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5. 7. 17. 선고 2021헌마961 결정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제5조 제2항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박○○
- 대리인
- 홍익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임성빈
- 선고일
- 2025. 7. 17.
1.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된 것) 제5조제2항 및 제5조의2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04. 5. 25.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간정보관리법’이라 한다) 제44조에 따른 지적측량업과 일반측량업의 등록을 한 자이다. 청구인은 지적소관청이 한국국토정보공사 또는 공간정보관리법 제44조에 따라 지적측량업의 등록을 한 자(이하 ‘지적측량업자’라 한다)에게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대행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14. 6. 3. 법률 제12736호로 개정되고, 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지적재조사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항에 따라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지적재조사법이 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됨으로써 위와 같은 대행 관련 규정이 삭제되고, 지적재조사법 제5조 제2항은 지적소관청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책임수행기관에게 위탁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변경되었으며, 같은 법 제5조의2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그리고 지적재조사법 시행령 제4조의2 제2항은 한국국토정보공사 또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인력 및 장비 등을 갖춘 법인을 책임수행기관의 지정대상으로 규정하였다. 청구인은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두어 청구인이 종래와 같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를 총괄하여 수행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적재조사법 제5조 제2항, 제5조의2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의2 제2항에 대하여 2021. 8.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2항 및 제5조의2 제1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책임수행기관 지정ㆍ위탁조항’이라 한다), 구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21. 6. 8. 대통령령 제31754호로 개정되고, 2025. 2. 7. 대통령령 제352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 제2항(이하 ‘지정요건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된 것) 제5조(지적재조사사업의 시행자) ② 지적소관청은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제5조의2에 따른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제5조의2(책임수행기관의 지정 등)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구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21. 6. 8. 대통령령 제31754호로 개정되고, 2025. 2. 7. 대통령령 제352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 등) ② 법 제5조의2 제1항에 따른 책임수행기관의 지정대상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1.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2조에 따른 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한국국토정보공사"라 한다)
2. 다음 각 목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
가. "민법" 또는 "상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일 것
나. 지적재조사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조직과 측량장비를 갖추고 있을 것
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39조에 따른 측량기술자(지적분야로 한정한다) 1,000명(제1항에 따라 권역별로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권역별로 200명) 이상이 상시 근무할 것 [관련조항]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11. 9. 16. 법률 제11062호로 제정된 것) 제5조(지적재조사사업의 시행자) ① 지적재조사사업은 지적소관청이 시행한다. 구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14. 6. 3. 법률 제12736호로 개정되고, 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지적재조사사업의 시행자) ② 지적소관청은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제12조에 따라 설립된 한국국토정보공사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에 따라 지적측량업의 등록을 한 자(이하 "지적측량수행자"라 한다)에게 대행하게 할 수 있다.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24. 3. 19. 법률 제20395호로 개정된 것) 제5조(지적재조사사업의 시행자) ④ 제5조의2에 따른 책임수행기관은 제2항에 따라 위탁받은 업무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지적측량업의 등록을 한 자에게 대행하게 할 수 있다.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2020. 12. 22. 법률 제17744호로 개정된 것) 제5조의2(책임수행기관의 지정 등) ④ 그 밖에 책임수행기관의 지정ㆍ지정취소 및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2021. 6. 8. 대통령령 제31754호로 개정된 것) 제4조(측량ㆍ조사 위탁에 관한 고시 등) ① 지적소관청은 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법 제5조의2에 따른 책임수행기관(이하 "책임수행기관"이라 한다)에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위탁한 때에는 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공보에 고시해야 한다.
1. 책임수행기관의 명칭
2. 지적재조사지구의 명칭
3. 지적재조사지구의 위치 및 면적
4.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측량ㆍ조사에 관한 사항
제4조의2(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 등)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법 제5조의2 제1항에 따라 사업범위를 전국으로 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하거나 인접한 2개 이상의 특별시ㆍ광역시ㆍ도ㆍ특별자치도ㆍ특별자치시를 묶은 권역별로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③ 책임수행기관의 지정기간은 5년으로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한국국토정보공사 또는 1,000명 이상의 측량기술자가 상시 근무하는 법인만이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엄격한 지정 요건으로 인하여 사실상 한국국토정보공사만이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되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위탁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한국국토정보공사에게 위 업무를 독점시키는 것이 지적재조사사업의 효율적인 진행에 기여한다고 볼 수 없고, 지적측량업자 역시 지적측량업으로 등록하기 위하여 엄격한 요건을 갖춘 자에 해당하여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위탁받아 수행할 능력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지적재조사사업의 효율성 및 정확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종래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 전체를 수월하게 대행하여 왔던 청구인과 같은 지적측량업자들도 위 업무 중 일부 공정만 수행할 수 있게 되는바, 이는 지적측량업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 오히려 책임수행기관의 지정대상 요건을 완화하여 규정하는 등의 방법이 지적재조사사업의 효율적인 진행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둔 것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엄격히 두는 것은 지적측량업자의 업무를 중대하게 제한하므로,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은 법률에 규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한 지정 요건을 시행령에서 규정한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는 입법에 해당한다.
