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17. 선고 2023고단871 판결 [병역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이○○ (97년생, 남) 무직
- 검사
- 김**(기소), 조**(공판)
- 변호인
- 변호사 박**(국선)
- 판결선고
- 2025. 10. 17.
피고인은 무죄.
공소사실 □ 병역판정검사 개요 등 모든 병역의무자들은 만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병역준비역’으로 편입되고, 만 19세가 되는 해에는 ‘병역판정검사 대상자’로 선정되어 본인이 선택하거나 주거지 관할 지방병무청장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서 심리검사, 신체검사 및 적성분류 등 ‘병역판정 신체검사(이하 ‘신체검사’라고 함)’를 받게 되고 그 결과 질병·심신장애의 정도에 따라 1급 ~ 7급의 신체등급을 받게 되는데, 신체등급 1급 ~ 3급은 징집 등에 의하여 입영하는 현역 대상으로, 4급은 사회복무요원이나 예술·체육요원 등 보충역 대상으로, 5급은 현역 또는 보충역은 제외되나 전시근로소집에 의한 군사지원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전시근로역 대상으로, 6급은 병역 면제 대상으로, 7급은 재신체 검사 대상으로 각각 병역처분을 받게 된다. 또한 이미 병역판정검사를 거쳐 현역, 보충역 또는 전시근로역으로 병역처분을 받았을지라도 이후 질병·심신장애로 인하여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은 연중 시기 제한 없이 인터넷 또는 관할 지방병무청을 방문하여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할 수 있고, 이 경우 ‘병역복무 변경·면제 신청서’, ‘개인정보이용동의서’, ‘질병 발병 경위서’ 및 ‘병무용진단서’ 등을 구비서류로 제출하면 신체검사 및 병역처분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되고, 그와 별개로 현역 또는 보충역 처분을 받은 사람이 처분을 받은 다음 해부터 4년간 입영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5년째 되는 해 신체검사 등을 비롯한 병역판정검사를 다시 받고 병역처분도 다시 받아야 한다. 한편 질병·심신장애의 정도에 따른 신체등급 평가기준은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국방부령) 별표 3.』을 따르게 되는바, 신체검사를 담당하는 병무청 담당 의사는 내과, 외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총 13개의 과목으로 나누어 질병·심신장애의 정도에 따라 신체등급을 판단하게 되는데, 뇌전증과 같은 신경과목의 ‘경련성 질환’의 경우 제80호 다.목에 따라 신체검사일 기준으로 최근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병·의원 등에서 지속적인 항경련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있으나 뇌파검사, 방사선검사 또는 핵의학적 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는 ‘미확인된 경련성 질환’에 대해서는 판정 대상자를 보충역 처분 대상인 신체등급 4급으로 판정할 수 있고, ‘미확인된 경련성 질환’ 환자 중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신체검사일 기준으로 최근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병·의원 등에서 지속적인 항경련 치료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치료사실이 기록된 의무기록과 혈중농도 검사기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전시근로역 처분이 가능한 신체등급 5급으로 판정할 수 있으며, 제80호 라.목에 따라 뇌파검사, 방사선검사 또는 핵의학적 검사상 경련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이상이 발견되는 ‘확인된 경련성 질환’자에 대해서는 병역 면제 대상인 신체등급 6급으로 판정할 수 있다. 아울러 ‘미확인된 경련성 질환’을 이유로 병역의무자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신체등급 5급 판정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소 검사뿐만 아니라 추가로 중앙병역판정소 검사까지 두 단계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특정 병역의무자가 현역 등 병역판정을 받게 될 경우 일정 시점에는 입영을 하는 등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나, 질병이나 심신장애를 비롯하여 『병역법 시행령』 및 『현역병입영업무규정(병무청 훈령)』 규정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로 병역의무의 이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총 5회 및 합계 2년(730일)의 범위 안에서 병역의무 이행일을 연기할 수 있다. □ ‘뇌전증’ 진단의 어려움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함으로써 나타나는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을 의미하고, 그 원인으로는 출산 시의 합병증, 두부 외상, 독성 물질, 뇌 감염증, 종양, 뇌의 퇴행성 변화 등이 있으나 정확한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뇌전증의 경우 담당 의사가 질환자의 병력 청취를 통해 뇌전증이 의심될 경우 뇌파검사를 시행하여 ‘뇌전증파’가 발견되면 뇌전증으로 확진할 수 있으나, 약 30 ~ 40%의 뇌전증 환자는 처음 시행한 뇌파검사에서 뇌전증파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회의 뇌파검사 결과 뇌전증파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하여 뇌전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또한 충분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뇌전증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특발성 뇌전증이나 유전성 뇌전증의 경우에는 MRI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MRI 및 뇌파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외부적인 유발 요인 없이 2회 이상 발작이 발생하면 뇌전증 진단이 가능할 수 있고, 뇌전증 증상이 없는 사람도 뇌파검사 결과 약 1 ~ 2 % 정도의 비율로 ‘뇌전증파’가 확인될 수도 있기 때문에 MRI 또는 뇌파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검사 결과만으로는 뇌전증 여부를 명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결국 개별 환자들마다 구체적으로 발작 등의 양태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임상적 판단이 진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 범행계획 수립 등 병역브로커인 구○○은 2019. 