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2016. 1. 5. 선고 2015고단320 판결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피고인
- 1. 이○○ (1959년생), ㈜○○개발 전무 2. 황○○ (1960년생), ㈜○○개발 이사 3. 정○○ (1956년생), 선장
- 검사
- 심재신(기소), 장은희(공판)
- 변호인
- 변호사 김영학(피고인 이○○, 황○○을 위하여) 변호사 강문숙(피고인 정○○를 위한 국선)
- 판결선고
- 2016. 1. 5.
피고인 이○○을 금고 1년 6월, 피고인 황○○을 금고 1년 6월, 피고인 정○○를 금고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이○○, 황○○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정○○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 전제사실
피고인 이○○은 피고인 주식회사 ○○개발의 전무이사로서, 피고인 주식회사 ○○개발이 수주한 “추자도 물량장 축조공사”, “제주 우도 홍해삼 양식섬 조성 사업 투석공사” 등 각종 공사현장의 시공업무와 해당 공사에서 사용하는 각종 장비의 관리 등 공사전반을 총괄하는 책임자이고, 피고인 황○○은 피고인 주식회사 ○○개발의 피용자로서 위 우도 홍해삼 양식섬 조성사업 투석공사의 현장책임자이며, 피고인 정○○는 예인선 A 선박(부산선적 120톤)의 선장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개발은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우도 홍해삼 양식섬 조성사업 투석공사”을 수주받아 공사를 하던 중 ○○ 선박회사로부터 셋팅부선(일반적인 부선과 다르게 공사현장 등에서 닻 4개를 해상에 투여하여 고정시킨 상태로 각종 선박이 계류하는 정거장 역할을 하는 부선)인 B 선박(부산선적 868톤, 이하 ‘B 선박’)을 임차하여 사용하였는데, 위 우도 홍해삼 양식섬 조성사업 투석공사가 완료되자 피고인 이○○과 피고인 황○○은 화물 운송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B 선박이 부산항으로 회항하는 기회에 위 추자도 물양장 축조공사에서 필요한 축조물 뒷채움용 돌 등을 B 선박에 적재한 후 피고인 정○○가 운행하는 A 선박으로 예인하여 우도 부근에 있는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 성산포항에서 연해구역인 추자도 공사현장까지 운반하기로 하였다.
■ 범죄사실
피고인 정○○는 예인선 A 선박의 운항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이○○, 피고인 황○○은 부선 B 선박을 임차하여 사용한 사람이다. 피고인 정○○는 2014. 9. 2. 05:20경 제주 하추자도 남동방 약 3마일 해상 (북위 33도 54분 68초, 동경 126도 19분 06초)에서 돌 0.2㎥ (약 60cm 크기, 원석)급 피복석 약 750톤, 100mm 사석(고르기석) 약 800톤, 0.001~0.03㎥(약 30cm 이하 크기)급 사석 약 975톤 등 도합 돌 약 2,525톤과 포크레인 1대(약 30톤)를 적재하고 김○○가 승선한 B 선박을 연결한 예인선 A 선박을 운행하여 성산포항 방면에서 추자도 물량장 축조공사장 방면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B 선박은 선박검사기관의 안전검사를 받지 않아 만재흘수를 가늠할 수 없는 등 선박검사증서가 없어 연해구역의 항해가 금지된 선박이고, 화물운반 용도 부선이 아닌 셋팅부선(길이 51.86m, 너비 20.50m)으로 제작된 선령이 37년된 노후선박이었으며, 일반적인 화물운반 부선과 비교하여 길이 대비 너비가 넓고 항해 중 파도 등 외력에 영향에 의해 선체의 흔들림이 심하며, 갑판 아래는 평형수(선박 운항 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넣는 바닷물)가 없는 격벽이 설치된 빈 탱크(깊이 4.10m)의 공간으로 갑판 위에 화물을 무리하게 높게 과적할 경우 선박 무게중심이 위로 상승하여 선체 흔들림에 따라 복원성이 매우 약한 선박이었으므로 B 선박을 관리하거나 예인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B 선박에 화물을 적재한 상태로 연해구역에서 화물운반을 하여서는 안 되는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이○○은 피고인 황○○에게 지시하여 위와 같이 화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A 선박과 B 선박을 항해토록 하고, 피고인 정○○는 A 선박으로 B 선박을 예인하여 결국 위 일시경 파고 약1.2m, 풍속 약9.4m/s(동풍, 부선의 우현에서 좌현방향) 등 기상불량의 징후가 있는 상태에서 B 선박의 갑판에 무리하게 적재된 화물의 영향으로 복원성이 현저하게 약한 B 선박이 거칠어진 파도와 바람의 외력에 의해 균형이 무너져 우현 쪽으로 기울어졌고, 그 과정에서 고박 없이 적재된 위 화물이 갑판 우현 끝단의 화물추락방지턱(높이 약 1.2m)에 걸려 유실되지 않아 우현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B 선박은 우현으로 전복되게 되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로 사람이 현존하는 선박인 B 선박을 전복되게 하였다.
