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17. 9. 8. 선고 2017노95 판결 [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나. 업무상과실치사]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가.나. A 2.나. B 3.가. C
- 항소인
-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 검사
- 송봉준(기소), 이선화(공판)
- 변호인
- D
- 담당변호사
- E
- 판결선고
- 2017. 9. 8.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1.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 이 사건 건조기는 대량의 세탁물을 일시에 건조하는 구조로 드럼과 외통 사이에 언제든 세탁물이 끼일 가능성이 상존하고, 실제로 세탁물의 끼임으로 인하여 건조기가 정지되는 결함이 발생한 점, ㉡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건조기 내부 세탁물 끼임에 대한 안전수칙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끼임 현상 발생 시 즉시 보고하도록 하거나 작업 중지 등의 대처 방법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한 점, ㉢ 이 사건 건조기는 정확한 재원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의 노후화된 상태였으므로 언제든 끼임, 오작동, 고장의 우려가 있음에도 피고인들은 건조기의 일일점검을 작업자가 직접 실시하도록 하고 실제 일일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건조기에 관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내지 업무상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기보다는, 피해자의 잘못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장 제3면 제5행의 "고장난 상태였으며,"를 "고장이 났거나,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면 회전하지 않는 결함이 존재하는 상태였으며,"로 변경하고, 제3면 제10행의 "금지하여야 하고," 다음에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어서 건조기가 정지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수칙을 만들거나 안전교육을 하거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여야 하고,"를 추가하고, 제3면 제15행의 "금지하지 아니하였고," 다음에 "이에 대비한 안전수칙을 만들거나 안전교육을 하거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아니하고"를 추가하고, 제3면 제21행의 "금지하고," 다음에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어서 건조기가 정지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교육을 하고"를 추가하고, 제4면 제4행의 "금지하지 아니하였고," 다음에 "이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하거나"를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변경된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을 포함하여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C은 부산 해운대구 I(00동) 소재 의료용구 및 위생용품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사업주로서 경남 양산시 J(00동)에 양산지점을 두고 있고, 피고인 A는 위 양산지점의 지배인이자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며, 피고인 B은 위 양산지점의 안전·보건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1) 피고인 A, 피고인 B
가)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불이행 또는 업무상 과실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15. 12. 17. 08:20경 위 양산지점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K(63세)로 하여금 기계식 스팀 건조기를 이용한 세탁물 건조 작업을 하게 하였고, 한편 위 건조기는 틸팅 기능(건조기에서 세탁물을 쉽게 빼내기 위해 건조기를 기울이는 기능)이 고장이 났거나,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면 회전하지 않는 결함이 존재하는 상태였으며, 피해자는 작업 중 건조기 내에 세탁물이 끼자 세탁물을 빼기 위해 건조기 내로 몸을 넣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에게는 기계 또는 방호장치의 결함이 발견된 경우 반드시 정비한 후에 근로자가 사용하도록 하여야 하고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는 해당 기계 및 방호장치 등의 사용을 금지하여야 하고,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어서 건조기가 정지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수칙을 만들거나 안전교육을 하거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여야 하고, 원심기 또는 분쇄기로부터 내용물을 꺼내거나 원심기 또는 분쇄기 등의 정비·청소·검사·수리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그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가 있으며, 동시에 같은 내용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건조기의 결함을 미리 점검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사용 중 결함이 발견되었음에도 이를 정비하거나 사용을 금지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비한 안전수칙을 만들거나 안전교육을 하거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건조기 내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 건조기의 운전을 정지하지 아니하는 등 건조기 작업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B
위와 같이 피해자가 건조 작업 중 건조기 내로 몸을 넣게 되었고 이러한 경우 안전·보건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에게는 건조기의 결함을 미리 점검하여 결함이 발견되면 사용을 금지하고, 건조기의 드럼과 외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어서 건조기가 정지하는 경우에 대한 안전교육을 하고 건조기에서 세탁물을 꺼내기 전에 운전을 정지하는 등 건조기의 작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건조기의 결함을 미리 점검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사용 중 결함이 발견되었음에도 이를 정비하거나 사용을 금지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하거나 피해자가 건조기 내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 건조기의 운전을 정지하지 아니하는 등 건조기 작업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해자 사망의 결과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이 경합하고 피고인 A는 동시에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결과, 피해자가 작업 중 건조기 내에 낀 세탁물을 빼기 위해 운전이 정지되지 않은 건조기 내로 몸을 넣자 갑자기 건조기가 회전하며 건조기 내부의 회전날개가 피해자의 머리와 가슴 등을 충격하였고, 피해자는 현장에서 경부손상(경추골절, 경수절단), 흉부손상(폐파열, 다발성 늑골골절)으로 사망하였다.