9.경 행정사로 현역부적합심사위원회의 의가사전역희망자들의 신청서를 위임받아 이를 대리하는 업무를 하면서 경련성 질환인 뇌전증의 경우 위와 같이 그 원인이나 치료 결과를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고 뇌파검사나 MRI 검사 등 객관적 검사 결과만으로는 뇌전증 여부를 명확히 진단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특정한 사람이 사실은 뇌전증을 앓고 있지 않을지라도 의도적으로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적극 가장하고 호소하면서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 병원 진료를 받는 등의 객관적인 외관을 허위로 만들게 되면 전문의사도 속아 허위의 뇌전증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이를 이용해 병역판정검사에서도 신체검사 등을 실시하는 담당 의사 등을 기망하여 뇌전증을 이유로 신체등급 4급 또는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의무를 부당하게 감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구○○은 2019. 1. 무렵부터 A(인터넷검색사이트)에 ‘국방/병무 민원행정 분야 ******(****) - 구○○ 행정사’라는 병역의무자들을 위한 상담카페를 만들어 ‘국군국방행정사’를 자처하면서 정상적인 병무 관련 상담을 해 주는 것처럼 행세하거나 A(인터넷검색사이트) 지식인 등에 병무 관련 답변 글을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의 병역의무자들을 유인하고, 동인들에게 구○○이 시키는 대로 뇌전증 증상을 가장하고 지속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 등의 허위 외관을 만들면 ‘뇌전증’ 진단을 받아 신체등급 4급 또는 5급 판정을 받을 수 있고, 확실하게 병역도 면탈할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 건당 300만 원 ~ 1억 1천만 원의 고액의 대가를 지급받고 해당 병역의무자들과 함께 병역면탈 범행을 하기로 공모하였다. 계속하여 구○○은 자신과 계약한 병역의무자들이 신체등급 4급 또는 5급을 받고 병역처분을 변경받기 위해서는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허위 내용의 병무용진단서 발급이 필요하고, 병무용진단서는 대형 병원인 3차 병원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으나 3차 병원 응급실을 통해 진료를 받을 경우 즉시 병무용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 등에 착안하여 ▲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 신속히 병역감면을 받아야 하는 병역의무자들의 경우 대상 병역의무자들이 정해진 시점 및 장소에서 구○○이 미리 만들어놓은 시나리오대로 발작하며 쓰러지는 등의 연기를 하게하고, 이후 허위의 목격자 등을 내세워 119 구조 신고 후 대형 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게 하는 등의 상황을 만들어 즉시 허위의 ‘뇌전증’ 병무용진단서를 발급받도록 해주거나, ▲ 나이가 어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병역의무자들의 경우 통상적인 방법대로 허위로 뇌전증 증세를 호소하면서 1, 2차 병원에서 내원한 후 순차적으로 3차 병원 진료를 받아 병무용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 구○○ 스스로 해당 병역의무자의 외삼촌 등 보호자 행세를 하면서 병원 진료 시 뇌전증 증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의사에게 설명하는 등 직접적인 조력을 하거나 ▲ 해당 병역의무자가 허위의 ‘뇌전증’ 진단을 받은 후에도 최종 5급 판정을 받기 전에 이루어지는 혈액검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처방받은 항경련제 등을 일정 기간 실제로 투약하도록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챙기는 등 자신과 계약한 병역의무자들이 허위 뇌전증 진단을 통해 병역을 면탈하는 등 범행을 성공할 수 있도록 약 1 ~ 2년의 장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범행 계획 및 실행 과정 전반을 점검하고 주도하였다. □ 구체적인 범죄사실 병역의무자는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16. 9. 19. 최초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의 현역 판정을 받고, 재학생입영연기 등의 사유로 병역이행일자를 연기해 온 병역의무자이다. 피고인은 2020. 4. 26.경 병역브로커인 구○○에게 보수(계약서 기재 금액 800만 원, 실제 800만 원 지급)를 지급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발작 등 증세를 허위로 호소하면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여 병원으로부터 뇌전증 진단을 받기로 하고, 입영일자 연기뿐만 아니라 추후 병역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구○○과 허위 뇌전증을 원인으로 병역면탈 범행을 실행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은 사실은 뇌전증 치료 이력이나 증상이 없었음에도 구○○과의 공모에 따라 2020. 4. 28.경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B병원에서 의사에게 “2020. 4. 26. 컴퓨터 게임하다가 경련하였고, 고2때 경련으로 의정부 C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3년 정도 약을 못 먹었고, 약 먹을 때는 1년에 2~3번, 약을 안 먹으면서는 2~3달에 한 번씩 경련 빈도가 더 늘어났는데, 부모님 돌아가시면서 약을 못 먹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약 처방을 받는 등 계속적으로 위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마치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여 2020. 10. 13. 위 병원 의사로부터 ‘난치성 뇌전증을 동반하지 않은 상세불명의 뇌전증’이라는 병명의 병무용 진단서와 함께 의무기록지를 발급받아 이를 D지방병무청에 제출하여 2020. 12. 1. 