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5. 7. 24. 선고 2024나108297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B
- 제1심판결
-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4. 6. 19. 선고 2023가소49304 판결
- 변론종결
- 2025. 6. 26.
- 판결선고
- 2025. 7. 24.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3. 11. 9.부터 2025. 7. 24.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21. 10. 15. 공인중개사인 피고의 중개로 C 소유의 진주시 D 지상 다가구주택(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J호 부분(이하 ‘J호’라고만 한다)을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다만, 원고의 전세보증금 대출을 위하여 계약서에는 보증금을 1억 원으로 기재하였다), 임대차기간 2021. 10. 25.부터 2023. 10. 25.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21. 11. 2.경 C에게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을 지급하고, 2021. 11. 15.경 위 J호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원고에게 임대차계약서와 함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동의서, 부동산 선순위 임대차내역확인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그중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권리관계’란에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 외의 권리사항’으로 ‘채권최고액 2억 6,400만 원 근저당권자 E’, ‘전세금 4,000만 원 전세권자 F’이라는 기재가 있고, 공인중개사 세부 확인사항으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사항: 선순위 보증금 있음. 선순위 보증금 내역서 첨부, 확인 및 설명함’이라는 기재가 있다. 또한 부동산 선순위 임대차내역확인서에는 임대인인 C이 이 사건 건물의 선순위 임대차로 ‘000호 임대차보증금 1,700만 원, 월 차임 35만 원’, ‘000호 임대차보증금 500만 원, 월 차임 30만 원’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라. 이후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신청으로 2022. 4. 11.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2타경1557호로 부동산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23. 7. 6. 위 건물이 소외 G에게 매각되었는데, 원고는 배당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였으나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을 전혀 배당받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로서 임대인이 제시한 선순위 임대차 내역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음을 원고에게 알려 주고, 임대인에게 선순위 임대차계약서의 제시를 요구하여 원고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임대인의 말만 듣고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이 2,2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원고는 이를 믿고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결국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을 전혀 반환받지 못한 채 J호에서 퇴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중개행위상의 과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 8,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는 그 일부 청구로서 2,4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임대인인 C으로부터 확인받은 내용대로 부동산 선순위 임대차내역확인서를 원고에게 제공하였고, 원고도 이 사건 건물의 등기부, 권리관계 및 선순위 임대차 현황, 임대차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 회수 불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이상 피고의 중개행위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건물의 경매절차에서의 감정평가액이 당초 3억 4,000만 원을 상회하였으나,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그보다 훨씬 낮은 금액인 1억 7,278만 원에 매각되었고, 또한 경매절차에서 00호 임차인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고 00호의 경우 실제 보증금과 잘못 고지된 보증금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원고가 00호, 00호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을 잘못 고지받은 것과 결과적으로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므로, 피고는 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유사하므로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직접 조사·확인하여 설명할 의무가 없는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중개의뢰인이 계약을 맺을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이라면 그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아니 되고, 그 정보가 진실인 것처럼 그대로 전달하여 중개의뢰인이 이를 믿고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중개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된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6조에 의하여, 중개업자는 다가구주택의 일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경우 임차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중개업자는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등기부상에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설명하는 것에 그쳐서는 아니 되고, 임대의뢰인에게 다가구주택 내에 이미 거주해서 살고 있는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계약내역 중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서식에 따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중 중개목적물에 대한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는 그 내용을 기재하여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만일 임대의뢰인이 다른 세입자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요구에 불응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의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다259743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기초하여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H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을 중개한 중개인으로서의 조사·확인 및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과 원고의 손해 발생 또는 확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입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에 설정된 선순위 권리로는 E 명의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2억 6,400만 원), F 명의의 000호 전세권(전세금 4,000만 원), I 명의의 00호 임차권(임대차보증금 7,000만 원)이 존재하였다1). ② 원고는 당초 중개보조원 일을 하던 H에게 임차할 집을 알아봐 줄 것을 부탁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H은 임대인인 C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실제 채무는 1억 9,000만 원 정도이고, 전세권설정등기는 말소하겠다.”, “3층 세입자가 있지만 보증금을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보증금 합쳐도 3,000만 원이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③ 이후 피고는 H을 통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중개를 부탁받고, 임대인 C으로부터 ‘00호 임대차보증금 1,700만 원, 월 차임 35만 원’, ‘00호 임대차보증금 500만 원, 월 차임 30만 원’이라고 기재된 부동산 선순위 임대차내역확인서를 작성받아 원고에게 교부하였는데, 위 선순위 임대차내역은 C이 말한 내용대로 기재한 것이었을 뿐 피고는 C에게 00호, 00호 임대차계약서 등 자료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한 적은 없다2). ④ 또한 피고가 C으로부터 교부받은 부동산 선순위 임대차내역확인서에는 임대차보증금, 월 차임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임대차계약의 시기나 종기, 그중 최우선변제되는 소액보증금이 얼마인지도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재가 임대인에게 구두로 확인받은 것에 불과하여 부정확할 수 있음을 알리거나 임대인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지 못한 사실을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기재한 바 없다. 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시가가 대략 4억 원 내지 4억 5,000만 원이라고 설명을 들었고, 이에 건물의 시가에서 선순위 근저당권, 선순위 전세권,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을 먼저 공제하더라도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믿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 전액을 금융기관의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통해 조달하였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당시 원고로서는 다가구주택의 경매가 진행되는 경우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될 수 있고, 실제로는 고지받은 것보다 훨씬 큰 액수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⑥ 결국 피고가 다가구주택의 일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함에 있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결과, 원고는 잘못 제공된 정보를 믿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결과적으로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고의 중개업자로서의 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건물이 경매절차에서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액으로 매각되었고, 그 결과 선순위 임차권자에 대해서도 배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은 위 판단에 영향이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1)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위임한 경우, 중개업자는 위임 취지에 따라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고 그 주의의무를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지만, 그로써 중개를 위임한 거래당사자 본인이 본래 부담하는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확인 책임이 중개업자에게 전적으로 귀속되고 거래당사자는 그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개업자가 부동산거래를 중개하면서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 등을 조사·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경우,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타당하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에는 채권최고액 2억 6,4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권까지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중개인의 설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나 중개인에게 이 사건 건물의 시가, 임차인들의 존재 및 그 임대차보증금의 액수 등에 관하여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한편, 스스로도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 및 권리관계, 향후 경매절차의 진행 가능성 및 임대차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대하여 조사·확인한 후 임대차보증금 회수 불능 또는 회수 곤란의 위험성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그 위험을 최소화할 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공인중개사로서는 임대인이 협조하지 않는 한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임대인이 이 사건 건물의 담보가치와 본인의 변제자력 등에 비추어 과도한 내용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임대차보증금을 수령하였던 것도 원고가 손해를 입게 된 주된 요인의 하나인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원고가 입은 손해의 3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400만 원(= 8,000만 원 × 30%)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11. 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5. 7.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에 대하여 위 돈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