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25. 12. 22. 선고 2025노132 판결 [저작권법위반]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A
- 항소인
- 검사
- 검사
- 장영롱(기소), 윤오연(공판)
- 변호인
- 변호사 김가람(국선)
- 원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4. 12. 12. 선고 2023고정1629 판결
- 판결선고
- 2025. 12. 22.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만일,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D 온라인스토어에 전시한 피해자의 B C어묵 상품의 홍보 사진 이미지(이하 ‘이 사건 이미지’라 한다)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이 인정되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이미지는 피해자가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어묵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이미지로, 제품에 대한 정보전달과 광고라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제작된 것인 점, ② 이 사건 이미지에서는 제품이 근접촬영되거나 식기류에 놓여 촬영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이미지에는 제품 설명이나 판매자의 자세 내지 다짐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는 글귀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 기재의 목적이나 실질이 제품 홍보를 통한 광고를 넘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될 정도의 창작적인 표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이미지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법령 및 관련법리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제17호는 ‘“편집물”은 저작물이나 부호·문자·음·영상 그 밖의 형태의 자료(이하 “소재”라 한다)의 집합물을 말하며,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다.’, 제18호는 ‘“편집저작물”은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4조 제1항은 저작물의 예시로 제6호에서 사진저작물(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작된 것을 포함한다)을 들고 있고, 제6조 제1항은 편집저작물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어야 할 것인바, 사진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있으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1), 대법원 2005. 9. 28. 선고 2005도4472 판결2), 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3130 판결3) 등 참조).
편집물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으려면 일정한 방침 내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ㆍ분류ㆍ선택하고 배열하여 편집물을 작성하는 행위에 창작성이 있어야 하는바, 그 창작성은 작품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창작성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1985 판결 등 참조). 편집물에 포함된 소재 자체의 창작성과는 별개로 해당 편집물을 작성한 목적, 의도에 따른 독창적인 편집방침 내지 편집자의 학식과 경험 등 창조적 개성에 따라 소재를 취사선택하였거나 그 취사선택된 구체적인 소재가 단순 나열이나 기계적 작업의 범주를 넘어 나름대로의 편집방식으로 배열ㆍ구성된 경우에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이 인정된다. 편집방침은 독창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독창성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불과하거나 기능상의 유용성에 머무는 경우, 소재의 선택ㆍ배열ㆍ구성이 진부하거나 통상적인 편집방법에 의한 것이어서 최소한의 창작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동일 내지 유사한 목적의 편집물을 작성하고자 하는 자라면 누구나 같거나 유사한 자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편집방법에서도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등에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이미지에 사용된 일부 사진들은 피사체의 충실한 재현을 위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행하여진 것이 아니고, 광고대상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담겨져 있을 뿐 아니라, 그 사진 자체의 창작성과 별개로 이 사건 이미지를 작성한 목적과 의도에 따른 독창적인 편집방침 내지 창조적 개성에 따라 소재를 취사선택하고, 그 취사선택된 구체적인 소재가 단순 나열이나 기계적 작업의 범주를 넘어 나름대로의 편집방식으로 배열ㆍ구성되어 있어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도 인정되므로, 이 사건 이미지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재산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해자는 2022. 6. 24.경 주식회사 E(이하 ‘E’라고만 한다)에 자신이 판매하는 6가지 어묵에 대하여 온라인 매장에 게시할 프리미엄 상세페이지 제작을 의뢰하면서, 상세페이지에 제품 자체의 사진 외에 조리한 음식의 사진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하였고, 2022. 6. 29. E에 제작비 297만원을 송금하였다.
나) 피해자와 E는 조리한 음식 수가 너무 많으면 혼잡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로 어묵탕, 어묵구이, 떡복이의 3가지 음식의 사진만을 포함시키기로 하고, 사진 촬영 전 제품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음식 사진들을 참조하면서 촬영의 장소나 방향,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 톤,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였다.
다) E는 피해자로부터 어묵 제품별로 3~4세트씩 배송받은 후 F 스튜디오를 임차하여 그곳에서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조리한 요리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하여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협조를 받기도 하였다. E는 사진 촬영 후에도 이 사건 이미지에 대한 검토와 내부 회의, 추가적인 보강 촬영이나 보정작업을 거쳐 2022. 8. 10. 피해자에게 시안을 전달하였고, 그 이후에도 2022. 8. 25.까지 세부적인 문구 등에 대한 수정작업을 진행하여 최종 수정본을 완성하였다.
