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2007. 7. 25. 선고 2006노3575 판결 [사고현장을 이탈한 피고인에 대하여 운전상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황○○ 주거 구미시 본적 구미시 항 소 인 쌍방 검 사 조홍용 변 호 인 변호사 조현국 원 심 판 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06. 10. 31. 선고 2006고단164 판결 판 결 선 고 2007. 7. 25.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70자○○○○호 시내버스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2005. 10. 1. 07:50경 위 버스를 운전하여 구미시 소재 ○○버스정류장에서 장천 방 면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도로에 진입함에 있어 그곳 도로는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전방좌우를 주시하여 진로의 안전함을 확인하고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그대로 도로에 진입한 과실로 때마침 경북 구미아○○○○호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여 해평 방면에서 장천 방면으로 진행하던 피해자 권○○ (68세)으로 하여금 위 버스를 피하려고 조향장치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전도되 게 하여 그 즉시 두경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위 원동기장치자전거의 범퍼 등을 수리비 약 93,000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고도 그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이하 피고인 운전의 버스를 가해차량, 피해자 운전의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피해오토바이, 위 교통사고를 이 사건 사 고라고 한다).
2. 피고인의 주장 및 원심의 판단
가. 원심에서 피고인은, 버스정류장에서 손님을 승하차시킨 이후 정류장 마당 우측 편의 도로에 진입하려고 정차하고 있었을 뿐 가해차량을 전방도로에 진입시키지 않았 는데, 당시 전방 도로상을 5톤 트럭이 지나갔고 그후 "퍽" 하는 소리를 듣고 소리나는 쪽을 쳐다본 결과 중앙선 부근에 피해오토바이와 피해자가 함께 넘어져 있는 것을 발 견하였으며, 그 직후 5톤 트럭 운전자인 서○○이 가해차량 운전석에 그대로 앉아있는 피고인에게 걸어와 "파출소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손짓으로 파출소 위치를 가 - 2르쳐주었고, 이에 '5톤 트럭 운전자가 실수로 피해자를 충격하고 교통사고를 냈구나'라 고 생각하고 노선인 전방도로 우측으로 진행하여 가해차량을 운전해 갔을 뿐이고, 피 해자가 사고를 당한 지점과 가해차량까지의 거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과 무관하므로 피고인에게는 아무런 운전상의 과실이 없어 무죄라고 주장하였 다.
나. 원심은,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목격자들의 진술을 비롯한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 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서도 종전의 주장취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의 정당한 주장을 외면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 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검사 (양형부당)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 범행을 극구 부인하며, 피해 자의 유족과 합의도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양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4. 이 법원의 판단
가. 사고발생과 이 사건 수사 및 재판의 대체적인 경과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피고인과 서○○ 및 엄○○의 당심 법 정진술, 당심의 현장검증결과, 대구기상청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등을 종합하면, 아래 사실들이 인정된다. - 3(1) 피고인은 ○○ 주식회사 소속 운전사로서 같은 회사 소유의 25인승 시내버스인 가해차량으로 군위군 소보면을 출발하여 구미시 산동면을 경유하여 구미시 장천면까지 의 구간을 운행하여 왔는데, 사고 당일 07:50경 이 사건 버스정류장에 정차하였 다가 가해차량에 승객 10여 명을 탑승시킨 채 장천 방면으로 운행하기 위하여 전방도로의 대구 방면으로 우회전하려던 중 대구 방면에서 상주 방면으로 서○○ 운전의 경북82아 ○○○○호 5톤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화물차량이라고 한다)이 진행하여 오는 것을 보고 정차하였는바, 약 2-3초 경과 후 "퍽"하는 소리를 듣고 좌측을 쳐다보니 피해자 와 피해오토바이가 함께 도로에 넘어져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2) 당시 피해자는 안전모를 착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에 넘어져 피를 많이 홀 리고 있었고 피해오토바이는 중앙선 부근에 넘어져 있었으며, 이 사건 화물차량도 부 근에 정차하여 있었다. 얼마 후 이 사건 화물차량 운전자인 서○○이 가해차량 쪽으 로 다가오자 피고인은 손짓으로 인근의 산동치안센터를 가리켰으며, 피해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4-5분간 지켜보다가 승객들로부터 '바쁘니 빨리 가자'는 재촉 을 받고 평소의 운행노선대로 가해차량을 운전하여 장천 방면으로 운전하여 갔다.
