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2018. 7. 19. 선고 2018노153 판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무직
- 항소인
- 쌍방
- 검사
- 문성근(기소), 최영준(공판)
- 변호인
- 법무법인 온고을, 담당변호사 김홍태, 오동현
- 원심판결
-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8. 1. 24. 선고 2017고단297 판결
- 판결선고
- 2018. 7. 19.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은 B에게 방과후학교 강사 채용 과정에서 오류가 있으면 시정하라는 지시를 하였을 뿐 C으로부터 채용청탁을 받아 D을 강사로 채용하려는 의사가 없었다.
2) 법리오해
방과후학교 강사선정은 학교장인 피고인 고유의 권한일 뿐 B의 직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강사 채용 과정에 개입하였더라도 이를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하에 그 2의 가.항에서 자세하게 이유를 설시하였고, 여기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C의 부탁에 따라 B에게 ◯◯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중 ‘한자’ 과목을 ‘한자속독’으로 변경하고, 서류 및 면접심사가 끝난 이후에 D을 한자속독 강사로 채용하기 위하여 평가방법을 변경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1) C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기 때문에 한자속독 교육협회 전북본부장 명의를 E로 해둔 것일 뿐 사실은 자신이 위 협회의 실질적인 전북본부장으로서 한자속독강좌 개설 장소 소개, 홍보활동 등을 하였고, 2015. 12. 중순경 두 번 정도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피고인을 만나 방과후학교 한자 과목을 한자속독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당시 피고인이 “알았다. 변경할 수 있으면 한자속독으로 변경하도록 해보겠다.”고 답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 B은 2015. 12. 24.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학교 홈페이지에 ‘한자’ 과목을 포함한 방과후학교 강사 모집 공고를 올린 후 결재를 받아 오후 반가를 내고 퇴근하려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B에게 ‘한자’나 ‘한자속독’이나 같은 것이라고 하면서 공고를 내리고 과목을 ‘한자속독’으로 변경하여 다시 올리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B과 F이 2016년도에는 이미 내려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야 하므로 ‘한자’로 공고를 내고 ‘한자속독’도 함께 가르치자는 취지로 반대하였으나, 피고인은 F에게 “절이 떠나느냐, 중이 떠나야지.” 등의 말을 하면서 완강하게 결재를 거부하였고, B은 16:30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수차례 울면서 교장실을 오가다가 결국 공고를 내리지 않은 채 퇴근하였다. 피고인은 B이 퇴근하자 임의로 G를 통해 홈페이지에 과목을 ‘한자속독’으로 변경한 공고를 게시하였다.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발간한 학교운영위원회 업무편람에 의하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으나 실행 단계에서 내용 및 방법이 대폭 변경되는 중요사항일 경우에는 재심의를 받는 것이 원칙이고, 중요사항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재심의를 받지 않을 경우에도 학교운영위원회와 관할청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하는데, 피고인은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담당교사와 교감이 이에 대하여 정당한 문제제기를 하였으나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일방적으로 과목 변경을 추진하였다.
3) C은 원심 법정에서 “D은 ◊◊초등학교에서 한자속독 강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한자속독 반이 2개이고 D이 가르치는 반은 학생 수가 16-17명 뿐이라 수입이 적어 다른 학교로 가고 싶어 했다. D에게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교사로 채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2016. 1. 13. 저녁 무렵 피고인에게 D이 지원한 사실을 알려주면서, ① D과 함께 지원한 H는 한자속독 강사로 일한 경력이 없다는 점, ② 한자속독 자격증은 유효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켜 주었다.”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는 “자격증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H는 한자속독을 지도한 경력이 없으니 이를 감안하여 평가하면 D이 강사로 선발될 것으로 예상해서 피고인에게 그러한 점을 주지시켰던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결국 C은 D을 ◯◯초등학교 한자속독 강사로 채용되게 할 목적으로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D의 지원사실을 알리면서 H에게 불리한 사항들을 지적한 것이고, 이는 적어도 묵시적으로 D의 채용을 청탁하면서 피고인에게 그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준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4) C은 2016. 1. 13. 피고인에게 “일단 내일 오전에 D샘 것(한자속독 자격증)은 메일로라도 보내줄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냈고, 이에 피고인은 C에게 “유효기간 확실하죠? D샘은 갱신된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가지고 있으면 낼 학교에 제출하면 간단해질텐데.”라고 답장하였다. C은 2016. 1. 13. 한자속독 교육협회 본부에 D의 자격증 유효기간을 갱신하되 발급일자를 2015. 9. 22.로 소급해서 발급해달라고 요청하였고, D은 2016. 1. 14. 위와 같이 재발급받은 자격증을 B에게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6. 1. 