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5. 9. 11. 선고 2025고합184 판결 [살인미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검사
- 김기만(기소), 조윤정(공판)
- 변호인
- 변호사 박형준(국선)
- 판결선고
- 2025. 9. 11.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은 2025. 6. 1. 03:00경 피고인의 집인 김해시 B, C에서, 아내인 피해자 D(여, 62세)으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이에 격분하여 침대에 앉아있는 피해자에게 ‘씨발년, 넌 죽어야 해’라고 소리치며 양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잡아 여러 차례 조르고, 계속하여 그곳에 있던 이불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신체가 늘어지자 이에 겁을 먹고 목을 조르던 이불을 풀어줌으로써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D의 법정진술
1. 통원치료확인서
1. 현장사진, 피해사진, 피해부위 사진, 현장 CCTV영상 캡쳐사진, 영상 CD
1. 유전자 감정의뢰 및 결과보고서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54조, 제250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살인의 고의 부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헤어지자는 피해자의 말에 화가 나서 목을 조른 것일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이불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도 없다.
나. 판단
1)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 등 참조).
2) 먼저 피고인의 살인 고의를 판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나,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불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을 극구 부인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목을 졸랐다가 풀었다가 다시 졸랐다가 하다가 천으로 된 얇은 이불이 있는데 이거로 목을 조르는 순간 제가 기절을 했던 것 같아요(증거기록 36쪽).”라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이불을 가져 와서 피해자의 목을 조른 것인지를 묻자) 검사님, 그것은 이불을 가져와서 그런 게 아니고 깔렸던 이불로 그랬던 거예요.”, “그것(이불)을 목에 걸고 조르는데 그때 내가 기절을 해버려서 그 뒤에는 잘 모르겠습니다(녹취서 요지 2쪽).”라며 피고인이 이불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목을 졸랐던 상황을 분명하게 설명하였다. 이 부분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경험칙상 모순되는 부분도 찾아볼 수 없다. ②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것 외에 다른 폭행은 없었는지를 묻자, “평소에는 폭행도 하고 했는데 어제는 제 목만 조르더라고요(증거기록 38쪽).”라고 하고, 수건에 피가 묻은 이유에 관하여도 “이거는 어떻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증거기록 39쪽).”라며 자신이 모르는 상황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답변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과 사이에 있었던 일을 과장하거나 부풀려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피해자는 이 법원에 처벌불원서(2025. 6. 27.자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취지로 거듭 진술하였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있었던 일을 허위로 진술할 유인 또는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나아가 이 법원이 채택,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당일 피해자의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말다툼 과정에서 “씨발년, 넌 죽어야 해.”라고 하며 피해자의 목을 조르기 시작하였다(증거기록 36쪽). ② 목 부위는 기도와 경추 등이 있어 외력을 가할 경우 호흡곤란 등으로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중요 신체 부위이고, 특히 건장한 남성인 피고인이 양손으로 사람의 목 부위를 힘껏 조를 경우 사람이 질식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 ③ 피고인은 범행 당시 양손으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조르기를 반복하고, 계속하여 이불을 피해자의 목에 걸고 피해자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졸랐다. 그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대변까지 지렸고(증거기록 131쪽), 얼굴에 심하게 피멍이 들고 부었으며 목 부위에도 띠 모양 붉은색 발진 등이 생겼는데(증거기록 24, 26쪽), 이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조른 강도가 상당히 강하였다는 점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 ④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범행 당시 피해자의 상태에 관하여, “기절했는지 잠시 숨이 없었던 것 같아요.”, “(피해자가 기절한 시간을 묻자) 시간은 잘 모르겠는데요. 한 몇 분 정도… 처음에는 숨을 쉬지 않다가 몇 분이 지나고 나서 숨이 돌아왔어요(증거기록 56쪽).”라고 하고, 수사관이 피해자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냐고 질문하자, “죽을 수도 있겠죠. 죽었으면 저도 살아 있겠습니까?(증거기록 56쪽).”, “(목을 조르면) 숨을 쉬지 못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건 알 수는 있습니다(증거기록 58쪽).”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범행 당시 그로 인해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2. 심신미약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
나. 판단
