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5. 30. 선고 2014헌마1189 결정 [신속한 구호조치 등 부작위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1. 2014헌마1189 : [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2. 2015헌마9 : [별지 2] 청구인 명단과 같음
- 피청구인
- 대한민국 정부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주식회사 ○○ 소유의 세월호는 2014. 4. 15. 21:00경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 교사 14명, 일반인 104명, 선원 33명 등 총 476명의 인원과 짐을 실은 상태로 인천에서 제주도로 출항하였다. 세월호는 2014. 4. 16. 08:48경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 이르러 우현 변침을 시도하던 중 선체가 급속히 기울면서 복원력을 상실하여 좌현으로 약 30도 전도되었으며, 결국 10:17경 108.1도까지 기운 후 10:31경 선수의 일부만 남기고 침몰하였다. 그 결과 탑승인원 476명 중 299명은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하여 사망하고 5명은 실종되었다(이하 ‘세월호 사고’라 한다).
나. [별지 1] 청구인 명단 중 청구인 1. 및 [별지 2] 청구인 명단 중 청구인 1. 내지 25.는 위 사고로 사망한 자이며(이하 ‘희생자인 청구인들’이라 한다), 나머지 청구인들은 위 사고로 사망한 자들의 유가족이다(이하 ‘유가족인 청구인들’이라 한다).
다. 청구인들은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때부터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국민의 생명을 구호할 의무를 진 피청구인이 신속하고도 유효·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2014. 12. 31. 및 2015. 1.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피청구인이 2014. 4. 16.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기울기 시작한 때부터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구호조치를 적절히 이행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희생자인 청구인들을 비롯해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는 피청구인이 침몰하는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이행하지 아니한 점이 위헌이라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이 취한 일련의 구호조치가 유효·적절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이 생명을 잃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부작위가 아닌 피청구인이 행한 구호조치가 불충분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2014. 4. 16.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기울기 시작한 때부터 피청구인이 행한 구호조치(이하 ‘이 사건 구호조치’라 한다)가 국민에 대한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3. 청구인들의 주장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승객들의 절박한 구조요청에도 불구하고,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는 관제에 소홀하였고,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23정은 부적절한 구조작업을 펼쳤으며, 해양경찰청 소속 잠수 구조인력의 도착은 지연되거나 외부의 지원을 거부·배제하였다. 이와 같이 피청구인은 신속하고도 유효·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희생자인 청구인들의 헌법 제10조 인간존엄권과 생명권, 헌법 제10조 제2문과 헌법 제34조 제6항에서 도출되는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와 보호청구권을 침해하였고, 또한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4. 판단
가. 권리보호이익과 심판청구이익
권리보호이익 내지 소의 이익은, 국가적·공익적 입장에서는 무익한 소송제도의 이용을 통제하는 원리이고,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소송제도를 이용할 정당한 이익 또는 필요성을 말하는 것으로, ‘이익 없으면 소 없다’라는 법언이 지적하듯이 소송제도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요청이다(헌재 2001. 9. 27. 2001헌마152 참조). 헌법소원심판은 청구인의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므로 이 제도의 목적상 침해된 권리의 보호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그 헌법소원은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다(헌재 1989. 4. 17. 88헌마3 참조). 다만,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가사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이익이 인정된다. 따라서 권력적 사실행위의 경우 그것이 일반적·계속적으로 이루어져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러한 행위가 개별적·예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침해해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16. 5. 26. 2013헌마879 참조). 또한 공권력 행사에 대하여 위헌성이 아니라 단지 위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설사 유사한 침해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626 참조).
나. 권리보호이익의 소멸
세월호 사고는 2014. 4. 16. 발생하였고, 세월호 사고에 관한 이 사건 구호조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제기되기 전에 종료되었다.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구호조치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그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사유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다. 예외적 심판청구이익 유무
(1) 청구인들은, 2014. 4. 16.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기울기 시작한 때부터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피청구인이 취한 일련의 구호조치가 신속하고 유효·적절하지 못하여 국민에 대한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피청구인이 행한 일련의 구호조치의 적절성은, 사고의 경과 및 구호조치에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에 관여한 개별 기관, 개인의 조치 등 구체적 사실관계의 확정을 전제로 하여, 개별 기관 등이 세월호 사고와 같은 해난사고와 관련된 법령이나 매뉴얼 등을 준수하였는지를 기초로 판단하게 된다. 즉, 세월호 사고 당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및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 ‘수난구호법(2015. 7. 24. 법률 제13440호로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로 법률 제명 변경됨)’ 및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훈령 제229호)’을 비롯하여 해양수산부의 ‘해양사고(선박)위기관리 실무매뉴얼’, 해양경찰청의 ‘해상 수색구조 매뉴얼’, ‘해양경찰 항공구조 매뉴얼’ 등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었으므로, 개별 기관 등이 이러한 각종 법령이나 매뉴얼에서 규정한 해난 사고 관련 조치를 이행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이는 공권력 행사의 위헌성 판단의 문제라기보다 법령의 해석과 적용, 포섭에 관한 것으로서, 위법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법원은, 형사적으로 세월호 사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난구호법위반죄를 비롯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상죄,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 행사죄, 직무유기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인정 여부를 판단하였고, 그 재판은 확정되었다. 또한 법원은 민사적으로 대한민국으로 하여금 소속 공무원의 직무집행상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희생자와 유가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판단하였고, 그 재판도 확정되었다. 이를 통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구호조치의 위법성에 관한 구체적 판단이 이루어졌고, 이에 관하여 이 사건에서 달리 판단할 여지가 없다. 한편, 세월호 사고 이후 입법자는 2014. 12. 30. 법률 제12943호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하여 재난대응체계를 정비하고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효과적인 재난수습 및 신속한 긴급구조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재난안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3) 헌법재판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고시에 관한 사건에서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이 질병 등으로부터 위협받거나 받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가로서는 그 위험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사회·경제적인 여건 및 재정사정 등을 감안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에 필요한 적절하고 효율적인 입법·행정상의 조치를 취하여 그 침해의 위험을 방지하고 이를 유지할 포괄적인 의무를 지며, 다만, 국가의 보호 의무를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가 어떻게 실현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권력분립과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국민에 의하여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고 자신의 결정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법자의 책임범위에 속하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단지 제한적으로만, 즉, 과소보호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보호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의 내용에 대해 밝힌 바 있고(헌재 2008. 12. 26. 2008헌마419등 참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세월호 참사로 많은 국민이 사망하였고 그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조치에 미흡하고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하여 곧바로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7. 3. 10. 2016헌나1 참조).