(3) 피해자는 해평에서 밤과 도토리를 구입하여 이를 피해오토바이에 잔뜩 적재한 다음 피해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산동 소재 주거지로 귀가 중이었던바, 평소 이 사건 사 고 지점을 자주 지나다녔고, 피해오토바이를 운전할 때 항상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로 붙여서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오토바이는 수리비 93,000원 상당이 들도록 범퍼 등이 손괴되었으며, 사고 전날부터 사고 당일까 지 사고지점을 포함한 구미지역에 합계 5mm 가량의 비가 내려 사고장소 도로면이 젖어 있어 미끄러운 상태였 다. - 4(4) 사고 당일 08:02경 신고를 접수한 구미경찰서 해평지구대 경찰관들은 현장에 출 동하여 이 사건 사고경위 등을 조사한 다음 같은 날 구미경찰서장에게 교통사고발생보 고를 하였는바, 위 보고서에는 이 사건 화물차량이 구미시 장천면 방면에서 해평면 방 면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가해차량은 이 사건 버스정류장에서 장천면 방면으로 진행하 기 위해 대기 중이었으며, 피해오토바이는 해평면 방면에서 장천면 방면으로 진행 중 이었는데, 공소사실 기재 일시 · 장소에서 이 사건 화물차량 불상의 부분과 피해오토바 이 우측 백미러 부분이 충돌하여 피해자가 뇌출혈로 사망하고 피해오토바이 우측 백미 러가 파손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5) 한편, 구미경찰서 해평지구대 경찰관은 사고 당일 11:50경 서○○을 상대로 혈 중알콜농도를 측정하여 수치가 0.003%로 나오자 피해자 유족과 서○○ 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날 13:12경 구미시 옥계동 소재 탑병원에서 서○○을 상대로 채혈을 통 한 혈액의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한 결과 0.01% 미만으로 나왔다.
(6) 구미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엄○○은 사고 당일 현장에 출동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조사한 후 실황조사서를 작성하였는데, 실황조사서에 가해차량은 이 사건 버 스정류장에서 도로 가장자리 흰색 선을 넘어 도로로 진입 중이었고, 피해오토바이가 상주 방면에서 대구 방면으로 진행 중 가해차량을 확인하고 피하기 위하여 제동을 하 는 과정에서 도로에 넘어져 사망하였으며, 이 사건 화물차량이 대구 방면에서 상주 방 면으로 진행하던 중 피해오토바이와 충돌하였다고 각 기재되어 있고,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생긴 흔적으로부터 가해차량까지의 거리는 13m, 이 사건 화물차량과 충돌 후 최종 정차지점까지의 거리는 8.3m인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7) 사고 당일 구미 차병원의 의사 최○○이 피해자의 사체를 검안한 결과, 피해자 - 5의 직접사인은 두경(頭○)부손상으로 추정되고, 양측 귀에서의 출혈, 안면부 외인성 변 형 및 열상이 관찰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구미경찰서 경찰관이 피해자의 사체 를 검시한 후 작성한 검사조서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좌측 눈 부위 열상과 우측 얼굴이 함몰된 흔적 외에 다른 외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8) 구미경찰서 경찰관들은 가해차량 탑승자인 백○○, 엄 △△, 장○○ 및 사고지점 인근 ○○주유소의 경영자와 종업원으로서 사고상황을 목격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함○○을 조사한 다음, 이어 피고인과 서○○을 상대로 각 피의자조사를 하였다. 그런 데 이 사건 화물차량의 하체 부분을 관찰한 결과 충돌흔적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 을 뿐 아니라, 서○○이 이 사건 화물차량과 피해자가 충돌한 적이 없으므로 자신은 이 사건 사고와 무관하다고 극력 주장하자, 엄○○은 사고 당시 피해자와 이 사건 화 물차량의 직접충돌 여부를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안전모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안전모의 쉴드(shield)에서 다른 차량과의 충돌시 나타날 수 있는 특이흔(차량도료, 타이어흔)이 식별되지 않았고, 안전모는 혈흔으로 오염된 상태로 앞면 및 우측면이 파손되었으며, 앞면 좌측부분 및 좌우측면에 표면이 거친 물체와의 마찰에 의한 흔적이 식별되었으나, 위 흔적은 전도 손상흔으로 판단되고, 타 차량과 충돌시 나타날 수 있는 특이흔(차량도료, 타이어흔 등)은 식별되지 않았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았다(그러나 감정서에 첨부된 사진에 의하면, 위 안전모는 오른쪽 이마 부분, 왼쪽 관자놀이 부분, 우측 귀 뒷부분이 각 파손되었음 을 확인할 수 있다).
