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노1258 판결 [약사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 ●●● 2. ○○○
- 항소인
- 피고인들
- 검사
- 김인숙(기소), 이재연(공판)
- 변호인
- <생략>
- 원심판결
- 청주지방법원 2014. 11. 13. 선고 2013고정621 판결
- 판결선고
- 2015. 4. 16.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요지
가. 동영상 CD의 증거능력
피고인 ●●●가 의약품을 판매하는 영상이 찍힌 동영상 CD는 피고인들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바 없고 사본으로서 편집 내지 인위적인 개작 없이 원본 그대로 복제되었음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기초로 피고인들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의약품 판매시 약사의 관여
피고인 ●●●가 '이디아캡슐'(이하 '이 사건 의약품'이라 한다)을 판매할 당시 약사의 명시적 지시 내지는 묵시적 승낙이 있었으므로, 약사가 이를 판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가. 동영상 CD의 증거능력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증인 ◇◇◇는 핸드폰 기기를 사용하여 피고인 ●●●로부터 이 사건 의약품을 구입하는 장면을 촬영하여 그 영상을 컴퓨터 파일로 복사하고 다시 CD에 복사한 후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은 위 CD에 녹음되어 있는 영상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여 동영상 CD를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하였다.
대화내용을 녹음한 파일 등의 전자매체는 성질상 작성자나 진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자의 의도나 특정한 기술에 의하여 내용이 편집·조작될 위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또는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입증되어야 하고, 그러한 입증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로 제출된 녹음파일이 대화내용을 녹음한 원본이거나 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이라는 점은 녹음파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쉬(Hash)값과의 비교,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도10978 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1도60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위 동영상 CD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원심증인 ◇◇◇는 자신이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하였다고 증언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동영상 파일이 동일인의 음성인지 여부)의 기재에 의하면, 동영상 CD의 녹음상태가 좋지 않고 성문비교를 시험할 수 있는 양호한 성문의 비교단서어가 부족하여 동영상 CD에 녹음된 음성이 ◇◇◇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는 당시 위법행위를 하는 약국을 적발하기 위하여 청주시 @@구 소재 약국들을 모두 돌아보는 기회에 피고인 ○○○가 운영하는 ##약국을 방문하였다면서 그 방문 및 촬영경위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아울러 ◇◇◇는 위 동영상 CD가 핸드폰으로 촬영되어 노트북에 파일이 옮겨진 다음 노트북 파일로부터 복사된 사본이라며 동영상 CD의 작성경위 역시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 공익신고자 등1)의 그 인적사항 등을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못하도록 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2조 등의 규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수사기록 등에 위 ◇◇◇의 인적사항이 명시된 진술조서 등이 없고 그 동영상에 ◇◇◇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 동영상 CD는 ◇◇◇가 작성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② ◇◇◇의 증언에 따르면 위 동영상의 원본은 삭제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동영상 파일의 위변조 여부)의 기재에 의하면, 동영상 CD는 일부분의 재생 시 일렁이는 듯한 부분 등이 발견되는데 이 특징이 촬영기기의 기기적 특성인지 또한 데이터의 구조가 촬영기기에 부합되는지 등을 분석할 수 없어서 위조 또는 변조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 감정서에서는 화질의 일관성, 음성·영상의 불일치 부분 등을 볼 때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볼 만한 특이점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견도 함께 밝혔다.
