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2. 9. 29. 선고 2021헌바294 결정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 본문 위헌소원]
판시사항
참조조문
참조판례
심판대상조문
판례내용
- 청구인
- 서○○ 대리인 변호사 도진기
- 당해사건
-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73143 지방공무원지위확인 청구의 소
지방공무원법(2018. 10. 16. 법률 제15801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제1호 본문 중 제31조 제4호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시 ○○구 소속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2019. 11. 21.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2019고단3248). 위 판결은 항소심(수원지방법원 2019노7001)과 상고심(대법원 2020도6765)을 거쳐 2020. 7. 29. 그대로 확정되었다.
나. ○○시 ○○구는 2020. 8. 4.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 제31조 제4호의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당연퇴직을 통보하였다. 청구인은 2020. 8. 10. ○○시 ○○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지방공무원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2020구합73143), 위 소송계속 중에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 본문 중 제31조 제4호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20아13032), 2021. 9. 24.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21. 10.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지방공무원법(2018. 10. 16. 법률 제15801호로 개정된 것) 제61조 제1호 본문 중 제31조 제4호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지방공무원법(2018. 10. 16. 법률 제15801호로 개정된 것) 제61조(당연퇴직)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1. 제31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다만, 제31조 제2호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으로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청기한 내에 면책신청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면책불허가 결정 또는 면책 취소가 확정된 경우만 해당하고, 제31조 제5호는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및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355조 또는 제356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한다. [관련조항] 지방공무원법(2008. 12. 31. 법률 제9301호로 개정된 것) 제31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4.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5.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선고받고 그 선고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의 종류, 고의ㆍ과실 여부 및 그에 따른 사회적 비난가능성의 차이나, 공무원의 직군, 직렬, 직급, 직무의 특성에 상응하는 윤리적 의무의 차등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선고형에 따라 공무원의 당연퇴직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피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공무원의 불이익에 비하여 공직사회의 신뢰와 질서 유지라는 공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고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과 같은 교통사고에 관한 과실범의 경우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종류, 고의ㆍ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공무원을 선고형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점, 청구인과 같이 단순 노무를 담당하는 기술직군의 운전직렬 공무원과 일반 행정직 공무원 등 다른 공무원에게 각 부여되는 윤리적 의무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일반근로자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만 적법한 해고사유로 인정되어 소송 등을 통해 해고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는 반면 공무원의 경우 위와 같은 유죄판결이 공무원관계를 소멸하여야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당연퇴직사유로 정하여 소송 등을 통해 다툴 수 없도록 하는 점에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당연히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범죄의 종류나 고의ㆍ과실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선고형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고, 기술직군의 운전직렬 공무원과 다른 공무원에게 각 부여되는 윤리적 의무의 차이를 고려하고 있지 않아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에 관한 청구인의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이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이 공무원관계를 소멸하여야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당연퇴직사유로 정하여 소송 등을 통해 다툴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일반근로자에 비하여 공무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근로관계는 법령에 따라 임용과 해임을 비롯한 복무의 제반 사항이 형성되는 공법관계로서, 일반근로자의 근로관계가 사용자와의 근로계약을 비롯한 사적 자치를 기초로 삼아 이루어지되 노동 관련 규제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를 띠는 것과 다르고, 공무원은 공공의 영역에서 국민 전체의 복리를 위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등 근로의 내용이나 그 제공 목적의 측면에서도 일반근로자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공무원과 일반근로자는 차별 취급을 논할 비교집단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1) 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구 지방공무원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합헌결정을 한 바 있고(헌재 2003. 12. 18. 2003헌마409; 헌재 2004. 4. 29. 2003헌마866; 헌재 2011. 6. 30. 2010헌바478; 헌재 2015. 10. 21. 2015헌바215),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공무원은 직무의 내용인 공무수행 그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라는 근무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공적 사무를 수행할 권리와 이에 따른 신분상ㆍ재산상의 부수적 권리를 향유함과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고도의 윤리적ㆍ도덕적 의무를 부담한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고도의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그가 수행하는 직무 그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공무원 개개인이나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공무원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당해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어 원활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공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과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고 공무원에게 공무를 위임한 국민의 일반의사에도 부합할 것이다. 그런데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에 대하여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를 이유로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내려지도록 법률에 규정하는 방법과 별도의 징계 절차를 거쳐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 것으로서 그 중 어느 방법만이 헌법에 합치하고 다른 방법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별도의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에 따라 공무원에 대하여 부과되는 신분상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보호하려고 하는 공익이 합리적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헌법적 제약이 따른다. 법관은 범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형종, 형량을 선택하게 된다. 범정이 매우 무거운 범죄 또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 대하여는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법원이 범죄의 모든 정황을 고려하여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의 판결을 하였다면 그와 같은 사실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으로서 당해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지 아니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사정은 당해 공무원이 저지른 범죄행위가 직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거나 과실에 의한 것이거나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에 내포된 사회적 비난가능성과 공무원에게는 직무의 성질상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여 공공의 이익을 해할 우려 또한 적지 아니하다. 그렇다면 공무원에게 가해지는 신분상 불이익과 보호하려는 공익을 비교할 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을 공무원의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위 결정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위 결정과 달리 판단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
(2) 청구인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은 뇌물죄, 성폭력범죄,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 직무와 관련하여 횡령죄, 배임죄를 범한 경우에만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한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 후단과 달리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은 범죄의 종류나 고의범인지 과실범인지를 불문하고 당연히 퇴직한다고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의 공무담임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하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 형의 집행만을 유예하는 제도이고(형법 제62조 제1항 본문),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범죄인의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 책임과 형벌을 확정하여 두고 그 선고를 유예하는 제도로서(형법 제59조 제1항),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은 범죄와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은 범죄 사이에는 죄질, 범정 등의 측면에서 중대한 차이가 있다(헌재 2003. 12. 18. 2003헌마409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공무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이상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