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2021. 11. 19. 선고 2021나1381 판결 [손해배상(지)]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지 담당변호사 조규현
-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 주식회사 B, 대표자 사내이사 C,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이다우, 이용민, 정병현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8. 선고 2019가합506744 판결
- 변론종결
- 2021. 9. 10.
- 판결선고
- 2021. 11. 19.
1.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제1심판결 주문 제1항 및 판결 이유 제14쪽 제7줄의 각 “2020. 1. 1.부터” 부분을 “2020. 1. 31.부터”로 경정한다.
3.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0,751,844원과 그중 86,325,295원에 대하여는 2019. 1. 3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2019. 5. 31.까지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나머지 54,426,549원에 대하여는 2020. 1. 31.부터 이 사건 2020. 3. 23.자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가. 원고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구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5,751,844원과 그중 16,325,295원에 대하여는 2019. 1. 31.부터, 나머지 39,426,549원에 대하여는 2020. 1. 31.부터 각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1)
나. 피고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추가하거나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서 이유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서 이유 2쪽 14줄 다음에 아래의 내용을 추가한다.
『주식회사 D는 2010. 4. 22.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출원하여 2011. 5. 20. 등록을 받았고, 2017. 3. 23. 원고에게 이에 관한 이전등록절차를 마쳐 주었다.』
○ 제1심판결 4쪽 하 2줄 위에 다음의 내용을 추가한다.
『3) ‘관통 슬리브’란 건물의 슬라브에 설치되는 입상배관을 고정하도록 각 층 슬라브의 덕트성형관에 설치되는 자재로, 아래 좌측 그림과 같이 상단에 클램프 장치를 결합해 슬라브를 통과하는 입상배관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4) 피고는 피고 침해제품을 ‘J플라스틱’이라는 상호로 제조업을 영위하는 I로부터 납품받았다. 피고 제1 침해제품은 75A(내경 98mm), 100A(내경 122mm), 125A(내경 148mm), 150A(내경 172mm), 200A(내경 233mm), 250A(내경 272mm)의, 그리고 제2 침해제품은 75A(내경 107mm), 100A(내경 126mm), 125A(내경 152mm), 150A(내경 173mm), 200A(내경 225mm), 250A(내경 272mm)의 각 6종 규격으로 판매되었다.


갑 제1호증의 2 갑 제15호증 8쪽』
○ 제1심판결서 이유 6쪽 9줄의 “2019. 11. 17.” 부분을 “2019. 1. 17.”로 고친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침해제품의 등록디자인권 침해
1)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의 유사
가) 물품의 동일성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대상 물품과 피고 침해제품은 모두 ‘관통 슬리브’로 동일한 물품이다.
나)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피해제품의 디자인 대비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을 대비한 결과는 아래 표와 같으며, 이에 따르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제품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음이 인정된다.

| 이 사건 등록디자인 | 피고 제1제품 | 피고 제2제품 |
|---|---|---|
(1) 공통점
① 관통 슬리브의 몸체가 전체적으로 일체로 형성된 원기둥 형상이다. ② 관통 슬리브 몸체 측면에는 횡단면이 반원 형상이고 몸체 상단부터 하단까지 이어져 몸체와 일체로 형성된 돌출부가 4개 존재하며, 각 돌출부는 인접한 돌출부와 원기둥 형상 몸체의 중심을 기준으로 약 90°씩 떨어져 있다. ③ 관통 슬리브 몸체의 상면 중앙에 원 모양의 관통홀이 존재한다. ④ 4개의 돌출부 상면에도 각각 원 모양의 관통홀이 존재한다.