(4) 세월호 사고 이후 입법자는 관련 법제의 정비를 통하여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형 해난사고의 발생을 예방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국가가 적절한 구호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공권력 행사의 반복에 관하여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을 넘는 구체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형 해난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 침해의 위험을 방지할 국가의 포괄적 의무가 있음은 종래 헌법재판소가 이미 해명한 바에 비추어 명확하고, 다만 구체적 구호조치의 내용은 사고의 경과와 관련 법령의 해석, 적용과 포섭의 문제로서 일반적으로 헌법적 해명에 관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법원을 통하여 구체적 위법성이 판단되어 형사적, 민사적 책임이 인정되었으므로, 이 사건에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을 이유로 예외적인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기영,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정정미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구호조치에 대한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적법하고, 이 사건 구호조치가 과소보호금지원칙에 반하여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권리보호이익과 심판청구이익
(1)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 등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사유가 사후에 종료된 경우에는 그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 행사를 취소할 실익이 없어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그러나 헌법소원심판은 국민의 주관적인 기본권 구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도 존재하는 제도이므로, 기본권 침해사유가 이미 종료되어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라도, 당해사건에 대한 본안판단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나, 그러한 침해사유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하여 그 위헌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712 등 참조).
(2) 살피건대, ① 세월호 사고와 같이 재해에 준하는 대형 해난사고로 국민의 생명권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이행에 관한 문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점, ② 헌법은 제10조 후문에서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여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명시하고, 제34조 제6항에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해에 준하는 대형 해난사고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권이 침해될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결정은 현재까지 없었던 점, ③ 이미 법원에서 세월호 사고에 관한 형사판결과 민사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이는 ‘세월호 사고 관련자 개개인에 대한 형사법상 범죄 성립 여부’ 및 ‘대한민국의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에 관한 것으로서, ‘피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 심판청구와는 서로 다른 헌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심판청구는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지적받는 우리 사회의 해양 안전 관리 실태와 구체적인 위기상황에 대응할 책임이 있는 피청구인의 조치 미숙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그 책임을 헌법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점 등을 고려하면, 동종의 기본권 침해사유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모두 해당되므로,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이익이 인정된다.
나. 본안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피청구인이 세월호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한 생명권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그 침해를 구제받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는 제도로서 기본권 주체에게 그 청구인능력이 인정되는바, 자연인은 살아있는 동안 기본권의 주체가 되므로 희생자인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국가의 생명권 보호의무와 과소보호금지원칙
(가) 국가의 존립목적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고,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권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권으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따라서 생명권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고, 국가에게는 국민의 생명권을 최대한 보호할 의무가 있다. 생명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권이며 기본권은 공동체의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점, 헌법 제10조 후문은 국가에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점, 헌법 제34조 제6항이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별도로 강조하고 있는 점, 대형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하여 국민의 생명·신체가 급박하고도 중대한 위험에 처한 경우 적절하고 충분하며 효과적으로 국민의 생명·신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데에는 국가보다 적합한 위치에 있는 존재를 상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일정한 경우 국가는 사인인 제3자에 의해 유발된 국민의 생명권에 대한 침해에 대하여도 적극적으로 기본권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를 진다(헌재 2019. 12. 27. 2018헌마730 참조).
(나)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입법부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행정부가 어떻게 실현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권력분립과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국민에 의하여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고 자신의 결정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법부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행정부의 책임범위에 속한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는 단지 제한적으로만 입법부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행정부에 의한 보호의무의 이행을 심사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때에는 과소보호금지원칙에 따라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어떠한 경우에 과소보호금지원칙의 기준에 미달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일률적으로 확정할 수 없다. 이는 개별 사례에 있어서 관련 법익의 종류, 그 법익이 헌법질서에서 차지하는 위상, 그 법익에 대한 침해와 위험의 태양과 정도, 상충하는 법익의 의미 등을 비교 형량하여 구체적으로 확정하여야 한다(헌재 2019. 12. 27. 2018헌마730 참조).
