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3나80724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주식회사 B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3가소114767 판결
- 변론종결
- 2024. 12. 6.
- 판결선고
- 2025. 2. 14.
1. 이 법원에서 추가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7. 11.부터 2025. 2. 14.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 ① 원고가 제작한 콘티1) 5화분에 대한 대가, ② 위 콘티를 제작하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최저 시급으로 계산한 손해액, ③ 저작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각각 청구하다가, 이 법원에서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추가하였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콘텐츠 사업, 웹툰 제작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웹툰 콘티 작가로 일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의 콘티 작업 경과
1) 원고는 콘티 작가를 모집한다는 구인 게시글을 보고 피고에게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2) 피고2)는 2019. 8. 30.경 원고에게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수행한 작업과 그림 작가, 작품 준비, 각색 업무 중 어떤 역할로 지원한 것인지 질문하였고, 이에 원고는 '기존에 웹소설을 각색하여 콘티를 그리는 작업을 하였고, 각색에 지원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3) 피고는 2019. 9. 9.경 원고에게 "원고에게 적합한 웹소설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작품들을 검토해 보고, 관심이 가고 맞을 것 같은 작품의 2화분 콘티를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4) 이에 원고는 웹소설 "C"라는 작품을 각색하여 2화분 콘티를 제작해 2019. 9. 19.경 피고에게 전송하였는데, 피고는 2019. 9. 24.경 "재미면에서 각색의 효과가 떨어지는 감이 있어, 다른 소설들을 추가로 전달을 드려봅니다. 검토 후 각색 의향이 생기시는 작품을 먼저 저희에게 고지 후 콘티 작업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원고에게 보냈다.
5) 원고는 2019. 11. 4.경 웹소설 "D"라는 작품(이하 '이 사건 웹소설'이라고 하고, 개별 회차를 지칭할 때는 '이 사건 웹소설 ○화'라고 한다)을 각색하여 1, 2화분 콘티를 제작해 피고에게 전송하였으며, 추가적으로 2019. 11. 28.경 이 사건 웹소설 3화분 콘티를 전송하였다(이하 총 3화분 콘티를 통틀어 '이 사건 콘티'라고 하고, 개별 회차를 지칭할 때는 '이 사건 콘티 ○화'라고 한다).
다. 원고의 콘티 작업 중단
1)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웹소설에 관한 콘티 작업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사를 피고에게 표시하였다.
2) 그러다가 원고는 2019. 12. 13.경 피고와 의논하여 다른 웹소설 "E" 작품을 각색하여 콘티를 제작하기로 하였으나, 2020. 2. 14.경 위 작품에 관한 콘티 작업 또한 중단하였다.
라. 피고의 웹툰 게재
피고는 2020. 12.경 이 사건 웹소설을 기초로 한 "D"라는 웹툰(이하 '이 사건 웹툰'이라고 하고, 개별 회차를 지칭할 때는 '이 사건 웹툰 ○화'라고 한다)을 제작하여 F, G, H에 게재하였다.
마. 이 사건 웹툰의 일부 수정 경위
1) 원고는 2021. 11. 26.경 "I 카페"에 '피고가 이 사건 콘티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이 사건 웹툰을 제작하였다.'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였다.
2) 피고는 2021. 12. 8.경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의 작업물을 무단으로 도용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 (중략) … 단순 사과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후속 조치를 위해 작가님께서 작업주신 작업물에 대한 합당한 배상을 해드리려고 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송하였다.
