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 3. 27. 선고 2024구합4091 판결 [수사심의신청각하처분취소]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
- 피고
- 서울특별시경찰청장
- 변론종결
- 무변론
- 판결선고
- 2025. 3. 27.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1. 피고가 2024. 10. 24. 원고에 대하여 한 수사심의 각하처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B경찰서 수사관 C를 징계한다. **이유** 1. 이 사건 소의 요지 기록에 의하면, 아래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D지방법원에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건당사자인데, 2024년 상반기에 ‘담당재판부 사무관이 직권을 남용하여 원고에게 소송절차에 관한 제반 사항을 제대로 해주지 않음으로써 원고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사무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하였다.
나. 이 고소사건을 배당받은 B경찰서 소속 수사관(경장 C)은 원고를 상대로 고소인 보충조사 및 추가 증거제출을 위해 출석요구를 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하고 담당 수사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였는데, 기피신청이 기각된 이후에도 원고가 계속 출석에 불응하고 별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않자 B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은 2024. 8. 8. 원고의 고소사건에 관하여 불송치(각하) 결정을 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수사결과를 통지하였다.
다. 한편, 원고는 2024. 8. 6. 경찰청에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수사심의’를 신청하였고, 경찰청은 이를 관할 서울특별시경찰청으로 이첩하였다. 서울특별시경찰청 소속 수사심의위원회는 원고가 수사심의를 신청한 B경찰서 사건기록을 검토한 후, 2024. 10. 24. 개최된 위원회 회의에서 ‘원고의 고소사건에 관한 불송치 결정에서 수사절차 또는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기로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4. 10. 28. 원고에게 심의결과를 통지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2024. 11. 14. 피고를 상대로 ‘피고 소속 수사심의위원회의 2024. 10. 24.자 수사심의 각하결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2025. 1. 10.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통해 ‘원고의 고소사건을 담당한 B경찰서 소속 수사관(경장 C)에 대한 징계 청구’를 추가하였다.
2. 판단
가. 수사심의 각하결정에 대한 취소 청구
1)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대상인 ‘거부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 즉 적극적 처분의 발급을 구하는 신청에 대하여 그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거부하는 행위를 말하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대상인 ‘부작위’란 ‘행정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1항 제1호, 제2호). 여기에서 ‘처분’이란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행정소송법 제2조의 처분의 개념 정의에는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의 근거 법률에서 행정소송 이외의 다른 절차에 의하여 불복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검사의 불기소결정에 대해서는 검찰청법에 의한 항고와 재항고, 형사소송법에 의한 재정신청에 의해서만 불복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두47465 판결 참조).
2)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사법경찰관이 수사한 결과 범죄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불송치결정’을 하는 경우에는(제245조의5 제2호) 7일 이내에 고소인 등에게 불송치결정의 취지와 이유를 통지하여야 한다(제245조의6). 통지받은 고소인 등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제245조의7 제1항), 이때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하며, 처리결과와 그 이유를 이의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제245조의7 제2항).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은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고(제245조의8 제1항),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지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직접 수사할 수도 있다(제196조 제2항). 검사는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제246조),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사안이 경미하면 기소유예처분을 할 수 있으며(제247조),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공소를 기각하거나 면소판결이 선고될 사유가 있으면 불기소처분을 할 수 있다. 검사는 고소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아니하는 등의 처분을 한 때에는 처분일부터 7일 이내에 고소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하며(제258조), 불기소처분의 경우 고소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그 이유를 서면으로 설명하여야 한다(제259조).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검사가 속한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항고할 수 있으며(검찰청법 제10조 제1항, 제4항), 고등검찰청 검사장이 항고를 기각하는 경우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0조). 위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에 대하여 고소인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른 이의신청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도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검찰청법 제10조에 따른 항고와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의 방법으로 불복하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으므로, 사법경찰관의 불기소결정은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한편, 경찰청은 사법경찰관이 행하는 수사의 적정성·공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2021. 4. 1. 경찰청 예규 제592호로 「경찰 수사사관 심의 등에 관한 규칙」을 제정하여, 사건관계인이 경찰의 입건 전 조사·수사 절차 또는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하여 수사심의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국가수사본부 및 시·도경찰청 산하에 외부위원이 다수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여 사건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수사관 등과 사건관계인에게 통지하고, 수사관 등은 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최대한 존중하여 사건을 처리하도록 하는 ‘수사심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사심의 제도는 상위법령의 위임이나 강제 없이 경찰청 예규에 근거하여 경찰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통제수단으로서, 행정내부적 자기통제수단인 ‘이의신청 제도’와 유사하다. 행정소송법은 원처분을 다투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제19조), 처분상대방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각하·기각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는 원처분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여 새로운 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처분과 별개로 불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두45954 판결 참조), 제소기간 내에 원처분에 대하여만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이다(행정기본법 제36조 제4항). 따라서 고소인의 수사심의 신청에 대하여 수사심의위원회가 각하결정을 한 경우에 고소인은 사법경찰관의 불기소결정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른 이의신청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을 뿐이고, 수사심의 각하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의 방법으로 불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취지 제1항도 부적법하며, 그 흠을 보정할 방법이 없다.
나. 수사관에 대한 징계 청구
일반 국민이나 민원인의 담당 공무원 징계 요구는 인사권자의 직권 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밖에 없고, 그들에게는 인사권자의 징계 거부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할 법률상 보호가치 있는 이익, 즉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현행 행정소송법에서는 장래에 행정청이 일정한 내용의 처분을 할 것 또는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구하는 소송(의무이행소송, 의무확인소송 또는 예방적 금지소송)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두39277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취지 제2항도 부적법하며, 그 흠을 보정할 방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19조에 따라 변론 없이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