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1. 17. 선고 2011고합1435 판결 [살인예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서00 (******-*******), 무직
- 주거
- 서울
- 등록기준지
- 서울
- 검사
- 송한섭(기소, 공판), 이정훈(공판)
- 변호인
- 변호사 황선기, 김광순(국선)
- 판결선고
- 2012. 1. 17. **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압수된 식칼, 집(증제1호)1)을 피고인으로부터 몰수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30여 년에 걸친 편집형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관계망상, 과대망상, 감시·피해·조종망상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다음과 같이 범행하였다.
1. 살인예비
피고인은 일정한 직업이 없이 도서관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지내오던 중 2011. 10. 28.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산60-1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출입하려고 하였으나, 그때로부터 일주일 전인 2011. 10. 21. 위 도서관에서 인터넷 사용 문제로 도서관 여직원인 송00과 말다툼을 하고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다른 도서관 이용자를 폭행하였다는 이유로 도서관 출입을 제한당하자 출입을 제한하는 도서관 직원들에게 강한 불만을 품게 되었고, 이에 자신의 도서관 이용에 대한 의지를 세상에 보여준 후 스스로 교도소에 가기 위하여 출입을 통제하는 여직원 및 불특정 도서관 직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1. 10. 29. 저녁경 서울 강서구 등촌동 687 등촌1단지 주공아파트 102동 705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2달 전에 구입하여 사용하던 과도(칼날 길이 10cm)를 도서관 직원들을 찌르는 데 사용하기 위하여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 준비하고, 다음 날인 2011. 10. 30. 10:30경 국립중앙도서관에 과도를 소지한 채 찾아가 도서관 디지털 건물 지하 3층 로비에서 성명 불상의 도서관 여직원이 출입을 제한하자 도서관 책임자를 불러 살해하기 위하여 위 과도를 꺼내 들고 위 여직원과 청원경찰 김영환, 한현태에게 "책임자를 불러와라, 다 죽여버린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도서관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살인을 예비하였다.
2.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피고인은 2011. 10. 30. 10:50경 위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 건물 지하 3층 로비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위험한 물건인 과도(칼날 길이 10cm)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방배경찰서 서래지구대 소속 경위인 피해자 손00, 같은 소속 경위 황00, 같은 소속 경사2) 백00, 같은 소속 경위 정00로부터 칼을 버리고 투항할 것을 요구받자 위 경찰관들을 과도로 찌르려고 수차례 위협하였다. 피고인은 위 백00이 "칼 버려."라고 3회에 걸쳐 투항명령을 한 다음 3.8 구경 공포탄 1발을 쏘고, 피해자가 달려들어 피고인을 붙잡고 체포하려 하자 "죽여버린다."고 말하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과도로 피고인을 잡고 있던 피해자의 왼팔을 찔러 피해자에게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척골개방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과 협박으로 경찰관의 범죄 단속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5)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피고인의 진술서
1. 증인 송00, 손00의 각 법정진술
1. 증인 이00, 서**의 각 법정진술
1. 백00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1. 김영환, 한현태의 각 진술서
1. 최원복의 진술서
1. 압수조서(임의제출), 압수목록
1. 각 진단서, 수사보고(피해자 손00에 대한 수사보고)
1. 피의자 사용 과도 사진, 피해자가 칼에 찔린 사진
1. 수사보고, 송치서 사본(사건번호 2011-4288), 현행범체포서 사본, 수사대상자 검색본6)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살인예비의 점: 형법 제255조, 제250조 제1항(10년 이하의 징역)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의 점: 형법 제144조 제2항 전문, 제1항, 제136조 제1항(3년 이상의 징역)
1. 법률상 감경
각 형법 제10조 제2항,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심신미약)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당사자의 주장
검사는,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국립중앙도서관 측의 대우에 화가 나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사전에 과도를 소지하여 범행을 준비하는 등의 도적적인 의도가 있는 점, 피고인이 30여 년간 편집형 정신분열증을 앓아오면서 관계망상, 과대망상, 감시·피해·조종망상 등에 시달리고 있는 점, 위와 같은 정신병적 증세에 기인한 비정상적인 분노와 동기에 휩싸인 나머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범행 이후에도 그 자체로 불합리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행위를 해명하려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2. 법리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는 생물학적 요소로서 정신병, 정신박약 또는 비정상적 정신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외에 심리학적 요소로서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판별능력과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감소되었음을 요하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판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음은 물론이나, 정신적 장애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고정적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범행의 충동을 느끼고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에서의 범인의 의식상태가 정상인과 같아 보이는 경우에도 범행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이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흔히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정신질환으로 말미암아 행위통제능력이 저하된 것이어서 심신미약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5도734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의 유무 및 정도의 판단은 정신분열증의 종류 및 정도, 범행의 동기 및 원인, 범행의 경위 및 수단과 태양,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증거인멸 공작의 유무, 범행 및 그 전후의 상황에 관한 기억의 유무 및 정도, 반성의 빛 유무, 수사 및 공판정에서의 방어 및 변소의 방법과 태도, 정신병 발병 전의 피고인의 성격과 그 범죄와의 관련성 유무 및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4도581 판결 등 참조).
또한, 피고인의 심신미약 여부는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검사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3. 판단
위와 같은 법리와 이 법원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근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편집형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관계망상, 과대망상, 감시·피해·조종망상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인다.
가. 피고인은 1982년경 20세 무렵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간 편집형 정신분열증을 앓아오면서 이로 인한 관계망상, 과대망상, 감시·피해·조종망상 등으로 총 7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 사건 범행 직전인 2011. 10. 24.까지도 외래 통원치료를 받아왔음이 명백히 확인된다.