3) 이후 피고는 2022. 1. 21.경 이 사건 웹툰 중 일부를 수정한 다음 그와 같이 수정된 상태의 웹툰을 H 등에 게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 14, 15,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7, 1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원고는 웹소설 "C"의 2화분 콘티와 이 사건 웹소설의 3화분 콘티를 각각 제작하여 피고에게 전송하였고, 위와 같은 콘티 작업의 대가는 통상 1화당 500,000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총 5화분 콘티 작업 대가 2,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2021. 8. 30.경부터 2021. 12. 13.경까지 위 각 콘티를 제작하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기간 동안 최저 시급으로 계산한 손해액 5,300,000원도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는, 이 사건 웹툰을 제작하면서 이 사건 콘티의 상당 부분을 모방함으로써 원고의 이 사건 콘티에 관한 저작재산권(복제·배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이 사건 콘티를 이용하여 이 사건 웹툰을 제작하였음에도 원고의 성명을 표시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웹툰을 게재함으로써 원고의 성명표시권 또한 침해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저작재산권 및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1) 실력이 보장되지 않는 콘티 작가의 테스트 콘티 작업에 대해서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추후 정식 연재를 위한 콘티 작업에 관해서만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는데, 원고가 그러한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콘티 작업을 중단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테스트 콘티 작업의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웹소설을 각색하여 특정 장면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경우, 웹소설 자체에 이미 구체적이고 충분한 표현이 존재하므로, 많은 콘티 작가들이 유사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이 그 과정에는 창작의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콘티의 표현 형식에 특별한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이야기 구성, 인물 배경 구도, 대사 내용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고, 이에 따라 수십 번의 수정 과정을 통해 이 사건 콘티가 완성되었으므로, 이를 원고만의 저작물로 보기도 어렵다.
4) 실제로 이 사건 웹툰은, 피고가 고용한 다른 콘티 작가를 통해 완성되었으며, 이 사건 콘티와도 상당 부분 차이가 있어, 실질적 유사성 역시 없다.
5)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 사건 웹소설 콘티 작업을 중단함에 따라, 새로운 콘티 작가를 급히 모집하여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피고는 그와 같은 어려운 입장을 설명하며 테스트 콘티 중 일부를 참조할 가능성이 있음을 원고에게 알렸으며, 원고는 "참고하셔도 된다. 그건 의사대로 하라."라고 대답함으로써 이 사건 콘티의 이용을 허락하였다.
6)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모든 청구에 응할 수 없다.
3. 판단
가. 5화분 콘티 작업 대가 청구에 관하여
위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의 콘티 작가로 지원하였으나, 콘티 작업에 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작업들을 모두 중단한 점,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테스트 콘티 작업 수수료 또는 대가 지급과 관련된 명시적인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 ③ 이 사건 콘티를 비롯한 원고 주장의 5화분 콘티는 모두 이른바 테스트 콘티에 해당하고, 일반적으로 정식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이루어진 테스트 콘티 작업에 관해서는 별도의 대가가 수수되지 않는 것이 해당 업계의 거래 관행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피고에게 위와 같은 테스트 콘티 제작에 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원고가 작업한 테스트 콘티의 시세 또는 그 대가가 통상 1화당 500,000원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5화분 콘티 작업 대가 2,500,000원의 지급을 구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최저 시급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하여
위 기초사실과 앞서 본 여러 사실 또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5화분 콘티를 제작함으로써 그 작업 기간 동안 다른 일을 하지 못하였다거나 5,300,000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하여
1) 이 사건 콘티가 저작물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기 위해서는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므로 그 요건으로서 창작성이 요구되나,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할 뿐이어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단지 저작물에 그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저작자의 기존의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4도2238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위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콘티는, 원고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하여 창작한 것이므로,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저작물이라고 봄이 타당하다.3) m 만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야기, 콘티, 작화, 대사, 구성, 편집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콘티는 만화의 설계도 내지는 밑바탕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 컷마다 등장하는 인물, 취하는 행동, 인물들과 배경의 구도, 말풍선 위치와 대사의 대략적인 내용, 기타 효과 등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표시한 것이다. m 웹소설을 각색하여 웹툰을 제작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그 표현형식이 '글'에서 '글과 그림'으로 변경될 뿐만 아니라, 웹소설의 보다 핵심적인 정보만을 간결하게 구성하여 이야기를 진행시켜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웹소설의 많은 내용이 생략될 뿐만 아니라, 웹소설에서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캐릭터의 외양, 구체적인 행동, 공간과 배치, 말풍선 등이 그림과 대사로 표현되기도 한다. m 구체적으로 [별지1] 기재 또는 영상과 같이, ① 원고는 이 사건 웹소설 제1화의 "여보세요? … (중략) … 설득해야지. 