병역판정검사에서 경련성 질환으로 전시근로역인 5급 판정을 받았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병역브로커 구○○과 공모하여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함과 동시에 병역의무자들에 대한 신체검사를 담당하는 의사와 병역처분권자인 관할지방병무청장 또는 병무지청장의 병역판정검사 및 병역처분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구 병역법(2005. 5. 31. 법률 제75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조에서 말하는 ‘사위행위'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닌데도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고 시도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다른 행위 태양인 도망·잠적 또는 신체손상에 상응할 정도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 비로소 사위행위의 실행을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사위행위의 실행으로써 범죄는 성립하는 것이고, 나아가 병역의무의 기피 또는 감면의 결과 발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도1995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011 판결 등 참조). 사위의 방법으로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 받으려는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거나 병역의무를 감면 받을 조건 또는 신체적 상태가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병역의무를 감면 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님에도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20. 4. 26. 구○○과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 상단에 수기로 ’계약자 갑은 재검업무(뇌전증 재검) 비용으로 뇌전증 투약 시 일금 팔백만 원을 일시 계좌로 지급하고, 치유기간 부여 등(7급 치유기간) 5급 면제가 안될 시 계약자 을은 갑에게 비용을 전액 환불 조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2020. 5. 4. 위 구○○에게 계약금으로 800만 원을 지급한 점, ② 피고인은 위 계약에 따른 구○○의 조언을 듣고 E신경과의원을 경유하여 B병원 신경과에서 진료를 받아 ’상세불명의 뇌전증‘ 진단을 받았고, 이후 계속적으로 위 뇌전증 진단에 기초하여 구○○으로부터 문자로 조언을 구하며 약 6개월 동안 5회에 걸쳐 뇌전증 약 처방을 받아온 점, ③ 한편 이 법원의 의정부C병원장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장에 대한 각 물건제출명령회신 결과 등에 의하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고2때 경련으로 의정부 C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구○○과 공모하여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속임수를 쓰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실제로 뇌전증 증상을 겪고 있었다고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구○○과 공모하여 병역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속임수를 쓴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 피고인의 행위가 ‘위계’에 해당하거나 또는 피고인에게 위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2019년 오토바이 사고 당시 의사로부터 ‘너의 몸 상태로는 군대에 갈 수 없으니 다시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들었고, 피고인 스스로도 여러 차례 경련이나 발작과 같은 증상이 있다는 것을 자각한 상태에서, 2020. 3.경 군대 문제와 관련하여 A(인터넷검색사이트) 지식인에 ‘자신의 몸 상태와 가족사항이 이러한 데 군대에 못 간다는 말을 들었고, 그 방법과 절차를 알고 싶다’는 내용의 질문을 올렸고, 이에 병역브로커 구○○이 답글을 달면서 구○○과 만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구○○과의 접촉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의사는 허위의 증상을 만들어 내어 병역을 면제받겠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실제 자각하던 본인의 증상에 기초하여 병역 면제의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정상적인 병무 상담이라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② 피고인이 구○○을 만나기 전에 뇌전증 판정을 받은 적은 없으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경련으로 쓰러져 의정부 C병원에서 약을 먹었으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약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양부모님 없이 친할머니와 살면서 보호 종료 아동이자 기초생활수급자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상황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증상을 기초로 병역판정 절차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하여 다소 과도한 금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과 계약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B 병원에서 2020. 4. 26. 컴퓨터 게임하다 쓰러졌다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니고, 자신이 게임을 하거나 오토바이를 타다가 갑자기 쓰러진 경험이 있는데 그것이 뇌전증 증상과 비슷하다고 들었고, 그래서 병원에 오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는데, 이와 같은 진술 내용이 B병원의 의무기록 내용과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피고인이 어떠한 증상도 없는 상태에서 허위 증상을 호소하거나 증상을 과장하면서 뇌전증 환자로 행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와 같은 진술에 있어서 구○○이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④ 실제로 피고인은 E신경과의원을 경유하여 B병원 신경과에서 2020. 