(3) 과소보호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세월호 사고의 발생과 구조 상황 개요
1) 사고의 발생 및 사고 발생에 대한 신고와 구조세력의 출동
가) 세월호 선체가 2014. 4. 16. 08:48경(이하 2014. 4. 16.은 시각만 표시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자, 세월호 승객(학생)이 08:54경 119에 신고하여 그 사실이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로 전달되었으며, 세월호 항해사도 08:55경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essel Traffic Service Center, 이하 ‘VTS’라 한다)에 구조를 요청하였다. 세월호 승무원은 08:52경부터 09:50경까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배 안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을 여러 차례 하였다.
나)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은 09:01경 해양경찰청 상황실, 09:02경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하 ‘서해해양경찰청’이라 한다) 상황실, 09:03경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에 ‘세월호 여객선 300여 명 승선 침몰 중’이라는 사고 발생사실을 각 전파하였다. 목포해양경찰서장은 09:00경 서해해양경찰청 목포항공대 소속 B512호 헬기(이하 ‘512호 헬기’라 한다)를 타고 3009함에 도착하였고, 09:03경 3009함 부장으로부터 ‘맹골도 근해에서 여객선이 침몰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사고 발생사실을 인지하였다.
다)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장은 08:57경 및 08:58경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인 123정을 사고현장으로 출동하도록 지시하였다. 123정장은 사고현장으로 이동 중 09:16경 서해해양경찰청 상황실로부터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되었음을 통보받았고, 123정은 09:30경 세월호 사고현장 1마일 앞 해상에 도착하였다.
라) 해양경찰청에 09:10경 본부장을 해양경찰청장으로 하는 중앙구조본부가 가동되었고, 그 무렵 서해해양경찰청에 광역구조본부가, 목포해양경찰서에 지역구조본부가 각 가동되었다.
마) 서해해양경찰청 목포항공대 소속 B511호 헬기(이하 ‘511호 헬기’라 한다)는 09:02경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의 출동요청을 받고 09:26경 세월호 사고현장에 최초로 도착하였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항공단 소속 B513호 헬기(이하 ‘513호 헬기’라 한다)는 09:08경 제주항공단으로부터 세월호를 구조하라는 지시를 받고 09:32경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다. 512호 헬기는 09:10경 목포항공대로부터 출동지시를 받고 09:45경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다. 한편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CN-235 B703 초계기(이하 ‘초계기’라 한다)는 09:10경 진도VTS로부터 ‘병풍도 인근에 여객선 사고가 있으니 구조에 참여해 달라’는 교신을 듣고 09:28경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다.
2) 현장구조세력의 구조활동
가) 123정장은 사고현장 도착 전 09:29경 서해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본국 도착 2마일 전, 현재 쌍안경으로 선박 확인 가능, 좌현으로 45도 기울어져 있고 기타 확인되지 않음’이라고 보고하였다. 123정장은 09:30경 사고현장 1마일 앞 해상에 도착하여 승객들이 세월호 갑판뿐만 아니라 바다 위 등 어디에도 보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나) 123정은 09:35경 세월호에 접근하여 09:38경 고무단정을 하강시켰고, 123정 승무원들은 고무단정을 이용하여 세월호 선체 밖으로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123정에 옮겨 태우는 방식으로 구조하였다. 해양경찰 소속 헬기 3대는 09:30경부터 09:45경 사이에 항공구조사가 세월호로 하강하여 세월호 우현으로 탈출한 승객들 일부를 헬기와 연결된 레스큐 바스켓에 옮겨 태우는 방식으로 승객들을 구조하였다.
다) 세월호 내부에서 대기 중이던 승객들 중 일부는 바닷물이 객실 내로 차오르는 상황에 이르자 10:10경 갑판으로 이동하여 구조되거나, 10:13경까지 선미 쪽 출입문을 통해 세월호에서 탈출하였고, 10:19경 세월호 우현 난간에서 10명이 넘는 승객이 마지막으로 탈출하였다. 10:21경 마지막 생존자가 구조되었다.
3) 사고 발생 후 민간선박 등의 구조협력을 위한 집결 상황 및 사고 당일의 기후
가) 사고현장에는 진도VTS의 구조협조요청을 받고 09:18경 둘라에이스호, 09:40경 어업지도선 전남 707호, 09:42경 드래곤에이스11호가 각각 세월호 사고현장 인근에 도착하였고, 세월호 4층 좌현 갑판이 침수된 09:50경까지 해상 구조세력은 해양경찰 경비정 1척, 상선 2척, 어업지도선 1척, 항공 구조세력은 초계기 1대 및 헬기 3대가 집결하였다. 이후 10:30경까지 어업지도선, 해군 링스헬기, 전남1호헬기, 해군3함대 및 완도해양경찰서 소속 함정 등이 계속 현장에 도착하였다.
나) 사고 당일 날씨가 맑고 파도가 잔잔하였으며 해수 온도는 12.6도 정도였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인 10:30경까지 사고 해역의 조류 세기는 2노트를 넘지 않았고, 바다로 뛰어든 승객들은 큰 움직임 없이 떠 있다가 구명뗏목이 펼쳐지자 그쪽으로 헤엄쳐 다가갈 수 있는 등 세월호가 전복될 당시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해양경찰 또는 어선에 의해 구조되어 다른 선박으로 옮겨졌다.
4) 청와대와 대통령의 대응
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09:19경 와이티엔(YTN) 속보를 통해 세월호 사고를 인지하였고, 09:24 청와대 내부문자로 사고 상황을 전달하였으며, 09:33경 해양경찰로부터 ‘승선원 450명, 승무원 24명이 탑승한 6,647톤급 세월호가 침수 중 침몰 위험이 있다’는 상황보고서를 팩스로 전달받았다.