라) 이 사건 이미지에는 영업시작 연도와 현재 지점수, 판매량, 소비자의 별점 및 리뷰수, 제품의 특성(담백함, 쫄깃함), 어묵의 원료(알레스카산 명태 연육, 국산 쌀)와 제조방법, HACCP 인증, 6가지 제품에 대한 소개, 제품을 활용한 조리방법 등을 설명하면서, 그 사이에 다양한 사진을 첨부하여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 이 사건 이미지 중 단순히 개별 제품을 소개하는 사진의 경우 피해자가 판매하는 제품을 포장된 상태에서 그대로 찍거나 단순히 그 제품을 개봉하여 접시 위에 쌓아둔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있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이미지 중 첫 화면에 나오는 사진(수사기록 제2권 27쪽)을 보면, 검은 냄비에 꼬치를 꽂은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어묵 등을 방사형으로 펼쳐놓고 그 사이에 버섯과 바지락, 붉은 고추와 녹색 채소를 조화롭게 곁들여 미감을 자극하는 어묵탕을 가운데 배치하고, 그 주변에 어묵구이나 튀김, 흰 쌀밥, 양념을 하얀색 접시와 목재 도마에 담아 배치하였을 뿐 아니라, 어묵 색깔과 유사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고동색 항아리나 목재 수저 등 소품을 함께 배치하였다. 또한 사진의 구도 역시 가운데 배치된 어묵탕은 전체가 모두 드러나는 반면에 다른 요리나 소품들은 일부만 나타나도록 하고 상부에서 부드럽고 밝은 톤으로 촬영함으로써 아웃포커싱 기법과 유사하게 어묵탕의 맛있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 밖에 어묵제품을 조리하여 접시에 담아 낸 사진들 역시 각각의 요리에 어울리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냄비나 접시, 도마와 같은 소품들을 사용하였고, 일부 요리는 냄비에 넘칠 정도로 가득 담거나 도마 위에 쌓아올려 풍성함을 강조하면서, 그 요리에 어울리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채소나 고명을 올려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하였으며, 어묵탕 주변에는 흰 쌀밥을, 떡볶이 옆에는 색상이 어울리는 현미밥을 배치한 후 밝기와 각도를 다르게 선택하여 촬영함으로써 촬영자의 개성이나 창조성이 드러나도록 하였다. 또한 어묵에 대해 불결하다거나 비위생적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상쇄시키기 위해 대부분의 음식 사진은 하얀색의 정갈한 테이블 위에 놓고 밝은 톤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 이 사건 이미지에는 기름지지 않은 담백함과 오래 끓여도 퍼지지 않는 쫄깃함이라는 어묵 제품의 맛을 강조하면서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진을 첨부함으로써 그 어묵을 맛보기 위해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고, 국산 쌀로 반죽하였다는 글 아래에도 한국의 정서가 묻어나는 삼배와 같은 재질의 천 위에 짚으로 만든 타원형 그릇에 담긴 쌀을 놓고, 쌀을 푸는 나무 도구와 벼 이삭을 함께 소품으로 배치한 사진을 첨부하여 국산 쌀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어 이 사건 이미지의 창작적인 고려가 드러나기도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이미지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저작권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은 화성시 동탄첨단산업1로(주소생략)에서 ‘G’이라는 상호로 통신판매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누구든지 저작재산권 및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초경부터 2023. 1. 20.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H가 운영하는 ‘B C어묵’ 상품의 홍보 사진 이미지에 대하여 그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피해자로부터 사용 동의나 허락을 받지 않았음에도 D 온라인스토어에 위 상품 홍보 사진 이미지를 그대로 복제하여 무단 전시함으로써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1. 피고인의 원심 및 당심 일부 법정 진술
1.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기재
1. I에 대한 진술조서
1. 진정서와 그 첨부문서의 기재 및 영상
1. 이체확인증
1. I-E 카카오톡 대화내역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벌금형 선택
1.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타인의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이른바 ‘리셀(Resell)’ 판매자로서, 피해자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피해자의 광고를 그대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로서는 자신의 제품 정보가 널리 전파되어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할 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타인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이나 고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저작재산권 사용에 대한 피해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 제품을 구매하여 다시 판매하였고 그와 같은 유형의 사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가지는 저작재산권의 사용은 피해자 제품의 재판매와는 별개로서 피해자 제품의 재판매가 허용된다고 하여 피해자가 가지는 저작재산권의 사용까지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그 저작재산권이 제품의 홍보나 광고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재산권인 광고를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되고, 저작재산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그 광고를 임의로 사용하였다면 그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피해자에게 제품 판매에 대한 동의나 허락을 구하기 위하여 전화를 했는데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아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피고인 역시 피해자의 동의 없이 저작재산권을 사용한다는 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제품을 판매하게 되는 경우 피고인의 매출 증가에 따라 피해자의 매출 역시 증가될 수 있겠으나,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인 광고를 사용하여 피고인의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면 이에 따른 수익에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인 광고의 사용으로 인한 수익이 당연히 포함될 수밖에 없고, 피해자의 동의 없이 저작재산권인 광고를 사용하여 피고인이 추가로 얻은 이익은 결국 저작재산권을 보유한 피해자에게 귀속되었어야 할 부분이므로 피해자에게 이에 대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매출 증가에 따라 피해자의 매출 증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가 저작재산권인 광고의 사용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였을 것이라거나 이에 대한 양해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D에 광고를 게시한 즉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실제 피해자가 묵시적 동의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 사건 이미지를 그대로 복제한 후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의 광고를 위하여 사용함으로써 피해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음에도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 당시 동종의 범죄전력이 없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광고를 내림으로써 실제 피고인이 얻은 이익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제품에 대한 매출도 같이 증가하게 되므로 피해자의 광고에 의해 판매가 이루어진 경우에 비해 피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