(9) 이에 구미경찰서 경찰관은 피고인에 대하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의율 하여 구속수사하고, 서○○에 대하여는 이 사건 화물차량이나 안전모에 각 충돌흔적이 - 6없으므로 무혐의의견으로 사건지휘건의를 하였는바,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도주혐의 유무를 명백히 한 다음 재지휘받도록 조치하였다. 이에 구미경찰서 경찰관이 피고인 에 대하여 다시 피의자조사를 한 다음 피고인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차량)죄(이하 도주차량죄라고 한다)를 적용하여 구속수사할 것을 건의하자 검 사는 경찰의 의견대로 구속수사할 것을 지휘하였다(이후 구미경찰서 경찰관이 피고인 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으나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 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었다).
(10) 당심의 현장검증 결과, 사고지점 부근 도로는 편도 1차로(왕복 2차로)의 좁은 도 로로서 양방향 대부분이 직선 도로이나 피해오토바이의 진행방향인 해평 방면에서 장 천 방면으로 진행하다 보면 이 사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나오는 지점부터 약간 둔 각 형태로 우측으로 휘어져 있다. 또한, 사고지점 근방의 ○○주유소 사무실 안에서는 가해차량의 정확한 정차위치 및 사고의 상황 등을 목격하기에 어려웠으리라 짐작되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여 피해자가 최초로 넘어지기 시작하였 다는 지점과 가해차 량과의 거리를 측정한 결과 약 16.7m 정도였다.
나. 도주차량죄의 성부
(1) 쟁점의 정리
검사는 피고인에 대하여 도주차량죄 및 교통사고 후 미조치의 점에 대한 도로교통 법위반죄(이하 미조치죄라고 한다)로 기소하였는데, 도주차량죄는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 ·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궤도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 를 범한 당해 차량의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구 도로교통법 (2005. 5. 31. 법률 제7545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로서 피해자를 치사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 망한 때에 성립하고, 형법 제268조 소정의 업무상 과실 · 중과실치사상죄는 업무상 과 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 성립하는바, 앞에서 살 펴보았듯이 피해자가 사망하였음은 명백하므로, 피고인이 무죄를 다투는 이 사건에 있 어서 나머지 요건, 즉 ① 이 사건 사고발생에 기여한 피고인의 운전상의 과실, ② 피해 자의 사망과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충족되어야 할 것이고, ③ 나아가 위 2가지 요건이 충족될 경우 피고인의 사고현장 이탈행위가 도주차량죄에 있 어서의 '도주'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있다 하겠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위 각 점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2) 쟁점1 : 이 사건 사고에 있어 피고인에게 운전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
(가) 검사가 주장하는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
검사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 장소에서 장천 방면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도로에 진입함에 있어 그곳 도로는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전방좌우를 주시하여 진로의 안 전함을 확인하고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그대로 도로에 진입하였다는 것을 이 사건 사고발생에 관여한 피고인의 운전상 과 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 관련 판례 및 규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 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당해 차량의 운전자'란 차의 교통으로 인한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를 가리키는 것이지 과실이 없는 사 - 8고 운전자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1. 5. 28. 선고 91도711 판결 참조), 이 사건 사고발생에 관여한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의 존재는 도주차량죄의 성부를 좌우 할 가장 주된 구성요건이라 할 것이다. 한편, 구 도로교통법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그 차의 조향장치 · 제동장치 그 밖의 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야 하며 도로의 교통상황과 그 차의 구조 및 성능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 전하여서는 아니되고(제44조), 차마는 길가의 건물이나 주차장 등에서 도로에 들어가려 고 할 때에는 일단 정지한 후에 안전 여부를 확인하면서 서행하여야 한다(제16조 제3 항)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구 도로교통법상 규정은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 여 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준이 된다 할 것이다.