(2) 차이점
㉠ 원기둥 형상의 몸체 하단부에 있는 고정 브래킷의 형상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삼각형이나, 피고 제1제품은 사각형이고, 피고 제2제품은 둥근 사각형이다. ㉡ 관통 슬리브 몸체 하단부에 있는 고정 브래킷의 형성 위치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각 돌출부 하단이어서 각 고정 브래킷의 상면이 그에 대응하는 각 돌출부의 하면과 접하지만, 피고 제품들은 각 돌출부 사이이므로 각 고정 브래킷과 각 돌출부가 접하지 아니한다. ㉢ 피고 제1제품은 원기둥 형상의 관통 슬리브 몸체 상면의 둘레를 따라 원 모양의 홈이 형성된 반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에는 그러한 형상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3) 검토
(가) 공통점 ①, ②는 관통 슬리브의 몸체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나 피고 침해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보는 사람의 시선과 주의를 끌기 쉬운 부분에 해당한다. 공통점 ③의 관통홀 또한 관통 슬리브 몸체 상면 중앙에 형성되어 보는 사람의 눈에 잘 띄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공통점 ①, ②, ③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에서 지배적 특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한편 차이점 ㉠, ㉡은 관통 슬리브 하단에 있는 고정 브래킷의 형상 및 설치 위치에 관한 것인데, 이는 관통 슬리브의 고정을 위해 필요한 구성으로 원기둥 형상의 몸체 하단에 비교적 조그맣게 돌출된 것이어서 보는 사람의 주의를 끌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것이므로(특히 정면도, 측면도나 사시도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관통 슬리브의 전체적인 심미감에 큰 영향을 주지 아니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이점 ㉢ 역시 관통 슬리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관통 슬리브의 전체적인 심미감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다) 결국,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은 공통점 ①, ②, ③과 같은 지배적 특징이 유사하여 앞서 본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유사한 심미감을 느끼게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은 유사하다.
2) 소결론
이상과 같이 피고 침해제품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이고, 그 대상물품 역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대상물품과 동일하므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보호범위에 속한다. 따라서 피고가 피고 침해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의 침해에 해당한다.
나. 피고 침해제품의 실시
1) 피고가 2018. 1. 1.부터 적어도 2019. 1. 31.까지 매출액 합계 541,065,327원 상당의 피고 침해제품을 판매한 사실은 피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2) 그리고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23, 24호증의 각 기재, 을 제22, 24호증의 각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E의 일부 증언, 제1심 법원의 F세무서, G세무서에 대한 각 과세정보 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적어도 2019. 5. 31.까지는 피고 변경제품과 함께 피고 침해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인정된다.
가) ‘H’이라는 상호로 금형제조업을 운영하는 E은 제1심 법정에서, “피고로부터 2018. 11. 초쯤부터 125, 150 규격 제품의 금형 수정 요청을 받았다. 금형 수정에는 일반적으로 15~20일 가량, 신작에는 35~40일 가량 각 소요된다. 금형 수정을 하던 중 75, 100 규격 제품의 금형 신작 요청을 받았다. 125, 150 규격의 금형 수정과 75, 100 규격의 금형 신작을 동시에 진행하여 40일에서 50일 정도 걸렸다. 75, 100 규격에 대한 잔금은 그 금형을 마무리한 후인 2019. 2. 초에 받았다. 증인 혼자서 금형 제작 또는 수정 작업을 하였다. 200A, 250A 규격의 금형은 위 잔금을 받은 2019. 2. 초 이후에 작업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E은 피고로부터 2018. 12. 5. ‘관통금형수정비(수량 2벌)’ 명목으로 440만 원, 2018. 12. 12. ‘관통금형(신작) 착수금(수량 2벌)’ 명목으로 880만 원(각 부가가치세 포함)을 수령하였다.
나) 피고 침해제품에는 외경에 따라 75A, 100A, 125A, 150A, 200A, 250A의 6종이 있고, 각 규격마다 내경을 달리하는 제1, 2 침해제품이 존재한다. 그런데 피고 변경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125A, 150A 규격의 금형 수정이 2018. 11.경부터 시작되었고, 75A, 100A 규격의 금형 신작은 2018. 12. 12.경 시작된 것으로 보이므로, 금형의 수정 및 신작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작업은 2019. 1. 말경에야 완료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A, 250A 규격의 금형 신작 또는 수정을 위하여 15~40일의 시간이 추가로 더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형 제작 이후 시험사출의 반복 및 시제품 검사, 이에 따른 금형 재수정 작업 기간 등을 감안하여 볼 때 변경제품의 양산을 위해서는 수개월의 시간이 추가로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2) 이러한 사정을 모두 감안하여 보면, 피고는 아무리 이르더라도 2019. 6. 1. 이후에서야 피고 침해제품의 모든 규격에 대응하는 피고 변경제품의 생산, 판매가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우측 그림과 같은 ‘ ’ 건축용 배관 슬리브

에 관한 새로운 디자인을 창작하여 2018. 12. 7. 출원하고 2019. 5. 14. 등록번호 제1007158호로 그 등록을 받았으며, 피고는 2019. 1.경 당시 미납품 피고 침해제품을 보관하던 I(J플라스틱)에게 피고 침해제품을 모두 폐기하도록 지시하였고, 이후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피고 변경제품만을 판매하고 있을 뿐 피고 침해제품을 더 이상은 판매하지 않았다고 다툰다.