생략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각 형법 제189조 제2항, 제187조, 제30조, 각 금고형 선택
1. 집행유예 :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이유 기재와 같은 형법 제51조에 정한 양형조건을 참작)
쟁점에 대한 판단(피고인 이○○, 황○○)
먼저 ㈜○○개발과 B 선박(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 소유주 사이의 장비사용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계약기간 중 사용장비의 작업지시는 ㈜○○개발에서 하고, 이 사건 선박의 작업 및 관리는 선박 소유주의 책임과 기술로 실시하며, 장비기사 과실 및 차체 결함으로 인한 제반사고에 대한 책임은 선박 소유주가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는 그 규정 자체로 보더라도 선박 임대차로 인한 계약기간 중 장비에 대한 사용상 작업지시는 ㈜○○개발의 권한 및 책임 영역인 반면 선박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나 수리는 선박 소유주가 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를 실제 수행한 장비기사의 과실, 또는 관리부실 등으로 인하여 생긴 차체 결함에 따른 사고에 대하여는 선박 소유주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할 것일 뿐만 아니라 위 증거들에 의하면, 실제로 ㈜○○개발 소속인 피고인 이○○, 황○○이 이 사건 선박에 사석을 적재하여 연해구역을 항해하게 하는 것을 포함하여 공사를 위하여 이 사건 선박을 사용함에 있어 제반 작업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선박의 사용에 있어 법령, 관습 또는 조리 등에 따른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이에다가 위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들은 이 사건 선박은 셋팅부선임에도 불구하고 그 용도에 맞지 않게 추자항 물양장 축조공사 현장에 필요한 돌을 운반하기 위해 사용하였고 선박검사를 받지 않아 연해구역을 항해할 수 없음에도 이를 무시한 점, ② 이는 이 사건 선박이 부산으로 회항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운송료 절감 등을 꾀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선박에 대하여는 기존에 갑판, 선저 철판 보강공사 등 수리가 이루어졌고 수개월 간 셋팅부선의 용도로 사용하는 동안은 아무런 하자도 없었던 점, ④ 항해 시 맨홀 뚜껑을 열어놓는다는 것은 해수 유입 가능성 등으로 상당히 위험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모두 연 상태에서 출항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선박에 무거운 사석 등을 적재할 경우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위와 같은 작업지시를 하는 등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들의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업무상 과실이 이 사건 선박 전복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그 증명이 있다. 피고인 이○○, 황○○은,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사용 시의 관리 업무는 선박 소유주 측이 부담하는 것이고, 이 사건 선박 전복 사고의 책임은 격실에 실금이 발견되어 용접을 해야 하는 등 노후된 선박을 선박검사도 받지 않고 임대한 후 사고 선박에 사석을 적재하고 연해구역을 항해한다는 계획을 알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은 선박 소유주 또는 실제 항해 시 열려진 맨홀 뚜껑을 그대로 방치한 채 선박 격실에 물이 들어오는 상태 등을 세심히 살피지 않고 운항한 선장 및 선두에게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예인선 선장인 피고인 정○○에 대하여도 위와 같이 피고인 이○○, 황○○과의 공동 과실로 인해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이○○, 황○○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는 이상, 이 사건 선박 전복사고에 대하여 선박 자체의 결함 등이나 기타 피고인 정○○를 비롯한 이 사건 선박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과실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이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은 셋팅부선인 이 사건 선박을 사용함에 있어 용도에 반하여 무리하게 사석을 적재한 후 연해구역을 항해함으로써 결국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나게 하여 선주 등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행위는 관행이라거나 이 사건 선박 형태상 사석 적재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정 등만으로 합리화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엄중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나, 다행히 이 사건 선박이 전복되었음에도 인명 피해에 이르지 않은 점, 피고인 정○○는 이 사건 범죄사실 모두 인정하면서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에게 비교적 경미한 벌금형 정도 외에는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기타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직업, 가족관계 등을 참작하여 이번에 한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금고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하여 형을 정하였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