(다)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① 관련증거 피고인이 가해차량을 전방 도로에 진입시켰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서○○에 대한 각 경찰 피 의자신문조서, 원심 및 당심증인 서○○, 엄○○의 각 증언, 원심증인 백○○, 장○○, 이○○, 함○○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과 증언 및 경찰 작성의 실황조사서의 기재 가 있다. ② 증거능력 없는 증거 그런데 서○○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원심법정에서 그 내 용을 부인하는 취지로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피고인에 대한 제2회 경찰 피의 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원심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각 증거능력이 없다. ③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증거 - 9백○○의 진술 백○○은 경찰에서 "자신은 이 사건 버스정류장에서 장천 방면으로 가는 가해 차량에 탑승하여 가해차량 좌측 중간쯤에 앉아 있었고, 가해차량이 버스정류장에서 도 로로 나오면서 도로 입구에서 정지하여 좌우를 살피며 가려고 하는데, 좌측에서 진행 하여 오던 피해오토바이가 좌측으로 넘어져 피해자가 도로에 넘어져 있었고, 약 20초 가량 경과 후 반대편에서 이 사건 화물차량이 진행하여 와 좌측 앞바퀴로 피해자의 머 리 위를 지나갔으며, 오토바이가 넘어질 때 가해차량이 도로에 어느 정도 나와 있었는 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하였 다. 또한, 원심법정에서 "가해차량이 도로 입구까지 나와 있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우회전하려고 좌우를 살피는 도중이라 거의 정지하다시피 하 였던 것 같으며, 가해차량이 전방도로의 흰색선 안쪽으로 진입하였는지는 보지 못하였 고, 가해차량 좌측에서 오던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지고 나서 반대편에서 진행하여 온 이 사건 화물차량의 바퀴 부분에 피해자의 머리 부분이 부딪힌 것은 분명하다"고 진술 하였다. 백○○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의 흰색 실선을 넘어 진행 하였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이므로, 이러한 백○○의 수사기관과 원심법 정에서의 각 진술만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다. ㉯ 장○○의 진술 장○○은 경찰에서 "가해차량에 탑승해 왼쪽 중간쯤 좌석에 앉아 해평면 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피해오토바이를 운전하여 해평면 방면에서 산동파출소 방면으로 오다가 피해오토바이가 도로에 미끄러지더니 피해자와 함께 왼쪽으로 넘어져 반대차로에서 오던 이 사건 화물차량과 충돌한 것 같으며, 바로 뒤에 이 사건 화물차 량이 도로변으로 정차하였고, 가해차량은 이 사건 정류장에서 나오면서 장천 쪽으로 우회전하려고 했는데 도로상에 약간 나와 정지하자마자 이 사건 사고가 났다"고 진술 하였다. 또한, 원심법정에서 "가해차량이 장천 방면으로 우회전하기 위하여 버스정류 장에서 나와 정지하자마자 좌측에서 진행하여 오던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졌으나, 피해 오토바이는 빗길에 넘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질 때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진술하여 가해차량의 전방 도 로 진입 여부에 관한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고,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진 후 화물 차량이 피해오토바이를 지나서 정차하는 것은 보았으나, 피해자가 이 사건 화물차량과 충돌한 것은 보지 못하였 다"고 피해자와 화물차량의 직접충돌 여부에 관하여도 경찰에 서의 진술을 번복하였 다. 장○○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법정에서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 다는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이상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는지 여부에 대 한 진술태도가 뚜렷하지 않다 할 것이고, 이처럼 일관되지 않고 불분명한 장○○의 경 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만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하겠다. ㉰ 이○○의 진술 이○○는 경찰에서 "자신은 사고 당일 출근하려고 차량을 운전하여 해평 방면 에서 장천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이 사건 버스정류장 앞 도로 중앙에 피해자와 피해오 토바이가 넘어져 있는 것을 보았고, 반대차로에 이 사건 화물차량이 정차하고 있었으 며, 서○○이 피해자 방향으로 핸드폰 통화를 