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18. 5. 11. 선고 2017나23241 판결 [물품대금]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 구미시 대표이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하나로 담당변호사 이정길, 박선우
- 피고, 피항소인
- C 화성시 대표자 사내이사 D 지배인 E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열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7. 6. 23. 선고 2016가합16316 판결
- 변론종결
- 2018. 4. 13.
- 판결선고
- 2018. 5. 11.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추가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 또는 F로부터 G 무선충전기 완제품 세트 5,000개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129,520,000원을 지급하라.
3. 당심에서 추가한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부담하고, 50%는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215,28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4. 25.부터 2017. 5. 29.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예비적 청구로, 제1심에서 손해배상청구만 하였다가 당심에서 양수금 청구를 추가하였다).
1. 주위적 청구 부분 (배척)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무선충전기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무선충전기 5,000개를 제작하였으나 피고가 수령을 거절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위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대금 215,285,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무선충전기의 제작공급을 주문하지 않았고, 다만 F에게 무선충전기의 제작공급을 발주하였을 뿐이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법리
일반적으로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그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에 해당한다.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법률행위의 내용, 그러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6다23821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아래 2) 기재 인정사실에 비추어 볼 때, 아래 1) 기재 인정사실이나 갑 제21호증의 기재와 당심 증인 H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무선충전기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8, 9, 15, 18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3, 갑 제12호증의 1 내지 5, 갑 제14호증의 1 내지 8, 갑 제16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2,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① F(변경전 상호는 I였는데 2015. 3. 26. 현재 상호로 상호가 변경되었고, 이하 변경 전후를 통틀어 ‘J’라고 한다)는 2014. 5. 8.경 원고에게, 피고가 작성한 ‘Purchase Order'(갑 제15호증 구매발주서)를 교부하였다. 위 발주서의 내용은, 휴대전화에 전기를 충전하는 장치인 ‘G 무선충전기 완제품 세트’(배터리가 장착된 TX 모듈과 어댑터 세트 포함, 이하 ‘이 사건 충전기’라고 한다) 5,000개를 대금 188,920,000원(= 5,000개 × 단가 37,784원)에 제작하여 공급하여 줄 것을 발주한다는 것이다. ② 어댑터, 배터리팩 및 PBA(Panel Board Assembly, 이하 ‘이 사건 PBA’라고 한다)는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에 필요한 부품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 2014. 5. 13.에 어댑터 2,500개를 공급하고, 2014. 8. 19.에 어댑터 2,500개를 공급하여 어댑터 합계 5,000개 공급하고, ㉡ 2014. 5. 13. 배터리팩 5,000개를 공급하였다. 피고는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PBA 5,000개를 공급받아 2014. 8. 25. 이를 원고에게 5,94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에 공급하였다. ③ 원고는 2014. 8.경부터 2014. 10.경까지 피고와 사이에 여러 차례 이메일을 통하여 이 사건 충전기와 관련하여, 제품박스의 도안, 매뉴얼 작성, 부품의 불량 현황 등을 협의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4. 9. 30. 어댑터와 배터리팩 결제 조건을 언급하며, 첨부 견적서(어댑터와 배터리팩)를 참조하여 원고가 개발한 TX Board 가격 및 향후 물량용 무선충전기 완제품 가격의 회신을 요구하였고, 2016. 2. 22. 매뉴얼 및 박스에 대한 추가요청사항을 전달하였다. ④ 원고는 이 사건 PBA를 부품으로 사용하여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를 제작한 후 피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를 수령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를 수령할 것을 거절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충전기를 포장한 제품 박스와 매뉴얼에 피고의 로고를 새겼다. ⑤ 이 사건 PBA는 Qi 인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그 바람에 이 사건 충전기에는 일부 휴대전화 기종에 이 사건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Qi’는 자기유도형 무선충전기술 중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로서 WPC(Wireless Power Consortium)라는 국제단체에서 규정한 기술이며, ’Qi‘ 인증은 WPC에서 제정한 위 무선충전기술인 ‘Qi’에 대한 적합성을 검증하는 인증프로그램이다. ‘Qi’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Qi’ 인증 규격대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무선충전이 가능한, 즉 ‘Qi’ 호환이 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⑥ 피고의 부사장 L는 2016. 2. 18. 원고의 이사 M에게 이 사건 충전기의 대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말하였는데, 그 내용에는 '중국 비즈니스가 한국제품 판매를 희망하고 있고, 원고 모델의 무선충전기를 판매하면 지속적인 이익이 발생되므로, 원고와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보상하는 방안‘과 ’중국 비즈니스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케이블 등 매출이 발생하는 피고의 다른 사업에서 분할로 상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⑦ K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PBA의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이하 ‘K-피고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여, 2016. 12. 13. 제1심 승소판결(수원지방법원 2015가단43079 판결)을 받았고, 피고의 항소에 의하여 2018. 1. 26. 제2심에서 패소판결(수원지방법원 2017나51280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그 후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 계류 중이다(대법원 2018다213385). 위 제2심판결의 취지는, ‘K과 피고는 이 사건 PBA가 Qi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Qi 기준을 따르도록 합의하였고, 이 사건 PBA는 Qi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있으므로, 피고는 K이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대급지급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고는 K-피고 소송 제1심에서,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PBA를 사용하여 이 사건 충전기를 제작하여 피고에게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다.