가)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선행 민사소송, 디자인권 무효 관련 사건의 진행경과 및 당사자들의 주장내용, 피고와 I의 관계, 구체적인 폐기물 처리 방안에 관한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I가 2019. 1. 중순경 피고로부터 폐기 요청을 받고 보관하고 있던 피고 침해제품을 모두 폐기하였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23호증의 기재는 믿을 수 없다.
나) 을 제25, 2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주식회사 L, M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따르면, 2019. 1.경 N시 O동 소재 LP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및 주식회사 M의 일부 건축공사 현장에 피고 변경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 외의 거래처에 대한 피고 침해제품의 공급이 전면 중단되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 피고는, 침해를 중단하였다고 주장하는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인 2020. 2. 10. 제1심 법원 과세정보 제출명령 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비로소 피고 침해제품 생산 중단 사실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피고로서는 변경된 금형 제작에 관한 자료 외에도 거래처에 발송한 제품 디자인 변경 알림이나 가격 변동사항, 거래내역 등과 같은 구체적인 자료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터임에도 이 사건 소송에서 그러한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라) 피고의 거래처원장이나 세금계산서 등 거래서류에 기재된 공급물품의 명칭이나 가액이 2019. 1. 무렵을 전후로 변경되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마) 이상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앞서의 인정을 뒤집고 피고가 2019. 1.경 피고 침해제품을 일괄적으로 폐기하고 판매를 전면 중단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다만 피고가 2019. 1. 무렵부터 순차적으로 침해제품의 제작, 판매를 중단하였다는 사정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피고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한다).
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등록이 모인출원에 의한 것인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I는 2010. 4. 초순경 D로부터 ‘일체형 관통 슬리브’ 제품의 제작을 의뢰받아 ‘일체형’이라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체형 관통 슬리브 제품인 피고 침해제품의 설계도면을 남양정밀을 통하여 스스로 작성한 다음 이를 D에 제공하였다. D는 위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하여 이와 유사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출원하여 등록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등록은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아니하는 자의 출원에 의한 것으로서 구 디자인보호법(2013. 5. 28. 법률 제1184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항, 제6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무효임이 명백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나) 관련 법리
구 디자인보호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디자인을 창작한 자 또는 그 승계인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68조 제1항 제2호는 “제3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아니한 경우”를 등록무효사유의 하나로 규정하였다. 여기서 디자인등록을 출원하여 등록받은 사람이 그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 또는 그 승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디자인등록의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다) 이 사건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I는 D로부터 일체형 관통 슬리브 제품의 제작을 의뢰받아 그 설계도면을 작성하여 D에게 교부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I는 이로써 위 설계도면에 기한 디자인등록을 받을 권리를 D에 양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령 그 후 D가 이를 일부 변형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창작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디자인을 창작한 자는 D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D가 I로부터 받은 설계도면에 기초하여 이와 유사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창작하여 등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과는 원기둥 형상의 몸체 하단부에 있는 고정 브래킷의 형상, 그 고정 브래킷의 형성 위치 등에 차이가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갑 제16,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 사이의 공통된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원기둥 형상의 몸체 하단부에 있는 고정 브래킷의 형상, 그 고정 브래킷의 형성 위치까지 동일한 비교대상디자인 1에 관하여 Q이 2009. 7. 21. 등록출원을 하여 2011. 2. 8. 디자인등록을 제588490호로 받은 사실, 원고가 Q을 상대로 위 디자인에 관한 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9. 5. 24. 위 디자인은 Q이 아니라 R(원고의 동생이자 D 대표이사)이 창작한 것이라는 이유로 위 등록을 무효로 하는 심결을 한 사실, 위 심판에 참가인으로 참가하였던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 2019허4499호로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0. 1. 17. 위 법원으로부터 청구 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위 판결은 상고기간 경과로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비교대상디자인 1을 기초로 창작된 것이라고 보일 뿐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2) 선사용권에 의한 통상실시권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1) I는 2010. 4. 초순경 D로부터 ‘일체형 관통 슬리브’ 제품의 제작을 의뢰받아 일체형 관통 슬리브 제품인 피고 침해제품의 설계도면을 남양정밀을 통하여 제작한 다음 이를 D에 제공하였고, D는 위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하여 이와 유사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출원하여 등록받았다. I는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을 창작하고 국내에서 피고 침해제품 디자인의 실시사업을 하였으므로, 그 실시 디자인 및 사업의 목적 범위에서 그 디자인 등록출원된 디자인의 디자인권에 대하여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가진다.