하면서 걸어오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또한 "가해차량은 이 사건 버스정류장 내에서 장천면 방향으로 우회전하기 위하여 정 차하고 있었는데, 가해차량 좌측 앞범퍼와 도로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약 1m 정도 되 었으며, 자신이 위와 같이 추정하는 이유는 경찰관 및 ○○주유소 사장인 함○○과 함 께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했을 때 거리가 1m 정도이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또 한, 원심법정에서 "가해차량이 버스정류장에서 장천 방면으로 우회전하기 위하여 도로 상에 나와 정지한 상태로 있는 것을 보았는데, 버스터미널부지에서 전방도로로 약간 진입한 상태였으며, 이를 10m 정도 거리에서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 다. 그러나 이○○가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 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은, 스스로 도 경찰에서 진술하였듯이 경찰관이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할 때 본 거리가 1m 정도 이기 때문이지 이 사건 사고 당시 가해차량이 전방도로에 진입하였는지 여부를 분명히 기억하여 진술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겨질 뿐만 아니라, 가해차량이 도로로 진입한 것 을 10m 정도 거리에서 목격하였다는 것에 불과하여 그 정확성 또한 담보되지 아니하 므로, 결국 이러한 이○○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불명확한 각 진술만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함○○의 진술 함○○은 경찰에서 "자신은 사고 장소에서 15m 정도 떨어진 ○○주유소 사무 실 내에서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하였는데, 가해차량은 도로에 진입하려고 정차하고 있 었고 사무실 유리를 통하여 보니 가해차량 앞범퍼가 도로 가장자리에서 약 1m 정도까 지 나와 있었으며, 약 1m 정도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경찰관이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원심법정에서 "밖에서 본 것이 아 니고 사무실 안에서 보았기 때문에 도로 가장자리 흰선 부분을 침범하였는지를 확실히 보지 못하였고, 사무실에서 보았을 때 버스가 보였기 때문에 가해차량이 1m 정도 나와 있었다고 진술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여 가해차량의 전방 도로 진입 여부에 관하여 경 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 다. 함○○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 법정에서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 였다는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관이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 할 때 본 거리가 1m 정도이기 때문에 가해차량이 전방 도로에 진입하였다고 진술한 것이지 이 사건 사고 당시 가해차량이 전방도로에 진입하였는지 여부를 분명히 기억하 여 진술하는 것이 아니라고 여겨지고, 이 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드러난 주유소 사무실 안에서는 가해차량의 정확한 정차위치 및 사고의 상황 등을 목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결국 위와 같은 함○○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만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다. 엄 △△의 진술 엄 △ △은 경찰에서 "자신은 학교에 가려고 가해차량에 탑승해 장○○의 바로 뒷좌석인 왼쪽 중간쯤 좌석에 앉아 있다가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가해차 량은 정류장에서 도로상으로 나가 정지하여 차량이 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던 상황이었 으며, "끼익"하는 소리가 나서 해평면 쪽을 돌아보니 피해오토바이와 피해자가 도로상 에 넘어졌고, 바로 뒤에 이 사건 화물차량이 지나갔는데 얼마 뒤에 피해자의 머리 쪽 에서 피가 많이 났으며, 가해차량은 도로의 흰색 가장자리 선을 기준으로 3분의 1에 약간 못 미치게 앞부분이 도로상으로 나와 있었다"고 진술하였 다. 