2) 그러나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5, 18호증, 갑 제16호증의 3, 4, 을 제6, 9, 10, 13호증의 각 1, 2, 을 제8, 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에 관한 계약서 등 처분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J는 2014. 5. 5. 피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의 견적서(을 제13호증의 1, 2)를 보냈다. 피고는 위 견적서를 기초로 발주서(갑 제15호증)를 작성하여 2014. 5. 7. J에 보냈다. 위 발주서의 내용은, 피고가 J에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 공급을 발주한다는 것이다. ② K은 2014. 6. 26. 피고와 J에 이 사건 PBA 개발 일정을 통보하였고, 2014. 11. 22. J에 무선충전기 불량시료를 검토한 결과 회로수정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K은 원고에게는 위와 같은 내용을 통보하지 않았다. ③ J는 피고에게, 2014. 7. 17. 매뉴얼의 검토를 요청하였고, 2014. 8. 4. 제품명 인쇄작업용 파일을 보냈으며, 2014. 10. 21. 최종승인원과 추가물량에 대한 견적서를 송부하였다. 최종승인원에는 기자재 명칭 ‘미약 전계강도 무선기기’, 기본모델명 ‘OOO-G-OOO', 제조자 ’I‘로 하여 국립전파연구원장으로부터 전파법 58조의2 3항에 따라 받은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적합등록 필증이 포함되어 있었다. ④ 원고는 J에, 2014. 8. 11. 무선충전기 포장재 가격을 송부하며 그 가격으로 피고와 단가인상을 협의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2014. 8. 22. 제품출고 전 추가 인상 부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J는 원고의 위 요청에 따라 2014. 8. 26. 피고에게 포장재에 대한 단가인상을 요구하였다. ⑤ 피고는 2015. 1. 7. J에 무선충전기 납품에 필요한 기간을 문의하였고, J는 2015. 1. 8. 피고에게 납품대기물량(4,970개)을 고려하면 화물배송으로 당일배송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다. ⑥ J는 2015. 12. 9. 원고로부터 원자재 비용과 조립비 견적서를 송부 받아 같은 날 피고에게 위 견적서를 보냈고, 2016. 1. 11. 피고로부터 무선충전기의 펌웨어 수정에 필요한 제품 4개를 K에게 보내 줄 것을 요청받음과 아울러 2016. 2. 말까지는 원고에게 있는 무선충전기의 전량 구매가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⑦ 원고는 2016. 4. 25.경 피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의 출하보류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였는데, 그 내용은 ㉠ 원고는 J가 작성한 PO(Purchase Order, 구매발주서)에 의거 피고로부터 이 사건 PBA 등을 공급받아 제조를 완료하였고, ㉡ 이후 이 사건 PBA의 불량으로 Qi 규격을 만족하지 못함으로 인해 무선충전이 지원되지 않는 휴대전화 기종이 발견되어 출고되지 못하였으며, ㉢ 현 시점에 출고되지 않아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취소되어 모든 제품을 폐기할 위기에 있으므로, ㉣ 조립이 완료된 5,000개에 대하여 완제품 출고비용 208,800,000원을 변상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⑧ 피고는 K-피고 소송 제2심에서, ‘피고는 K으로부터 이 사건 PBA를 공급받아 원고에 납품하고, 원고가 이 사건 PBA를 이용하여 무선충전기를 만든 다음 J에 판매를 하고, J가 이를 다시 피고에게 판매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⑨ 구 전파법(2015. 3. 27. 법률 제132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의2 제3항에 의하면, 적합인증의 대상이 아닌 방송통신기자재 등을 제조 또는 판매하거나 수입하려는 자는 지정시험기관의 적합성평가기준에 관한 시험을 거쳐 해당 기자재가 적합성평가기준에 적합함을 확인한 후 그 사실을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위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충전기에 대하여 적합등록을 마친 자는 원고가 아니라 J이다.
