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9. 12. 18. 선고 2018가합10237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 고
- 주식회사 ○○해양개발
- 원고 승계참가인
- △△산업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센텀 담당변호사 김동인)
- 피 고
- 주식회사 □□건설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승규 외 1인)
- 변론종결
- 2019. 11. 13.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63,398,000원,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467,25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7. 12. 6.부터 2019. 12.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고, 원고 승계참가인과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원고]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055,932,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12. 6.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승계참가인] 피고들에 대하여 ‘연대하여’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외에는 주문 제1항 중 원고 승계참가인 해당 부분 기재와 같다.
1. 기초 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 9, 24 내지 29, 31, 32, 35호증, 을가 제3 내지 5호증, 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크레인부선 ○○씨3호(이하 ‘이 사건 부선’이라 한다)를 소유하고 수중공사업, 선박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주식회사 □□건설(이하 ‘피고 □□건설’이라 한다)은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피고 2는 소외 4(이 사건 공동피고였으나, 이 사건 소송 중 소외 4에 대한 부분은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명의로 예인선 ☆☆2호(이하 ‘이 사건 예인선’이라 한다)를 소유하면서 선박예인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나. 피고 □□건설의 공사도급계약 체결
피고 □□건설은 2017. 5.경 조달청으로부터 인천 ▽▽도 영해기점 영구시설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계약금액 11억 6,153만 원, 공사기간 2017. 5. 24.부터 2017. 12. 19.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았다. 이 사건 공사의 주요 내용은 인천 옹진군 (이하 생략) ▽▽도 서측 간출암 상에 암파쇄, 기초굴착, 기초원통블록 거치 및 속채움, RCD 암천공 및 강관 말뚝 삽입, 첨성대 구조물 및 부대시설 설치 공사 등을 하는 것이다.
다. 이 사건 부선 및 예인선에 관한 용선계약의 체결
피고 □□건설은, 이 사건 공사에 사용하기 위하여 원고와 사이에 2017. 11. 30. 이 사건 부선에 관하여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선박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피고 2와 사이에 이 사건 부선을 ▽▽도까지 예인할 목적으로 이 사건 예인선에 관하여 용선료를 2,500만 원으로 한 용선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다.
라. 사고의 발생 경과
1) 피고 2는 2017. 12. 1. 목포항 북항에서 이 사건 예인선으로 이 사건 부선을 예인하여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원통구조물, 강판파일 등을 이 사건 부선에 적재한 후 ▽▽도를 향하여 출항하였다(이하 이 사건 예인선 및 부선을 함께 일컬어 ‘이 사건 예인선단’이라 한다). 그 당시 이 사건 부선에는 부선관리자 소외 5, 크레인 기사 소외 6, 갑판원 소외 7이 승선하고 있었다.
2) 2017. 12. 4. 07:00경부터 2017. 12. 6. 08:00경까지 서해중부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다.
3) 피고 2는 2017. 12. 3. 06:35경 ▽▽도 남방 약 2.1마일 해상에 도착하여 정박하다가, 피고 □□건설의 현장소장 소외인으로부터 ‘기상이 좋지 않으니 장구도로 이동하라’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11:40경 이 사건 예인선단을 장구도를 향하여 출항한 후, 같은 날 16:00경 장구도 동방 0.15마일 해상에 정박하여 대기하던 중 위 풍랑주의보 발효 사실을 알게 되었다.
4) 현장소장 소외인은 2017. 12. 5. 14:00경 ▽▽도가 서해중부먼바다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해상 및 기상상태가 양호하다는 판단하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 원통구조물을 거치할 계획으로, 피고 2에게 이 사건 예인선단을 가덕도로 이동시킨 후 대기할 것을 요구하였다.
5) 피고 2와 이 사건 부선에 승선한 소외 5, 소외 6은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다는 이유로 위 출항요구에 반대하였으나, 현장소장 소외인이 ◎◎◎2호(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또 다른 부선인 ◁◁◁호를 예인하는 예인선이다)에 탑승하여 먼저 출발해버리자, 피고 2는 2017. 12. 5. 16:26경 가덕도 방면으로 이 사건 예인선단을 출항하여 같은 날 20:30경 가덕도 북동방 0.15마일 해상에 도착하였고, 이 사건 부선은 위 해상에서 좌현 선수 닻을 내린 후 대기하였다.