③ ◇◇◇는 하루 반나절 동안 청주시 @@구 소재 약국 200여 개를 돌면서 그 중 위법행위를 한 약국을 18% 정도 발견하였다고 증언하였다. 이러한 증언에 비추어 보면, ◇◇◇는 약사법위반 약국을 적발하여 신고하거나 또는 그로 인한 보상금 포획을 목적으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많은 촬영 대상 약국 중 굳이 피고인 ○○○가 운영하는 ##약국에 관한 동영상만을 인위적으로 개작할 만한 동기나 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④ 위 동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 컷으로 촬영되어 있고, 중간에 프레임들이 어색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보이지 않으며 모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가 이 정도로 정교하게 이 사건 동영상을 편집 또는 개작할 만한 능력도 없어 보일 뿐더러, ◇◇◇ 또는 다른 사람이 편집·개작을 위해 비용 또는 시간을 소비할 만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동영상 CD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의약품 판매시 약사의 관여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의 명시적 지시가 있었는지
가) 피고인들은, 피고인 ●●●의 판매 당시 피고인 ○○○가 약국 조제실 뒤편에 있었고, 두통약을 달라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이 사건 의약품을 피고인 ●●●에게 지정하여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가 피고인 ●●●에게 명시적으로 이 사건 의약품을 판매할 것을 지시했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 ●●●가 스스로 판단하여 두통약을 찾는 고객에게 이 사건 의약품을 선택하여 판매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동영상 CD의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는 동영상 CD의 영상 촬영 시작 시점부터 13초 즈음에 ◇◇◇로부터 두통약을 달라는 주문을 받은 후, 21초 즈음까지 일반의약품이 진열된 곳까지 이동하고 그 후 27초 즈음까지 두통약을 찾는다. 그 사이에 라디오 또는 TV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들리는 반면, 피고인 ○○○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가 조제실 뒤편에 앉아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고객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위와 같이 라디오 또는 TV가 켜진 채 피고인 ○○○가 고객의 주문을 들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는 피고인 ●●●와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도 이 사건 의약품을 지시하는 피고인 ○○○의 목소리가 동영상에는 전혀 녹음되지 않았다. 그리고 피고인 ○○○의 목소리가 삭제되는 등 동영상이 편집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② 피고인 ●●●는 ◇◇◇의 주문을 받은 후 영상 촬영 시작 시점부터 13초 내지 21초 사이에 주저 없이 일반의약품 중 두통약이 진열된 곳으로 이동한다. 피고인 ●●●는 이동할 때 피고인 ○○○에게 문의한다거나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이동속도를 줄인다거나 하는 타인과의 의사소통에서 나타나는 몸짓이나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③ 피고인 ●●●는 영상 촬영 시작 시점부터 21초 내지 27초 사이에 일반의약품 중 두통약으로 보이는 의약품들이 진열된 곳에서 스스로 특정한 약을 찾고 있다. 피고인 ●●●가 의약품을 탐색하는 동안 조제실 쪽을 쳐다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인 ○○○의 묵시적·추정적 승낙을 약사법에 따른 적법한 판매행위로 볼 수 있는지
가) 피고인들은, 설령 피고인 ○○○의 명시적 지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 또는 관리약사가 조제실 뒤편에서 피고인 ●●●의 판매행위를 지켜보고 묵시적·추정적으로 승낙하였으므로, 약사가 관여하여 판매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니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다(제20조 제1항). 약사 또는 한약사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고, 약국개설자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하여야 하며, 약국개설자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신할 약사 또는 한약사를 지정하여 약국을 관리하게 하여야 한다(제21조 제1, 2항). 약국개설자나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아닌 자는 원칙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제44조 제1항). 아울러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기준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고(제20조 제3항), 약국개설자라고 하여도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제50조 제1항).
이와 같은 약사법 규정의 취지는 의약품의 판매가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그 판매행위를 자유에 맡기는 것은 보건위생상 부적당하여 이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일정한 시험을 거쳐 자격을 갖춘 약사나 한약사에게 일반적 금지를 해제하여 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8. 10. 9. 선고 98도1967 판결 참조). 아울러 약사가 개설할 수 있는 약국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고 그 약국 내에서만 의약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취지는 약사가 의약품에 대한 조제·판매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 내에서만 약국개설을 허용함으로써 약사 아닌 자에 의하여 약국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방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대법원 1998. 10. 27. 선고 98도2119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34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약사의 의약품 판매를 비롯한 약국관리는 약사법에 따라 직접성이 요구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약국개설자나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고, 판매할 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약사법 제50조 제3, 4항).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복약지도는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약사법 제2조 제12호)'을 의미한다. 약사법 제50조 제4항에 따라 위와 같은 복약지도는 약사나 한약사만이 할 수 있다. 앞서 본 약사법 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에 따라 고객이 일반의약품을 특정하여 지정하지 않는 경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의약품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제공하거나 고객에 갈음하여 일반의약품을 선택하는 행위는 의약품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면허를 받은 약사나 한약사가 '직접' 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약사법 제44조 제1항을 약사법 제50조, 제2조와 조화롭게 해석한다면 고객이 특정하지 않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약사 또는 한의사가 판매 전 필수 단계인 고객의 대면, 의약품의 선택을 위한 조언의 제공 또는 전문적 판단에 의한 의약품의 선택을 '직접'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이러한 경우에만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 ○○○나 관리약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당시 약국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약사인 피고인 ○○○나 관리약사가 고객과 대면하지도 않았고 의약품의 종류를 지정해 주지도 않은 채, 약사가 아닌 피고인 ●●●가 고객과 대면하여 그 판단에 따라 일반의약품을 선택하여 고객에게 이를 판매한 이상, 이를 약사가 고객에게 조언 또는 전문적 판단을 직접 제공하고 일반의약품을 판매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결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 ●●●의 의약품 판매행위를 약사가 판매한 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고, 피고인 ●●●가 약사의 관여 없이 의약품을 판매하였다고 판단하여 원심판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피고인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