2. 예비적 청구 부분
가. 손해배상 청구 부분 (배척)
원고의 주장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공급을 발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령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충전기 대금 상당인 215,285,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무선충전기의 수령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니, 원고의 주장은 더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나. 양수금 청구 부분 (일부 인용)
1) 채권의 발생 및 양도
위 1.다.1) 및 2) 기재 인정사실, 위 인용증거 및 갑 제19, 20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H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로, ① 피고는 2014. 5. 7. J와 사이에, J가 피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를 188,920,000원(= 5,000개 × 단가 37,784원)에 제작,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J는 2014. 5. 8.경 원고에게, 피고가 작성한 ‘Purchase Order'(갑 제15호증 구매발주서)를 교부하면서, 이 사건 충전기 5,000개의 제작을 주문한 사실, ③ 원고는 이 사건 충전기 5,000개의 제작을 완료한 사실, ④ J는 2017. 11. 8.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을 양도하고, 2017. 11. 21.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위 채권양도를 통지한 사실이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J와 사이에, J가 피고에게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는 이미 완성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J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충전기 5,000개 대금 188,920,000원을 청구하는 채권을 이미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위 채권을 양도받았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주장은, 원고가 J로부터 양도받은 피고에 대한 채권액은, 위 인정금액을 초과한 215,285,000원[= 무선충전기 대금 191,650,000원(38,330원 × 5,000개) + 케이스 금형비 2,000만 원 + 케이스 도장비 900,000원 + 제품포장용 트레이 금형비 2,100,000원 + 제품박스의 인쇄필름 기본비 635,000원]이라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가 J와 사이에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대금을 약정하였다는 점 및 무선충전기 제작에 필요한 금형비, 도장비 등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계약해제 여부 (부정)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① 원고가 J로부터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을 양수하기 전에 이미 J와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고, ② 그렇지 않더라도 J와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공급계약을 체결한 후에 완성된 이 사건 충전기에 하자가 발생하였고 정보통신기술이 급변하였으므로, 이 사건 충전기는 더 이상 피고에게 쓸모가 없게 되었고, 따라서 피고는 이러한 사정변경을 이유로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법리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민법 제668조),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669조). 계약의 합의해제는 당사자 쌍방의 묵시적인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되나 이를 인정하는 데는 계약의 실현을 장기간 방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사자 쌍방에게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동기에서 비롯되어 장기간 방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어야만 묵시적 합의해제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28221 판결 등 참조).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계약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사정의 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계약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에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인정되는 것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라 함은 계약의 기초가 되었던 객관적인 사정으로서, 일방당사자의 주관적 또는 개인적인 사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또한 계약의 성립에 기초가 되지 아니한 사정이 그 후 변경되어 일방당사자가 계약 당시 의도한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내용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4다3130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원고가 제작한 무선충전기에는 일부 휴대전화 기종에서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사실,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충전기를 수령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거절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J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였다거나, J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체결 당시에는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J와 사이에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을 해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PBA를 공급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PBA를 부품으로 하여 이 사건 충전기 제작을 완료하였으며, 이 사건 PBA는 Qi 인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충전기에는 일부 휴대전화 기종에 이 사건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3) 권리남용 여부 (부정)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충전기에는 하자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를 판매할 기회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무선충전기 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나) 판단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 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비록 그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58173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제작완료한 이 사건 충전기에 하자가 있기는 하나 그것은 피고가 공급한 이 사건 PBA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청구를 권리남용이라고 볼 수 없으니,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멸시효완성 여부 (부정)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충전기 대금 청구채권은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로서 민법 제163조 제6호에 따라 소멸시효기간이 3년이고, 피고가 J에 이 사건 충전기의 제작공급을 발주한 2014. 5. 7.로부터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하는데, J가 피고에게 채권양도를 통지한 2017. 11. 21. 당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것이다.
