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3. 10. 31. 선고 2023헌마1169 결정 [의료법 제23조의5 등 위헌확인]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황○○
- 대리인
- 변호사 유인호
- 결정일
- 2023. 10. 31.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산부인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이다. ○○ 주식회사(2021. 4. 2. □□ 주식회사에서 분할·설립된 회사이고, 이하 ‘○○’이라 한다)는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제대혈은행 개설에 관한 허가를 받고, 제대혈 보관을 원하는 산모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모의 제대혈을 보관하는 제대혈 보관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1) 청구인은 2017. 10. 1. ○○과 사이에 계약기간 2017. 10. 1.부터 2022. 9. 30.까지, 선급금 3억 5,000만 원, 제대혈 1단위당 단가 35만 원으로 정하여 제대혈 채취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으로부터 선급금 3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았고, 2018. 5. 19. 위 계약을 승계하여 동일한 취지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한편, ○○은 2021. 7. 16. 청구인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통보를 하고 2021. 11. 22. 선급금 잔액 3억 3,11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1가합114738).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2. 6. 10. 공시송달에 의한 ○○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추후보완항소를 제기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2나2047828).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 2022나2047828 사건 계속 중 의료법 제23조의5,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03카기20055), 서울고등법원은 2023. 8. 30. 청구인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각하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23. 9. 9.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각하결정등본을 송달받고, 2023. 10.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주위적으로, 의료법 제23조의5,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3항(이하 위 조항들을 모두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예비적으로 제대혈은행 허가업자의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있지 아니한 입법부작위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의5(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①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약사법" 제47조 제2항에 따른 의약품공급자로부터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 등"이라 한다)을 받거나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받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기기법" 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을 받거나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받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2010. 3. 17. 법률 제10130호로 제정된 것) 제5조(제대혈등 매매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 그 밖의 반대급부를 주고 받거나 주고 받을 것을 약속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타인의 제대혈, 제대혈제제 및 그 밖의 부산물(이하 "제대혈등"이라 한다)을 제3자에게 주거나 제3자에게 주기 위하여 받는 행위 또는 이를 약속하는 행위
2. 자신의 제대혈등을 타인에게 주거나 타인의 제대혈등을 자신에게 이식하기 위하여 받는 행위 또는 이를 약속하는 행위
3. 제1호 또는 제2호의 행위를 교사·알선·방조하는 행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2012. 2. 1. 법률 제1125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배아의 생성에 관한 준수사항) ③ 누구든지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反對給付)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3. 판단
가. 주위적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자’로 해석하여야 하고,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은 자신의 기본권에 대한 공권력 주체의 제한 행위가 위헌적인 것임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주장하여야 한다. 청구인이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주장을 하지 않고 막연한 주장만을 하는 경우, 그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헌재 2005. 2. 3. 2003헌마544등 참조).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서 제대혈은행 허가업자의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헌법상 인격권, 생명권, 산모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다른 유사한 보건의료분야 체계와의 형평에 반하며,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에 위배된다고 주장할 뿐,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청구인의 기본권침해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그 법률이 법원의 재판에 적용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2012. 8. 23. 2010헌바471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예비적 심판청구에 대한 판단
진정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하여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이거나, 헌법해석상 특정인에게 구체적인 기본권이 생겨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입법자가 아무런 입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헌재 1989. 9. 29. 89헌마13; 헌재 1994. 12. 29. 89헌마2; 헌재 1996. 11. 28. 93헌마258 참조). 청구인은 입법자에게 제대혈은행 허가업자의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률을 규정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헌법상, 헌법해석상 도출된다고 주장하나, 헌법은 제대혈은행 허가업자의 의료인에 대한 리베이트를 금지하는 내용을 법률에 규정하여야 한다고 명시적인 입법위임을 하고 있지 않고, 나아가 헌법해석상으로도 위와 같은 법률을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보호하여야 할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를 도출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의 예비적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2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유남석,이영진,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