 해외법인에게 금원을 대여하였던 것은 원고의 지주회사인 B지주였다. ② B지주는 이 사건 해외법인에서 대여한 금원을 회수하여 원고의 유상증자대금을 납입하려 하였는데, 이 사건 해외법인의 운영자금이 고객의 주식담보대출로 지출되어 차입금을 상환할 만한 유동성이 부족하자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신용공여를 받아 이 사건 해외법인의 대여금을 상환하고자 하였다. ③ 원고는 2016. 10. 25.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신용공여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④ 원고의 2016. 10. 27.자 이사회 의사록에는 ‘B지주의 이 사건 해외법인 차입금(35만 달러)을 원고 대여금으로 전환’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⑤ 이 사건 해외법인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신용공여를 받아 B지주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였고, 위와 같이 상환된 대출금이 원고의 유상증자의 재원이 되었다.
원고는 금융감독원 측에 자신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라는 전제에서 질의를 한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업자’라는 전제에서 관련 법령만을 적시하여 질의하였고, 그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회신 역시 원고가 금융투자업자로서 질의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일 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이 사건 신용공여가 허용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까지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은 이메일 질의는 금융 규제 관련 유권해석 신청 절차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공적 견해 표명을 구하는 정식의 질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해외직접투자신고를 수리하였다는 점을 들어 그것이 이 사건 신용공여가 허용된다는 공적 견해의 표명이라고 하나, 해외직접투자신고의 근거가 되는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에 관한 규정」은 외국환거래법령이 정하는 금융기관의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규율하기 위한 것으로(제1조), 그 신고절차에 있어 자본시장법령 위반 여부까지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이 사건 신용공여는 이 사건 금지규정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하고, 원고가 대규모 자본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으로서 자본시장법 준수를 위하여 높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금융감독원에 이메일로 문의하였던 것 외에 내・외부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거치거나 피고 측에게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질의하는 등으로 이 사건 신용공여의 허용 가부를 신중히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3) 재량권 일탈, 남용 여부
원고 주장
이 사건 신용공여에 따른 대여금은 이 사건 해외법인의 운영자금 용도로만 사용되어 공익 침해의 정도가 거의 없고, 1회로만 이루어진 만기 1년의 대출에 불과하다. 원고는 이 사건 해외법인으로부터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여 원고의 재무건전성에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아니하였고, 원고, 원고의 모회사 또는 계열회사가 이 사건 신용공여로 인하여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득한 사실도 없다. 또한 원고는 2011년 이후 피고 측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고, 이미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제재조치가 이루어졌으므로 그 과징금이 감경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반행위의 공익 침해 정도에 비해 그로 인해 입게 되는 원고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판단
아래의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신용공여의 금액은 미화 35,000,000달러(한화 약 400억 원)로 그 금액이 매우 크고, 원고는 이 사건 신용공여로 1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자를 수취하였다.
이 사건 신용공여로 인한 금원은 이 사건 해외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외법인의 B지주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쓰였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원고의 유상증자에 다시 사용됨으로써 원고의 자기자본 확충에 사용되었다. 이 사건 금지규정이 계열회사에 대한 지원 목적의 신용공여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신용공여로 인한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구 자본시장법 제428조 제1항은 금융투자업자가 이 사건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그 금융투자업자에 대하여 신용공여액의 100분의 40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구 자본시장법 제430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379조 제5항은 과징금의 부과 등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며, 위 법령의 위임을 받은 구 「금융기관의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2017. 10. 19. 금융위원회고시 제2017-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2]는 과징금부과기준(이하 ‘이 사건 기준’이라 한다)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산정된 최초의 과징금은 구 자본시장법령 및 이 사건 기준에 따라 4,823,000,000원으로 산정되었다. 이후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의 심의단계에서 이 사건 신용공여에 따른 대출금이 다시 회수된 점 등을 감안하여 ‘위반행위를 감독기관이 인지하기 전에 스스로 시정・치유함, 위반행위의 동기 및 발생원인 등을 고려할 때 법규의 본질적 취지에 반하지 아니함’ 등의 감경사유로 과징금이 수차례 감경되었고, 최종적으로 과징금이 3,215,000,000원으로 결정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