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5. 30. 선고 2021헌바154 결정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3호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이○○
- 대리인
- 변호사 박태원
- 당해사건
-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고단1699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등
- 선고일
- 2024. 5. 30.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3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은 ‘사단법인 ○○’, ‘주식회사 ○○’ 및 인터넷 ‘○○’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청구인은 ‘한의사가 아님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2019. 3. 6.경부터 2019. 12. 말경까지 안○○, 김○○에게 총 14회에 걸쳐 흡선 시술을 하고 그 대가를 교부받아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2021. 5. 13.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청구인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2,000,000원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고단1699, 당해 사건).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부산지방법원 2021노1711).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3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1. 5. 13. 기각되자(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초기20), 2021. 6. 14.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당해 사건에 적용된 조항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한의사 아닌 사람이 위 의료법 조항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3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한정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3호 중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10. 1. 18. 법률 제9932호로 개정된 것)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단서 및 각 호 생략)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된 것) 제5조(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의료법"제27조를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1.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
2. 치과의사가 아닌 사람이 치과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
3. 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행위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인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내지 ‘한방의료행위’가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의 위험성, 생명·신체나 공중위생에 대한 위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의료인의 보완대체요법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일률적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며, 헌법 제36조 제3항이 정한 국민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의료소비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하고 보건의료에 관한 다양한 자격 제도 정립을 봉쇄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이 ‘의료행위’ 내지 ‘한방의료행위’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판대상조항은 비의료인의 한방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행위를 영리의 목적을 가지고 업으로 한 경우 처벌하는바,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시술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헌재 2024. 2. 28. 2019헌마625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소비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의료소비자가 시술을 받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해당 시술을 하는 사람의 범위가 축소되어 시술을 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술하는 사람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간접적·사실적 효과에 불과하므로 이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14. 8. 28. 2013헌마359; 헌재 2022. 7. 21. 2022헌바3 등 참조).
나.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구 의료법 조항들에 대하여 1996. 10. 31. 94헌가7 결정에서 최초로 합헌결정을 한 이래, 다수 사건에서 위 결정의 요지를 인용하여 합헌 또는 기각결정을 하였다(헌재 2002. 12. 18. 2001헌마370; 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등 참조). 이후에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의료법 조항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조항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결정을 여러 차례 하였는데(헌재 2013. 6. 27. 2010헌마658; 헌재 2013. 8. 29. 2012헌바174; 헌재 2015. 7. 30. 2015헌바51; 헌재 2016. 10. 27. 2015헌바291; 헌재 2017. 11. 30. 2017헌바217등; 헌재 2024. 2. 28. 2019헌마625등 참조), 그 요지를 이 사건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의료법의 입법취지와 각 규정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서 의료인이 되는 자격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고, 따라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의료행위를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일반인이 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료행위는 반드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관한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와 관계없는 것이라도 의학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의료인이 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대법원도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서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이외에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도4716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 판결 등 참조). 의료법의 입법목적, 의료인의 사명에 관한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 및 의료행위의 개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의료행위’의 개념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사람이 일의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거나 법관에 의한 적용단계에서 다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의료법상의 여러 규정과 한방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변천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한방의료행위’는 우리의 옛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한방의료행위’ 역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의료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본인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부터 시작하여 단순한 의료기술 이상의 ‘인체 전반에 관한 이론적 뒷받침’과 ‘인간의 신체 및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상당기간 임상실습을 한 후 이 점에 관한 국가의 검증(국가시험)을 거친 의료인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아니한 방법 또는 무면허 의료행위자에 의한 약간의 부작용도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간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부분적으로 그 구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국가에서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그 치료결과에 관계없이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의 규제방법은 비례의 원칙에 합치된다.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어떤 특정 분야에 관하여 우수한 의료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건강의 보호증진을 위하여 입법자로서는 이들의 지식과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고 이들에게 의료인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 이들에게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심판대상조항이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헌법 제36조 제3항)를 이행하기 위하여 적합한 조치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더 적게 제한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위와 같은 중대한 공익이 효율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말미암은 기본권의 제한은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유무
이 사건에서 위 선례들과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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