그러나 통상 승객들은 버스에 탑승할 경우 버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주시할 뿐 당해 버스가 주행 중인 도로를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해차량의 3분의 1 정도가 도로상으로 나와 있음을 보았다는 엄△ △의 진술은 경험칙상 다소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앞에서 보았듯이 엄 △△ 보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장○○이 가해차량의 도로진입 여부를 모르겠다고 진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뒷자리에 앉아 있던 엄△ △이 가해차량의 도로 진입 여부를 더 정확히 목격하였 다는 것 역시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엄 △ △의 경찰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겠다(당심 의 현장검증과정에서 재판장과 주심판사가 직접 버스에 탑승하여 사고 당시 엄△ △의 좌석에 앉아 밖을 보았을 때 일부러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지 않는 한 그와 같은 상 황을 목격하기가 어려웠다). 서○○의 진술 서○○은 원심법정에서 "자신은 피해오토바이를 보고 무심코 지나갔는데 이 사 건 화물차량 뒤에서 피해오토바이가 '킥' 소리를 내며 넘어지는 것을 보고 정차하였을 뿐 이 사건 화물차량과 피해자의 접촉사실이 없으며, 당시 가해차량이 도로상에 상당 히 많이 나온 상태로 정차하여 있었고, 자신은 피고인에게 가서 파출소 위치를 물어보 았고 수중에 전화기가 없어 피고인에게 전화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대답하였 다"고 진술하였 다. 또한, 당심법정에서 "자신은 피고인에게 사고신고를 하라고 이야기 하기 위해 가해차량 쪽으로 갔으며, 피고인에게 사고신고를 하라고 말하니 피고인이 파출소를 손으로 가리키기에 자신의 전화기를 가지러 다시 이 사건 화물차량으로 왔 고, 자신이 피고인에게 갈 때 가해차량은 정차상태로 있었으며, 앞범퍼가 전방도로 쪽 으로 나와 있었다"고 진술하였 다. 통상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 성 · 객관적 상당성 · 전후의 일관성 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 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 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0도5701 판결 참조). 그런데, 앞에서 보았듯이 서○○은 백○○과 장○○이 경찰에서 한 "피해자가 이 사 건 화물차량과 충돌하였다"는 취지의 진술로 인 하여 수사단계에서 피고인과 함께 피의 자로서 조사를 받았으나, 피해자가 착용한 안전모에 이 사건 화물차량과의 충돌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에 힘입어 일단 혐의를 벗었고, 수사의 촛점이 피고인에게로 기울게 되었는바, 당초 경찰이 서○○에 대하여도 혐의를 두고 조사하였고, 피고인에 대한 무죄가 확정되면 다시 서○○에 대한 재수사가 개시될 가 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면, 서○○은 피고인과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겠으므로, 그의 원심 및 당심 법정진술을 쉽사리 취신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엄○○의 진술 및 그가 작성한 실황조사서 엄○○은 원심법정에서 "자신이 이 사건 실황조사서를 작성하였으며, 실황조사 서상 가해차량이 도로 가장자리 흰색 선을 넘어 도로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였는바, 자신이 사고현장에 갔을 때는 가해차량이 없었으므로 현장상황과 목격자인 버스탑승 자, 화물차량 운전자(서○○), 주유소 사장(함○○)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위와 같이 작 성하였다"고 진술하였 다. 또한, 당심법정에서 "자신이 실황조사서에 피고인이 버스정 류장에서 우회전하기 위해 도로에 진입하는 상태에서 피해자가 피해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가해차량을 확인하고 제동하면서 넘어졌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는바, 위와 같이 작성한 근거는 사고현장의 유류물, 현장상황, 목격자 진술, 현장검증시 피고인의 진술 등이고, 자신이 이 사건 사고현장에 출동했을 때에는 사고발생 후 1-2시간이 흐른 시 점이었는데 현장에는 사고표시만 되어 있었고, 피해자의 시신 및 피해오토바이는 없었 다"고 진술하였다. 엄○○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그는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상황을 목격하지 않 았고 단지 사고현장의 유류물, 현장상황, 목격자 진술, 현장검증시 피고인의 진술 등을 근거로 실황조사서를 작성하였 다는 것인바, 앞에서 보았듯이 실황조사서의 기재는 교 통사고 현장을 조사한 수사기관의 자체의견에 불과하다 할 것인데, 피고인이 범행을 일부 자백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고 목격자들의 진술을 믿기 어 려운 이상, 위와 같은 근거에 의하여 작성된 경찰 실황조사서 및 엄○○의 증언은 믿 기 어렵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엄○○의 원심 및 당심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그가 작 성한 실황조사서만으로는 이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하겠다.
