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5. 8. 13. 선고 2024노1890 판결 [특수공무집행방해]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항소인
- 피고인
- 검사
- 김한나(기소), 장인태(공판)
-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3. 8. 선고 2023고단2003 판결
- 판결선고
- 2025. 8. 13.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해경찰관은 피고인이 나무를 절취한 사실이 없음에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체포는 위법한 체포이고, 이에 대항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이 사건 당시 피해경찰관이 출동한 지점은 피고인이 최초에 나무를 가져간 지점으로부터 약 300m 가량 떨어진 곳이었던 점, ② B이 나무를 가져가는 피고인을 제지하면서 신고를 하고, 경찰이 출동하여 탐문 끝에 피고인을 체포한 상황이 연이어 발생한 점, ③ 피고인이 나무를 가져간 시간과 체포 시점이 시간적으로도 인접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경찰관이 피고인을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에서 정한 준현행범인으로 판단하여 현행범인 피고인을 체포한 것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고, 현행범인 체포의 절차적 요건 역시 준수하여서 체포가 위법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2조), 범인으로 불리며 추적되고 있는 자의 경우 현행범인으로 본다(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제1호).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체포 당시의 상황에서 보아 그 요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수사주체의 현행범인 체포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818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경찰관이 피고인을 절도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한 행위는 체포의 필요성 등의 요건을 갖춘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므로, 위 체포행위가 위법함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광주시 양벌로 (주소생략)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민 C은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화단 조경공사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회양목 10주와 홍철쭉 15주(이하 ‘이 사건 나무’라 한다)를 가져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인 B(이하 ‘신고자’라 한다)에게 피고인이 이 사건 나무를 절취한다는 민원을 접수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1번). 이에 신고자는 이 사건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이 사건 나무를 들고 가는 피고인을 추적하며 112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② 피해경찰관은 이 사건 당일 11:57경 ‘우리 집 나무를 훔쳐간 사람을 잡고 있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광주시 양벌로 (주소생략) (이하 ‘체포 현장’이라 한다)으로 출동하였고, 12:05경 위 현장에 도착하여 신고자와 함께 있던 피고인을 대면하였다. 즉, 피해경찰관은 절도 신고를 받고 곧바로 체포 현장에 출동하여 신고자로부터 절도 피해 진술을 청취한 상황이었고, 그 시각도 피고인이 이 사건 나무를 가져간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으며, 범행 현장과 체포 현장의 거리도 도보로 1~2분 정도에 불과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3번).
③ 피고인이 현장에 도착한 피해경찰관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연락처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증거목록 순번 11번 제5면).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신분증이나 휴대폰 등 위 인적사항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수단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고, 신고자 역시 피고인의 신원을 알지 못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3번 제2면). 나아가 피고인은 신고자로부터 추적을 당하는 상황이었고, 피해경찰관에게 주거지의 구체적인 주소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여 피해경찰관으로서는 체포 현장에서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④ 피고인은 피해경찰관 및 신고자에게 아는 형님이 나무를 줘서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설명하여 자신이 절도의 현행범인이 아님을 현장에서 충분히 소명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나무의 운반을 부탁한 D의 이름과 연락처를 제대로 알지 못해 피해경찰관에게 그 인적사항에 대하여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증거목록 순번 16번 제5면). 피해경찰관은 현장에서 신고자를 통하여 당시 함께 모여 식사 중이던 공사관계자들 중에 피고인에게 이 사건 나무를 교부하도록 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나름의 절차를 거쳤지만 피고인의 위 설명을 뒷받침해줄만한 사람을 찾지 못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번).
⑤ 이처럼 피고인은 이 사건 나무를 가져간 경위에 대하여 구체적인 소명을 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신고자를 향해 큰 소리로 욕을 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보인다(증거목록 순번 11번 제4면). 이후 피해경찰관이 체포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도 위와 같은 소란은 지속되었고, 피고인은 현행범 체포를 하려는 피해경찰관 등을 향해 삽을 들고 위협을 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⑥ 이에 피해경찰관은 신고자의 처벌의사를 확인한 후 먼저 피고인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자 절도의 현행범으로 체포한다는 사실과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였는데, 피고인은 이에 항의하며 삽을 들고 피해경찰관과 신고자를 위협했다. 피해경찰관은 신고자와 함께 피고인을 제압하고 체포하였고, 재차 미란다원칙 등을 고지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1번 제5, 6면).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피해경찰관이 체포 전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6번 제11면).
⑦ 실제로 D이 이 사건 아파트의 동대표 회장인 E의 허락을 받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조경공사 현장에서 나무를 옮겨 달라고 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고(증거목록 순번 18번), 이러한 상황이 추후 밝혀지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당일 17:00경 석방되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피고인이 절도죄의 현행범이 아니라는 것이 추후에 밝혀졌다는 점만으로 소급적으로 이 사건 현행범 체포가 범죄혐의의 상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