너, 내일 가야 된다고 했지?" 부분을 이 사건 콘티 1화의 "아, 연락이 늦어서 미안. 갑자기 일이 터져서 …", "아니에요! 근데 무슨 일 있어요?" 등으로 각색하여, 이 사건 웹소설 1화에 없는 대사를 추가하였고, J(주인공, 이하 같다)의 선배가 전화를 받으며 서류를 정리하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서 위 웹소설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선배의 행동을 묘사하였다. ②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웹소설 2화의 "우리 형 병원에서 홍보담당을 구한다는데, 거기라도 가 볼래? … (중략) … 그런 자리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지" 부분을 이 사건 콘티 2화의 "나 다섯 살 위 형이 있는데, 성형외과 운영해. 그런데, 그 형이 홍보 담당을 구한다네?", "부장님도 무슨 그런 뻥을 치세요. 유능은 무슨 ……" 등으로 각색하여, 이 사건 웹소설 2화에 나오는 J와 부장(직장상사, 이하 같다)의 대화 중 핵심 정보만 담아 간결하게 구성하였고, 부장이 명함을 건네주는 장면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위 웹소설에 없는 행동을 묘사하였다. ③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웹소설 3화의 "몇 건의 수술을 참관하고, … (중략) … 이야기를 떠올렸다" 부분을 이 사건 콘티 3화의 "자~ 내가 사는 거야. 실컷 들어!", "그런데요, ★ 원장님." 등으로 각색하여, 이 사건 웹소설 3화에 없는 K(남자주인공, 이하 같다)과 병원장의 대사를 추가하고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모습으로 대화하는 공간을 변경하였다.
2) 피고가 공동저작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제2호는 저작자를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제21호는 공동저작물을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은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만을 보호대상으로 하므로, 2인 이상이 저작물의 작성에 관여한 경우 그중에서 창작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고,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한 자는 비록 저작물의 작성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저작자로 인정되는 자와 공동저작자로 표시할 것을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21. 7. 8. 선고 2018도525 판결 등 참조). 한편, 2인 이상이 공동창작의 의사를 가지고 창작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공동의 기여를 함으로써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을 창작한 경우 이들은 저작물의 공동저작자가 된다. 여기서 공동창작의 의사는 법적으로 공동저작자가 되려는 의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창작행위에 의하여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을 만들어내려는 의사를 뜻한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4도1651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콘티의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정도의 보조적인 관여를 한 것에 불과할 뿐, 원고와 공동의 창작행위로 단일한 저작물을 만들어 내려는 의사, 즉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의사를 갖고 창작적 표현형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피고는, 2019. 11. 5.경 이 사건 콘티 1화의 J와 부장의 대화 장면 생략, J와 선배의 대화 장면 축약, 이 사건 콘티 2화의 이야기 전개 순서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2019. 11. 22.경 이 사건 콘티 2화에 성형외과에 대한 설명 추가, J와 부장과의 대화 수정 및 대사량 축소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또한 인정된다.
m 비록 이 사건 콘티가 이른바 테스트 콘티에 해당하지만, 테스트 콘티 자체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 갖춘 상태로 원고에게 제공되었고, 이에 관한 원고의 의견 제시는, 일부 아이디어 내지 편집에 관한 것일 뿐, 콘티 자체의 창작이나 콘티의 세부적인 구성 등 이른바 '콘티 작가'에게 요구되는 창작적 기여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m 피고는, 이 사건 콘티가 수십 번의 수정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가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수정 요구를 한 것 외에는, 추가적인 수정 요구가 있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다[테스트 콘티 수정 관련 녹취록(을 제10호증)은 다른 웹소설인 "E"의 콘티 제작 과정에서의 수정 요구와 관련된 자료이다]. m 피고는 이 사건 콘티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웹툰을 제작했다는 취지의 "I 카페"의 게시글을 확인한 후, 원고에게 사과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는 한편, 이 사건 웹툰의 일부를 수정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콘티의 공동저작자라는 취지의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으로 보인다. m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 더욱이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02146 판결 등 참조). 저작권법위반과 관련된 수사 결과, L(피고의 직원, 이하 같다)이 원고의 단독 저작물인 이 사건 콘티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배포한 것에 대하여 혐의 없음의 불기소결정을 받았다고 하여, 피고가 이 사건 콘티의 공동저작자라는 점이 증명된 것은 아니다.
