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구합10926 판결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원고
- A
- 피고
- B
- 변론종결
- 2025. 5. 29.
- 판결선고
- 2025. 8. 21.
1. 피고가 2023. 11. 2. 원고에게 한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7. 1.부터 ○○시 보건소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23. 11. 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공무원은 법규를 준수하며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나
○ 보건소장으로서의 ① 지역 의료서비스 종합계획 수립 및 집행, ② 전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사항, ③ 보건의료의 향상ㆍ증진 및 이를 위한 연구 등에 관한 사업 등 전반적인 보건소 업무를 소홀히 하고 치매 환자 진료에만 집중하고 있어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으며
○ 직원에 대한 폭언, 업무배제, 보건소장실 출입제한, 결재 거부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그 직위를 해제함.
나. 원고는 2023. 11. 3. 피고에게 ‘일신상의 이유로 ○○시 보건소장을 사직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2023. 11. 10. 의원면직 처리되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경상남도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4. 3. 29.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17, 78호증, 을 제8 내지 12,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의 의견제출 기회를 박탈하고, 처분사유 설명서를 교부하지 않는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고, 원고는 보건소장으로서 적절한 업무수행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가 부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절차상 하자의 유무
1) 관련 규정 및 관련 법리
직위해제는 일시적인 인사조치로서 당해 공무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인 성격을 가진 조치이므로, 그 성격상 과거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공직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 등에서 요구되는 것과 같은 동일한 절차적 보장을 요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두5945 판결,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헌법재판소 2006. 5. 25. 선고 2004헌바1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제1항 제1호는 임용권자는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람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할 수 있고, 직위해제된 사람에게는 3개월의 범위에서 대기를 명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67조 제1항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를 할 때에는 임용권자는 처분사유를 적은 설명서를 교부하여야 하고, 처분사유 설명서를 받은 공무원이 그 처분에 불복할 때에는 그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임용권자가 직위해제 처분을 행함에 있어서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사실의 적시가 요구되는 처분사유 설명서를 교부하도록 하여 해당 공무원에게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하고 임용권자의 판단에 신중함과 합리성을 담보하며,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사후적으로 소청이나 행정소송을 통하여 충분한 의견진술 및 자료제출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위와 같이 대기명령을 받은 사람이 그 기간에 능력 또는 근무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같은 법 제62조 제1항 제5호에 의해 직권면직 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어 절차적 보장이 강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방공무원법상 직위해제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호에 의하여 당해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 또는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에 해당하므로,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등에 관한 행정절차법의 규정이 별도로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두2618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내지 15호증,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행정절차법의 규정이 별도로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원고에게 처분사유 설명서를 교부하는 등 이 사건 처분에 있어 지방공무원법상 규정을 준수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는 없다.
가)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진술 기회를 박탈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강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 대한 조치계획 수립, 문답조사 실시, 인사위원회 출석 통지 등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원고는 피고의 문답에 응하였고, 피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전인 2023. 11. 1. 원고에게 출석통지 공문을 전달하였으며, 원고는 같은 날 ‘진술권 포기서’를 작성ㆍ제출하였다.
나) 원고는 처분사유 설명서를 받지 못했고, 2023. 11. 3. 오전부터 보건소장실이 봉쇄되어 출입하지 못했으며, 처분사유를 듣지 못하여 이의제기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후 처분사유 설명서를 원고에게 전달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 청구를 하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뿐만 아니라 관련 문서에 처분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적시 없이 단순히 당해 처분의 법적 근거를 제시하는 내용을 기재한 데 그친 것이더라도 그러한 기재는 지방공무원법 규정에서 정한 처분사유 설명서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누100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처분사유 설명서를 전혀 받지 못하여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는 데 지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달리 지방공무원법상 직위해제 처분에 앞서 공무원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의견 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처분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공무원이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공무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두5945 판결 등 참조). 지방공무원법은 제65조의3 제1항 각 호에서 직위해제 사유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제1호에서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람에 대해 규정하면서, 이와 별도로 제2호에서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제3호에서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에 대해 각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방공무원법이 2015. 5. 18. 법률 제13292호로 개정되면서, 금품비위ㆍ성범죄 등 죄질이 무거운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검찰ㆍ경찰 등의 조사나 수사를 받고 있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직위해제를 할 수 있도록 제4호가 신설되었다. 이러한 규정의 체계나 개정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제1항 제1호의 직위해제 처분사유 중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법령위반이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품위손상 행위 등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각 호의 징계사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경우도 문언 그대로 인사규정에 따른 근무성적 평정이 극히 불량함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77. 2. 22. 선고 75누19 판결,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252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내지 11, 21, 36, 50, 75, 79호증, 을 제1 내지 3, 16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직위해제 처분은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 법적 성질이 다르지만, 해당 공무원에게 보수ㆍ승진ㆍ승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불리한 효력을 발생시키는 침익적 처분이고, 그것이 부당하게 장기화될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해임과 유사한 수준의 불이익을 초래할 가능성까지 내재되어 있으므로, 직위해제의 요건 및 효력 상실ㆍ소멸 시점 등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나)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제65조의3 제1항 제1호를 근거법령으로 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데, 원고에 대한 객관적인 근무성적 평정결과에 관하여는 제출된 자료가 없고, 원고의 근무 경력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원고에게 공공보건 의료행정의 체계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전반적인 보건소 업무 소홀, 치매 환자 치료에만 집중, 직원에 대한 폭언 및 갑질, 업무배제, 보건소장실 출입제한, 결재 거부 등으로 인해 품위유지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 공무원행동강령 위반하였다’라는 사유는,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직위해제 사유인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