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10. 12. 2. 선고 2009노921 판결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라 아니라고 보아 집시법위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김○○ (87년생, 여), 대안학교 학생 주거 평택시 등록기준지 인천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우 변 호 인 법무법인 ①① 담당 변호사 이○○ 원 심 판 결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09. 2. 5. 선고 2008고정612 판결 판 결 선 고 2010. 12. 2.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피고인이 한 행위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 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이 정한 집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설령 피 고인이 한 행위가 집시법이 정한 집회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집회는 질서를 유 지할 수 없는 집회가 아니라 평화적인 집회였다. 또한 평택경찰서는 상당한 시간 이내 에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지도 아니하였고(집시법 제18조 제1항), 자진 해산 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주지도 아니하였으며, 3회 이상의 해산명령을 하지도 아니하였다 [구 집시법 시행령(2007. 10. 4. 대통령령 제203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집시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조의 2]. 또한, 헌법재판소는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및 일몰시 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집시법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규정을 근거로 한 해산명령에 응하 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을 집시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만원의 선고유예)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 계속 중인 2010. 10.
7.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공소사실을 제2의 나. 1)항과 같이 변경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이 직권으로 파기할 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따로 살펴보기로 한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6. 7. 5. 정부종합청사 앞 대국민 홍보전에 참석한 후 속칭 "285리 평화 대행진"의 최종집결지인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로 진입하는 것을 경찰에서 저지하였다 는 이유로, 평택경찰서를 기습하여 항의집회를 개최하기로 한총련 등 80여 명과 공모 하여, 같은 달 9. 02:35경부터 03:15경까지 평택경찰서 정문 앞에서 "강제철거 반대", "노무현 정권은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폐기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태 등 구 속자를 석방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일몰 후 집회를 개최하였고, 경찰서 정문을 손괴하는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경비계장 ◐◐석이 3회에 걸쳐 해산명령을 하였음에도 이에 불응하였다.
2) 판단
가) 먼저 피고인의 행위가 집시법이 정한 '집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집시법이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 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되게 함을 그 목 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집회 그 자체의 개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의규정을 두고 있 지 않으면서도 시위에 관하여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 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 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는 한편(제2조 제2호), 그 제3조 이하에서 옥외집회를 시위와 동렬에서 보장 및 규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 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014 판 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 면, 피고인을 포함한 '285리 평화순례단' 80여 명은 경찰이 피고인 등에게 돌을 던지고 욕설을 한 사람들을 제지하지 아니하고, 노인들을 포함한 평택 주민들을 마을로 들어 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항의하기 위한 목적 하에 평택경찰서 앞에 모여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제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 은 피고인의 행위는 집시법이 정한 집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집회가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 여 본다. 집시법 제18조 제1항 제1호는 해산명령이 되는 집회의 하나로 '제10조 본문에 위반 한 집회 또는 시위'를 규정하고 있고, 제18조 제1항 제5호는 '제14조 제4항 각 호의 1 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나 시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누구든지 일출 시간 전, 일몰 시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 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집시법 제14조 제4항 제2호는 '폭행 · 협박 · 손괴 · 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① 우선 이 사건 집회가 일출 시간 전, 일몰 시간 후의 집회로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집회는 2006. 7. 9. 02:35경부터 03:15경까지의 집회로서 일출 시간 전, 일몰 시간 후의 집회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2009. 9. 24. "집시법 제10 조 중 '옥외집회' 부분 및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조항들은 2010.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 속 적용된다."는 내용의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고,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아니하여 위 법률조항은 2010. 7. 1.자로 효력을 상실하였다 할 것인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 2항 단서는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 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조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으로서 위 규정 에 의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집회가 집시법 제10조 본문에 위반한 일출 시간 전, 일몰 시간 후의 집회라고 하더라도 이는 더 이상 해산명 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② 또한, 이 사건 집회가 손괴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보더라도,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집회참가자들은 처음 에 평택경찰서 정문을 통과하여 현관 앞에 머물러 있다가 집회주도자의 인솔 하에 정 문 밖으로 물러나 휴식 · 대기하다가 구호 제창 등을 하였던 점, 이 사건 집회와 관련 된 정보상황보고(공판기록 제78, 79면)에는 '02:40 현재, 평택범대위 285리 평화행진단 등 130여 명, 야식식음 및 대기 중', '03:15 현재, 평택범대위 285리 평화행진단 등 130 여 명, 휴식 및 대기 중, 행진단 80여 명, 평택서 정문 밖에 연좌하여 구호 제창, 함성, 연설 등 진행함에 따라 평택서장의 명에 의하여 해산명령 3회 실시 후 검거작전 시 작 · 진행 중'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처음에 평택경찰서 정문 을 통과할 당시 '시위대가 경찰서 정문을 밀어 정문 고리가 휘어졌고, 화분 몇 개가 깨 졌다'는 원심 증인 ◐◐석의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집회가 손괴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집회가 폭행 · 협박 · 손괴 · 방화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로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한편, 이 사건 집회가 미신고집회 등으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 조, 제18조, 제21조,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 2의 각 규정에 의하면, 적법한 집회신고 없이 집회를 하는 경우에 관할 경찰관서장(관할 경찰서장 또는 지방경찰청장) 또는 관 할 경찰관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경찰관이 참가자들에 대하여 직접 상당한 시 간 이내에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한 다음, 그 자진해산 요청에도 응하지 아니할 경우 3회 이상 자진 해산할 것을 명령하여야 하며, 위와 같은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없이 퇴거하지 아니한 참가자들을 직접 해산시킬 수도 있고 또 참가자들에게 형사처벌의 제 재를 가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도3491 판결 참조) 할 것 인 바,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관할 경찰관서장 또는 관할 경찰관서 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경찰관이 피고인 등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에 대하여 직 접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이 사건 해산명령을 적법한 절차에 의한 해산명령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기록에 의하 면, 평택경찰서 경비계장 ◐◐석이 평택경찰서장의 명에 의하여 02:55경, 03:00경, 03:10경 3회 해산명령을 하였고, 경찰 병력은 위와 같이 해산명령을 하기 전부터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이 제출한 현장 DVD 영상에는 거 기에 기록된 3분 20초 무렵, 4분 52초 무렵, 6분 10초 무렵 경찰의 해산명령이 녹취되 어 있는데, 위 6분 10초 무렵의 해산명령과 동시에 확성기를 든 이 사건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방송차부터 다시 평택역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구호 한 번 외쳐보겠 습니다'라고 하고 참가자들 모두가 일어나 구호를 따라 외친 후 방송차를 따라 순서대 로 해산하고자 하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고, 그 이후 평택경찰서 측의 검거 작전이 시 작되어 피고인을 비롯한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이 검거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 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집회는 경찰이 피고인 등 평화순례단에게 돌 을 던지고 욕설을 한 사람들을 제지하지 아니하고 노인들을 포함한 평택 주민들을 거 주하는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 항의하기 위하여 평택경찰서 앞에 모인 것이었는데 위와 같이 경찰관의 해산명령이 행해지던 과정에서 집회의 주도 자에 의하여 평택경찰서 앞을 떠나가기로 한 것이어서 피고인을 비롯한 이 사건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의 해산명령에 지체없이 응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또는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 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위 주장 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 당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나. 1)항의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나. 2) 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 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또는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 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