1) 먼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 연태 고량주 약 240ML, 소주 2병, 맥주 등을 섞어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사실(증거기록 106쪽), 수사기관에서 범행 당시의 세부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기억하여 진술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그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하였거나 그와 같은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인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피해자가 “어머니 집에서 자지”라는 말을 했고, 집에 도착한 후에도 피해자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여 다툼이 시작되었다며 범행 이전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여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93쪽), 범행 직전 침대 위에서도 “D씨가 ‘헤어지자’고 해서 저는 ‘그럼 내와 헤어지자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으니 D씨가 입속말로 중얼중얼 거리고 (중략) 같이 침대에 누워있을 때 발로 차고 나가라고 해서 순간 화가 나서 목을 졸랐습니다(증거기록 193쪽).”라고 하였다. 이에 비추어 피고인은 범행 직전까지 술에 취하기는 하였으나 의식이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는 아니었고, 피해자와 의사소통도 가능한 상태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②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가 기절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나, 경찰조사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욱해서 목을 졸랐어요. 지금 같으면 죽고 싶어요. 목을 졸랐는데 기절하더라고요. 또 보니까 아니잖아요. 옆에서 보니까 숨이 돌아오는 거 같더라고요(증거기록 55쪽).”, “처음에는 숨을 쉬지 않다가 몇 분이 지나고 나서 숨이 돌아왔어요(증거기록 56쪽).”, “같이 침대에 누워있을 때 나가라고 발로 차고 해서 순간 화가 나서 목을 졸랐습니다(증거기록 193쪽).”라고 하는 등 범행의 주요 부분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게 된 경위와 그에 따른 피해자의 반응 등을 대체로 기억하여 진술하였다.
3. 중지미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자의로 범행을 중단하였으므로 중지미수에 해당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은 필요적으로 감경 또는 면제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범죄의 실행행위에 착수하고 그 범죄가 완수되기 전에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범죄의 실행행위를 중지한 경우에 그 중지가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지만,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의한 것일 경우에는 이를 자의에 의한 중지미수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957판결, 1999. 4. 13. 선고 99도640 판결 등[1]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살인범행을 중단한 것을 자의에 의한 중지미수로 평가할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중단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목을 졸랐는데 기절하더라고요. 또 보니까 아니잖아요. 옆에서 보니까 숨이 돌아오는 거 같더라고요(증거기록 55쪽).”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범행을 중단한 이유는 목이 졸리면서 정신을 잃고 쓰려져 있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놀라거나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는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해당한다. ② 피고인은 범행 당시 여러 차례 양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얇은 이불을 이용해서 피해자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피해자의 목을 졸랐고,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을 잃고 신체에 힘이 풀려 대변을 지리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피해자는 피고인이 범행을 중단하기 전 이미 질식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던 상태였다고 보인다. ③ 피고인은 범행 중단 이후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119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스스로 집에서 도망가서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신고를 하게 되었다(증거기록 108쪽). 이처럼 피고인은 뒤늦게라도 피해자의 구호를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살인 >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2년 4개월~8년(살인미수범죄의 권고 형량범위는 위 형량범위의 하한을 1/3로, 상한을 2/3로 각 감경하여 적용. 단, '무기'는 '20년 이상'으로, '무기 이상'은 '20년 이상, 무기'로 각 감경하여 적용)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8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름)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개월
아래와 같은 정상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모든 양형조건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 유리한 정상: 아내인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하자 술기운에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 정도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다행히 피해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상해 정도도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반성하고 있는 점
○ 불리한 정상: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려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상해 등의 범죄사실로 2025. 4. 17.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