(라) 소결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 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 56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에서 살핀 것처럼 증거능력의 부재나 여러 사정으로 증명력이 희박한 증거들 외에 달리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 가해차량이 전방 및 좌우주시의무를 게을리 한 채 전방 도로로 진입하였다는 점을 비롯한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 피고인에게 운전상 과실이 있음에 대한 증명이 없 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심판결은 신빙성이 없는 증거들을 토대로 이점을 인정함으로 - 16 一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하겠다. 또한, 피고인에게 차의 교통으로 인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상, 피고인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의율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에서 더 나아 가 피고인이 사고 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사고현장을 이탈하였 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을 도주차량죄로 처벌할 수는 없는 법리라 하겠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부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지점 부근의 도로구조상 피고인이 가해차량을 전방의 도로에 진입시키지 않더라도 전방도로에 차량 이 통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바(수사기록 제20, 22쪽에 편철된 각 사진 참조), 전방 도로에 우회전하여 진입하고자 차량의 통행을 살 피던 피고인이 위와 같은 도로구조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가해차량을 전방 도로에 진입 시켰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간과한 채 목격자 등의 불명확 한 진술만으로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된 이 사건 기소는 다소 무리하다고 여겨진다)
(3) 쟁점2 : 운전상의 과실을 전제로, 피해자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가) 앞에서 살폈듯이 피고인이 가해차량을 버스정류장 전방 도로에 진입시켰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 우나, 설령 이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러한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과 피해자 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피기로 한다.
(나) 피해자는 사고지점 인근의 거주자로서 사고지점을 빈번하게 통행하여 그 부근 의 도로구조나 ○○버스정류장의 위치 등 전반적인 교통상황을 잘 알고 있어 버스정류 장으로부터 도로상으로 진입하는 버스가 있을 수 있다는 사정을 파악하고 있었을 것인 점(더욱이 이 사건 버스정류장은 버스의 출입이 빈번한 관계로 사고지점 부근에 버스 정류장 부근으로 접근하는 차량들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서행할 것을 알리는 황색 및 흰색사선으로 표시된 과속방지선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는 흰색 정지선도 표시되어 있었다), 사고 전날부터 내린 비로 인하여 도로면이 젖어 있어 미끄러운 상태였고, 피 해오토바이에는 밤 또는 도토리가 잔뜩 적재되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피해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진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지점에 이르러 버스정류장으로부터 버스가 도로에 진입할 수 있음을 예견하고 감속하던 중 조향장치 및 제동장치의 과대 조작 등으로 인하여 균형을 상실하면서 가해차량의 도로진입과는 무관하게 도로에 넘 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해오토바이를 운전하여 해평 방 면에서 장천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도로에 진입하는 가해차량을 피하려고 조향장치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도로에 전도되었다는 것인바, 진행방향 10여m(경찰 실황조사서에 의하면 13m이고, 당심의 현장검증결과에 의하면 16.7m에 이른다) 전방에서 버스가 나 타나 방향을 바꾸던 중 도로에 넘어진 피해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 향차량과의 충격을 비롯한 다른 물리력의 개입 없이 도로에 넘어지면서 받은 충격만으 로 두경부손상을 입어 사망하게 되는 경우는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인 점, 피해자와 피 해오토바이는 왼쪽으로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오토바이의 우측 백미러가 파손되 었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는 안전모를 착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를 많이 흘렸 으며, 의사의 검안 및 경찰관의 검시결과 안면부 외인성 변형 및 열상, 좌측 눈 부위 열상, 우측 얼굴이 함몰된 흔적 등의 외상이 발견되었고, 피해자가 착용한 안전모의 오 른쪽 이마 부분, 왼쪽 관자놀이 부분, 우측 귀 뒷부분이 각 파손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도로에 전도되면서 머리 부분에 받은 충격만으로 두경부손상을 입어 사망에 이르렀다기보다는 오히려 피해자가 도로에 전도된 후 반대방향에서 진행하던 서○○ 운전의 이 사건 화물차량에 의하여 충격 당하는 등 별도의 외력에 의하여 머리 부분에 재차 충격을 받아 위와 같은 두경부손상을 입어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보다 클 것이다(원심증인 백○○은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일관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이 피 해자의 머리 부분을 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장○○ 역시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화물차량에 피해자의 머리 부분이 부딪혔 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점에 관한 가장 유력하고 단호한 진술자인 백○○은 당심의 여러 차례에 걸친 증인소환에 학업에 바쁘 다는 궁색한 사유를 들어 불응하였 다).