다.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두어 현실적으로 한국교통정보공사만이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될 수밖에 없게 한 것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지적측량업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책임수행기관 지정ㆍ위탁조항에 대한 판단
가.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말하므로, 당해 법률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직접성이 없다(헌재 2016. 5. 26. 2014헌마374; 헌재 2024. 8. 29. 2021헌마175 참조).
나. 지적재조사법 제5조 제2항은 지적소관청으로 하여금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제5조의2에 따른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적재조사법 제5조의2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의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 조항들은 그 자체로 국토교통부장관의 책임수행기관 지정과 지적소관청의 책임수행기관에 대한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의 위탁이라는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의 법률효과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청구인을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거나, 또는 청구인이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되었더라도 지적소관청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청구인에게 위탁하지 않음에 따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지, 책임수행기관 지정ㆍ위탁조항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한편, 지적재조사법 제5조의2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은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고,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의2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사업범위를 전국 또는 권역별로 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으므로, 국토교통부장관은 어떤 기관이나 사업자를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할지 또는 지정하지 않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지적재조사법 제5조 제2항은 지적소관청은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고,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1항은 지적소관청이 책임수행기관에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위탁한 때에는 책임수행기관의 명칭, 지적재조사지구의 명칭, 위치 및 면적과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측량ㆍ조사에 관한 사항을 고시하도록 규정하였으므로, 지적소관청은 어떤 범위의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어떤 책임수행기관에 위탁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국토교통부장관과 지적소관청에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및 지정된 책임수행기관에 대한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의 위탁에 관하여 폭넓은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이처럼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자 하는 어떤 기관 또는 사업자에 대한 집행행위의 발동 여부 및 그 범위가 국토교통부장관과 지적소관청에 일임되어 있으므로, 국토교통부장관이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하고 지적소관청이 책임수행기관에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위탁하는 행위와 무관하게 청구인의 법적 지위 내지 권리ㆍ의무가 정해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책임수행기관 지정ㆍ위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
5. 지정요건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지정요건조항은 책임수행기관의 지정대상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 또는 지적재조사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조직과 측량장비를 갖추고, 1,000명 이상의 측량기술자가 상시 근무하는 민법 또는 상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을 규정하고 있다. 그에 따라 개인 지적측량업자인 청구인은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될 수 없어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되었는바, 위 조항은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 청구인은 위와 같은 책임수행기관의 지정요건은 법률에 규정되어야 할 본질적인 사항이며, 그 내용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지정요건조항이 법률유보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청구인은 지정요건조항이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규정한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리고 지정요건조항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만이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위 조항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청구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 주장들은 결국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청구인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지적측량업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인바, 이에 대해서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의 문제로 살펴보기로 하고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1)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고, 법치주의는 법률유보원칙, 즉 행정작용에는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원칙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원칙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때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헌재 2013. 11. 28. 2011헌마282등; 헌재 2017. 7. 27. 2015헌마1094; 헌재 2024. 3. 28. 2020헌마1401등 참조)