나) 09:10경 해양경찰청에 중앙구조본부가, 09:39경 국방부에 재난대책본부가, 09:40경 해양수산부에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한다)가, 09:45경 안전행정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한다)가 설치되었고, 해양수산부는 09:40경 위기경보 ‘심각’단계를 발령하였다.
다) 대통령은 관저에서 국가안보실장 등으로부터 서면보고와 전화보고를 받았고, 17:15경 중대본을 방문하였다.
5) 구조결과
위와 같이 구조활동이 이루어진 결과 탑승인원 476명 중 172명이 구조되었으나, 299명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하여 사망하고 5명은 실종되었다.
(나)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초기상황에 대한 정보파악 및 취득에 관한 문제점
1) 진도VTS의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한 인지 지연
세월호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서해해양경찰청 소속 진도VTS는 관제구역 내 선박의 동정을 관찰·추적하면서 선박운항과 관련된 정보를 선박에 제공하여야 하고(연안 해상교통관제 운영 및 관리에 관한 규칙 제12조), 관제요원은 여객선이나 위험물 운반선 등을 추적·감시하는 등 관제구역 내에서 통항하는 선박의 동정을 지속적으로 관찰·추적하여야 하며, 대형 여객선이 좌초·충돌하는 경우에는 막대한 인명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특별히 관제해야 한다(진도 연안 VTS 운영 매뉴얼). 진도VTS 관제 화면에는 08:50경 진도 병풍도 옆에서 세월호의 속도벡터 방향이 급격히 돌아가면서 속도가 17노트에서 2노트로 감속되어 08:56경에는 속도벡터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진도VTS 관제사들은 08:46경 세월호가 맹골수로를 빠져나와 정상적으로 항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후 09:00경까지 관제업무를 소홀히 하였고, 09:03경부터 09:06경까지도 주요 관제 대상인 세월호의 동정을 관찰·추적하지 아니하였다. 진도VTS 관제사들이 관제를 제대로 했다면 세월호가 급선회하기 시작한 08:50경 세월호 사고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고, 구조세력 출동 등 초기대응 시각을 4분가량 앞당길 수 있었다.
2) 목포해양경찰서의 사고신고 접수 업무 미흡
신고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 하에서 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122 접수요원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하고, 해양경찰공무원이 신고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전화가 끊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면서 반복적으로 질문을 실시해야 한다(해양긴급전화 122 운영규칙 제13조 제1항, 제4항). 08:54경 세월호 승객(학생)은 전라남도119상황실에 ‘세월호, 침몰, 제주도’라는 정보를 전달하였고,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과 3자 연결되었다. 위 119상황실은 다른 내용 전달 없이 ‘배가 침몰 중’이라는 정보만 전달하였고, 그로 인하여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은 신고자 및 사고선박 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위 승객(학생)에게 ‘위도, 경도 알려 달라, 배 위치를 알려 달라’고 하여 시간을 낭비하고 전화를 끊었다. 또한,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은 09:04경 및 09:22경 세월호 여객부 직원 및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배가 50도 이상 기울었다.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라고 계속 방송하고 있다’는 등의 신고를 받고도 교신을 유지하지 않았고, 신고내용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이 위 신고자들로부터 세월호의 침몰 상황이나 승객의 대기 상황·탈출준비 상황 등에 대하여 정확하게 정보를 취득하고 세월호와 교신을 계속 유지하였다면, 해양경찰 지휘부나 현장구조세력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심하게 기울어 가는 세월호 침몰 상황에 맞는 적합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치를 미리 준비하거나 강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3) 관련기관 사이의 교신 내용 전파 미이행
가) 각 관련기관 사이의 교신 내용 및 전파 여부
① 진도VTS는 초단파 무선통신(Very High Frequency, 이하 ‘VHF’라고 한다)으로 09:07부터 09:37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세월호, 둘라에이스호와 직접 교신하였다. 그 교신 내용 중에는 ‘너무 기울어져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09:10),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가지고 사람이 움직일 수가 없어가지고 탈출시도가 어렵습니다’(09:14), ‘바로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가 탈출하면 인명구조하겠다’(09:23), ‘라이프링이라도, 그것을 착용시켜서 탈출을 시키십시오’, ‘맨몸으로 하지 마시고,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을 시켜서 일단 탈출시키세요’(09:24), ‘1분 후에 헬기가 도착 예정입니다’(09:27),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습니다’(09:28)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구조세력인 123정과 헬기 3대, 목포해양경찰서, 서해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은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못하였다. 진도VTS는 VHF 교신기, 주파수 공용통신(Trunked Radio Service, 이하 ‘TRS’라고 한다) 장비, 상황정보 문자전송시스템(KOSNET, 이하 ‘코스넷’이라 한다), 경비전화 등 모든 교신장비를 구비하고 있었음에도 세월호, 둘라에이스호 등으로부터 취득한 정보를 목포해양경찰서, 해양경찰청에 보고하지 않고, 09:25경 경비전화로 서해해양경찰청에만 보고하였다. 