3)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
가) 관련 법리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무단히 복제하게 되면 복제권의 침해가 되고 이 경우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이 가하여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아니한 정도이면 복제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복제권 또는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등 참조). 또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의 침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침해되었다고 주장되는 기존의 저작물과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는 점 이외에도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은 사실상 추정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5다35707 판결 참조). 그리고 대상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는지 여부와 양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서로 별개의 판단으로서, 전자의 판단에는 후자의 판단과 달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다44138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위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여러 사실 또는 사정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콘티를 이용하여 이 사건 웹툰을 제작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의 위와 같은 제작 및 그 이후의 웹툰 게재 행위는 원고의 저작재산권(복제·배포권 또는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저작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m 이 사건 콘티와 이 사건 웹툰 중 [별지2]와 같은 부분을 비교해 보면, 기본적으로 각 컷마다 등장하는 인물의 외양, 구체적인 행동, 인물들과 배경의 구도, 말풍선 위치와 대사의 대략적인 내용, 기타 효과가 동일하거나 상당히 유사하다. m 구체적으로 [별지2] 기재 또는 영상과 같이, ① 이 사건 웹툰 1화의 첫 장면에서 "휘우우우"하는 효과음과 눈보라가 휘날리며 우측 아래에 공항 건물이 위치한 배경은 이 사건 콘티 1화의 첫 장면과 동일하다(피고는 이 사건 웹툰에 실제 공항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어 콘티와 다르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콘티 1화의 "공항 건물"이라고 적힌 부분에 실제 공항의 모습을 적용한 것에 불과하여 단순한 수정이나 변경에 지나지 않으며, 이를 새로운 창작성이 더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웹툰 1화의 선배가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따르릉", "시끌"하는 효과음, 서류를 손에 쥔 채 전화를 받는 선배의 행동,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뒤로 서류를 정리하는 선배의 모습이 보이는 구도는 이 사건 콘티 1화의 해당 장면과 동일하다(피고는 위 웹툰과 콘티의 대사가 다르다고 주장하나, □□에 사고가 나서 급하게 일을 마무리하느라 공항에 가지 못한다는 대략적인 내용은 유사한 점을 고려하면, 대사 내용에 관한 다소의 수정이나 변경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웹툰 2화의 첫 장면에서 신문 가판대에서 신문을 꺼내고 신문사를 확인하는 J의 행동, "하루, 세상, 오늘, 정언, 고려… 좋아! 빠진 신문사 없고!", "계산이요!"라는 J의 대사, 행인들 사이로 건물이 보이는 구도는 이 사건 콘티 2화의 해당 부분과 동일하고, 과거 회상 장면에서 환자가 의사를 밀치는 행동, "버럭!"하는 효과음, "당신들! 다 짜고 치고 이러는 거지?! … (중략) … 그런 거 없었어!!"라는 환자의 대사 또한 이 사건 콘티 2화의 해당 부분과 동일하다. ④ 이 사건 웹툰 3화 중 J와 K의 대화 장면에서 K은 의자에 앉아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책상을 사이에 두고 J는 반대편에 서서 뒷모습이 보이는 구도는 이 사건 콘티 3화의 해당 부분 구도와 동일하고, 이 사건 웹툰 3화의 J가 K의 글을 지적하는 장면에서 네모난 말풍선이 지그재그 형태로 배치되어 있으며, 화면 중앙에는 K의 상반신 뒷모습이 보이는 구도 또한 이 사건 콘티 3화의 해당 부분 구도와 동일하다.