6) 이후 피고 2는 소외 5로 하여금 이 사건 부선 우현 선수 닻을 추가로 내리게 하였고, 2017. 12. 6. 00:10경 이 사건 예인선이 이 사건 부선과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예인선을 이 사건 부선의 선미로 이동시켜 약 12미터 길이의 선수줄 2개로 연결하였다.
7) 2017. 12. 6. 01:40경 이 사건 부선의 좌현 선수 닻줄이 강한 조류에 절단되면서 이 사건 부선이 파도에 떠밀리다가 좌현 선미에 있는 내리지 아니한 닻이 옆에 있던 이 사건 예인선의 기관실 부분을 내리쳐 이 사건 예인선에 크기를 알 수 없는 파공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 부선은 계속하여 파도에 밀려 가덕도 우측 섬 북쪽 암초에 좌초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마. 원고 승계참가인의 이 사건 부선 인양
1) 원고는 2017. 12. 26. 원고 승계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금액 4억 6,725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원고 승계참가인이 이 사건 부선을 인양한 후 이를 원고에게 인계하기로 하는 선박구조계약(이하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원고 승계참가인은 위 선박구조계약에 따라 이 사건 부선을 구조한 후 이를 인양하여 2018. 3. 14.경 인천항에 입항하였다.
바. 원고와 원고 승계참가인 사이의 채권양도
1) 원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18. 3. 6.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 □□건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중 9억 2,000만 원을 이 사건 부선의 구조비 및 수리비로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피고 □□건설에 통지하였다.
2) 원고는 2019. 8. 28.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 2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중 782,341,000원을 이 사건 부선의 구조비로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피고 2에게 통지하였다.
3) 원고 승계참가인은 2019. 8. 30. 위 1)항과 같이 양수한 손해배상채권 중 137,659,000원을 원고에게 다시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피고 □□건설에 통지하였다.
사.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검사는 인천지방법원 2018고단4334호로 피고 2를 ‘이 사건 예인선 및 부선의 안전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업무상 과실로 이 사건 부선을 불상의 수리비가 들도록 파괴하고, 이 사건 예인선을 침몰하게 하였으며, 이 사건 예인선에 보관 중이던 유류를 해상에 유출하게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하였고, 위 법원은 2019. 7. 11. 피고 2에 대하여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였다(피고 2가 항소하여 인천지방법원 2019노2347호로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 및 원고 승계참가인
이 사건 사고는 선체용선계약자로서 이 사건 부선의 운항에 관한 전반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는 피고 □□건설의 과실과, 피고 □□건설과 사이의 이 사건 예인선에 관한 용선계약에 따라 이 사건 예인선을 통해 이 사건 부선의 운항을 지배관리하고 있었던 피고 2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원고 및 그로부터 손해배상채권의 일부를 양수한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피고 □□건설은 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사용자책임을 주장하는 취지로 보인다)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피고 2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연대하여 부담한다.
2) 피고 □□건설
피고 □□건설은, 이 사건 부선에 관하여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예인선에 관하여는 피고 2와 사이에 각 정기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부선 및 예인선에 관한 지배관리권을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였던바, 이 사건 사고는 원고 및 피고 2의 지배관리하에서 그 과실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 □□건설에게는 책임이 없다.
3) 피고 2
이 사건 사고는 풍랑주의보가 예보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 사건 부선의 이동을 지시한 피고 □□건설 측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바, 피고 2에게는 책임이 없다.
