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9. 25. 선고 2022헌마124 결정 [통일기원국조단군상 조형물 미철거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곽○○
- 대리인
- 법무법인(유한) 로고스담당변호사 김건수 외 1인
- 피청구인
- ○○초등학교장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자녀들이 재학 중인 공립 ○○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교정에 설치된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이하 ‘이 사건 조형물’이라 한다)이 종교의 포교를 위하여 조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21. 10. 26.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조형물을 철거해줄 것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였다.
나. 피청구인이 2021. 12. 3.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개천절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있으며 교과서에서도 단군 역사를 가르치고 있으므로 철거 계획이 없다’라는 내용으로 이 사건 조형물 철거를 거부하는 취지의 회신을 하자, 청구인은 2022. 1. 27. 피청구인의 이 사건 조형물 철거 거부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조형물을 철거하여 달라는 청구인의 신청을 2021. 12. 3. 피청구인이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거부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교육기본법(2007. 12. 21. 법률 제8705호로 개정된 것) 제6조(교육의 중립성)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학교에서는 특정한 종교를 위한 종교교육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조형물은 ○○연합으로부터 기증받아 설치된 것으로서 종교적 상징물에 해당하는바, 피청구인의 이 사건 거부행위로 인해 청구인의 종교의 자유, 자녀를 종교중립적인 교육환경에서 교육시킬 권리, 양심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었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아니하지만,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는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이다(헌재 2009. 4. 30. 2005헌마514 참조). 자녀교육권은 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책임을 어떠한 방법으로 이행할 것인가에 관하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서 교육의 목표와 수단에 관한 결정권을 뜻한다(헌재 2000. 4. 27. 98헌가16등 참조). 헌법 제20조 제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여 정교분리원칙을 선언하고 있는바, 국·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종교중립적인 교육환경에서 그 자녀를 교육시킬 권리를 가진다. 단군은 역사적으로는 고조선을 건국한 인물이지만, 단군을 숭배하는 신앙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거부행위로 인해 청구인이 종교중립적인 교육환경에서 자녀를 교육시킬 권리가 제한된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이 사건 거부행위로 인해 자신의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나, 그 주장 내용들은 모두 이 사건 거부행위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청구인의 자녀교육권이 침해되고 있음을 다른 측면에서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거부행위가 정교분리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나. 자녀교육권 침해 여부
헌법 제20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정교분리원칙은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상호간의 간섭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국가의 종교에 대한 중립을 의미한다. 정교분리원칙에 따라 국가는 특정 종교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고 종교에 대한 중립을 유지하여야 한다(헌재 2022. 11. 24. 2019헌마941 참조).
(1)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공립학교에 상징적인 조형물을 전시함에 있어 그 목적은 다양할 수 있으며, 특히 어떤 조형물을 사인으로부터 기증받아 설치할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목적은 그 기증자의 것과는 다를 수 있다. 피청구인은 1999년 이 사건 조형물을 기증받은 후 같은 해 4. 13. “이 단군상은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현하고 우리 민족이 단일 민족임을 깨달아 평화통일과 국가발전을 기원하는 뜻에서 설치한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종교교육에 활용할 수 없으며 어린이의 교육자료로만 활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된 표지판을 이 사건 조형물에 설치하였다. 또한, 이 사건 학교 교정에는 이 사건 조형물 외에도 이순신 장군 동상, 세종대왕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이 특정 종교의 특권을 인정하는 등 어떠한 종교적 목적으로 이 사건 조형물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2) 어떤 조형물이 일부 종교적 색채를 띠더라도 그것이 이미 우리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관습화된 문화요소로 인식되고 받아들여질 정도에 이르렀다면, 국가가 이러한 조형물을 역사적 중요성이나 문화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아 유지하는 것이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조형물의 기단에는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이 사건 조형물의 모습은 정부가 지정한 단군의 표준영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바, 이 사건 조형물은 단군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보인다. 역사적으로 단군은 고조선을 세운 우리 민족의 시조로서, 오랜 기간 동안 민족적 정체성을 상징하고 특히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한민족의 구심체로서 결속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단군과 단군신화는 한국인의 생활양식의 중요한 부분이자 민족 문화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사건 조형물이 우리 문화의 한 요소인 단군을 묘사하고 있는 이상, 피청구인은 그 역사적 중요성이나 문화적 가치를 고려하여 이 사건 조형물을 보존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3) 교육기본법 제6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학교에서는 특정한 종교교육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기록상 피청구인이 이 사건 조형물을 활용하여 종교교육이나 종교적 활동을 하였다는 사실이나 종교단체가 이 사건 조형물을 이용하여 이 사건 학교 학생들에게 포교 등을 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조형물은 교실 밖에 다른 동상들과 함께 설치되어 있을 뿐이고 달리 학생들에게 지나친 종교적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4)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거부행위는 정교분리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소결
이 사건 거부행위는 정교분리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