또한 진도VTS는 자신이 세월호와 VHF 교신기 채널 67번으로 교신한다는 사실을 123정 등 현장구조세력, 3009함, 해양경찰 지휘부 등에게 전파하여 123정 등이 직접 세월호와 교신하도록 중계할 수 있었으나, 그러한 역할도 수행하지 못했다. ②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은 09:22경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세월호 상황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였으나, ‘여객선 신고 관련’ 코스넷의 단체대화방을 개설하면서 진도VTS를 초대하지 아니하였다. 그로 인해 진도VTS가 파악한 세월호의 기울기, 승객들의 상황 등에 대한 정보는 123정 등 현장구조세력, 3009함, 목포해양경찰서, 해양경찰청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③ 진도VTS는 09:25경 서해해양경찰청에 경비전화로 ‘세월호가 5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었고, 선장이 승객들의 비상탈출 여부를 해양경찰에 문의한다’고 보고하였는데, 서해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은 승객의 퇴선 여부는 선장이 판단할 사항이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서해해양경찰청 및 진도VTS는 위 사항을 다른 구조본부나 123정, 헬기 등에게 전파하지 않았고, 다시 세월호에 연락하여 세월호 선장이 승객의 비상탈출 여부를 결정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추가로 확인하지 않았다. ④ 123정장은 09:36경 해양경찰청 상황실 요원에게 경비전화로 ‘사람이 하나도 안보이고 구명벌도 투하한 것도 없고, 아마 선박 안에 있나 봅니다’라고 보고하였고, 09:38경 해양경찰청 경비과장에게 ‘갑판 위에 사람이 하나도 안 보인다. 바다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배현 좌현으로 50도 기울었고, 지금 계속 더 기울어지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해양경찰청 경비과장은 해양경찰청 지휘부에 그 보고내용을 전달했을 뿐, 다른 구조본부는 물론 해양경찰청 상황실 내부에도 그 내용을 전파하지 않았다. ⑤ 한편 해양경찰청 상황실, 서해해양경찰청 상황실,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은 09:44경부터 10:04경까지 각 코스넷을 통해 지휘하였으나, 123정은 코스넷을 통한 교신 내용을 수신할 수 없었다.
나) 소결
앞서 본 바와 같이, 목포해양경찰서, 서해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은 신고전화 및 교신 등을 통하여 세월호의 기울기와 승객 대부분이 세월호 선내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았음에도 어느 한 기관도 통합적으로 정보를 관리하지 못했고, 나아가 주도적·적극적으로 다른 구조본부나 현장구조세력 등에게 전파하지 아니하였다. 현장에 출동한 123정 및 헬기 3대, 해양경찰 지휘부 모두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았는바, 먼저 세월호와 교신했던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 및 진도VTS 등과 세월호와의 교신방법 등을 신중하게 협력하였더라면 123정 등 현장구조세력이나 해양경찰 지휘부도 세월호와 직접 교신할 수 있었거나 세월호와 진도 VTS 사이의 교신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구조세력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의 초기 상황에서 각급 구조본부가 효율적인 교신체계를 확립하여 신고를 한 승객, 승무원 및 진도VTS를 통하여 취득한 세월호 사고 상황, 기울기 정도, 승객들 등의 대기 상황 등 구조를 위한 중요 정보를 상세하게 확인하였더라면 승객의 퇴선준비 여부에 대한 사정을 알았을 것이고, 이러한 정보를 각 구조본부와 현장구조세력 등이 공유하였다면 사고현장에 먼저 도착한 헬기나 123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승객들에 대한 퇴선조치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교신체계의 혼란·비효율 등으로 인하여 현장구조세력 등은 조기에 승객들을 세월호 밖으로 퇴선하도록 조치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국민의 생명권이 경각에 달하게 된 대형 여객선 침몰 사건인 세월호 사고에서 구조업무를 총괄하는 해양경찰은 사고발생 초기상황에서 정보취득능력이 부족하였고, 각 관계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를 위한 교신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구조를 위해 중요한 정보를 해양경찰 전체나 현장구조세력에게 전파하지 아니하였다. 이로 인하여 현장구조세력이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구조활동이 어떤 것인지를 적절하게 준비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 현장구조세력의 구조방식에 관한 문제점
1) 123정의 적극적 구조조치 미이행
가) 사고현장에 출동한 123정장은 09:16경 현장지휘관으로 지정된 이후 사고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다. 또한 123정장은 09:29경 사고현장 인근에서 세월호의 기울기와 승객들이 해상 또는 갑판으로 나와 있지 아니함을 목격하였으며, 09:30경에는 세월호가 이미 45도 내지 50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것을 확인하여 승객들을 빨리 퇴선시키지 아니하면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점도 예상할 수 있었다. 더욱이 123정장은 세월호에 접근하여 09:38경 고무단정을 하강시킨 후 123정 승조원들로 하여금 고무단정을 통해 세월호 선체 밖으로 빠져나오는 일부 승객들을 123정에 옮겨 태우는 방식으로 구조작업을 진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나머지 승객들 대부분이 선내에 머물고 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나) 위와 같이 123정장은, 세월호와의 교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 현장 도착 전에 구조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세월호의 승객 상황 등에 대하여 파악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에 도착한 09:30경에는 세월호의 승객 대부분이 선내에 머물고 있다는 사정을 알았음에도 123정의 방송장비 등을 이용하여 승객들로 하여금 퇴선하도록 적극적인 구조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단지 세월호 바깥으로 나온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 갑판 위나 선박 바깥으로 빠져나온 일부 승객들만 구조하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임하였다.