(라)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감안하면, 비록 피고인이 가해차량을 도로에 진 입시킨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과 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겠다.
(4) 쟁점3 : 버스운전자인 피고인의 현장이탈행위를 '도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여부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구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라 함 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 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구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 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 우를 말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250 판결 등 참조).
(나)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앞에서 보았듯이 피고인은 가해차량을 운전하여 전방 도로로 우회전하려던 중 이 사건 화물차량이 오는 것을 보고 정차한 2-3초 후 "퍽"하 는 소리를 듣고 좌측을 돌아보았고, 그때서야 피해자와 피해오토바이가 도로에 넘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며, 얼마 후 이 사건 화물차량 운전자인 서○○이 가해차량 쪽으로 다가와 파출소 위치를 물어보기에 피고인이 손짓으로 인근의 산동치안센터를 가리켰으 며, 피해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4-5분간 지켜보다가 "바쁘니 빨리 가자" 는 승객들의 재촉에 부응하여 부득이 운행노선에 따라 승객 10여명이 탑승한 가해차량 을 운전하여 장천방면으로 진행하여 갔을 뿐인바, 위와 같은 사정에 덧붙여 가해차량 과 피해오토바이의 직접 충돌사실이 없고 피해오토바이가 넘어져 최종 정차한 지점과 가해차량이 정차하여 있던 지점과의 거리가 적지 않게 떨어져 있어 피고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운전상 과실을 예상하기가 어려웠으리라는 사정 및 등을 아울러 참작하면, 승 객 10여명을 태운 채 그들의 재촉에 따라 마지못해 노선에 따라 운행한 피고인의 현장 이탈행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 주차량)죄 소정의 '도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 하겠다.
다. 미조치죄의 성부
(1) 구 도로교통법 제106조는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 를 하지 아니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 정하고 있고, 구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은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때에는 그 차의 운전자 그 밖의 승무원은 곧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 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한편, 위 각 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은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 2항이 규 정한 교통사고발생시의 구호조치의무 및 신고의무는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 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때에 운전자 등으로 하여금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를 구호하 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게 하고, 또 속히 경찰관에게 교통사고의 발생을 알 려서 피해자의 구호, 교통질서의 회복 등에 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과된 것이므로 교통사고의 결과가 피해자의 구호 및 교통질서의 회복을 위 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이상 그 의무는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당해 차량의 운전자에 게 그 사고발생에 있어서 고의 · 과실 혹은 유책 · 위법의 유무에 관계없이 부과된 의무 라고 해석함이 상당할 것이다(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978 판결 등 참조)'라고 판사하고 있다.
(3)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피고인의 경우 이 사건 사고에 있어 운전상 과실이 있 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인의 운전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사망 및 피해오토바이의 손괴라는 결과 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며, 이 사건 화물차량의 운 전자나 목격자 및 신고에 의하여 출동한 경찰관과 구급차 등에 의하여 피해자의 시신 수습 및 교통질서의 회복조치가 모두 이루어진 이상, 피고인을 교통사고 후 미조치죄 로 처벌할 수는 없다 하겠다.
5. 결론
따라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1항 기재내용과 같은바, 제4항에서 보았듯이 위 공소 사실은 모두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 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