2) 피고인 C
피고인은 피고인의 종업원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1)항과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 피해자가 이 사건 건조기를 사용하기 전에 생산부장인 L이 마지막으로 이를 사용하였을 때에는 건조기가 별다른 문제 없이 정상 작동하였다가 사고 후 점검에서 건조기의 틸팅 기능 이상이 관찰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건조기에 내용물이 끼어 내부 원통이 회전하지 않자 차단 스위치로 건조기를 종국적으로 정지시키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가고, 그때의 충격에 의한 일시 오작동으로 당일 오후 조사에서 틸팅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작업할 당시부터 이 사건 건조기에 결함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건조기에 결함이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들이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 결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사전 점검 여부도 이 사건 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며, ㉡ 이 사건 건조기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11조의 원심기 또는 분쇄기 등에는 해당하나, L이 경찰에서 '1987년도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는데 건조기에 의한 이와 같은 사고는 처음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건조기 내부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사전에 정지 스위치를 적절히 조작하여 내부 원통의 회전을 정지시킨 후 들어갈 것으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건조기를 정지시키지 않은 채 내용물을 꺼내는 것을 지시하였거나 알고서도 방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 오히려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내지 업무상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기보다는 피해자가 세탁물이 걸려 잠시 건조기의 회전이 멈춘 것을 기계가 정지한 것으로 잘못 생각한 나머지 건조기를 종국적으로 정지시키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간 잘못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 C은 의료용구, 침구, 의복 등을 전문적으로 세탁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A는 위 회사의 양산지점 지배인으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며, 피고인 B은 위 양산지점의 안전·보건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고, 피해자는 2004. 4. 7. 위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무렵 위 양산지점 공장에서 이 사건 기계식 스팀 건조기{제조사: 000, 모델명: *** 100, 용량: 250㎏, 지름 1.41m, 깊이 1.84m, 팬모터 동력: 10W, 내부 원통의 회전 동력: 5W, 내부 원통 회전 속도: 32rpm(1분에 32회), 내부 원통에는 길이 약 184㎝의 회전날개 6개가 설치되어 있음, 이하 '이 사건 건조기'라고 한다} 등 5개의 건조기를 사용하여 의료용 침구 등을 건조하는 작업을 하였다.
나) 피해자는 2015. 12. 17. 08:10경 회전 중인 이 사건 건조기에 이불을 집어넣기 시작하였고, 이후 위 건조기가 계속 돌아가다가 같은 날 08:11:35경 불상의 원인으로 갑자기 회전을 멈추었음에도 피해자는 같은 날 08:11:55경까지 계속 이불을 집어넣은 후 건조기 문을 닫고 건조를 시도하였으며, 그럼에도 위 건조기가 돌아가지 아니하자 다시 건조기 문을 열어 위 건조기 안에 있는 이불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다) 피해자는 위와 같이 이불을 꺼내다가 같은 날 08:14:06경부터 08:25:01경 사이에 불상의 원인으로 위 건조기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직후 위 건조기가 갑자기 회전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위 건조기 내부의 회전날개 등에 충격당하여 두피, 이마, 턱, 어깨, 손등, 등, 복부, 골반, 다리 등 전신의 다발성 좌열창 및 내부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피해자는 같은 날 08:26:30경 위 건조기를 빠져나와 위 건조기 인근의 바닥에 쓰러졌고, 같은 날 08:55:50경 다른 회사 소속 화물차 기사에 의하여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다발성 손상으로 인하여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마) 이 사건 사고 직후 목격자들이 현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위 건조기 안쪽 끝부분에 이불이 끼어 있었고, 내부에 피해자가 착용했던 신발과 장갑이 있었으며,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는 채로 위 건조기가 계속 회전하고 있었다.