2) 항공구조대의 소극적 구조활동
사고현장으로 출동한 헬기 511호는 09:26경, 513호는 09:32경, 512호는 09:45경 각 현장 도착하였고, 초계기는 09:28경 사고현장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각 헬기는 해양경찰 지휘부나 각 구조본부 상황실로부터 여객선이 침몰 중이니 출동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 세월호의 승선인원과 침몰 정도에 관하여는 전달받지 못하였다. 그 결과 511호 헬기는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였으나 대부분의 승객들이 선내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한편 각 헬기는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하지 않았으며, 진도VTS가 세월호와 계속 교신하였음에도 각 헬기와의 교신을 매개하여 주지 않았다. 그와 같은 사정으로 각 헬기는 항공구조사들이 레스큐 바스켓을 통하여 세월호 우현 측 선체 밖으로 나와 있던 승객들만 옮겨 태우는 방식으로 구조하는 데 그쳤고, 항공구조사들이 세월호 선내에 진입하여 통로를 개방하거나 승객들이 선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의 구조조치를 하지 못하였다. 초계기 1대와 헬기 3대가 출동하여 09:26부터 10:17경까지 약 50분간 구조에 임했음에도 구조된 승객은 35명에 불과하였고, 초계기는 최대 탑승인원 17명인 구명뗏목 5대를 탑재하고 있었음에도 다른 항공구조대가 승객을 구조하는 동안 1명도 구조하지 못하였다.
(라) 해양경찰 지휘부의 판단 및 지휘에 관한 문제점
1) 목포해양경찰서장의 사고 상황 등에 대한 부적절한 판단
목포해양경찰서장은 구 수난구호법에 따라 조난현장에서의 인명 수색구조활동의 지휘를 담당하는 지역구조본부의 장으로서(제17조 제1항, 제2항 제1호), 사고현장으로 이동하여 조난현장에서의 인명의 수색구조, 수난구호협력기관에 임무 부여와 인력 및 장비의 배치와 운용, 수난구호에 필요한 물자 및 장비의 관리, 현장접근 통제 등 수난구호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효율적으로 지휘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목포해양경찰서장은 09:17경 사고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이륙하였던 512호 헬기에 탑승하지 않고, 3009함에 머물렀다. 2010. 12. 26.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해상에서 뒤집힌 화물선(항로페리2호)에서 바다에 떨어진 승조원 모두를 구조한 경험이 있던 목포해양경찰서장이 사고현장에서 직접 구조업무에 임하였다면 세월호 상황, 선체 밖으로 보이는 승객의 수, 현장구조세력의 인적·물적 장비의 정도, 세월호의 침몰 정도에 따른 퇴선조치의 적절한 시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보다 효과적인 구조조치를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목포해양경찰서장은 모든 교신장비가 구비된 3009함에 있으면서 진도VTS 및 해양경찰 지휘부의 각 교신 내용, 123정장 및 출동헬기의 보고 내용, 해양경찰 지휘부의 코스넷을 통한 지휘 내용 등을 전파받아 시간에 따라 심각해지는 세월호의 상황을 파악하였을 것임에도,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휘를 하지 않다가 09:59경 및 10:06경에야 123정장에게 ‘승객들에게 뛰어내리게 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다. 목포해양경찰서장은 09:44경 123정장의 보고로 ‘승객 대부분이 선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바, 목포해양경찰서장이 그 즉시 123정장에게 승객들의 퇴선을 유도하라고 적극적으로 지휘하였다면 인명피해는 감소하였을 것이다.
2) 해양경찰 지휘부의 판단 오류 및 적절하고 효율적인 지휘 미이행
구 수난구호법 제17조는, 조난현장에서 수난구호활동의 지휘는 지역구조본부의 장이 행하고(제1항), 광역구조본부의 장은 둘 이상의 지역구조본부의 장의 공동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접 현장지휘를 할 수 있으며(제3항), 중앙구조본부의 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의 수난이 발생하거나 그 밖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접 현장지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제4항).
가) 사고 규모 등에 맞는 적절하고 효율적인 후속절차의 미비
① 123정은 불법어업 단속업무를 주로 하는 100톤 규모의 소형 경비정이고, 승조원이 13명에 불과하며, 인명구조를 위한 고무단정이 1개밖에 없었고, 123정장은 대형 선박 침몰 상황에서의 구조경험이 전혀 없었다. 이에 비해 세월호는 6,647톤으로 승객 등 총 승선인원이 476명인 대형 여객선이었다. ② 해양경찰 지휘부가 사고현장에서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던 123정장을 현장지휘관으로 지정한 것은 불가피하였다고 할 수 있으나, 사고 규모에 맞는 후속 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았다. 해양경찰 지휘부는 신고 접수시부터 세월호의 승선인원, 세월호의 기울기가 심각하다는 점, 세월호 선장이 승객에 대한 퇴선을 문의하고 있는 사실 등을 보고받았으므로 세월호의 규모나 승선인원에 비추어 123정과 구조헬기 3개 등만으로는 구조역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였어야 한다. 그 사고 규모와 구조세력의 역량 등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 따라 지역구조본부장인 목포해양경찰서장 또는 광역구조본부장인 서해해양경찰청장은, 목포해양경찰서 소속의 구조세력(함정 27척과 122해양경찰구조대 대원 13명)만으로는 세월호 같은 대형 여객선 침몰사고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다른 해양경찰서 소속의 구조세력까지 동원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구조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휘하여야 했다. ③ 조난현장의 부근에 있는 선박 등의 선장은 구조본부의 장의 구조요청이 있는 경우 가능한 한 조난된 사람을 신속히 구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제공하여야 한다(구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따라서 설령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여 침몰하고 있던 동안 123정 이외에 즉시 출동할 수 있는 해양경찰 소속의 구조선 등이 없었다거나, 123정장 외에 현장지휘관을 맡을 적임자가 없었다면, 해양경찰 지휘부로서는 123정의 규모, 장비, 구조역량 등을 고려하여 사고현장 인근에서 구조요청에 협조하기 위하여 대기 중이던 둘라에이스호 등에게 적극적인 구조협조를 요청하였어야 한다.