나. 피고 □□건설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1)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의 성격
타인의 선박을 빌려 쓰는 용선계약에는 기본적으로 선체용선계약, 정기용선계약 및 항해용선계약이 있는데, 이 중 정기용선계약은 선박소유자 또는 선박임차인(이하 ‘선주’라 통칭한다)이 용선자에게 선원이 승무하고 항해 장비를 갖춘 선박을 일정한 기간 동안 항해에 사용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용선자가 이에 대하여 기간으로 정한 용선료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용선자가 선주에 의해 선임된 선장 및 선원의 행위를 통하여 선주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을 요소로 하는 것인바, 선박의 점유, 선장 및 선원에 대한 임면권, 그리고 선박에 대한 전반적인 지배관리권이 모두 선주에게 있는 점에서 선박 자체의 이용이 계약의 목적이 되어 선주로부터 인도받은 선박에 자기의 선장 및 선원을 탑승시켜 마치 그 선박을 자기 소유의 선박과 마찬가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관리권을 가진 채 운항하는 선체용선계약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9754 판결 등 참조). 선박의 이용계약이 선체용선계약인지, 정기용선계약인지 아니면 이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제3의 특수한 계약인지 여부는 그 계약의 취지·내용, 선원에 대한 실질적 지휘·감독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용기간의 장단, 사용료 액수의 정도, 점유관계의 유무 기타 임대차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1909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에서는 원고가 피고 □□건설에게 선원이 승무한 부선을 임대하기로 하였고 위 선원들의 급여 등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정한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부선에 원고의 직원 소외 5, 소외 6, 소외 7이 승선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건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구조물을 거치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선을 임차하였고, 이와 별도로 그 운항을 위하여 피고 2로부터 이 사건 예인선을 임차한 점, ② 피고 □□건설은 이 사건 부선의 사용기간을 2017. 11. 30.부터 2017. 12. 9.까지로, 사용장소를 구조물 거치 현장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는데, 목포항을 출발하여 ▽▽도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한 후 군산항으로 입항하는 항해일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선이 본래의 용도로 사용되는 기간은 계약상 사용기간 중에서도 극히 일부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③ 이 사건 공사의 규모나 이 사건 부선의 가치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선의 임대료 2,000만 원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한 항해에 수반되는 위험을 모두 원고의 책임으로 부담하는 대가로 보기에는 과소한 금액인 점, ④ 피고 □□건설의 관계자인 현장소장 소외인은 계획된 시간에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거치물 거치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장구도에서 정박중이던 이 사건 예인선단의 출항을 요구하였고, 피고 2는 악천후를 이유로 출항에 반대하였으나 소외인이 이를 무시함에 따라 결국 이 사건 예인선단이 출항하게 된 점, ⑤ 이 사건 부선은 스스로 기동할 수 있는 동력을 구비하고 있지 않은 부선으로 예인선에 의해서만 운항이 가능한바, 예인선을 제외한 채 이 사건 부선 자체만을 정기용선계약의 대상으로 삼기는 어려운 점(상법 제842조에 의하면 정기용선계약의 목적물은 ‘항해장비를 갖춘 선박’이다), ⑥ 원고가 직원들을 이 사건 부선에 승선시킨 것은 이 사건 부선의 항행에 관한 관리를 전면적으로 맡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 제5조 가.항에 따라 단순히 이 사건 부선이 계류할 때 선박을 관리하고 작업현장에서 장비관리 및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은 정기용선계약이라기보다는 상법 제847조 제2항에서 정한 선원부 선체용선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 □□건설의 손해배상책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건설은 이 사건 부선의 선체용선자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이를 보존·관리하다가 최초 인수시와 같은 상태로 선박소유자인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 □□건설의 현장소장인 소외인은 기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사건 부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채 피고 2에게 장구도 인근에 정박중이던 이 사건 예인선단을 출항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와 같은 피고 □□건설 측의 무리한 출항지시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인바, 피고 □□건설은 이 사건 부선의 선체용선자로서의 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에 기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 상당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피고 □□건설의 피용자인 소외인이 그 사무집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가한 손해에 대한 사용자책임도 인정될 것이다).