나) 판단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물건을 공급하기로 하고 상대방이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은 그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의 성질이 있고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의 성질이 있어 대체로 매매와 도급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적용 법률은 계약에 의하여 제작 공급하여야 할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에는 매매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만, 물건이 특정의 주문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인 경우에는 당해 물건의 공급과 함께 그 제작이 계약의 주목적이 되어 도급의 성질을 띠게 된다(대법원 2010.11.25. 선고 2010다56685 판결). 공사도급계약에서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보수청구권의 지급시기는,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특약이 없으면 관습에 의하며(민법 제665조 제2항, 제656조 제2항), 특약이나 관습이 없으면 공사를 마친 때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다35451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J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은 부대체물의 제작공급계약으로 볼 것이므로 이는 도급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니,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제작완료일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갑 제16호증의 3, 갑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6. 1. 11. J에 이 사건 충전기의 펌웨어를 수정해야 한다며 무선충전기 4개를 K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한 사실, 피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는 2016. 1. 12. K에 무선충전기 4개를 교부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충전기 5,000개의 제작이 완료된 시기는 2016. 1. 12.경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J가 피고에 대하여 취득한 이 사건 충전기 대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2016. 1. 12.경부터 기산하여야 하는데, 그 때로부터 기산하여 3년이 되기 전에 원고가 당심에서 예비적 청구로 양수금청구를 추가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상계 여부 (일부 인용)
가) 피고의 주장은,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PBA 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과 상계한다는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2014. 8. 25. 원고에게 이 사건 PBA 5,000개를 5,940만 원에 공급하였는데,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는 2016. 1. 12.경 완성되었다. 피고가 취득한 이 사건 PBA의 대금채권은 2014. 8. 25.에 변제기에 도달하였고, 원고가 취득한 이 사건 충전기의 대금채권은 2016. 1. 12.경에 변제기에 도달하였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2017. 12. 18.자 준비서면의 송달일(2017. 12. 19.)에 위 양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위 양 채권은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고, 상계 후 남은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권액은 129,520,000원(= 188,920,000원 - 59,400,000원)이라고 할 것이니,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의 주장은, 이 사건 충전기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피고는 이를 판매하지 못하여 207,812,000원(= 무선충전기 대금 188,920,000원 + 부가가치세 18,892,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무선충전기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손해도 입었으므로, 피고는 J에 대하여 취득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충전기 대금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것이다.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 도급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민법 제667조),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669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PBA를 공급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PBA를 부품으로 하여 이 사건 충전기 제작을 완료하였으며, 이 사건 PBA는 이 사건 Qi 인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충전기에는 일부 휴대전화 기종에 이 사건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충전기의 하자는 도급인인 피고가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6) 동시이행 (긍정)
피고의 주장은,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를 하자 없는 상태로 인도받을 때까지 원고의 청구를 거절한다는 것이다. 도급의 경우 보수는 그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여야 하고(민법 제665조),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민법 제667조),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669조). 앞서 보았듯이 피고가 J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충전기 제작공급계약은 도급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 5,000개의 인도와 동시에 이 사건 충전기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충전기의 하자는 도급인인 피고가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의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충전기의 하자를 이유로 그 수령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또는 J로부터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를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대금 129,52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원고는 대금청구일 이후의 지연손해금도 청구하고 있으나, 피고가 이 사건 충전기 5,000개를 인도받을 때까지는 대금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는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 중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원고가 당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한 양수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