4) 원고의 이용 허락 여부
가) 관련 법리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 저작물의 이용 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46조 제1, 2항). 저작권 침해사건에서 저작권자로부터 당해 저작물의 이용에 관한 허락을 받았다는 등 적법한 저작물 이용 권원을 취득하였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55593 판결 참조). 한편 이용 허락 계약을 해석함에 있어서 그 이용 허락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그 이용허락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 및 경위, 그 이용 허락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이용 허락 당시 당해 저작물의 이용 방법이 예견 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이용 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이용 허락의 범위를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55593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8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콘티의 이용 허락을 받았다는 등 적법한 이용 권원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원고가 피고에게 "참고로 이 바닥에선 테스트 작품은 폐기가 원칙입니다. 지금과 같이 잘못 응용되어 고소당하는 사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참고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고 했던 겁니다. (설마하니 테스트 콘티[=폐기 콘티]를 작품에 그대로 쓸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또한 인정된다.
m 원고와 L의 2021. 12. 27. 자 대화를 살펴보면, L은 원고에게 이 사건 콘티에 관하여 "작가님께 콘티 사용 허락을 받았다고 저는 여기고 진행이 되었던 건데, 그때 작가님하고 당시 이해가 달랐던 것으로 보여져요"라고 하자, 원고는 "이해 자체가 아니라 그런 말 자체가 없었어요"라고 답하였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콘티에 관한 이용 허락을 한 적 없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m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콘티를 이용하도록 허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웹툰이 공개된 이후에는 콘티 작업에 대한 수수료 등 여러 파생되는 법률관계 정리를 위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저작물 이용허락에 관한 처분문서가 작성되는 것이 경험칙상 부합하는데, 이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m 피고는 이 사건 콘티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웹툰을 제작했다는 취지의 "I 카페"의 게시글을 확인한 후, 이 사건 웹툰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콘티의 적법한 이용 권원을 취득하였다는 취지의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으로 보인다. m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콘티를 포함한 테스트 콘티에 관하여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는 정식 계약 체결 전에 해당 작업을 중단한 상황이었으며, 원고가 별도의 대가 없이 자신의 창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콘티를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허락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5) 손해배상책임의 범위4)
가) 원고가 주장하는 콘티 제작 비용(1화당 400,000원 ~ 500,000원)이 해당 업계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금액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76733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웹툰을 1년 이상 웹툰 플랫폼에 게시함에 따라 얻은 이익과 관련된 자료가 현출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주장과 같은 손해액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러나 한편, 법원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저작권법 제125조의 규정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때에는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고(저작권법 제126조),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지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은 손해액이나 피고가 저작재산권 침해로 얻은 이익 또는 원고가 저작재산권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 등을 산정할 수 없는 이상,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라 그 손해액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피고는 이 사건 웹툰을 제작하기 위하여 새로운 콘티 작가를 고용하였고, 콘티 1화당 200,000원의 비용을 지급한 점, 다만 위 콘티 작가 또한 이 사건 콘티에 근거하여 해당 콘티 작업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또한 이 사건 콘티를 사용함으로써 이 사건 웹툰의 제작에 도움이 되는 간접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 점, 그밖에 이 사건 콘티가 이 사건 웹툰에서 차지하는 비중, 무단 사용의 방법 및 그 정도,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손해액을 2,000,000원으로 정한다.
라.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하여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웹툰에 일부 콘티 제작자인 자신의 성명이 표시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함을 전제로 하는데, 웹툰을 게재하면서 콘티를 제작한 작가의 이름까지 당연히 표시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나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사건 콘티의 완성도 등에 비추어 그 성명이 표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저작재산권 침해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3. 7. 1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5. 2. 1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해야 하는데, 이 법원에서의 청구 추가 전의 판단인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추가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모두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