(2) 피고는 통상실시권을 허락 받은 I로부터 피고 침해제품을 양도받아 판매하였으므로, 권리소진 법리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나) 판단
디자인 등록출원 시에 그 디자인 등록출원된 디자인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 디자인을 창작하거나 그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으로부터 알게 되어 국내에서 그 등록디자인 또는 이와 유사한 디자인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그 사업의 준비를 하고 있는 자는 그 실시 또는 준비를 하고 있는 디자인 및 사업의 목적 범위에서 그 디자인 등록출원된 디자인의 디자인권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가진다(디자인보호법 제100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I는 D의 의뢰에 따라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 창작에 이르렀고, 그 디자인을 D에 그대로 제공하여 D로 하여금 이와 유사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창작하도록 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피고 침해제품 실시사업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I가 D와 별도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이나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에 관하여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I로부터 교부받은 피고 침해제품의 디자인을 기초로 하여 창작되었다고 볼 수도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확약에 의하여 통상실시권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가) 피고의 주장
I는 D와의 2013. 12. 2.자 확약을 통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 실시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취득하였다.
나) 인정사실
(1) D는 I에게 관통 슬리브 금형의 제작을 위탁하여 그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왔는데, I가 같은 금형을 사용하여 제품을 제작한 다음 피고 등 경쟁사에 납품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어 2013. 11. 1. I에게 제3자에 대한 제품 판매 중단 및 미중단 시 금형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I는 피고에게 제품을 납품할 수 없다면 D에 대하여도 납품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2) D는 2013. 12. 2. I와 사이에, ① I에게 관통 슬리브 금형비 1,600만 원을 공제한 물품대금을 지급하되 금형은 I의 소유로 하고, ② I의 피고에 대한 관통 슬리브 납품은 허용하되, 향후 발주 시 우선적으로 납품받도록 하는 확약(을 제31호증)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28, 30호증, 을 제30, 31, 33, 4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I는 D로부터 이 사건 등록디자인을 적용한 관통 슬리브 제품을 제작하여 피고에게 납품할 권한을 수여받았다고 할 것이다.
(2) 다만, I는 D로부터 이 사건 등록디자인에 관하여 제한된 범위 내에서 통상실시권을 허락받았을 뿐이고, 이러한 경우 통상실시권은 등록을 하여야만 그 등록 후에 디자인권을 취득한 자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발생한다(디자인보호법 제104조 제1항). 그런데 I가 위 통상실시권을 등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그 후인 2017. 3. 23.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을 이전받은 원고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D의 대표이사인 S의 배우자인 R과 형제 사이이고, 실제로 D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 관련 업무에 관여하고 있었으므로, I에게 통상실시권이 허락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을 이전받은 것이어서, 위와 같은 재항변을 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배척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 이전 당시 원고가 D에서 이 사건 등록디자인 관련 업무에 관여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을 제42호증의 기재, 을 제43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을 제4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07년경 D의 회장으로 취임하였다가 2013년경 사임한 사실, D는 2015년 하반기 무렵 거래 조건에 관한 의견 차이로 I와의 거래를 중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원고의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 양수는 위 거래 중단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원고가 D 대표이사와 인척 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D와 I 사이의 위 확약을 잘 알면서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권을 이전받았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가 이 사건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피고 침해제품을 생산 또는 납품받아 이를 판매한 행위는 이 사건 디자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피고의 행위에 대하여 적어도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디자인권 침해로 인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은 부분을 추가하거나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 제1심판결 11쪽 21줄, 12쪽 11줄의 각 “2017. 12. 31.부터” 부분을 “2018. 1. 1.부터”로 고친다.
○ 제1심판결 14쪽 8줄의 “이 판결 선고일”을 “제1심판결 선고일”로 고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 및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다만 제1심판결 주문 제1항 및 판결 이유 제14쪽 제7줄의 각 “2020. 1. 1.부터” 부분은 각 “2020. 1. 31.부터”의 잘못된 기재임이 분명하므로, 민사소송법 제211조 제1항에 따라 위와 같이 경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