2) 피고인 A, C의 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1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이라고 한다)은 작업의 종류 등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67조 제1호에서 사업주가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업주에 대한 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70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를 바탕으로 위 인정 사실 및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이 사건 건조기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에 의하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먼저 법 제23조 제4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정할 것을 위임받은 규칙은 일반적인 기계 등의 운전 시작 전 조치사항으로서 제8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 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91조에서 고장난 기계에 대한 조치사항으로서 「사업주는 기계 또는 방호장치의 결함이 발견된 경우 반드시 정비한 후에 근로자가 사용하도록 하여야 하고, 그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는 해당 기계 및 방호장치 등의 사용을 금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며, 특히 원심기 및 분쇄기 등을 이용한 작업 시의 안전조치에 관하여 제111조 본문에서 「사업주는 원심기 또는 분쇄기로부터 내용물을 꺼내거나 원심기 또는 분쇄기 등의 정비·청소·검사·수리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그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사업주인 피고인 A가 위 규칙에 정한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는 이 사건 건조기의 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의 방지를 위하여 위 규칙에서 정한 조치를 충분히 하였음을 알 수 있고, 적어도 위 피고인이 이 사건 건조기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결함 등이 있음에도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에 의하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작업을 지시하였던 현장부장 L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통상 이 사건 건조기로 하루 10회의 건조 작업을 하는데, 하루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이불을 담는 자루의 끝이 내부 원통의 날개 부분에 끼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즉석에서 이불 자루를 툭 치는 정도로도 세탁물이 쉽게 빠져나오므로 별도로 수리업자를 불러 수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이불이 건조기의 내부 원통과 외부 원통 사이에 끼임으로 인하여 건조기가 정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건조기 수리 담당 직원인 P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회사뿐만 아니라 대량의 세탁물을 취급하는 다수의 공장에서 건조기 수리를 해왔는데, 세탁물 끼임 현상을 기계의 고장으로 보고 수리 조치를 한 사실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실제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전날 저녁 무렵까지 피해자 및 위 L은 위 건조기의 틸딩 기능까지 사용하면서 위 건조기를 이용하여 이불 건조 작업을 원활히 해온 점, 그 밖에 관련자들의 진술이나 위 건조기 관련 일지, 장부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과 같이 건조기의 동력이 차단되지 않았음에도 위 건조기 내부 원통과 외부 원통 사이에 이불이 끼이는 현상으로 인하여 내부 원통의 회전이 정지되는 결함이 발생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건조기가 다소 노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평소 위 건조기에 공소사실 기재 내지 검사의 주장과 같은 결함 즉, 건조기의 내부 원통과 외부 원통 사이에 세탁물이 끼어서 회전하지 않거나 그 밖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수 있는 기능·작동상의 결함이나 사고 위험성 등이 이 사건 사고 전에 상존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또한 피고인들은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건조기를 1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였으나 나아가 피해자에게 그 관리를 전적으로 일임하여 이를 방치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해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특히 피고인들은 위 L 등을 통하여 피해자 등 근로자로 하여금 위 건조기 등의 가동 중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가동 전후 기계에 결함이 발견될 경우 즉시 시설관리책임자인 피고인 B에게 보고하도록 한 후 위 P 등의 시설과 직원 또는 외부 수리업체를 통해 전문적인 정비 내지 수리 작업을 하도록 조치하여 왔으며, 피고인 B이 수리 내역을 자세히 기재하여 피고인 회사에 비치해 둔 장부에 의하더라도 2015년경 위 건조기와 인근 건조기인 4호기에 소프트웨어 고장, 내부 회전날개 돌출부 발생, 밸브 누설, 문 틀어짐, 라디에이터 이상 등의 결함이 발생하였으나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적절히 수리되어 기능상에 장애 없이 가동되어 온 것으로 확인되는 등 피고인들은 통상적인 기계 점검 등의 관리 방법에 따라 이 사건 건조기 등을 꾸준히 관리함으로써 그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 한편,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작업을 지시하였던 현장부장 L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건조기의 경우 협착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시로 피해자에게 조심하라고 말하였고, 기계에 이상이 있을 때에는 무조건 전원을 끄고 책임자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여기에 이 사건 건조기 바로 옆의 컨트롤 박스에는 회전·정지, 도어 개폐, 틸트(건조기를 기울이는 기능) 등의 조작 버튼과 상태 확인창이 설치되어 있어, 작업자로서는 사전에 손쉬운 조작을 통하여 동력을 차단하거나 회전을 정지시킬 수 있었던 점, 현장 CCTV 영상에서도 피해자가 당시 이 사건 건조기 외에 다른 