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5. 7. 23. 선고 2024고단7052 판결 [항공보안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검사
- 이해원(기소), 장정윤(공판)
- 변호인
- 변호사 원영섭, 허종택
- 판결선고
- 2025. 7. 23.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항공기 내에 있는 승객은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한 운항과 여행을 위하여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위계행위를 하거나 출입문·탈출구·기기의 조작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4. 8. 18. 12:50경 제주시 공항로(주소생략)에 있는 B공항 국내선 활주로 위에서 대기 중이던 C 항공기 내에서 비상구 옆 좌석(번호생략)에 앉아있던 중 담당 승무원이 비상상황 발생시 비상구 개방방법에 대하여 안내하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비상구에 설치된 개방 손잡이 덮개를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분리하여, 항공기의 출발 및 도착 시간을 약 1시간 지연시켰다. 이로써 피고인은 항공기의 탈출구를 조작하였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D, E, F,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1. WITNESS REPORT, 각 객실 안전보고서
1. 각 내부 이메일, 운항정보확인서, GLOBAL ACS REPORT
1. 비상구 좌석에 대한 홈페이지 안내, A321 NEO 기종 조종실 내 알람메시지 사진(예시), A321 NEO 기종 비상구 조작 전후 사진, CD, 정비업무 수행확인서
1. 수사보고서(증거목록 순번 제32번)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항공보안법 제46조 제1항, 제23조 제2항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비상구 레버의 덮개만을 열었다가 바로 닫았을 뿐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탈출구의 조작'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에게는 항공기 탈출구를 조작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나 의사가 없었다.
2.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등
항공기 내에서 만취 상태의 승객이 승무원을 폭행하는 등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국회는 2017. 3. 21. 구 항공보안법(2017. 3. 21. 법률 제147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와 제46조를 개정하였고, 그 결과 기내 난동행위에 대한 법정형의 상한이 징역 5년에서 징역 10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기내난동 대응강화방안'을 마련하여 기내 난동자 초기 제압, 강력 대응을 위한 무기 사용 등 항공사에 의한 초기 대응을 강화하였다. 현행 항공보안법 제23조 제2항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다른 사람을 폭행하거나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위계행위 또는 출입문·탈출구·기기의 조작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같은 법 제46조 제1항에 따르면,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협박·위계행위 또는 출입문·탈출구·기기의 조작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8호에서는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운항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항공기를 손상시키는 행위(다.목),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처벌받는 행위(아.목)를 '불법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항공안전법 제2조 제17호에 따르면, '객실승무원'은 '항공기에 탑승하여 비상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승객의 안전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다.
3.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비상구 레버의 덮개를 연 행위는 항공보안법 제46조 제1항, 제23조 제2항에 규정된 '탈출구의 조작'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는 그러한 인식과 의사도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피고인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은 비상구 바로 옆 좌석(번호생략)에 앉아있었는데, 객실승무원 E이 항공기가 계류 중일 때에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개방하여야 한다'는 등의 설명을 하고 있던 중, 갑자기 오른손으로 비상구 레버의 덮개를 잡아당겼고, 그로 인하여 덮개가 분리되었다. 그 직후 위 E이 '비상구는 비상시에만 개방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제지하자, 피고인은 '열어볼 수도 있지, 뭘 그러냐, 작동이 되는지 궁금해서 열어봤다, 다 알아들었으니까 그만 가라'는 태도를 보이면서, 덮개를 자신의 손으로 두드려 원래대로 결합시켰다.
나. 피고인이 앉아있던 비상구의 전면에는 붉은 글씨로 '평상시 조작 금지 (EMERGENCY USE ONLY)'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고, 그 위에 비상구 레버의 덮개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덮개를 잡아당기면 그 안에 비상구를 개방할 수 있는 레버가 설치되어 있었다(증거기록 제90~91면). 위와 같은 비상구의 형태에 의하면, 비상구 레버의 덮개는 레버가 외부에 드러남으로써 운항 중 비상구가 개방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뿐만 아니라 비상시에만 레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조작(操作)'이란 '기계 등을 그 용법에 따라 움직이게 하여 작업시키는 것'을 뜻하는데, 위에서 본 비상구의 형태와 사용방법 등을 고려하면, 비상구 레버와 그 덮개는 불가분의 일체로서, 비상구 레버의 덮개를 여는 행위는 비상구를 개방하기 위한 목적 아래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 피고인이 탑승하였던 항공기는 위와 같이 비상구 레버의 덮개가 일단 열렸을 경우, 조종실에 경고 신호(OVERWING WINDOW EXIT WARNING SIGNAL)가 들어오게 되는데, 당시 기장은 위와 같은 경고 신호를 확인한 이후 운항매뉴얼에 따라 정비사를 호출하였다. 그 이후 호출을 받은 정비사가 기내에 탑승하여 피고인이 앉아있던 비상구의 안전 상태를 직접 확인하였고, 객실승무원은 피고인을 다른 자리로 배치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항공기의 출발이 30분 이상 지연되었다. 이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항공기의 안전운항이 저해되었음을 뒷받침하는 사정들에 해당한다.
라.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비상구 옆 좌석에 배정받을 무렵 항공사 직원으로부터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개방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들었던 기억은 있으나, 이 사건 당시 객실승무원이 '비상시에만 비상구를 개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들은 기억이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제100~102면). 그러나 위에서 본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직업, 사회경험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의 고의 판단을 달리하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0년 이하
2. 선고형의 결정: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1)
피고인은 항공기의 비상구 옆 좌석에 탑승하여 있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비상구 레버의 덮개를 잡아당겨 뜯어냈는데, 이러한 행위는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저해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등 그 위험성과 파급력이 큰 것으로, 그 책임이 무겁다. 실제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항공기의 출발이 상당한 시간 지연되는 등 다수의 승객들에 대한 피해도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상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다행히 항공사 측에 의하여 신속한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추가적인 피해까지 초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이번에 한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