다. 피고 2에 대한 청구에 관하여
피고 2는 이 사건 예인선의 선장으로서 이 사건 예인선단을 안전하게 운항하고 관리할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풍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바람 및 파도가 도래하는 방향, 정박지의 지형, 해저의 지질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정박지를 결정하거나, 충분한 닻을 내림으로써 파주력을 증가시켜 강풍에 대비하거나, 닻줄 절단이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이 사건 부선을 안전한 장소로 예인하여 피항하는 등 이 사건 부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 2의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 2 역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들 손해배상책임의 공동채무관계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는 공동불법행위자 상호 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각 그 행위에 관련공동성이 있으면 되며,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그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28390 판결 참조). 한편, 채무자가 부담하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제3자가 부담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가 그 원인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한 것인 경우에는 하나의 동일한 급부에 관하여 수인의 채무자가 각자 독립해서 그 전부를 급부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로서 부진정연대채무관계에 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4다5523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는 앞서 본 것과 같은 피고들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는바, 이로 인한 피고들의 각 손해배상책임은 그 원인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한 것으로서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다(원고 및 원고 승계참가인은 피고들에 대한 ‘연대채무’의 이행을 구하고 있으나 이를 ‘부진정연대책임’을 구하는 취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액의 산정
1) 선체수리비 : 일부 인정(821,060,000원)
사고 당시의 피해차량의 교환가격을 현저하게 웃도는 수리비용을 지출했다 하더라도 이런 경우에는 경제적인 면에서 수리불능으로 보아 사고 당시의 교환가격으로부터 고물(고철)대금을 뺀 나머지만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고, 이렇게 보아야만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인 공평의 관념에 합치되는 것이며, 따라서 교환가격보다 높은 수리비를 요하는 경우에 굳이 수리를 고집하는 피해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소망을 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시인되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리비 가운데 교환가격을 넘는 부분은 그에게 부담시켜야만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다779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부선에는 수리가 가능한 선체의 손상이 있었고 이에 대한 수리비는 900,848,000원인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부선의 교환가격은 1,148,942,000원인 사실, 수리가 불가능함을 전제로 이 사건 부선을 해체할 경우 잔존물의 가액은 327,882,000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부선의 교환가격에서 잔존물 가액을 공제한 821,060,000원(= 교환가격 1,148,942,000원 - 잔존물 가액 327,882,000원)이 이 사건 부선의 수리비 900,848,000원보다 적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선체손해액은 821,060,000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만약 수리비 900,848,000원을 전액 인정하게 될 경우 원고는 위 수리비용과 더불어 327,882,000원 상당의 이 사건 부선 잔존물을 함께 취득하게 됨에 따라, 이 사건 부선의 교환가격을 초과하는 이득을 얻게 된다). 한편 원고는 선체수리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상당액도 손해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나, 선체수리비 자체를 손해로 보지 않는 이상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나아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소유의 물건이 손괴되어 수리를 요하는 경우, 그 수리가 자기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대하여 부과될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법 제38조 제1항 소정의 매입세액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피해자가 자기의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을 수 있으므로 위 부가가치세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 영업손실금 : 불인정
원고는 이 사건 선박의 수리가 가능함을 전제로 그 수리기간인 3개월 15일 동안 이 사건 부선의 월 임대료 6,000만 원에서 매월 지출되는 고정비용 4,130만 원을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실금 6,500만 원 역시 원고의 손해액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선박의 교환가치에서 잔존물 가액을 공제한 금액이 수리비용을 초과함에 따라 경제적인 면에서 수리가 불가능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영업용 선박 등 물건이 멸실된 경우 이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 동안 그 물건을 이용하여 영업을 계속하였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 즉 휴업손해는 그에 대한 증명이 가능한 한 통상의 손해로서 그 교환가치와는 별도로 배상되어야 할 것이나(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다82507 판결 등 참조), ① 이 사건 선박의 대체선박을 구하는데 수리기간 상당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감정인은 이 사건 부선은 1985년산으로 현재 단종된 상태이고, 유사한 부선이 시장에 나와있다고 하더라도 부선의 중요한 요소인 크레인의 제조사와 용량이 달라 구입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거나 대체선박의 구입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을 뿐, 대체선박 구입에 필요한 기간을 특정하지 못하였다), ② 이 사건 부선의 객관적인 임대료가 원고 주장과 같이 월 6,000만 원에 이른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이는 이 사건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초로 결정된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의 개별 가액에 불과하다), ③ 이 사건 사고 이후로도 이 사건 부선이 계속 사용되거나 임대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든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휴업손해의 발생 및 그 범위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원고 주장의 휴업손해 부분은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하지 아니한다.