나) 퇴선유도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지휘 미이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중앙구조본부인 해양경찰청은 늦어도 09:36~09:38경 세월호의 승객 대부분이 선실 내에 머물고 있음을 알았을 것이고, 목포해양경찰서 및 서해해양경찰청은 123정장의 보고로 09:44경 그 사실을 알았을 것임에도, 그 즉시 123정장에게 방송장비를 이용하여 퇴선방송을 하거나 세월호에 승선하여 승객들의 퇴선조치를 할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 ② 123정의 고무단정이 세월호에 처음 접안한 09:38경 촬영된 동영상에 의하면, 승조원 혼자 갑판으로 올라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고, 09:43경 123정 병기팀장은 3층 좌현 갑판으로 올라가기도 하였다. 서해해양경찰청장이나 해양경찰청장이 09:38~ 09:50경 123정장 등에게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123정 승조원으로 하여금 세월호에 승선하여 선내에 머물던 승객들을 퇴선하도록 지시하였다면 123정장은 그에 따랐을 것이고, 구조조치는 더욱 실효적이었을 것이다. ③ 해양경찰 지휘부는 코스넷으로 ‘선장과 통화 라이프래프트 등 이용 탈출 권고 바람’(09:44), ‘경찰관이 직접 승선하여 현장조치 바람’(09:50), ‘라이프자켓 입고 갑판상으로 집결 조치’(09:53), ‘여객선 편승했으면 여객 퇴선할 수 있도록 안내 조치’(09:55), ‘무조건 선내에서 나와 있도록 조치’(09:56), ‘123정 보유 구명벌 투하’(09:57), ‘동원 선박은 부유물 최대 동원 투하조치’(09:58), ‘화물선 라이프래프트 보트 동원할 것, 헬기 항공구조사 여객선 편승 후 현장 안내 조치할 것. 무조건 여객선에 편승할 것’(10:00), ‘승객 해상으로 구명의 입고 나오라고 지시 중’(10:01)이라는 내용 등으로 지휘를 하기는 하였으나, 123정에는 코스넷을 이용할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④ 결국 목포해양경찰서, 서해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어느 구조본부도 123정장 또는 그 승조원들로 하여금 세월호 선실로 진입하여 적극적으로 승객에 대한 퇴선조치를 할 것을 정확하게 지시하지 못하였는바, 앞서 본 세월호 침몰 당시의 해상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현장구조세력인 123정이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한 후 고무단정을 이용하여 승객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하고 있던 09:36경부터 09:50경 사이에 해양경찰 지휘부의 강력하고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면 123정장이 방송장비나 승조원을 통해 승객의 퇴선조치를 이행하였을 것이고, 그에 따라 상당수의 승객은 세월호 밖으로 탈출하여 인명 피해가 현저히 감소하였을 것이다.
(마)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에 관한 문제점
1) 대통령과 청와대의 상황
가) 안전행정부장관과 해양수산부장관 등은 09:19 와이티엔(YTN) 속보 이후인 09:25~09:29경 사고를 인지하였고, 안전행정부장관은 경찰교육원 졸업식 행사를 마친 11:13경 진도로 이동하였다. 중대본은 세월호 사고 초기에 구조인원을 164명이라고 발표했다가 175명으로 수정 발표하기도 하였고, 승선인원을 476명, 459명, 462명 등으로 계속 수정하였다. 해양경찰 지휘부 등이 코스넷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 중대본은 구조조치에 대하여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나)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09:54경 해양경찰청과의 유선 연락을 통하여 그 시각 세월호가 60도 정도 기울었고 구조인원이 56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10:30경 해양경찰청에 ‘완전히 침수되어 침몰된 겁니까?’라고 문의하였다. 국가안보실은 10:52경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세월호가 전복되어 선수만 보이고, 탑승객들은 대부분 선실에서 나오지 못하였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러 있다가, 17:15경 중대본을 방문하여 구조 상황 등을 보고받고 지시하였다.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는 동안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은 대통령에게 서면보고와 전화보고만 하였다. 그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은 해양경찰에 동일한 내용을 반복 질문하고(구조인원이 몇 명인지, 보고한 인원수가 확실한지, 구조를 지원하는 상선의 톤수, 사고현장과 구조된 섬의 거리가 얼마인지 등), ‘보고를 위한 현장 영상이 더 중요하니 영상부터 띄우라’고 계속 요구하였다.