(2) 지적재조사사업이란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을 조사ㆍ측량하여 기존의 지적공부를 디지털에 의한 새로운 지적공부로 대체함과 동시에 지적공부의 등록사항이 토지의 실제 현황과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실시하는 국가사업이다(지적재조사법 제2조 제2호). 지적재조사사업을 통해 디지털 지적공부를 구축하고 공적 장부와 현실의 경계를 일치시키는 작업은 국가의 토지에 대한 효율적 관리뿐만 아니라 향후 법적 분쟁 등을 예방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중요한바, 지적재조사사업은 공공성이 높고 국민생활에 미치는 사회적ㆍ경제적 영향력이 매우 크다. 한편, 지적재조사법은 국토교통부장관으로 하여금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된 자는 지적소관청으로부터 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책임수행기관 제도는 한정된 기술과 인력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연된 지적재조사사업 절차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렇다면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은 지적재조사사업 업무의 내용과 성격, 지적재조사사업의 진행 상황, 책임수행기관의 주된 업무와 역할, 지적측량업계의 현황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할 수 있는 전문적ㆍ정책적 사항에 해당하므로 입법자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본질적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는 지적재조사사업의 진행 상황 및 지적측량업계의 현황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은 반드시 입법자가 스스로 정하여야 할 본질적인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대통령령으로 규정한 지정요건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책임수행기관은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자로서, 전국 또는 인접한 2개 이상의 시ㆍ도를 묶은 권역별로 지정되어, 위 지역에서 시행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지정요건조항은 책임수행기관의 지정대상을 한국국토정보공사 또는 지적재조사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조직과 측량장비를 갖추고, 지적 측량기술자 1,000명(인접한 2개 이상의 시·도를 묶어 권역별로 책임수행기관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200명) 이상을 보유한 민법 또는 상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 업무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력 등을 확보한 자에게 위 업무를 위탁함으로써 지적재조사사업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종국적으로는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2) 수단의 적합성
일반적으로 법인은 개인에 비하여 공신력과 신용도가 높고, 업무의 연속성이 단절될 우려가 적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인력ㆍ설비 등을 갖춘 법인일수록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축적된 정보 등을 활용하여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수행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지정요건조항에서 위와 같이 정한 지정 요건을 충족한 자를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책임수행기관은 전국 또는 권역별로 지정되어 5년간 해당 지역에서 진행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조사 등 업무 전반을 관리하여야 하고, 그중 난이도가 높은 지상경계점등록부 작성, 측량성과물 작성 등 일부 업무는 직접 수행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업무 수행에 많은 전문인력과 장비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책임수행기관은 지적재조사대행자에게 경계설정 및 현지조사 등 업무를 자문하거나 측량소프트웨어 제공 및 기술 지원 등을 하여야 하고, 그 밖에 지적재조사사업에 관한 연구 개발 및 지적재조사사업의 홍보 등 업무도 수행하여야 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업무들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시설과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규모의 법인을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나) 지정요건조항 입법 당시 작성된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적재조사업무는 1개 사업지구에 통상 3명 1팀이 측량ㆍ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측량ㆍ조사인력의 관리조직에 필요한 인력 등을 포함하여 전국 250개 지자체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또한, 광역시ㆍ도는 평균 25개 지자체를 담당하게 되므로 최소 100명 인력이 필요한바, 권역별은 광역시ㆍ도 2개 이상을 담당하게 되므로 광역시ㆍ도 2배인 최소 200명의 인력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검토 하에 지정요건조항을 신설하였다. 또한,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의하여 설립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서, 지적재조사사업 실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위 사업에 참여하여 많은 경험을 축적하여 왔고, 지적재조사사업 수행에 필요한 설비와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정요건조항에서 정한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은 우리나라의 시장 상황 및 책임수행기관의 역할 등을 고려하여 정해진 것이고, 이와 같은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상당 수준 완화하더라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책임수행기관은 전국 또는 지정된 권역별 지적재조사사업을 총괄하여 관리하게 되는바, 책임수행기관이 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인력이나 설비 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지적재조사사업이 지연되거나 그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책임수행기관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적재조사사업의 높은 공공성 및 사회ㆍ경제적 영향력, 책임수행기관 제도의 도입 경위, 지적재조사법 관련 법령에서 부여한 책임수행기관의 권한과 책임 등을 고려하면,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경우에도 지정요건조항과 동일한 정도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한편, 책임수행기관 제도는 책임수행기관과 지적측량업자 간 공동 협력 체제를 형성하여 지적재조사사업 절차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 것인바, 지정요건조항에서 정한 책임수행기관의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적측량업자라 하더라도 지적재조사 측량ㆍ조사 등 업무 중 일부 업무를 책임수행기관을 대행하여 수행할 수 있다(지적재조사법 제5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3항).
(마) 이상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지정요건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4) 법익의 균형성
지정요건조항으로 인하여 개인 지적측량업자인 청구인은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등을 총괄하여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개인 지적측량업자는 여전히 지적재조사사업의 측량ㆍ조사 중 일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지적재조사지구별로 중복하여 위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는바, 지정요건조항이 청구인과 같은 개인 지적측량업자의 영업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에 반해 지정요건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지적재조사사업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함으로써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매우 중대하므로 지정요건조항으로 인해 개인 지적측량업자가 입는 불이익이 이러한 공익에 비하여 중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지정요건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5) 소결론
지정요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책임수행기관 지정ㆍ위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