14. B에게 ‘① 지원자들이 제출한 한자속독 자격증의 유효기간을 확인할 것, ② 해당 분야의 경력만 가산점을 인정할 것, ③ 면접점수의 총점을 240점이 아닌 80점으로 변경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문자메세지를 보내면서, “참고로 H 선생님은 한자속독을 지도한 경력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5) 당초 서류심사 점수는 H가 75점, D이 68점이었는데, 위와 같이 자격증 유효기간과 해당분야 경력요건을 반영하자 H의 서류심사 점수가 75점에서 57점으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B, F은 2016년도 한자속독 강사 면접에서 H가 훨씬 노련하게 강의를 하여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진술하였고, 당초의 면접심사 점수는 H가 234점, D이 215점으로 H가 19점 차이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서류심사 점수가 변경되더라도 H가 여전히 총점 291점으로 총점 283점인 D보다 고득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6) B은 교육청 설명회에서 방과후학교 강사 선정시 서류심사보다 면접심사를 더 가중해서 고려하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실제로 ◯◯초등학교는 2014, 2015년도에는 서류점수 총점을 80점으로 하고, 면접점수 총점은 [80점 × 면접위원 수]로 계산하여 160점(면접위원이 2명인 경우) 내지 320점(면접위원이 4명인 경우)으로 한 후, 서류점수와 면접점수를 합산하여 최고득점자를 강사로 선정함으로써 면접에 더 높은 비중을 두어 방과후학교 강사를 선정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도 면접시험 점수가 D에게 불리하게 나온 이후에 피고인이 임의로 면접시험의 비중을 기존의 1/3로 줄일 것을 지시하였고, 결국 H와 D의 면접시험 점수 차이가 6.3점으로 줄어들면서 서류점수를 합한 총점에서 H가 앞서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은 2016. 1. 14. B에게 보낸 문자메세지를 통하여 전날 C이 D을 채용시킬 목적으로 H에게 불리한 사항들을 지적한 것들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 아니라, H에게 유리한 면접점수의 총점을 하향조정하게 함으로써 최종 합격자를 변경시킨 것이고, 이는 H를 탈락시키려는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평가방법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되며, 단순히 강사 채용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7) C은 그 후에도 피고인에게 많은 학생이 한자속독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홍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자 2016. 1. 19. “홍보가 안 되면 강사되신 분 포기하는 방법을 택해볼게요. 그래야 교장샘(피고인)이 편안하실 것 같아요.”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결국 C은 D이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보다 많은 학생 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에 한자속독 강좌를 개설하여 이직하게 해 주려고 한 것이고, 피고인도 이러한 C의 부탁에 따라 D을 강사로 채용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D이 많은 학생 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강사직을 포기하게 하겠다는 것으로서, 피고인이 C의 채용청탁에 따라 D을 강사로 뽑은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과 C 사이의 위와 같은 대화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 즉 형식적, 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남용에 해당하는가의 판단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란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때를 의미하는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하더라도 이는 공무원 자신의 직무집행으로 귀결될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무 담당자에게도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면 실무 담당자로 하여금 그러한 기준과 절차에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한 경우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면, 방과후학교 과목 선정 및 강사 채용은 교장인 피고인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지만,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한 권한 행사를 넘어 부당한 행위로서 직권남용에 해당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B으로 하여금 법령 등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위배되는 일을 하게 함으로써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B은 ◯◯초등학교의 담임 교사이자 방과후학교 전담 보직교사로서, 방과후학교 운영 프로그램 수요를 조사하여 연간운영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강사 채용 공고를 하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구체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② 초중등교육법 제60조 제1항은 “국·공립학교의 장은 운영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하며, 그 심의결과와 다르게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를 운영위원회와 관할청에 서면으로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③ B이 위와 같이 법령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직무를 집행하려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도의 서면 보고 없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다르게 과목을 변경하여 강사 채용 공고를 올릴 것을 지시함으로써 위와 같은 기준과 절차에 위반하여 직무집행을 보조하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하 피고인과 검사의 각 주장을 함께 본다.
당심에서의 양형과 관련하여 검사가 불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과 피고인이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모두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그 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관련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다. 원심은 이미 피고인과 검사가 각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이 포함된 제반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그와 같은 형이 너무 가볍거나 혹은 무거워서 법원의 양형판단에 관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