나. 피고인은 위와 같은 정신병과 망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직업생활 내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피고인은 상고 졸업 후 수협에 취직하였다가 약 2년 만에 권고사직을 당한 적이 있고, 그 후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었다가도 약 5년 만에 퇴직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이후 직급을 낮추어 10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방호원 내지 경비원으로서 약 14년에 걸쳐 장기간 근무하였으나 이때도 역시 직장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는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사실상 타의에 의하여 퇴직하기에 이르렀다.
다. 편집증은 임상적으로 다른 정신장애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지속적인 피해망상, 질투망상 등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며 통상적인 정신분열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괴이하거나 산만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잘 짜여 있고 체계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고, 경우에 따라 심각한 우려나 두려움이 점철되어 의심이 과도하게 많아지며, 남들이 자기 대해 수군거린다는 관계사고, 사회적 고립, 은둔, 괴벽, 증오, 폭력행사 등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편집증적 망상 현상 이외에는 별다른 장애를 보이지 않으며 기타의 인격 기능도 건전하므로 오래가도 인격의 황폐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라. 1998년경부터 지금까지 약 13~4년간 계속적으로 피고인을 치료해 온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00은 수사기관에서의 전화진술,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통하여 ① '피고인은 지난 30여 년간 편집형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관계망상, 과대망상, 피해·감시·조종망상에 시달리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힘 있는 자 내지 힘 있는 기관에 의하여 부당한 통제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좌절과 우울감 및 억압된 적대감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위와 같은 만성화되고 조직화된 망상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인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집착하는 동기는 불분명하지만, 자신의 도서관 출입을 제한하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의 사주에 의하여 자신이 출입제한이라는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망상에 지배된다면 현실검증능력(사물변별능력) 및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술하면서, ② '비록 피고인이 범행을 하게 된 1차적 동기는 국립중앙도서관 측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에 있지만, 위 분노의 근저에는 위와 같은 박근혜 등과 관련한 만성화되고 조직화된 피해망상이 자리잡고 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편집형 정신분열증과 이로 인한 피해망상 등으로 사고체계에 혼란이 야기되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 관하여 통상적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분노, 즉 합리적 이유 없는 분노를 느끼고, 그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채 미처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고 있다.
마. 피고인은 오래전부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가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어 여러 가지 방해를 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려 왔는데, 이와 관련한 관계망상, 과대망상, 감시·조종망상 등으로 정상적인 인식과 의사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은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범행 경위에 관하여 자신의 도서관 이용을 방해하는 진정한 힘은 도서관의 직원들이나 도서관의 운영진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박근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사람을 죽여서라도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고 위와 같은 박근혜의 부당한 처사를 공론화하고자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7)
바. 피고인은 경찰에서 자필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저는 직장을 퇴직하고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평소에 갈 곳이 없으면 도서관에서 소일하고 있는데 이유를 알 수 없이 저의 도서관 이용을 지능적으로 방해하고 제약해서 그것에 대해 정당하게 항의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시정조치를 하여 주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살아오면서 이와 비슷한 상황을 수차례 겪고 극복하려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내 자신이 이렇게 개같이 대우받고 살지 않기 위해서는 목숨 걸고 저항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있더라도 계속 완강히 저항하겠습니다. 죽은 사람한테 미안할 뿐입니다."라고 기재하고 있다. 위 진술서가 이 사건 범행과 가장 근접한 시점인 피고인의 체포 직후 작성되었고, 그 작성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범행 동기 내지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감형을 위하여 의도적 내지 작위적으로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 비록 피고인이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감옥에 있다 보니 무죄를 받고 싶고 빨리 석방되고 싶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반면, 수사기관에서는 "요즈음 경제가 어려워 먹고살기도 어렵고 또 도서관 같은 데서 차별대우를 받는 것 같아서 차라리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감방에 가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나중에 법정에서 진술하겠지만 살인미수, 공무집행방해죄는 징역 4~5년을 선고받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처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교도소 밖에 있으면 박근혜 의원이 저를 죽이려고 하여 교도소에 있고 싶습니다."라고 진술하여 진술의 혼란이나 비합리성이 두드러진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물론 이 법정에 이르러서도, 자신이 신경안정제를 먹는 것은 사실이나 정신분열증이나 환청, 망상 등은 모두 극복하였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자신은 분명히 정상이라고 진술하여 병의식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아. 피고인의 정신질환이 편집형 정신분열증인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였다거나 그 전후 과정과 결과 등을 온전히 기억하여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피고인의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데 주요한 장애 사유가 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이상 20년 이하
1. 양형기준의 적용: 징역 2년 이상(하한 준수)
이 사건 범행 중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관하여는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살인예비죄에 관하여는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이 경우 양형기준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의 하한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사건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 범위는 징역 2년 이상 4년 이하이다.8)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양형에 있어 그 하한은 징역 2년이 된다.
1.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피고인이 공공장소에서 공포탄을 쏘면서까지 위험 상황을 진압하려는 경찰관들에게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될 수 있는 과도를 이용하여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 점, 그 과정에서 경찰관 중 한 사람에게 중대한 상해를 가한 점, 현재까지 피해자에게 아무런 피해 회복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는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도서관 이용과 관련하여 2차례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외에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30여 년간 지속된 편집형 정신분열증과 이에 따른 망상이 개입되어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그 구체적 경위에 불구하고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모두 시인하고 있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두루 참작하여 위와 같이 형을 정한다.9)
**배심원 평결**
1. 유·무죄에 대한 평결10)
유죄: 배심원 7인
무죄: 배심원 0인
1. 양형에 대한 의견
징역 6년: 배심원 2명
징역 5년 6월: 배심원 1명
징역 4년: 배심원 1명
징역 3년: 배심원 2명
징역 2년: 배심원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