건조기에서는 미리 동력을 차단하고 회전을 완전히 정지시킨 후 세탁물을 꺼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세탁물을 꺼내거나 기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사전에 반드시 조작 버튼으로 건조기의 동력을 차단하여 회전을 완전히 정지시켜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도 평소 교육을 받아 충분히 주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그 밖에 피고인 A는 회사 총무부에서 안전·보건업무를 담당하는 피고인 B을 통하여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월 1,2회의 정기적인 안전교육을 별도로 실시하였고, 피해자도 대부분의 교육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2) 다음으로, 규칙 제92조는 일반적인 기계의 정비 등의 작업 시의 안전조치와 관련하여 제1항 본문에서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에서 「사업주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아니한 작업 방법으로 인하여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원심기 또는 분쇄기 등의 정비 등의 작업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11조 본문에서 별도로 기계의 운전 정지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규칙은 위와 같이 기계의 정비 등이 필요하고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상황임에도 사용자가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지 아니하거나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근로자로 하여금 정비 등의 작업을 하도록 지시 또는 방치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취지이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자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임의로 기계의 운전 정지 없이 정비 등의 작업을 하는 것을 방지할 의무까지 부여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우선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인 A가 이 사건 당일 평소 별다른 결함이 없던 이 사건 건조기가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정지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에게 건조기 수리 내지 가동을 지시하거나 그 행위를 방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가 사전에 피해자 등을 상대로 피고인 B을 통하여 정기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현장부장 L을 통하여 기계 이상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동력을 차단하고 책임자에게 보고하라는 지시를 함으로써 피해자 등 근로자들에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주지시킨 이상, 피해자가 위 안전수칙을 어기고 혼자서 위 건조기의 운전을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건조기 내부에 들어가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위 규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달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주인 피고인 A가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에 관한 규칙을 위반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 A, C의 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A, B의 각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앞서 본 사정들에다가 그 밖에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 이 사건 건조기의 규모, 작동 원리, 끼임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조기에 내부 세탁물에 의한 일시적인 끼임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기계 자체에 변형이 오거나 결함이 발생한 것은 아니어서 반드시 수리업자에 의한 전문적인 수리를 요하는 것은 아니고, 해당 근로자가 적절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끼임의 원인이 된 세탁물을 건조기 외부에서 간단히 제거하기만 하면 그 기능 및 안전에 문제 없이 건조기를 다시 작동시킬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점, ㉡ 비록 위 현상으로 끼임의 정도가 심하여 부득이 건조기 내부에 신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집어넣어 끼임의 원인이 되는 세탁물을 제거하여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작업자로서는 반드시 사전에 건조기의 동력을 차단하여 내부 원통이 회전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는 점은 굳이 따로 교육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일 뿐더러, 피해자는 피고인 회사에 입사한 이래로 10년 이상 이 사건 건조기를 이용한 건조 작업에 종사해 온 숙련공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현장부장으로부터 이에 관한 안전수칙을 별도로 주지받아 그 미조치에 따른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 피고인들이 사용자 내지 안전·보건 담당 직원으로서 이 사건 건조기를 사용하여 건조 작업을 하는 피해자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불상의 원인으로 정지된 위 건조기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가동된 건조기 내부의 회전날개에 충격당하는 사고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거나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불측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이 위 건조기에 관한 안전수칙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거나 안전교육이나 기계 점검을 보다 자주 구체적으로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와 위 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이 사건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제3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