3) 선박구조 및 예인비 : 인정(467,250,000원)
원고가 2017. 12. 26. 원고 승계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금액 4억 6,725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 승계참가인이 위 선박구조계약에 따라 이 사건 부선을 구조하여 인양한 후 2018. 3. 14.경 인천항으로 운반한 사실은 앞서 보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 □□건설은 위 구조비가 과다하게 부풀려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병 제10 내지 15호증, 감정인 소외 2의 추가감정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승계참가인은 이 사건 부선의 구조 및 예인작업을 위하여, 2017. 12. 28.경 예인선 ▷▷▷호를 월 임대료 4,000만 원에 임차하고, 2017. 12. 30.경 500톤급 해상크레인 ♤♤♤호를 월 임대료 1억 원에 임차하고, 2018. 1. 18.경 일반부선 ♡♡♡호를 임대료 1,500만 원에 임차하고, 2018. 3. 15.경 소외 8 회사와 사이에 예인비용 3,500만 원 상당의 선박예인계약을 체결하고, 약 9,000만 원 상당의 인건비 채무를 부담하고, 그 일부를 지출한 점, ②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인양장비가 투입된 것이 2018. 1. 31.경이기는 하나 인양작업을 개시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상당기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③ 감정인 소외 2는 이 사건 부선을 인천항까지 예인하는 적정한 비용이 729,023,000원이라는 감정의견을 밝혔으며, 이는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의 대금을 초과하는 점, ④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의 대금이 객관적인 가액보다 현저히 부풀려진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선을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구조하여 인천항까지 예인하는 비용은 467,250,000원이며 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들의 손해배상범위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는 이 사건 부선을 인천항에서 반환예정지인 군산항까지 예인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53,318,000원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청구금액에 포함하지 않았고, 구조비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을 양수받은 원고 승계참가인 역시 이를 손해로서 주장하지 않고 있는바, 인천항에서부터 군산항까지의 예인비용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책임의 제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부선은 선박안전법에 의하여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는 평수구역 외에서는 운항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평형수가 주입되어 있지 않아 화물운송에 적합하지 아니하나, 원고는 피고 □□건설이 이 사건 부선에 160톤 가량의 화물을 적재하여 평수구역 외인 ▽▽도까지 운항하는 것을 허락한 점, ②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부선에는 원고의 직원 3명이 승선하고 있었던바, 악천후에 이 사건 부선이 정박하게 된 상황에서 원고의 직원들이 강풍에 대비하여 닻줄을 정확히 산출해서 충분한 닻을 투묘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면 사고를 방지하였을 여지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부선 임대차계약 제5조 다.항은 선원에 대한 재해발생시 보상원칙을 규율한 것에 불과한바, 이를 근거로 신의성실의 원칙 및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근거한 책임제한을 부정할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다. 원고 승계참가인이 양수한 손해배상채권의 범위
원고와 원고 승계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채권양도계약서상에는 양도금액이 782,341,000원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①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 제6조 제3항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건설로부터 인양비 등을 지급받는 즉시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점, ② 채권양도계약상 양도의 명목이 ‘이 사건 부선의 구조비’ 또는 ‘이 사건 부선의 구조비와 수리비’로 특정되어 있는 점, ③ 원고 승계참가인은 채권양도계약서상 782,341,000원을 양수받았음에도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선박구조계약의 대금으로 약정된 금액만을 피고들에게 청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원고의 손해배상채권 중 위 782,341,000원을 양도한 것이 아니라, 위 782,341,000원의 범위에서 이 사건 소송에서 선박구조비용으로 인정되는 돈 상당액을 양도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고 승계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양수한 손해배상채권액은 앞서 선박구조 및 예인비로 인정한 467,250,000원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으로 공동하여, 원고에 대하여는 563,398,000원[= {(선체손해액 821,060,000원 + 선박구조비 467,250,000원) × 80%} - 원고 승계참가인 양수금액 467,250,000원], 원고 승계참가인에 대하여는 467,25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7. 12. 6.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9. 12.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승계참가인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