4. 28. 뇌 MRI, MRA 및 뇌파검사 등을 받았는데, 당시 MRI 등의 검사 결과는 정상(특이 소견 없음)이었으나, 뇌파검사(EEG) 결과는 간헐적으로 우측 전두-측두엽에서 스파이크파(EEG: intermittent spike in Rt. F-T)가 관찰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피고인은 위 진단에 기초하여 계속적으로 뇌전증 약 처방을 받았고, 2020. 10. 13. B병원 명의의 뇌전증 진단 병무용진단서를 제출하면서 병역처분 변경원을 제출하였으며, 이에 따라 2020. 10. 22. 중앙신체검사소로 정밀의뢰 되었는데, 중앙신체검사소 신경과 병역판정전담의사였던 이□□은 2020. 11. 23. ‘Epilepsy, EEG 또는 MRI 이상 있음, on AED >6m, 80-라’라는 검사소견을 근거로 경련성 질환 5급 전시근로역을 판정하였다. 피고인은 의도적으로 결과를 조직할 수 없는 뇌파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받았고, 이후 추가적인 중앙병역판정소 검사에 정밀의뢰 되었을 때에도 뇌파 이상 소견을 받아, 병역처분 변경원을 출원한 지 약 2개월 후인 2020. 12. 1. 5급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위와 같은 검사내역 및 진단결과는 피고인의 병역처분 변경원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④ 당시 병무청 소속 병역판정 전담의사였던 이□□은 수사기관에서 ‘뇌전증을 판단하는 경우 뇌파와 MRI를 중요시하는데 뇌전증 환자에게서는 spike, sharp 등 뇌전증파를 관찰할 수 있고, MRI 검사는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해마경화증이나 종양 등을 관찰할 수 있으며, 경련성 질환으로 의식을 잃어 쓰러지거나 단순 부분발작 등이 일어나더라도 병원에서 뇌파검사나 MRI 검사로 발견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뇌전증이 의심되면 약물 치료를 권유하기도 한다. 또한 실제 뇌전증 환자 중에 MRI나 뇌파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으므로 임상증상이 경련에 부합하면 항 뇌전증 약 처방을 하여 병의 경과를 관찰한다’라고 진술하였고, 병역브로커인 구○○도 이 법정에서 ‘자신이 피고인에게 뇌전증 처음에는 7급 판정이 나오는데 2 ~ 6개월 치료를 다시 받으면 5급이 나올 것이라고 안내하였으나, 피고인의 경우 뇌파검사를 시행하여 뇌파 이상 소견이 있었기 때문에 2개월 만에 5급 판정을 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보면, ‘뇌전증’ 진단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병무청 담당 진단의사가 비교적 신속하게 5급으로 판단한 것은 피고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명확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 병역브로커의 개입이 있었더라도 이것이 허위 증상을 호소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기존 증상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부각하기 위한 조언이라면, 피고인이 증상을 다소 과장하였더라도 이를 속임수를 쓰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⑤ 다만,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련 등으로 치료를 받고 이후 약을 처방받았다는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치료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한편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는 법 제22조 제2항에 따른 진료기록부 등을 다음 각 호에 정하는 기간 동안 보존하여야 하는데 환자 명부의 경우 5년, 진료기록부의 경우 10년, 처방전의 경우 2년, 검사내용 및 검사소견기록의 경우 5년 등으로 규정되어 있어, 피고인이 고등학교 시절 실제로 치료를 받았더라도 이는 10년 전의 치료내역으로 그 기록이 폐기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에도 비급여로 전액 본인이 부담하는 약제 처방내역은 요양(의료)급여내역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고, 일부 진료기록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며, 심사년도 2017년 이전 진료건의 요양(의료)급여비용청구명세서 자료 보존기간은 5년(이후 진료건 10년)으로 뇌전증 약 처방 내역이 비급여로 포함되지 않거나 보존기간 경과로 폐기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의료급여 2종 수급권자로 확인되는데 의료급여 수급권자인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단순히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의정부C병원에서 처방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실제로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처방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법원의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의료기록감정촉탁 회신결과 또한 믿을 수 없다. ⑥ 피고인은 5급 판정을 받은 이후인 E신경과의원에서 2022. 2. 8.자 뇌파검사 상 이상 소견(증 제3호증)이 확인되어 레비트라세탐 처방을 받기도 하는 등 계속적으로 경련 등으로 내원하여 치료를 받아왔는데, 피고인이 병역면제 처분만을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뇌전증 관련 치료를 받거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실제 뇌전증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의 질병의 정도에 맞는 병역감면을 받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병역브로커인 구○○과 접촉한 사실이 있었더라도,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이 실제 경험한 증상에 기초한 것이고 이러한 증상에 더하여 객관적으로 이루어진 뇌파 이상 소견이 있었다면,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허위의 외관을 조성하거나 허위의 증상의 호소에 나아간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이 자신의 증상을 다소 과장하였더라도 그 과장의 정도가 사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