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10. 27. 선고 2021헌바305 결정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김○○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대희
- 당해사건
-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0가단56651 상속금반환
1.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2항 중 제1항의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0. 3. 6. 주식회사 ○○은행을 상대로 상속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0가단56651), 같은 날 소송구조신청을 하였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0카구4). 위 법원은 2020. 3. 12. 청구인에게 위 상속금반환청구의 소에 관하여 인지액, 송달료에 대하여 소송구조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나. 위 법원은 2021. 8. 11. 청구인에게 위 상속금반환청구의 소와 관련하여 직권으로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로 9,000,000원을 공탁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2021. 8. 30.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제2항, 제120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카기420), 2021. 10. 5. 위 신청이 기각되었다.
라. 청구인은 2021. 10. 18.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제2항, 제120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제2항, 제120조 제1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고 있으나, 당해 사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중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분 및 같은 조 제2항 중 제1항의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관한 부분만 문제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120조 제1항은 법원이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는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의 기간을 정하도록 한 규정인데, 청구인은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하는 결정 자체를 다투고 있을 뿐 그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 기간을 정한 것에 대하여 다투는 것은 아니므로 위 조항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제2항에 관하여 위 조항들 자체의 위헌 여부 외에도 ‘소송구조를 받은 원고에 대하여도 위 조항들을 적용하여 소송비용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한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청구 형태의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구체적인 주장 내용을 살펴보면, 법원이 원고의 청구가 패소할 것이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자력이 없다는 사정을 잘 알면서 소송구조를 하여 주었음에도, 이에 반하여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고 보아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하게 되면 자력이 없는 원고의 소는 각하될 수밖에 없어 재판청구권이 침해되고, 이러한 소송비용 담보제공결정은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와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에서 정한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의 의미가 동일한 것임에도 이를 달리 판단한 위법에 기한 것이라거나,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청구인에 대한 소송비용 담보제공결정은 그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의미 있는 헌법문제에 관한 주장이라기보다는 소송구조결정을 받은 청구인에 대하여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한 법원의 법률해석 내지 적용을 다투는 내용에 불과하여 현행의 규범통제제도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헌재 2012. 12. 27. 2011헌바117 참조), 이 부분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1항 중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분, ②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2항 중 제1항의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담보제공의무) ①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고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담보가 부족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② 제1항의 경우에 법원은 직권으로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할 수 있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0조(담보제공결정) ① 법원은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는 결정에서 담보액과 담보제공의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② 담보액은 피고가 각 심급에서 지출할 비용의 총액을 표준으로 하여 정하여야 한다. 제121조(불복신청) 담보제공신청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제122조(담보제공방식) 담보의 제공은 금전 또는 법원이 인정하는 유가증권을 공탁하거나,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급을 보증하겠다는 위탁계약을 맺은 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한다. 다만, 당사자들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른다. 제124조(담보를 제공하지 아니한 효과) 담보를 제공하여야 할 기간 이내에 원고가 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법원은 변론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다. 다만, 판결하기 전에 담보를 제공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28조(구조의 요건) ① 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또는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다. 다만,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사소송규칙(2002. 6. 28. 대법원규칙 제1761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2조(지급보증위탁계약) ① 법 제122조의 규정에 따라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은 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담보를 제공하려면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지급보증위탁계약은 담보제공명령을 받은 사람이 은행법의 규정에 따른 금융기관이나 보험회사(다음부터 이 모두를 "은행 등"이라 한다)와 맺은 것으로서 다음 각 호의 요건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1. 은행 등이 담보제공명령을 받은 사람을 위하여, 법원이 정한 금액 범위 안에서, 담보에 관계된 소송비용상환청구권에 관한 집행권원 또는 그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에 표시된 금액을 담보권리자에게 지급한다는 것
2. 담보취소의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계약의 효력이 존속된다는 것
3. 계약을 변경 또는 해제할 수 없다는 것
4. 담보권리자가 신청한 때에는 은행 등은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은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을 담보권리자에게 교부한다는 것 ③ 법 제122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다른 절차에는 제1항과 제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3. 청구인의 주장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 및 제2항은 법원이 소장 등 서면만으로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해 보인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직권으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고,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변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바로 재판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는 법원에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고,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참조). 청구인에 대한 담보제공명령은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2항에 기하여 ‘직권’으로 담보의 제공을 명한 것이므로, ‘피고의 신청’을 요건으로 법원이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하는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은 당해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민사소송법 제117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5.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는 2020. 9. 24. 2019헌바495 결정에서 민사소송법(2010. 7. 23. 법률 제10373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2항 중 제1항의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2016. 2. 25. 2014헌바366 결정을 원용하였다. 위 2014헌바366 결정의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다는 등의 사정이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피고로서는 소송 방어를 위해 응소하지 않을 수 없고 불가피하게 소송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원고의 주장이나 소송기록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에는, 재판 결과 소송비용 부담이 확실시되는 원고로부터 그 비용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소송을 최대한 빨리 끝내 피고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원고의 소송비용 상환의무 이행을 미리 확보하여 피고의 소송비용을 보전하는 한편, 부당한 소송 또는 남상소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 피고의 신청과 상관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게 하여 입법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법원 직권 담보제공명령의 사유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변론을 열지 않더라도 원고의 청구가 부당하거나 남소라 할 정도로 이유 없음이 분명하여 특별히 피고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만 직권으로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다. 대법원도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명령은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 등을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에 해당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어 피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송비용상환청구권을 쉽게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둘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하여 그 적용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대법원 2013. 5. 31.자 2013마488 결정 참조). 한편, 법원의 직권에 따른 담보제공명령에 대해서도 즉시항고가 허용되므로(대법원 2011. 5. 2.자 2010부8 결정 참조), 원고를 위한 불복 절차도 마련되어 있다. 또 담보 제공은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는 것 외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은 문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어(민사소송법 제122조, 민사소송규칙 제22조) 담보액 전액을 당장 지출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 없이 의무를 이행할 길이 열려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직권으로 담보제공명령을 할 것인지를 법원 재량으로 사건마다 달리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소송상 불이익 위험도 줄이고 있다. 아울러 민사소송법은 ‘피고가 각 심급에서 지출할 비용의 총액’을 표준으로 하여 담보액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담보액의 적정한 기준을 두고 있다(제120조). 또 원고가 담보제공기간 안에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판결 전까지 담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변론 없이 소를 각하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재판청구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제124조 단서).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원고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3)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원고에게 소 각하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원고가 다시 같은 소를 제기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으므로 재판을 받을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해 명백히 부당한 소송제기나 남상소를 어렵게 하고, 원고의 소송비용 상환의무 이행을 미리 확보함으로써 피고의 소송비용을 보전해 줄 필요성은 크다. 그렇다면 원고의 재판청구권이 어느 정도 제한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무겁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위와 같은 선례의 판단 이후에 그와 달리 판단할 만한 규범상태나 사실상태의 변화가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선례의 결정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