2) 대통령과 청와대 대응의 적절성
가) 대통령은 헌법상 행정부의 수반(헌법 제66조 제1항)이자 최고행정책임자로, 행정부의 최고책임자이자 집행에 관한 최종결정권자이므로, 집행에 관한 최종결정을 내리고 집행부의 모든 구성원에 대하여 최고의 지휘·감독권을 가지며, 정부조직법상으로 행정감독권을 가진다(정부조직법 제11조). 또한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헌법 제74조 제1항)이며, 헌법수호 책무(제66조 제2항)와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의무(제69조)를 지며, 국가가 비상상황에 이르렀을 때 국가긴급권(제76조, 제77조)을 가진다. 헌법이 대통령의 지위를 보장하고 위와 같은 중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대통령이 위와 같은 권한을 근거로 국가의 안전·안보를 확실하게 보장하고 그것을 전제로 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은 10:00경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재난에 관한 국가의 모든 정보가 수집되고 주요 관계기관과의 직통 연락망이 구축되어 있는 청와대 상황실로 즉시 이동하여, 실시간으로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신속하고 적절하게 관계기관의 재난대응을 총괄·지휘·감독하였어야 한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이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위기 상황을 지휘·감독함으로써 행정력·경찰력·군사력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적으로 발휘할 수 있고, 인력과 물적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으므로, 구조 및 위기 수습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척될 수 있기 때문이다(헌재 2017. 3. 10. 2016헌나1 중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 참조). 그러나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발생시부터 침몰시까지는 물론 침몰 후 상당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면서 서면보고와 전화보고만 받았고, 그럼에도 정확한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였으며, 17:15경 중대본을 방문하기까지 공식적으로는 승객의 구조를 위한 아무런 구체적인 지휘를 하지 않았다.
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난을 수습하기 위하여 중수본을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제15조의2), 일정한 규모 이상의 대규모 재난인 경우 안전행정부에 중대본을 두도록 규정한다(제14조). 중대본의 장은 안전행정부장관으로서, 세월호 사고에 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으로서 중수본의 장인 해양수산부장관을 지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은 중수본·중대본으로부터 접수·전파된 위기 상황 정보를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하고 대통령을 보좌하여 중수본·중대본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지휘·감독해야 할 책무가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은 09:19경 세월호 사고발생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양경찰 지휘부 등과 정확하게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통령에게 상황을 정확히 보고하여 대통령으로 하여금 청와대 상황실로 가서 세월호 사고에 대하여 총괄·지휘하도록 했어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서실은 관저에 머물던 대통령에게 서면 또는 전화로만 보고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해양경찰에게 현장상황에 대한 영상을 반복하여 요구하는 등으로 비효율적이고 관료적인 태도로만 대응하였으며, 현장에서 직접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는 해양경찰이나, 구조업무를 지원하는 국방부나 여타 기관들의 가용자산들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도록 지시하거나 조정·통제하는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사고발생 후 얼마간의 유효한 구조조치를 위한 시간을 모두 허비하게 되었다.
(바) 결론
1)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세월호를 불법 증·개축하여 복원성이 약화되었음에도 화물을 과적하고 고박(lashing) 불량인 상태로 출항시킴으로써 사고의 사전적 원인을 제공한 주식회사 ○○, 세월호 운항 중 급변침을 일으켜 상황을 악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승객들에 대한 대피 및 퇴선지시에 관한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자신들만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 및 선원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만, 사고 당시의 맑은 날씨, 조류의 흐름과 수온, 인근 해역에 구조협조를 위해 대기 중이었던 선박 등의 숫자, 바다에 뛰어든 승객들은 대부분 구조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침몰하는 과정에서 123정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09:30경부터 세월호 4층 갑판이 침수된 09:50경까지 짧게는 20분간, 최초 신고시인 08:54경부터 완전 침몰시인 10:31경까지 길게는 약 100분간에 걸친 구조작업이 적절한 방법에 따라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인명피해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 진도VTS의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한 인지 지연, 목포해양경찰서의 사고신고 접수업무 미흡, 관련기관 사이의 교신 내용 전파 미이행 등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초기상황에 대한 정보파악 및 취득에 관한 문제’, ② 123정 및 항공구조대의 적극적 구조조치 미이행 등 ‘현장구조세력의 구조방식에 관한 문제’, ③ 목포해양경찰서장 및 해양경찰 지휘부의 판단 오류와 적절하고 효율적인 지휘 미이행 등 ‘해양경찰 지휘부의 판단 및 지휘에 관한 문제’, ④ 대통령의 지위·권한 및 청와대의 총괄적·조정적 역할에 비추어 본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에 관한 문제’가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에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규범적 측면에서 특정 국가기관이나 개인에게만 돌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위 모든 행위들이 총체적으로 결합하여 희생자들에 대한 생명권 보호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피청구인의 책임을 구성한다고 볼 수 있고, 앞서 본 바를 종합하면, 피청구인은 476명이 승선한 배가 침몰함으로써 재해에 준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있던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구호조치는 과소보호금지원칙에 반하여 희생자들에 대한 생명권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므로, 결국 유가족인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종석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별지 1] 청구인 명단(2014헌마1189) 1~6. 고 최○○ 외 5인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새한양 담당변호사 김종우, 임찬홍, 이정환, 정서연
[별지 2] 청구인 명단(2015헌마9) 1~25. 고 박○○ 외 24인 26~70. 박□□ 외 44인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허진민, 양홍석, 황영민 법무법인 새한양 담당변호사 김종우, 임찬홍, 이정환, 정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